
* 이 책의 제목은 본문 내용과 별 상관없음.
케이블 TV에는 캐치원이라는 유료채널이 있다. 유료를 신청하긴 좀 돈이 아까워 없는 셈 치고 살았는데, 몇 달 전부터인가 돈도 안냈는데 그 채널이 나온다. 특히 캐치원 플러스에서는 밤 11시 이후가 되면 에로 영화만 잔뜩 해주는데, 어찌나 야한지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다. 난 비위가 약해 음성적으로 돌려보던 포르노는 못보는 편이지만, 그 에로물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 술에 취해 음심이 발동하면 가끔 보곤 한다.
소주 두병을 넘게 마신 어제, 집에 와서 자리에 누우니 음심이 생겼다. 그래서 캐치원 플러스를 틀어놓고 조금 보다가 그만 자버렸는데, 아침에 보니까 TV가 꺼져 있다. 엄마는 가끔씩 새벽에 나와 방의 불을 꺼주거나 켜진 TV를 끄곤 하시는데, 어제도 그러신 모양이다.
걱정이 된다. 그 채널에선 보나마나 에로 영화를 상영하고 있었을텐데, TV를 끄려던 어머니가 얼마나 놀라셨을까. 거기서 틀어주는 에로영화는 전체의 80% 정도가 살색이고 20%만 옷을 입는다. 어머니가 TV 앞에 간 시점이 배우들이 옷을 입었을 그 20%였으면 좋겠는데... 엄마를 만나면 어떻게 둘러댈까 고민이다.
“내가 볼 땐 야한 거 안했는데, 그 후에 그런 걸 틀었나봐요?”라고 먼저 선수를 칠까, 아니면 모르는 척하고 넘어갈까. 고교생도 아닌데 그런 걸 본다고 뭐라고 하겠느냐만, 들키니까 굉장히 부끄럽다. 20%의 확률이 맞아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