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8월 21일(토)
장소: 고기집서 소주 한병--> 카드 치면서 소주 두병, 총 세병 가까이 마셨다.
-여행 소감
편한 친구들과 편하게 갔다왔다. 애들은 애들끼리 놀고, 어른들은 어른들끼리 놀았다. 벤지가 이따금씩 걱정이 됐지만, 애써 잊어가면서 잘 놀았다.
친구들은 날 열심히 챙겨줬지만, 부부동반 모임에 혼자 간다는 건 조금은 쓸쓸한 일이었다. 어제 우린 ‘동양 최대 길이의 미끄럼틀’이 있다는 아쿠아랜드에 갔다. 할인을 받아도 입장료가 2만3천원인 비싼 곳이었지만, 재미있게 잘 놀아서 본전은 뺀 듯싶다. 수영장에 들어가고 나서야 일당을 주고라도 여자랑 같이 올 걸 하는 후회를 했다. 엄마 아빠는 애들을 챙기느라 바빴으니까. 그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던 나는 혼자서 whirl pool-물이 뺑뺑 돌아가는 길다란 풀장-에 가서 놀았다. ‘이참에 운동이나 하자’는 마음으로 물 속을 달렸다. 몇바퀴나 돌았는지 모르지만 하여간 두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날 찾는다는 방송을 듣고서야 물에서 나왔는데, 착한 친구들은 점심을 먹고 난 이후부턴 열심히 날 챙겼다. 같이 수영 시합도 하고, 동양 최대라는 미끄럼틀도 타고. 안그래도 되는데, 하면서도 친구들의 배려에 가슴이 뭉클했다. 친구 부인은 “담번엔 꼭 같이 오세요”라고 했지만, 글쎄다. 이렇게 잘해주면 혼자 가도 될 것 같은데...
-서재폐인
고기집에서 소주를 한병 먹었지만, 하나도 취하지 않았다. 그런 날이 있다. 술을 굉장히 잘 받는 날. 카드를 치면서 맥주캔 세 개를 해치웠고, 잠시 후 본격적으로 소주를 마셨다. 참치 캔을 안주로. 내 친구들은 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지라 나만 열심히 마셨는데, 내 기억에는 두병을 거의 다 비운 것 같다. 전날과는 달리 4만원 가량을 잃었는데, 착한 친구들은 개평이라면서 얼마씩을 건네줬다. 아침에 지갑을 확인하니 원래 있던 돈보다 몇천원이 더 들어와 있다. 난 전날 딴 돈을 그대로 품고 잤는데, 착한 친구들 같으니...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침에 깨니 한 친구가 묻는다. “어제 자기 전에 어디 나갔다 왔어? 나가더니 삼십분쯤 있다가 오던데..”
맛이 간 상태에서 내가 어딜 갔었을까. 생각에 생각을 해보니 리조트 1층에 있는 컴퓨터로 서재질을 했던 것 같다. 걱정이 되었다. 내가 술에 취해 헛소리를 한 건 아닐까 하는... 집에 와서 컴퓨터를 켜보니 뭐 그리 걱정할 만한 코멘트는 없었던 것 같다.
알라딘에서 막 뜨던 무렵, 이런 적이 있었다. 잠에서 깨보니 새벽 다섯시인데, 내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자고 있고, 로그인을 하라는 화면이 떠 있다. 도대체 제 정신도 아닌 상태에서 왜 알라딘에 들어가려는 걸까. 음주운전도 위험하지만 술을 마신 상태에서의 서재질도 만만치 않게 위험하다. 혈중 알콜농도를 측정하는 경찰이 돌아다니다가 맛이 간 사람이 서재질을 하면 딱지를 끊었으면, 그래서 ‘한달간 서재질 금지’ 등의 벌칙을 내려 줬으면 정신을 차리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