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의 무덤 - 바티칸 비밀 연구
존 오닐 지음, 이미경 옮김 / 혜윰터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부의 무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 어부의 무덤은 제목만 들어서는 무슨 말인가, 하고 의아해 할 제목이다.

어부라는 말이 구체적으로 누구인가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어부라는 말에 바티칸이라는 말이 연결되는 순간, 그 어부가 누구인지 떠오른다. 바로 예수의 제자 베드로다.

해서 이 책은 <바티칸 비밀 연구>라는 부제와 연결되어, 베드로의 무덤을 찾는 내용임을 알 수 있다.

 

베드로는 과연 로마에 온 적이 있는가?

베드로는 로마에서 죽어 무덤에 묻혔는가?

 

그런 의문이 드는데, 이 책은 그 의문에 차분히 대답을 해주고 있다.

 

우선 베드로에 관한 이야기, 그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 소개한다.

<전승에 따르면, 사도 베드로는 로마에 머물렀고, 65년경에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처형당했다.> (42)

<로마의 사형 집행자들이 베드로의 시신을 쓰레기장으로 사용하던 인적이 드문 근처 언덕 공터에 내다 버렸지만, 기독교인들이 몰래 그의 시신을 수습하여 그 언덕에 매장했고, 그 장소는 곧 기독교인의 비밀 예배 장소가 되었다고 한다. 그 곳의 이름이 바로 바티칸이다.>(48)

 

그렇다면,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그런 베드로의 무덤을 찾으면? 어디에서?

<베드로가 처형당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기독교인들은 그들이 베드로가 안치되었다고 믿은 바티칸 언덕의 어떤 장소에서 비밀리에 예배를 올리기 시작했다. 세월이 흐르며 거듭되는 핍박 속에서 기독교인들은 언덕을 올라 베드로가 안치되었다고 믿었던 장소로 올라갔을 것이다. 그러나 언덕으로 오는 인적도 얼마 안가 드물어졌다. 명망 높은 이교도 가족들이 이 지역을 매장지로 이용하면서 바티칸 언덕은 250년 동안 주로 이교도 무덤이 들어서는 네크로폴리스로점차 변했다.> (51)

 

그래서 장소는 바티칸, 베드로 대성당, 거기를 발굴해 보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된 몇몇의 교황청 인사들이 베드로의 무덤 찾기에 나섰다.

그게 교황 비오 12세가 시작한 사도 프로젝트.

 

이 책은 그로부터 무려 75년에 걸친 베드로 무덤 찾기를 기록한 것이다.

 

프로젝트 시작과 경과

 

사업에 참여한 면면을 살퍼보자. 역사적인 사업인만큼 참여자들의 이름도 역사에 기록되어야 한다.

 

교황 - 비오 12, 베드로 유골 발굴을 시작한다.

월터 캐럴 - 신부, 발굴 사업을 기획, 시행한다.

조지 스트레이트 - 미국의 사업가, 발굴 사업비를 적극 지원한다.

마르게리타 과르두치 - 고고학자, 무덤 명문을 해석, 드디어 베드로의 유골을 발견하게 된다.

안토니오 페루아 - 사업의 실질적 책임자, 나중에 마르게리타와 반대의 입장에 서게 된다.

 

1939년 비오 12세가 베드로 무덤 찾기를 시작한 이래, 몇 차례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드디어 베드로의 유골을 발견하기에 이른다.

 

역사냐? 전설이냐?

 

1950년 비오 12세가 베드로의 무덤이 발견되었다고 라디오 방송으로 밝히다.(129)

이 때 발견된 유골은 베드로의 유골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다.

 

이후, 마르게리타 과르두치라가 이 프로젝트에 뒤늦게 합류하였고,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던 그래피티 월의 명문(銘文)을 해석하여 베드로의 유골이 어디 있는가를 밝혀낸다.

