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시장 한복판에 서다 - 변혁을 이끄는 크리스천 라이프 스타일
이다니엘 지음 / 샘솟는기쁨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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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한 후, 한참을 딜레마에 빠져 지냈었다. 바로 크리스천답게 사는 것에 대한 문제였다. 이름부터 기독교 냄새가 물씬 풍기는 데다, 식사시간이면 자연스럽게 기도를 하는 습관(?) 덕분에 나는 대놓고 커밍아웃을 한 적은 없지만 기독교인임을 알았다.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되었다. 크리스천이기에 매 순간 내 모습을 점검하게 되고 다른 직원과 조금만 트러블이 생겨도 여러 가지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내가 크리스천이기 때문이다. 때론 그런 내 모습을 교묘히 이용해 본인에게 불리한 상황이 연출되면 "너 교회 다니는 애가 그러면 되냐!"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또 죄책감에 휩싸여 나도 모르게 "착한"사람의 모습을 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렸다. 몇 년을 그렇게 살다가 대학시절 은사와 동기들을 만날 자리를 갖게 되었다. 내가 이런 부분 때문에 고민이라는 말에 내 은사는 이렇게 답을 주셨다.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된다. 이미 그런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부터가 잘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혹시나 너의 그런 모습을 악용해서 자기 배만 불리는 사람을 또다시 만나게 된다면 이렇게 말해라. "내가 교회를 다녔기에 이 정도 성격을 가지게 된 줄 아세요."라고..."

이 책은 좀 특이한 경력(?)을 지닌 저자의 실제적인 글이다. 목사이자 7년간 한 기업에서 실무자이자 대표까지 역임하며 소위 이중직 목사의 삶을 살았던 경력이 있다. 그 경험을 하며 그는 우선 성도들의 삶에 대해 피부로 체감했다고 한다. 어찌 보면 교회라는 울타리에서 말씀만 전하면 되는 삶을 살았기에, 그가 경험했던 비즈니스 속에서의 삶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매일을 고군분투하며, 주일에는 교회에 나와 봉사를 하는 성도들의 삶의 고충(?)과 그들의 수고에 대해 깊이 있게 경험한 시간이었다. 근데 그 시간을 통해 또 다른 생각에 다다랐다. 근무를 하면서 그는 한 번도 자신이 크리스천이라는 사실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고 한다. (당연히 그가 목사 안수를 받았다는 사실도) 몇 년을 그렇게 살던 어느 날, 한 직원이 저자에게 물었다. 당신은 뭔가 다른 삶을 사는 것 같이 보이는데, 당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궁금하다는 것. 더 나아가 그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기독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는 것과 그 얼마 후부터 교회를 나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솔직히 부러웠다. 도대체 어떻게 살았기에 주변에서 그를 보고 교회를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던 것일까?

책 안에는 성경의 이야기와 저자의 경험담 그리고 크리스천으로서 일터, 가정 그리고 교회에서 제대로 된 복음을 아는 사람답게 사는 삶에 대해, 크리스천의 삶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복음을 아는자답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상에서 믿는 다답게 살기 위해서는 어떤 훈련이 필요할까? 교회 안에서와 세상에서 이분법적으로 이중적인 모습을 가지고 사는 것이 아닌, 어디서도 자신의 신앙적 가치관, 복음을 아는 자답게 살기 위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기에 사회 속에서 영향력 있는 크리스천으로 살고자 한다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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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너는 편하게 살고자 하는가 라이즈 포 라이프 1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요한 옮김 / RISE(떠오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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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서를 종종 읽는 편인데, 피해 갈 수 없는 여럿 중 하나가 바로 프리드리히 니체다. 그럼에도 처음 접한 니체에 대한 이미지가 워낙 부정적이었던지라, 니체에 관한 책이나 니체의 저서는 기피 대상 중 하나였다. 시리즈를 차례차례 읽어가는 책 중에 주인공이 니체인 책이 있었는데, 사실 시리즈만 아니었다면 절대 안 읽었을지 모르겠다. 다행이라면 그 책을 읽은 후, 니체에 대한 부정적이기만 했던 이미지가 일부 상쇄되긴 했지만, 여전히 니체의 철학은 쉽지 않고, 뭔가 시니컬하고 신경질적인(?) 어둠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니체의 어록을 담은 이 책의 제목 『왜 너는 편하게 살고자 하는가』에서도 왠지 모를 니체의 기운(?)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 제목에 나도 모르게 반감을 가지고 "그럼 너는 불편하고 살고자 하는가?"라는 대답을 해주고 싶어진다. (이렇게 선입견이 무서운 것이다.)

