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장 안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내가 이런 질문을 던지면 상대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면서 답한다.
"지금처럼만 하면 넌 학장 안될 것 같아!"
내가 쓸데없이 학장이 되면 어쩌나를 걱정하는 이유는
학장이 선출직이 아닌, 임명직이기 때문이다.
부학장을 비롯한 다른 보직은 거절하면 되지만
날 좋게 보는-이건 물론 내 생각이다-총장이 갑자기 날 학장으로 임명하면
어떻게 한단 말인가?
어려서 반장을 한번 해보고픈 마음은 있었지만 하지 못했고,
어느 순간부터는 남 뒤에 서서 따라가는 게 편하다는 걸 깨달았다.
대학에 온 뒤로 행여 보직 같은 걸 맡을까봐 긴장하며 살고 있는데,
가끔 보면 보직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도 꽤 있다.
그래, 보직은 그런 사람이 해야지 더 잘하는 거야!
지금까지 내 마음이 이랬었는데
오늘 바뀌었다.
갑자기, 부총장이 하고 싶어져 버렸다.
왜?
오늘, 일이 있어 난생 처음 의대 내 있는 부총장실에 들어갔는데
부총장은 없고 비서가 우릴 맞는다. 근데...
비서의 미모가 글쎄....... 어마어마한 거다.
같이 갔던 선생에게 이랬다.
"이제부터 목표는 부총장이다."
내가 부총장이 된다면 지금 부총장처럼 자리에 없는 대신
한결같이 부총장실을 지키는 실무형 부총장이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