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에 쓰려고 했는데 책이 알라딘에 안뜨는 관계로 페이퍼에 씁니다. 사실 내용을 보면 당연히 페이퍼로 갔어야 한다는 생각이...하지만 리뷰가 점수가 더 크다고 생각하니 아쉽습니다.

1. 좌파본색

바람구두님이 정치적 성향 테스트를 했다. (경제적) 좌파와 우파, 권위주의와 자유주의를 대립시킨 테스트 결과 대부분의 알라디너가 좌파 리버럴에 군집을 이루고 있다. 알라딘이 무슨 좌경단체도 아닌데 이게 무슨 일일까? 답은 여기에 있다. 알라디너의 대부분은 지극히 상식적이라, 아마 설문에 이렇게 답을 했을 거다.


-내가 속한 인종은 다른 인종들에 비해 여러 우수한 점들을 가지고 있다; 이게 말이 되는가.

-국제법을 무시하는 군사행동은 때때로 정당화된다; 당연히 강하게 부정!

-모든 권위는 의문시되어야 한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심각한 유전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후손을 낳도록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도무지 말이 안되는 소리


그러니까 알라딘에 좌파가 많은 건 우리가 사회주의 혁명의 깃발 아래 모여서가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 좌파가 지향하는 가치가 우파에 비해 옳기 때문이다. 그러니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좌파를 선택할 수밖에. 그런데 왜 민주노동당은 15%의 지지도 얻지 못하는 것일까. <인물과 사상31권>의 분석에 따르면 그 15%도 거품이 섞인 것이며, ‘재벌 해체 및 공기업화’, ‘노동자의 경영참가’와 같은 민노당의 공약이 제대로 알려진다면 많은 이들이 지지를 철회할 것이라고 한다. 그 중 한 대목이다.

[사실은 그런 노력을 부단히 해도 전반적으로 반공-보수적인 우리나라 노동자-국민대중들에게 민노당의 이념과 정책에 대한 공감을 얻어내고 20% 이상의 정당지지를 끌어낼 가능성은 좌절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107-8쪽)]

그러니까 민주노동당이 꿈꾸는 것처럼 2008년 제1 야당, 2012년 집권의 꿈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소리다. 이 나라에 좌파가 우글우글한데 왜 이런 전망이 나오는 걸까. 깍두기님의 글이다.


[이 ‘성향’이라는 것이 나에게 무슨 의미인가? 나는 이런 내 신념, 혹은 성향을 지키기 위해 어떤 실천을 하고 살고 있는데? 이것이 다만 자기만족을 위한 것이라면 너는 라이트/권위주의자와 뭐가 다른데?...나는 동성애에 어떤 선입견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만일 내 딸이 커서 동성 커플이 된다면 내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결론은, 내 머리는 레프트/자유주의자이지만 몸은 그렇지 않다는 거다]

그렇다. 우리 중 많은 수는 아는 거 따로, 실천 따로인 거다. 앎이 없는 실천은 무모하지만, 실천이 없는 앎은 공허하다. 실천이 없는 앎은 우리의 삶을, 우리 사회를 조금도 변화시키지 못한다. 극우 이데올로기를 표방하는 한나라당이 분에 넘치는 의석을 가지고 있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2. 노빠본색

여러명의 필자가 글을 썼지만, 그 중에서도 김욱의 글이 가장 맘에 와닿는다. 그는 열린우리당의 실용주의가 ‘개혁의 후퇴’이며, 열린우리당이 “장기집권의 유혹 속에서 중산층의 협조를 얻기 힘든 진보적 개혁보다는 중산층 위주의 형식적 개혁에 그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지적한다.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진정한 노빠들'이라고 말하는 그는 이렇게 글을 끝맺는다. "노도처럼 ‘노빠본색’을 드러내기 바란다. 앞으로의 개혁이 지난 1년반과 같다면 노무현을 지켰다는 사실이 통탄할 부끄러움이 될 것이다...개혁은 맹목적 추종이 아닌 그 무정한 압박으로부터 나올 것이다(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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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짱 2004-09-10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등!
"앎이 없는 실천은 무모하지만, 실천이 없는 앎은 공허하다."
논어에도 이 비슷한 말이 나오는데.. 참 좋은 말씀이네요..
말보다 행동이 아름다운 까닭은 실제로 조금이라도 더 영향력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미완성 2004-09-10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2등!

sweetrain 2004-09-10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머 3등!!!

미완성 2004-09-10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맹목적 추종이 아닌 무정한 압박.
오, 놀랍습니다. 대체 이런 글을 쓰시는 분들은 공부를 얼마나 하신 걸까요?
뭐랄까, 똑똑함이 넘쳐흐르는 저 한자어들을 보니 잠시 어지럽기도 합니다만,
정말 옳으면서도 아귀가 딱딱 맞으면서도 마음에 쏙쏙 드는 글이로군요.

하얀마녀 2004-09-10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둘리지 않고 제대로 개혁해줬으면 좋겠는데 그게 그렇게 쉽지 않은 일일까요?

