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간신 : 간신론 ㅣ 간신
김영수 지음 / 창해 / 2023년 12월
평점 :
간신 - 간신론 奸臣論
저자의 정성이 느껴지는 책이다.
정성뿐인가, 나라를, 우리 사회를 향한 저자의 충정이 느껴지는 책이다.
그런 충정은 <머리말>에서부터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을 펼치면, 당연히 먼저 책 첫머리부터 저자의 포효가 들려올 것이다. 독자들은 우선 저자가 이 책을 시작하면서 소리치는 저 포효를 들어보기 바란다.
책의 내용이 무겁고 심각한만큼 꽤 긴 서문이 될 것이라 독자들께 미리 양해를 구한다. 호흡을 가다듬고 들어주시면 더 좋겠다. 글에 두서가 없고 감정적인 부분도 적지 않다. 책을 준비하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놓치지 않으려고 급하게 붙들어두었기 때문이다. 이 점도 양해하시고 읽어주셨으면 좋겠다. (7쪽)
그런 책, 이 안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까?
간신(奸臣)의 글자와 뜻풀이 및 관련 용어
간신(奸臣)에 대한 보다 진전된 정의(定義)
간신(奸臣)과 관련한 단어들과 현대판 간신 부류
간행(奸行)을 이루기 위한 수법(手法)으로 본 간신의 특성과 공통점
간신현상의 토양
간신의 해악과 교훈, 그리고 방비책
간신(奸臣)에 관한 역대 전적(典籍)들의 인식과 한계
간신 방비를 위한 선현들의 검증법에 대한 분석
최초의 간신(奸臣)은?
목차를 챙기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목차를 아주 성실하게 써놓았는데, 그 내용이 마치 해충 박멸을 위한 구충제를 제대로 사용하는데 꼭 읽어볼 매뉴얼 같다는 것, 하나 하나 새겨두어야 할 것들이다.
저자가 목표로 삼는 표적, 간신은?
저자가 겨냥하고 있는 그 표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 표적은 누구인가? 몇 군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은 중국 역사의 간신에 대한 다소 전문적인 대중 역사서이지만 최종적으로는 우리 사회에 창궐하고 있는 ‘신종 간신 부류’를 겨냥하고 있다. (7쪽)
간신 현상이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 침투해 있음도 지적하여, 간신 현상이 그저 지나간 과거사가 아닌 미래를 위해 마땅히 청산해야 할 심각한 문제로 인식했다. (8쪽)
간신이란 망령이 우리 사회 구석구석을 배회하고 있다. 망령으로 떠돌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를 갉아먹고 있다. 사람들을 해치는 것은 기본이다. 선량한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죽어 나간다. 봉건시대의 찌꺼기가 어째서 지금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는 것인가? (12쪽)
간신 현상은 역사적으로 가깝게는 친일 매국노의 역사와 물려있고, 가깝게는 우리 현재사와 붙어있다. (415쪽)
이런 글, 저자가 공연히 하는 게 아니라는 것, 명심해두자.
여러 차례 말했듯이 이 책은 중국의 간신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초점은 우리나라 사회를 크게 좀먹으면서 모든 곳에서 악취를 풍기고 있는 간신 부류에 맞추어져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19쪽)
간신 현상이 나타나는 본질적 원인
역사현상으로서 간신현상은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 부분적 잔존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끼친다. 그 본질적 원인을 역사적으로 현실적으로 따져야 한다. (13쪽)
그래서 저자는 사마천의 <사기>를 텍스트로 하여 역사적으로, 또한 현실적으로 간신 현상을 철저하게 파헤치고 간신들의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그 부분이 바로 <간신(奸臣)에 관한 역대 전적(典籍)들의 인식과 한계>(151- 296쪽) 이다.
이 책에서 꼭 읽어야 할 부분
이 책은 시작하는 <머리말>부터 끝의 표지까지 어느 것 하나 빠트리면 안 된다.
하나 하나 한 글자, 한 글자 모두 씹어서 소화하면서 읽어가야 한다.
특히 저자가 이 책의 끝 부분에 부록으로 만들어 챙겨놓은 다음 항목은 정말, 밑줄 그어가면서 심장에 새긴다는 심정으로 읽어야 한다. 읽고 읽고 또 읽어야 한다.
부록 1. 간신 관련 어록
부록 2. 간신 관련 기존 출간서의 서문 모음
부록 3. 참고문헌
특별부록. 간신 지수 측정을 위한 설문 조항
부록 2에 보니, 그간 저자는 간신에 관한 책을 이미 여러 권 출간한 바 있다.
이제 그런 책을 모두다 찾아 읽어야 마땅하겠지만, 그전에 우선 여기 실어놓은 그 책들의 서문이라도 읽어두자.
<사람을 판별하는 지혜>
<간신 열전>
<간신론>
<치명적인 내부의 적, 간신>
<역사의 경고>
다시, 이 책은?
간신은 역사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우스개 영감이 아니라, 실제 우리 사회를 좀먹는 실체를 가진 존재들이다. 그런 간신은 지금 별안간 나타난 것이 아니라, 인류 역사의 처음부터 존재했었고, 지금까지 그 존재를 당당하게 드러내고 있는 존재들이기도 하다.
그런 간신이니만큼 역사에서 항상 평가가 이루어졌다. 그런 평가에 비추어보면 이제 부끄러움을 느끼고 사라져야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불사조처럼 또 다시 머리를 쳐들고 드러내고 있으니, 간신이란 것은 참으로 신박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연구 대상이 되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런 저자의 당부 잊지 말자.
기억하라, 역사의 배신자 간신과 간신현상이라는 이 엄연한 지금 우리 현실을! (15쪽)
독자들께서는 이 책에 등장하는 간신들이 우리 사회의 어떤 인간에 해당하며, 또 간신들이 보여준 짓거리와 비슷한 짓거리를 벌이고 있는 우리 사회 간신들을 찾아내어 비교하시길 바란다. (19쪽)
이 책의 쓰임새
이 책은 간신과 제대로 싸우기 위한 이론적 무기의 하나이고, 실천 경험의 종합이라는 타격술이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이 책은 그 내용이 마치 해충 박멸을 위한 구충제를 제대로 사용하는데 꼭 읽어볼 매뉴얼 같다. 더하여 이 책을 현미경으로 사용하여 마치 바퀴벌레 같이 여기 저기 숨어있다가 때가 되면 나타나 준동하는 간신들을 찾아내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