그러니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은 마르게리타 과르두치라 할 수 있다

 

20131124, 프란치스코 교황은 상자에 담긴 유골을 끌어안고 운집한 군중과 세계에 이 뼈들이 베드로의 유해임을 선언했다.( 191)

 

이로서, 베드로를 둘러싼 이야기들은 전설로 끝난 것이 아니라, 사실로 판명되어 역사가 되었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무엇보다도 흥미진진하다. 진지하면서도 흥미를 자아낸다.

마치 역사 추리소설처럼,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도록, 독자들을 역사의 현장으로 몰아간다.

 

그간 많은 인기를 끌었던 다빈치 코드인디아나 존스정도의 흡입력으로 독자들을 베드로를 따라, 이스라엘에서 로마로, 로마에서도 그가 죽고 묻힌 바티칸의 언덕으로, 그 언덕에서 시간이 흘러, 이제는 베드로 대성당의 지하에 있는 네크로폴리스로 인도하여, 드디어 베드로의 유골과 마주하게 만든다.

 

무엇보다도 베드로가 로마에서 죽었다는 전승이 사실이라는 점이 기쁘다.

그런 전승이 그저 사람들이 꾸며낸 것이 아니라, 사실에 입각한 것이라는 사실, 또한 그 사실을 밝혀내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 사람들이 있었다는 점도 또한 기쁘다.

그러한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역사를 알게 되고, 역사의 준엄함을 새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또한 75년의 길고긴 프로젝트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 저자에게도 감사의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책을 대하기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그러니 저자가 얼마나 애를 썼는지 독자들은 알아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적을 제거하는 비책 - 위대한 역사를 만든 권력 투쟁의 기술
마수취안 지음, 정주은 외 옮김 / 보누스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적을 제거하는 비책

 

이 책은?

 

이 책 정적을 제거하는 비책<위대한 역사를 만든 권력 투쟁의 기술>이란 부제를 달고 있다.

 

저자는 마수취안(馬樹全), <문학과 역사에 일가를 이룬 고적 전문가이다. 주로 고전에서 소재를 찾아 문학 서적을 집필했고, 역사서 및 옛 경전을 탐구하여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재조명하고 현대적 감각에 맞게 풀어 쓰는 작업에 주력해왔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이 책에 대해 밝혀둘 것이 있다.

이 책은 지은이 마수취안(馬樹全)의 창작물이 아니다.

이 책은, 책 이름만 여기저기 보이고 멸실된 책 나직경(羅織經)을 복원하여, 저자가 편찬한 것이다.

 

나직경(羅織經)은 내준신과 그 무리가 지었다는 책이다.

그 내용은 “ ....모두 죄명을 날조하여 선량한 사람을 모함한 것이었다. 또 무고한 사람을 모반죄로 얽어맬 목적으로 나직경이란 책을 지었다.”(4)

 

그 책은 멸실되었다가 저자의 손에 우연찮게 들어오게 되어, 드디어 그 원형을 복구하게 되었다는 것인데, 그 책 내용이 여기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다.

 

나직경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무고하는 법을 가르친 경전이란 평가를 받는 책이다. (5)

책 제목과 부제가 의미하는 것처럼, 이 책은 권력 투쟁의 과정에서 정적을 제거하는 비책을 담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비법, 비책은 목차를 통해 다음 몇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비책 1 권력을 다루는 법 : 난세에 유능한 자를 쓰고 치세에 그자를 없앤다.

비책 2 적을 제압하는 법 : 인정을 베풀지 말고 적을 섬멸해라.

비책 3 전략을 세우는 법 : 과감하고 기이한 책략이 효과가 크다.

비책 4 세력을 지키는 법 : 성공 뒤에는 자중해야 한다.

비책 5 자신을 보호하는 법 : 평소 진의를 감추고 상대의 약점을 공격해라.

비책 6 간신을 찾아내는 법 : 말이 아닌 행동을 관찰해라.