니체라는 이름 때문에 책을 펼치기 살짝 고민되기도 했는데, 다행이라면 어록집이라는 사실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앞의 내용을 이해해야 넘어갈 수 있는, 마냥 이어지는 내용이 아니라 그 장의 내용을 이해하기만 하면 되기에 확실히 부담감이 적기도 했다. 역시 드문드문 니체구나! 싶은 내용들이 상당수 등장한다. 그럼에도 와닿는 부분들도 있고,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도 있다. 니체이기에, 어떤 면에서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평할 수 있겠구나! 하는 나름의 매력도 느껴진다.

가령 이런 부분이다. 055 선함이 지닌 잔인함이라는 제목의 글에 말미다.

선은 개인을 극단적인 자기희생과 내적 갈등으로 몰아넣을 수 있으며,

이는 종종 인생을 견디기 어렵게 만든다.

P. 98

선에 대한 이미지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아니 부정적인 부분이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니체가 마주한 선은 제목처럼 잔인하기도 하다. 선을 지키기 위해 개인의 희생과 고통의 부분을 바라봤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나니, 선이 마냥 긍정적일 수만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니체이기에 이런 양면 중 어두운 면을 꼬집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책 안에 담긴 글이 모두 어두운 부분을 꼬집지는 않는다. 112 "좋음"과 "나쁨"의 인지를 보면 이렇다.

오직 "이것은 좋지 않다"라고 느낄 수 있는 사람만이

삶을 개선할 것이다.

P.158

왠지 이 글을 읽다 보니 더 니체다움을 발견했던 것 같다. 어두움이 있어야 상대적으로 빛이 보인다. 불평과 불만, 고통과 두려움 등의 어려움이 보일 때 반대의 면이 더 눈에 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니체를 조금 더 긍정적으로 마주하는 건 어떨까?(이 말은 지극히 내게 하는 말이다.)

참고로 RISE 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 또한 시리즈(라이즈 포 라이프)라고 하니, 다음에 만날 책이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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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제빵소
윤자영 지음 / 북오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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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윤자영 작가의 신작. 라라제빵소. 그동안 읽었던 윤자영 작가의 책은 밀실 살인사건, 폐쇄된 공간에서 피 튀기는 추리물이 대부분이었는데 힐링 소설이라니...! 그래서 더 궁금했다. 실제 있을법한 이야기인데, 과학선생님이 빵에 대해 이렇게 많이 알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사전조사가 어우러진 게 아닐까 싶었다.(내심 작가의 말을 기대했는데... 에필로그로 끝나서 아쉬움)

제빵의 신으로 불리던 안창석. 국내 10명뿐인 빵명장인 그는 과거 신달제빵소에서 7년간 기본기를 탄탄하게 익혔다. 스승 박신달을 떠난 창석은 1호 빵명장인 심명진이 있는 명심당으로 자리를 옮겨서 좀 더 세련되고 눈에 띄는 빵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의 목적은 바로 빵명장이 되는 것이었는데, 10년간 고생 끝에 빵명장이 된다.(빵명장이 되려면 명장의 추천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자신만의 베이커리를 차린다. 우연히 매스컴을 타게 되면서 그는 일약 스타가 된다. 하지만 꼭대기까지 올라간 그는 참혹하게 추락한다. 국산이 아닌 수입재료를 사용하고, 자신이 직접 만드는 게 아닌 직원들이 빵을 만드는 것 등 여러 가지 사실이 드러난다. 설상가상으로 모든 것을 다 잃은 그는 방송에서 자신의 스승인 심명진이 자신을 대놓고 비난하는 것에 화를 참지 못하고 유리창을 치다가 손에 큰 부상을 입고 더는 빵을 만들지 못하게 된다. 사실 그가 추락한 배후에는 심명진이 있었다. 자신의 제자가 자신보다 잘나가는 것에 앙심을 품은 것일까? 심명진은 창석의 CS 베이커리를 망가뜨리기 위해 자신의 사람을 심어두기까지 했다.

