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8월 17일(화)
누구와?: 미녀 둘과
마신 양: 소주 두병
좋았던 점: 미녀 친구를 둬서..
나빴던 점: 술을 적게 마시니 잠이 안왔다.
합쳐서 63세인 미녀 둘을 만났다. 편의상 미녀 1과 미녀 2라고 부르기로 한다. 미녀 2는 요즘 고민이다. 5년째 친하게 지내는 동갑내기 친구(이하 친구)가 있지만, 이 인간이 도무지 결혼할 생각이 없는 것. 그때 또다른 남자(이하 그남자)가 접근해 왔다. 그는 미녀2에게 당장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가자고 보챈다. “십년도 기다리겠다”는 말까지 했다니 단단히 빠졌나보다. 미녀 2는 그래서 미러가 아프다. 우정을 버리자니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될 것 같고, 친구만 믿고 기다리다간 죽도 밥도 안될 것 같으니까. 이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 우린 열심히 그녀를 설득했다.
“프로포즈 안하면서 만나기만 하는 건 범죄라고!”
“광고도 못봤어? 코마네치 나오는 거 말야. 거기서 그러잖아. 의리,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Euri is nothing!)"
"그 사람이 언제까지나 기다려줄 지 알아? 획 가버리면 그땐 어쩌려구?“
미녀 2의 친구들 역시 우리랑 같은 의견이란다. 하지만 그럼 뭐하나. 주변 인물들 다 합쳐봤자 한표에 불과하고, 미녀 2는 40표 정도의 표를 행사하는데. 게다가 우리에게 말하지 않은 정보가 있을 수도 있다. 그 남자가 대머리라든지, 말할 때 침이 많이 튄다든지, 코를 잘 후빈다든지. 한가지 마음에 안드는 건 있다. 어제 보니까 그 남자는 거의 시간마다 전화를 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깼다. 난 내 애인이 모임에 있다는 걸 알면 전화를 하지 않을텐데 말이다. 어찌되었건 결정은 미녀2의 몫, 그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어제 우리가 했던 말이다.
“우리가 누굴 사귀던, 결혼을 하던 서로 간섭하지 않기로 했잖냐? 그래도 이상한 사람이랑은 절대 하지 말기! 최소한 우리 모임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랑 하기!”
그런 남자 혹은 여자가 얼마나 되려나.
PS. 3차에서 미녀 1이 말을 한다. 이럴 수가. 그녀 역시 두 명의 남자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얘는 이런 점이 좋고, 쟤는 저런 점이 좋고” 인간은 로봇이 아니라 합체가 불가능한 법,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안타까운 것 같다. 애인 셋을 거느린 또다른 미녀까지 감안한다면 내 주변 여자들은 다들 멀티플레이어다. 미녀는 다 그런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