비책 7 사람을 간파하는 법 : 이익을 좇는 인간의 본성을 잊지 마라.

비책 8 윗사람 섬기는 법 : 매사 시비를 따지지 말고 윗사람의 속내를 헤아린다.

비책 9 아랫사람 다스리는 법 : 아랫사람이 내 속을 모르게 하고 선을 지켜라.

비책 10 심문하는 법 : 정신적인 충격을 주는 것이 최고다.

비책 11 적을 처벌하는 법 : 상대가 원치 않는 곳을 공격해라.  

비책 12 상대를 죄로 엮는 법 : 증거가 없어도 다른 죄명이나 다른 사람의 악행으로 덮어씌운다.

 

이중에서 비책 1- 9 까지는 다른 책에서도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사항이지만, 나머지 3개는 이 책에서 말하는 바 정적을 제거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어, 특히 관심이 간다.

 

역사에서 배운다.

 

이 책은 재미있게 읽힌다. 딱딱한 가르침에 그치는 게 아니라, 그 가르침에 걸맞는 역사 사례를 들어 설명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윗사람이 위엄이 없으면 아랫사람은 난을 일으킨다.(上無威 下生亂)>는 가르침에 대하여 알아보자.

 

먼저 이런 설명이 뒤따른다.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은 행동이나 옷차림, 말투에도 신경 써서 위엄을 갖출 필요가 있다. 아랫사람이 보기에 윗사람이 위엄이 없으면 만만하니 업신여겨도 된다고 여긴다. 아랫사람이 두려움이 없어지면 자연히 일을 할 때 규율을 따르지 않고 윗사람의 결정도 제대로 시행하지 않으니 이 같은 불상사를 막을 수 없다.>(322)

 

말인즉 맞다. 그러면 그런 가르침을 글자로만 읽고, 듣고 끝나면,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별 감흥이 없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그 가르침이 어떻게 적용이 되는가 하는 실제 사례다.

그래서 저자는 디음과 같은 극명한 사례를 들어, 그 가르침을 확실히 해둔다.

 

<전국시대 시기, 막 왕위에 오른 제 위왕은 왕다운 위엄이 없어 보였다. (……) 이런 자가 왕으로 있으니 대신 중에도 왕은 만만한 자라고 여겨 두려움 없이 뇌물을 탐하고 국법을 어기고 직분을 게을리 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확실히 위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그 가르침이 맞다. 윗사람이 위엄이 없으니 자연 아랫사람들이 멋대로 일을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저자가 예로 들은 제나라 위왕의 경우, 반전이 있다.

 

<그로부터 3년 뒤, 그제야 위왕은 본 모습을 드러냈다.> (322-323)

위왕은 전국의 현령 72명을 도성으로 불러들여 공무를 논했는데, 이 때 평판이 나쁜 관리에게 내가 비밀리에 그대가 다스리는 현으로 사람을 보내 알아보니, 백성들의 삶을 풍족했고 관리들은 정사에 힘써 모든 것이 편안했소. 그런데도 항상 그대에 대한 험담이 들려왔던 걸 보면 그대가 내 주변 사람들에게 뇌물을 주지 않은 모양이요.”라고 했고, 그 반대로 평판이 좋은 관리에게는 그 반대의 말을 하면서 각각 상과 벌을 내렸다.

그러니 위왕은 처음부터 위엄을 보이면, 관리들이 자기를 속이는 것을 하지 못하도록, 본 모습을 감추어서, 신하들의 본모습을 본 뒤 깨끗이 제거, 위엄을 찾은 것이다.

 

제나라 위왕의 경우가 <윗사람이 위엄이 없으면 아랫사람은 난을 일으킨다.(上無威 下生亂)>는 가르침에 가장 적당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저자는 각각의 가르침에 가장 적당한 역사를 가미하여, 독자들에게 흥미를 갖게 하여, 그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적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것보다 더 큰 위험은 없고

적이 친구로 가장한 것보다 더 재앙은 없다.>

(敵之大 無過不知 禍之烈 友敵爲甚)

 

이 가르침에 대한 역사 사례는 항우의 경우를 들고 있다.