결국 모든 것을 잃은 창석은 자신의 첫 스승이 있는 신달제빵소를 찾는다. 하지만 스승은 치매노인이 되어 있었다. 스승의 수발을 드는 김포댁은 제빵소를 찾은 창석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창석이 자신의 빨래와 식사 준비 대가로 돈을 준다는 말에 마음이 돌아선다. 그렇게 몇 날 며칠을 술에 의지해서 밤마다 술에 취해 빵을 만들고, 아침에 실패한 빵을 버리는 생활을 하던 어느 날. 갑작스럽게 스승 신달이 정신을 차리고 창석에게 호통을 친다. 스승과 함께 밤을 새우며 빵을 만들었던 창석. 신달은 창석에게 유언 같은 한 마디를 남긴다.

사람을 살리는 빵을 만들어라!

그리고 다음날 신달은 세상을 떠난다. 유일한 가족이자 손녀인 손라라는 남자친구와 여행을 가서 임종을 지키지 못한다. 겨우 장례를 치르고 나자, 비로소 창석이 보였다. 신달의 제자였다는 창석으로부터 할아버지의 빵을 전수받기로 한 라라는 그렇게 라라제빵소에 남는다. 도대체 사람을 살리는 빵이 무엇일까? 창석은 고민하면서 빵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날 밤 스승과 함께 만들었던 식빵, 깜빠뉴를 시작으로 단팥빵과 크림빵을 만든다. 실패한 빵을 버렸는데, 다음날이면 빵이 사라지는 일이 몇 번 벌어지자 창석은 자신의 차의 블랙박스로 범인을 잡고자 촬영을 한다. 그리고 빵을 가져간 것이 신영철의 아들 진우라는 사실을 김포댁을 통해 알게 된다. 신씨가 일을 하다 사고를 당해 다리를 다친 후 술에 의존하며 산다는 사실을 듣게 된 창석은 영철과 진우를 제빵소에 초대한다. 그리고 진우에게 실패한 빵이 아닌 제대로 만든 빵을 대접한다. 창석의 빵을 맛본 영철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린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사줬던 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일을 계기로 영철은 다시 열심히 살겠다는 다짐을 하고, 그런 영철에게 창석은 영철이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그가 재기하기를 돕는다. 라라제빵소를 찾은 고객들과 창석의 빵이 어우러지면 그들의 추억과 현실 그리고 미래를 아우른다. 책 속에 등장한 인물들에게 선사한 빵은 결국 그들을 살리는 빵이 된다. 물론 다시금 빌런 심명진이 출연하여 라라제빵소는 다시금 위기에 휩싸이게 되지만...

사람을 살리는 빵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었는데, 라라제빵소의 빵을 통해 다시금 희망을 되찾고 일어서는 이들의 모습이 참 향기로웠던 것 같다. 아무런 대가 없이 주었던 선행이 결국 다시 돌아와 그들을 일으키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통해 오랜만에 웃었던 시간이었다. 라라제빵소 2호점의 이야기는 과연 만날 수 있을까? 사장이 된 김포댁과 다른 조연들의 활약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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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 슛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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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연기를 하는 그녀. 과연 이중 누가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 재벌가의 출생의 비밀과 수천억대의 재산상속을 놓고 벌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작가가 짠 트릭을 예상했다면, 교묘히 드러나는 진실 앞에서 제대로 반전의 맛을 볼지 모르겠다. 참고로 작품 속 반전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하나를 찾았다고 방심한 순간, 더 큰 반전을 맛볼 테니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도록...!

막 교도소를 나선 변혜수. 얼마 전 출소한 왕언니가 살해된 채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방을 나서기 전 언니가 풀어놓은 이야기가 신경 쓰인다. 모범수도 아니었던 왕언니가 갑작스럽게 출소했다. 그녀의 죄 몫은 여아 살해였다. 그것도 재벌 신건건설의 5살 된 손녀였다. 아이의 죽음 이후, 아이의 부모이자 재벌 2세인 김신건의 아들 부부가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회장 김신건도 6개월 후 폐암으로 사망하게 된다. 그 많던 재산은 과연 누구에게 가는가? 그 행방이 모두의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김신건 회장에게는 모 국회의원의 서녀였던 홍희란이라는 첩이 있었는데, 그녀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 문제는 아들이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 그 모든 재산은 홍희란에게 가게 될 텐데, 그 홍희란이 치매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자신 있게 하던 왕언니는 출소 후 자신이 그 재산을 차지하려는 야무진 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 역시 비명횡사하게 된다. 왕언니의 죽음과 홍희란이 뭔가 연결되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혜수. 우선 집을 얻기로 한다.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CCTV가 없다는 사실 하나가 만족스러운데 하필 집주인이 동창이었던 세영이다. 결국 계약을 하는 혜수.

