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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의 엄지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0
미치오 슈스케 지음, 유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평점 :
언젠가는 한번 이런 리뷰를 쓰고 싶었다.
막 나온 책, 그러니까 남들이 리뷰를 하나도 안쓴 그런 책에 리뷰를 쓰는 거다.
"보석과도 같은 이 책의 가치를 내가 가장 먼저 알아봤다는 게 영광스럽다."
내 리뷰가 기폭제가 돼서 다른 이들이 이 책을 읽고,
"워낙 낚시를 잘 하는 마태우스의 리뷰라 반신반의했지만,
이건 정말 물건이었다. 내가 광복절을 즐겁게 보낸 건 오로지 이 책 덕분이다."
얼마 후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고, 신문에는 이런 기사가 난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데는 한 리뷰어의 힘이 컸다.
기생충을 전공한다는 마태우스가 바로 그였다...."
12년 된 차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정비소에 갔다.
폐차하라는 얘기를 하면 어쩌나 싶었지만 다행히 돈을 조금만 들이면 고칠 수 있단다.
차 고치기를 기다리는 두 시간 동안,
난 근처에 있는 서점에 가서 책을 뒤졌고,
읽을만한 책들을 몇 권 샀다.
미치오 슈스케라는 작가가 쓴 <까마귀의 엄지>는 그렇게 나랑 만났다.
사채업자로부터 피해를 본 다섯명이 조직에 대해 복수를 한다는 내용인데,
독수리 오형제가 결성되는 앞부분은 흥미로웠지만,
복수 자체가 너무 어설퍼 보였다.
내가 쓰고 싶었던 리뷰를 결국 못쓰는구나 싶었는데,
그건 내 착각이었고,
<오션스 일레븐>을 몇 배 뛰어넘는 반전에 몸을 떨면서 마지막 책장을 넘겼다.
쓰고자 했던 리뷰를 이제부터 쓴다.
[<까마귀의 엄지>는 미치오 슈스케가 쓴 추리소설로,
미야베 미유키나 히가시노 게이코에만 익숙하던 내게
일본 추리소설의 저변이 얼마나 넓은지를 여실히 보여준 작품이다.
서스펜스와 스릴, 치열한 두뇌싸움, 그리고 미녀까지,
에로를 제외하곤 내가 원했던 모든 것들이 이 책 안에 있었다.
책 한권을 손에서 놓지 않고 단숨에 읽어버린 게 얼마만인지.
기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실 분,
"요즘엔 재미있는 책이 없어!"라며 불평하시는 분,
반전에 목마르신 분이라면 <까마귀의 엄지>를 선택하시라.
6시간의 즐거움에 12,000원(인터넷에선 10,800원)을 투자하는 건
결코 비싼 게 아니니까.]
여기까지 쓰고 리뷰를 올리려는데, 벌써 많은 분들이 40자평을 써놨다.
리뷰도 2개나 있고 말이다.
초판이 나온 게 8월 1일이니, 내가 너무 늦게 이 책을 만난 거였다.
위에서 말한 소위 기폭제 리뷰는 다른 책으로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