항우는 용맹하기만 할 뿐 안목이 없어 현명한 충신 범증을 내치고 유방과 내통한 항백의 계책을 쓰다 패배했다.(84-86)

 

다시, 이 책은?

 

그러면 이런 - 정적을 제거하는 내용, 또는 남을 모함하는 내용- 책을 읽어서 무엇 한다는 말인가?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독자의 정신 건강에 해로운 것이 남아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독자 스스로 잘 걸러 보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 책은 많은 독자들이 계략을 꿰뚫어보고 간계와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고 유익한 것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6)

 

그러니 독자들은 독을 분별하여, 그 독을 양약으로 사용하는 지혜를 가지고 읽어야 할 것이다.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비둘기처럼 순결하되 뱀처럼 지혜로워야 하는데, 이 책은 그런 지혜를 지닐 수 있도록 해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니체와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
양승권 지음 / 페이퍼로드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니체와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 책은?

 

이 책 니체와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는 서양의 니체, 중국의 장자를 만나도록 하여 같은 주제를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양승권, <현재 대구대학교 성산교양대학(S-LAC) 창조융합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디지털 사이언스 시대의 철학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의 소개글에 이런 말이 있다.

저자가 장자와 니체를 만나게 된 경위다.

<(… …) 노장철학에 심취했다. 그런데, 장자의 통찰력을 사회적 실천으로 옮겨가다 보면 결국 한 사람의 철학자와 마주칠 수밖에 없다. 바로 니체다.>

 

그렇게 해서 만난 장자와 니체, 저자는 그 두 철학자가 다른 듯,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에 주목하여, 그 만남을 풀어내고 있다.

 

먼저 장자는 누구며, 니체는 어떤 사람인가?두 사람을 소개하는 것은 이 리뷰의 목적이 아니기에, 그 둘이 교집합을 이룰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인가 짚어보았다.

 

장자는 동양의 철학자 중에 가장 이단아라 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듣는 공자 맹자와는 길을 달리하고 있는 철학자다. 그의 책 장자를 읽어보면,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그저 이야기를 할 뿐이다. 우화라고 부를만한 글들이 주다. 그런 우화를 읽다보면 어느새 그의 글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한편 니체는 서양 철학자중 반항아라 할 수 있다. 그의 관심은 기존의 가치를 부수는 데 있었다. 망치를 들고서 깨부수는 철학자인 것이다. 그래서 그 둘은 공통점이 있다.

 

이 책의 구조

 

먼저 그 둘의 발언 한 꼭지씩을 소개한다.

니체가 앞에 서고, 그 뒤를 장자가 받는다.

해서 독자들은 먼저 그들의 발언을 음미한 다음에, 저자의 해설을 듣게 된다.

저자는 니체와 장자를 설명하는 한편, 다른 사람도 불러, 그들의 생각을 살펴보고, 뒷받침하기도 하며, 그들 발언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낸다  

 

여기 특기할 것은, 그 둘은 이런 식으로 발언한다는 점이다.

니체가 진지하게 발언을 하고 나면, 장자가 나서 이야기를 한다, 스토리텔링이다.

 

니체의 발언에 딱맞는 우화를 들어, 니체와 결을 맞추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니체가 말한다.

<우리는 진열가게 같은 존재다. 우리는 타인들이 우리에게 귀속시키는, 겉으로 드러난 특징들을 끝없이 정돈하거나 감추거나 혹은 드러낸다. 우리 자신을 속이기 위하여.>(147)

 

니체의 저작 아침놀에 있는 구절이다, 자못 진지하다.

이렇게 니체가 말하고 나면, 장자는 이렇게 말을 받는다.