마립간 2004-09-10 0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마태우스님이 글에 쓰신 이유와 같은 이유로 가을산님을 좋아하죠.

마립간 2004-09-10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평가에서 좌파적으로 나왔지만 그것은 문항의 질문에 문제가 있었다고 봅니다. 몇 책에서 좌파적 생각이 우파적 생각보다 장점이 많다고 했지만 저는 우파적 생각이 틀리다고 단정하지 못하겠습니다. 똑 같은 질문을 가을산님에게 하였는데, 답변을 주시지 않았습니다. 마태우스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좌파적 생각이 우파적 생각보다 옳다고 (다르다가 아니고 보편적이고 상식적이기 좌파적 생각이 옳다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깍두기 2004-09-10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글이 인용씩이나 되다니...민망하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좌파가 집권(씩이나)하지 못하고 한나라당이 분에 넘치는 의석을 갖고 있는 이유에 저는 '분단'이 큰 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항상 코앞에 적(그렇게들 생각하죠)을 마주하고 있고 그러기에 인권이니 뭐니 이런건 속편한 소리라는 거죠.(그리고 그 적은 좌파죠)
사실 사람들이 자기에게 뭐가 유리한 건지 생각해볼 공정한 기회만 주어진다면 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좌파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너무 이상적인 생각인가요?^^

가을산 2004-09-10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추천부터 하고요~ ^^
와... 마태님의 글중 가장 인상적인 글이에요. ^^

깍두기님의 분석에 공감하구요...
맹목적 추종이 아닌 그 무정한 압박.... 이건 balmas님도 누차 지적하던 부분입니다.

참, 그리고..... 마립간님, 우파적 생각이 틀린지 질문 하셨었다구요? 이런, ... 옛 글들을 뒤져봐야겠네.....
일단은, 저도 '우파적 사고'가 다 틀리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다른 세계관으로부터 나온 다른 사고방식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고백하자면,
"심각한 유전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후손을 낳도록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명제에서는 망설였습니다.
결국은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했지만, 그 이유는 '허용'이라는 단어 때문이었습니다.
본인 스스로 후손을 낳지 않도록 판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허용'이라는 타율에 대해 반대한겁니다. 나아가, 어느정도 심한 유전적 장애를 포함시킬 것인지,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는 사람의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면 복잡해지지만요.

그리고, 마립간님, 전 그냥 시늉만 하는겁니다. 실망하실까봐 두려워요.--;;

비로그인 2004-09-10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한 개인이 자기 스스로의 성향이 좌파인지 우파인지 명백히 드러내야 하는 것 자체가 이 사회의 폭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좌파면 어떻고 우파면 어때 가 아니라, 어느 한 쪽이 무조건 옳다는 전제하에 자신과 다른 색채,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이를 적대시하고 핍박한다면, 그것은 우파 뿐만 아니라 좌파에게도 용납되어질 수 없는 행위겠지요.
생각과 실천이 일치하지 않음... 어쩌면 저는 운이 좋은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제 전공의 특성상 수없이 많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봤고, 제가 친하다 자부하는 친구들 중엔 레즈비언도 참 많고... 푸풋.. 하지만 결국 인간은 인간일 뿐, 한 인간을 평가함에 있어서 장애나 성 정체성이 절대적인 척도는 아니더라구요. 물론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직접적으로 접할 기회가 부족했기 때문에 결국 자신의 마음을 여는데 실패하는 것 같네요... 중얼중얼...

sweetrain 2004-09-10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각한 유전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서 후손이 태어날 경우 그 후손이 그 유전적 장애를 물려받아 불행해 질거라고 단정짓는 것 자체가 어쩌면 오만이고 폭력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얼핏 듭니다. 어쨌거나 그 장애를 극복 혹은 감수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도 그들에게 선택권이 주어져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건강해야만 행복하고 아프면 불행한 것은 아닐테니까요...

sweetmagic 2004-09-10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인상적인 글이라는데 동감 ~!! so 추천!!

깍두기 2004-09-10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유전적 장애....부분에서 망설였으나 '허용'이란 단어 때문에 강한 부정을 했죠. 하지만 전 '국제법을 무시한 군사행동은 때때로 정당화'에 강한 부정을 하지 않았어요. 과연 국제법 자체가 약자를 위한 것인지 제가 잘 모르고 있고, '약자의 생존을 위한 폭력'에 대한 저의 견해가 아직 불분명하기 때문에....

2004-09-10 1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부후사 2004-09-10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무슨 책을 읽으신 거에요? 잘 모르겠는데요... <- 며칠 전부터 계속 착각과 몽상 속을 헤메고 있음

瑚璉 2004-09-10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전적 장애 부분에서 망설이시는 분들이 많군요. 질문을 조금 더 세밀하게 한다면 꽤나 다른 결과가 나타날 것도 같습니다.

마냐 2004-09-12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북 추천 들어감다~ 마태님, 역시 넘 글을 잘 쓰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