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않는 달
하타노 도모미 지음,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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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 달

 

 

소설이다.

일본 작가 하타노 토모미의 장편소설이다.

다루고 있는 주제는 스토킹.

한때 연인이었던 남자가 헤어지자는 여성을 죽자사자 따라다니며 스토킹 범죄를 저지른다는 이야기다.

 

등장인물과 줄거리

 

여자  :  가와구치 사꾸라 (후쿠후쿠도 마사지숍 직원)

남자 마쓰바라 요시후미 (출판사 직원)

 

이야기의 시작은 아주 신선하게 시작한다.

마사지숍에서 마사지를 하는 직업을 가진 사꾸라에게 어느 날부터 예약 손님이 찾아온다.

출판사 직원이라는 마쓰바라다남성에 31살이다.

 

그렇게 알게 된 두 사람사꾸라의 생일에 마쓰바라가 선물을 하면서 가까워지고 남녀 관계로 발전이 된다그렇게 연애가 시작된다.

 

이야기는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된다.

 

이 소설은 모두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남성과 여성이 번갈아가며 화자가 되어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놓는 형식으로 진행이 된다그러니까 독자들은 등장인물 두 사람 사이에 일어난 일을 한 번은 여성의 입장에서그리고 그것을 다시 남성의 입장으로 들어보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진행이 되는 소설인데이 책의 특징은 남녀 심리 묘사가 치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같은 사안인데 남녀가 어떻게 그것을 다르게 받아들이는가하는 점을 살펴보면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아주 정교한 직소 퍼즐을 맞추어가는 느낌이 든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여자 :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눈앞에 있는 이 남자에게는 들리지 않고 대화가 완전히 따로 논다.

이건 도저히 헤어나올 길이 보이지 않는 악몽이다.

아무튼 열쇠나 돌려줘!” 크게 소리를 질렀다. (116)

 

남자 :

커피숍에서 만났을 때 사쿠라는 언성을 높였다.

그것은 누군가를 향해 나와의 관계가 끝났다는 것을 믿도록 하려는 행동이었을 것이다. (143)

 

정말 이것을 보는 제 3자인 독자는 저 페이지 속의 커피숍으로 뛰어 들어가 말해주고 싶다얼른 이런 관계를 끝내버리라고빨리 끝내야 한다고. 

그러고보니 그 정도로 이 책은 몰입감이 있다감정이입이 순간순간 이루어진다.

 

이건 분명 사랑이 아니다.

 

두 사람 사이여성과 남성이 연인관계가 되고 사랑이 진행이 되는데이건 사랑이라고 할 수 없는 모습으로 진행이 된다.

 

그날부터이야기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두 남녀가 육체 관계를 가진 그날부터 뭔가 수상한 조짐이 보인다.

 

그날부터 갑자기 태도가 달라지더니 걸핏하면 화를 냈다그의 집에 다시 갔을 때는 스마트폰에 있는 남자 연락처를 전부 삭제하더니 남자와 만나지 말라고 했다그로부터 일주일쯤 지난 밤야근을 하고 돌아왔더니 마쓰바라 씨가 집 앞에 있었다내가 늦게 돌아왔다고스마트폰을 보지 않았다고 화를 냈다내 의견을 말하는 건 허용되지 않았다. (110)

 

사람의 행동을 좋은 쪽으로만 해석하면?

 

그것도 문제 아닐까?

이 소설에서 여성이 그런 모습을 보인다.

남성이 하는 행동을 몇 가지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인데일단 아니라고 판단하면서도 그걸 다시 좋은 쪽으로 돌려 생각하는 것이다그러니까 자꾸 늪 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끌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기분이 좋은 것으로 보아 지금까지의 일을 사과하러 왔을 가능성도 있다. (109)

 

이미 헤어지자고 작정한 상황에서 남자가 찾아와 이야기를 하자고 하는데이걸 여자는 순진하게 생각한다사과하러 왔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바꿔 생각하는 것이다그게 과연 그럴까?

 

여자가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가 있다.

 

교육도 잘 받았을 테고 유명한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니까 감정에 치우쳐 상식에 벗어난 행동을 부끄러워하고 있을 수도 있다. (109)

 

과연 여자가 생각한 대로 그럴까?

독자들은 이미 알고 있다그 남자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이고 유명한 회사에 다니는 것도 아니다도대체 상식적이지 않은 사람인데대체 저 여자는 남자의 어떤 면을 보고 저런 생각을 하는 것일까?

 

한번 몸을 나누고 나서사진을 찍고 여자의 핸드폰에 추적 장치를 달고전화 연락처에서 남성의 이름이라면 무조건 모두 지워버리는 짓을 한 사람이 과연 상식적인 사람인가?

 

이런 말들 꼭 기억해두자

 

마쓰바라 씨의 일도 들뜨지 말고 교제하기 전까지 좀더 신중했어야 했다. (98)

 

친구 사이도 연인 사이와 똑같다어느 인간관계에서나 서로 마음에 들지 않은 점이 있기 마련이고때로는 이런 부분을 입 밖에 낼 필요가 있다. (121)

 

다시이 책은?

 

제목이 지지 않는 달인데제목 가지고 이 소설에 대한 느낌 말하자면

남자나 여자나 모두 지지하지 못하겠다.

대체 하는 행동이나 생각들이 조그마한 상식조차 보이지 않는무언가 모자란 사람처럼 보인다.

 

또한 이것을 남녀로 구분할 필요는 없다. 소설에서는 남성이 가해자고 여성이 피해자이지만실제로는 여성이 가해자인 경우도 많다이제 스토킹에 대하여는 남성 여성 할 것없이 경각심을 가지고 대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저자가 문제의식을 소설로 형상화하여 드러낼 정도로 그런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일들이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는데이 소설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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