<조상이란 사람이 송나라 왕의 사신으로 진나라에 사신으로 가게 되었다. 진나라에 도착하자 왕이 그를 환대하여 수레 100채를 주었다. (……) >(147)

 

진지한 니체의 발언에, 의외로 무심한 척, 친근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 식으로 니체를 뒷받침한다. 그렇게 읽다보면 두사람의 발언이 진지하면서도, 의외로 쉽게 다가오는 것을 느낄 것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자기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남 또한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야말로 남을 사랑한다. 자신을 경멸하는 사람은 남도 경멸하기 쉽다. 평범한 인간관계에서도 열등감이 강한 자들은(이는 곧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자들인데) 자기의 결핍을 남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 (44)

 

또 누군가가 나에 대해 비판을 할 때 곧바로 반응하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니다. 배짱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모욕에 매번 반응할 필요는 없다. 요컨대 잠시 멈추거나 비우는 것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된다. (83)

 

다시, 이 책은?

 

장자와 니체를 같이 만나는 것은 저자에게도, 또한 독자들에게도 기쁨이다.

이렇게 두 사람의 발언을 한꺼번에 읽고, 생각해보는 기회가 그간 없었다는 점이 그 하나요, 읽고 보니 그 두 사람의 생각이 의외로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가는 것 또한 기쁜 일이다.

 

니체의 경우, 발언마다 아포리즘의 진수를 맛볼 수 있고, 장자의 경우는 그가 풀어내는 이야기, 우화에 어느덧 빨려드는 것을 느끼는 것, 그게 이 책을 읽는 기쁨이라 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시 시작하는 인문학 공부 - 인문학의 첫걸음 <천자문>을 읽는다
윤선영 편역 / 홍익출판사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시 시작하는 인문학 공부

 

이 책은?

 

이 책 다시 시작하는 인문학 공부<인문학의 첫걸음 천자문을 읽는다>는 부제가 있는데, 부제가 책 내용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천자문을 인문학의 첫걸음으로 생각하며, 새롭게 읽어보는 것이다.

 

저자는 윤선영, <현재 국립고궁박물관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며, 대학에도 출강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천자문, 요즘에는 별 관심을 받지 못하는 책이지만, 읽을 때마다 그 안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곤하니, 이 책의 가치가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천자문을 읽으면서 가장 신기하게 여기는 것이 그 안에 들어있는 글자, 천개의 글자, 또한 글자들을 조합하여 만들어진 단어, 문장들의 뜻이 심오하다는 것이다.

 

먼저 우주(宇宙)라는 말.

저자는 회남자를 인용하며, 이 단어를 해설한다.

<회남자에서 우()는 공간적 개념을 나타내는 말로 위아래와 동서남북의 상하사방(上下四方)’을 뜻하고, ()는 시간적 개념을 나타내는 말로 옛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의 모든 시간을 말하는 왕고내금(往古來今)’을 의미한다.> (17)

 

그러니 우주는 단순히 지구가 존재하는 우주가 아니라, 보다 더 철학적인 개념인 것이다.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

 

천지창조와 관련하여 중국에서는 반고(盤古)라는 인물이 커다란 달걀에서 나와 혼돈한 세계에 도끼질을 하여 하늘과 땅을 구분하였다는 천지개벽설(天地開闢說)이 신화처럼 내려오고 있다. (19)

 

()과 등()의 구분 (26)

()은 발로 어딘가를 직접 올라가는 행위를 가리키며 등산(登山) 등의 단어로 쓰인다.

()은 말의 몸이 공중으로 뛰어오른다는 의미가 더해져 허공으로 빨리 뛰어오르는 형상을 가리켜, 폭등(暴騰), 급등(急騰) 등의 단어로 쓰인다.

 

갖은자 (51)

갖은자란 숫자를 나타내는 한자에서 쓰이는 것으로, 본래의 한자보다 획을 더 추가하여 영수증 등에서 숫자를 쉽게 고치거나 위조하지 못하도록 만든 글자를 말한다.

두 이()의 갖은자는 이(), 석 삼()의 갖은자는 삼(), 열 십()의 갖은자는 십()이다.

 

검은 하늘과 붉은 하늘 (19, 197)

흔히들 말하길 하늘은 푸르다라고 한다. 그래서 창공(蒼空)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천자문에서는 하늘이 검다라고 말한다.

천지현황(天地玄黃), 즉 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천자문의 이 부분에서 시험(?)에 든다.

 

왜 파란 하늘을 검다라고 하는가?

실제 어떤 글을 읽으니, 그 사람은 천자문을 읽으면서 이 부분이 과학적인 견지와 다르기 때문에, 천자문의 가치를 평가절하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그것을 분명히 밝혀 놓았다.

 

하늘은 검고 땅이 누렇다는 것은 천지의 성질을 표면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늘은 우리 눈에서는 푸른 듯이 보이지만, 우주에서 바라보는 지구는 산란하는 빛이 적기 때문에 암흑처럼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늘이 검다고 표현한 것입니다.(19)

 

또 천자문에서는 하늘을 붉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다음 구절에서다.

유곤독운 능미강소

游鯤獨運 凌靡絳?

노나는 곤어는 홀로 움직이다가

붕새로 변하여 붉은 하늘에 도달한다.(195)

 

이 문장에서 강소(絳?)붉은 하늘이라는 뜻이다

그러면 왜 붉은 하늘이라 하는가?

저자는 이를 다음과 같이 해설하고 있다.

<강소(絳?)붉은 하늘이란 뜻으로, 하늘의 가장 높은 곳을 의미한다. 본래 하늘의 색은 푸른색인데 이를 붉은 하늘이라 부르는 것은, 옛사람들이 천상계를 관찰하면서 북극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머리를 들어 보게 되는 부분은 북극을 기준으로 하면 남쪽이 되기 때문에 남방(南方)을 가리키는 색을 빨간 색으로 대입하여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197)

 

그러니, 우리가 그저 하늘을 푸르다라고 말하는 것과는 달리천자문에서 하늘이 검다’, ‘하늘이 붉다’, 할 때는 보다 더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그림을 그리는 일은 바탕을 희게 칠한 다음의 일이다.”(繪事後素)

 

논어<팔일>에 나오는 말로, 이는 먼저 아름다운 바탕을 갖춘 뒤에 수식을 더해야 한다는 의미다. (183)

()는 본래 희다라는 뜻으로, 아무런 꾸밈을 하지 않은 질박한 상태를 의미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접하게 되는 중국 고전들

 

저자는 단순히 글자만 해설하는 게 아니라, 그 글의 유래, 사용처 등 다양한 전거를 거론하면서, 그 글자를 다각도로 분석하며, 뜻을 찾아내고 있다.

해서 독자들은 그 글자를 한 자 한 자 읽으면서 각종 중국의 고전들을 함께 맛볼 수 있게 된다.

 

<주역>, <논어>, <맹자>, <대학>, <시경>, <서경>, <사기>, <사자소학>, <한비자>, <예기>, <열자>, <회남자>, <명심보감>, <공자가어>, <좌전>

 

다시, 이 책은?

 

한문 공부를 하기 위하여 천자문을 읽으면서 개개의 한자 천 글자를 그저 공부하는 것과 이런 책을 통하여 그 글자의 의미를 파고 들어가며 공부하는 것과는 천양지차다. 그 의미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나는 것이다. 해서 이런 해설서의 의미가 각별한 것이다.

 

이 책, 다시 시작하는 인문학 공부<인문학의 첫걸음 천자문을 읽는다>는 취지로, 천자문을 색다른 시각으로 접근, 천자문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게 하고 있다. 해서 이 책은 천자문을 통해서 한자에 대해서도, 인문학에 대해서도, 보다 친근하게 대할 수 있도록 해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곱 번째 방
오쓰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고요한숨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곱 번째 방

 

이 책은?

 

이 책 일곱 번째 방은 기담 작가로 알려진 오츠 이치의 소설집이다.

 

오츠 이치는 <기담 전문 작가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논란과 찬탄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마성의 천재 작가이다. 그의 소설들은 설화적 모티프와 현대적 공포 감성에 이르는 다양한 범주를 넘나들며, 끔찍하거나 오싹한 느낌의 호러라기보다는 오래 잔잔히 맴도는 묘한 여운을 남긴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에는 표제작인 <일곱 번째 방>을 비롯하여 모두 10편이 담겨 있다.

그것들의 제목은?

 

일곱 번째 방 / SO-far / ZOO / 양지暘地의 시

신의 말 /카자리와 요코 / Closet /혈액을 찾아라

차가운 숲의 하얀 집 /떨어지는 비행기 안에서 /옛날 저녁놀 지던 공원에서

 

이 중에서 가장 읽을만한 작품은 <양지暘地의 시>라 생각된다.

탄생과 죽음을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자신을 알아간다'는 점 또한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단편이기 때문에 이야기의 진행이 빠른 편인데, 특이 이 작품은 저자의 의도를 일찍 밝히고 시작한다.

 

배경 설명을 하자면, 갑자기 병원균이 창궐하여 모든 인간이 다 죽었고 이제 마지막 남은 사람이 를 만들어낸다. 그러니 는 인조인간인 셈이다.

에게 널 만든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사람도 이제 얼마 후에 죽게 되어 있다. 해서 이런 부탁을 한다.

나를 올바르게 매장하기 위해 죽음에 대하여 공부해 주었으면 좋겠어.”

 

이런 과업을 가지고 지내는 가 서서히 죽음이 무엇인가를 깨달아가는 과정, 그리고 살아가는 순간 순간 에게 다가오는 것들을 인식하고 교감을 하기 시작하면서 생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과정이 잘 그려지고 있다

 

또한 거의 모든 작품이 소설 기법중 반전 기법을 잘 활용하고 있는데, 특히 <카자리와 요코>는 압권이다.

 

쌍둥이 자매인 카자리와 요코, 얼굴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똑 같다. 그중 언니인 요코는 어머니로부터 모진 구박을 받으며 지낸다. 어머니는 먹는 것도, 입는 것도, 요코를 심지어 집에서 잠자는 곳도 차별할 정도다. 그러던 어느날 ......(이건 스포일러니까 중간 이야기 생략) 밖에서 만난 두 자매는 옷을 바꿔입고 집에 들어가게 되는데........

 

또 하나의 반전 드라마는 <Closet>

미키는 시동생인 류지의 협박을 받고 그를 죽이게 된다. 그 시체를 치우려고 급한 마음에 옷장 속에 넣고 감추려 하는데......여기 기막힌 반전이 뒤따른다.

 

이 책에 실린 10편의 이야기, 어느 것 하나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모두가 가슴이 조이게 하고, 흥분 지수를 높이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해서 읽을 때, 불은 반드시 환하게 밝히고 읽어야 할 듯.

 

다시, 이 책은?

 

이 소설집을 다 읽고, 저저 소개글을 읽는데, 오츠 이치는 <그의 소설들은 설화적 모티프와 현대적 공포 감성에 이르는 다양한 범주를 넘나들며, 끔찍하거나 오싹한 느낌의 호러라기보다는 오래 잔잔히 맴도는 묘한 여운을 남긴다.> 라는 부분이 마음에 와 닿는다.

 

그러니 공포로 끝나는 작품 또한 그 감정에 이르는 과정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그 무엇들이 있다는 것, 그것을 발견하는 것도 이 책을 읽어가는 또다른 재미이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