왕언니가 흘린 정보는 그냥 넘어가기에 너무 아까웠다. 결국 혜수는 친하게 지내는 동생 서옥녀를 찾는다. 그리고 두꺼비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홍희란의 집 요양보호사로 들어가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이미 요양보호사로 다니고 있던 황정자까지 돈으로 포섭한 이들은 그렇게 홍희란에게 가까워진다. 하지만 집을 드나들수록 뭔가 걸리는 게 생긴다. 치매에 눈까지 안 보이는 줄 알았던 홍희란이 최신형 아이폰을 가지고 있고, 아이폰에 CCTV 앱이 설치되어 있었다. 황정자로 부터 홍희란 주변에 머물던 40대 여자, 젊은 남자, 외제차를 타는 노신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한편, 살해된 왕언니의 아들까지 만나게 되는 혜수. 오래전 절판된 홍희란의 과거를 바탕으로 쓴 소설 버림받은 여자의 일생까지 헌책방에서 구입하게 된 혜수는 홍희란의 정보에 가까워질수록 자신의 목숨을 조여오는 두려움을 마주하게 되는데... 과연 혜수는 홍희란의 재산을 차지할 수 있을까?

엄마 애란의 손을 잡고 간 집은 엄청 컸다. 가끔 자신의 집에 들르던 아저씨의 집이라 했다. 그리고 엄마는 그 집에 희란을 두고 나온다. 자신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가끔 자신의 집을 들르던 그는 친부인 홍낙균 의원이었다. 남부럽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교묘하게 주어지는 사모님의 냉대를 이겨내는 방법은 홍의원을 자신의 편으로 포섭하는 것이었다. 아들만 셋인 집에 유일한 딸. 출근길 홍의원에게 용돈을 빌미로 사모님의 속을 뒤집어 놓는다. 나름 공부를 잘해서 이대 가정학과에 들어간 희란. 비슷한 처지의 재벌 집 아들과 연애를 했지만, 결국 결혼은 엎어진다. 나중에야 뒤에서 사모님이 조정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버지가 데리고 온 젊은 남자 김신건. 아쉬울 게 없는 희란이기에, 그와 결혼하면 공주 대접을 받고 살 줄 알았다. 막상 아이를 갖고 그의 손을 잡고 간 그곳에는 한 남자아이가 있었다. 김신건은 유부남이었던 것이다. 결국 엄마처럼 첩이 되고 마는 홍희란. 이미 공룡이 된 김신건이기에, 늙은 호랑이 홍 의원도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다. 이젠 희란보다 우위를 차지했기 때문일까? 신건은 희란의 말에 폭력을 휘두른다. 그리고 그날. 그 일은 희란의 삶을 바꾸어 놓는다.

왕언니를 죽인 범인, 재벌가 자제들의 죽음, 사라진 왕언니의 아들, 그리고 홍희란. 하나씩 풀려나가는 이야기 속에서 예상치 못한 결말을 마주하게 된다. 과연 혜수는 운이 좋았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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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가는 자 - 익숙함에서 탁월함으로 얽매임에서 벗어남으로
최진석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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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건너가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고, 이것이 지혜입니다.

건너가는 태도 자체가 바라밀다입니다.

오래전, 최진석 교수의 노자 인문학을 읽으며 많은 깨달음을 얻었던 기억이 있다. 노자에 대해 다시 마주할 눈을 가지기도 했었고, 덕분에 인문학에 관심이 더 생기게 되었다. 이번 책은 그의 저서 중 내가 세 번째 만나는 책이다. 우선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최진석"이라는 이름 때문이었다. 이미 두 권의 책을 읽으며, 만족스러웠기에 다른 건 보지도 않고 마치 물고기가 미끼를 물듯이 덥석 물어 버렸는데... 무려 반야심경이라니...! 당황스러웠다. 반야심경은 불교의 경전이 아닌가? 기독교인이기에 타 종교의 경전을 읽어볼 기회가 없기도 하지만, 아마 알았다면 아마 덮었을 지도 모르겠다. 이미 엎질러진 물. 평생 접할 기회가 없을 반야심경의 맛을 이번 기회에 조금이라도 보자는 마음으로 꾸역꾸역 읽어나갔다. 아마 내가 불교도였다면, 조금은 익숙하게 읽어갈 수 있었겠다 싶긴 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고 알게 된 부분 중에는 그동안 불교에 대해 궁금했던 부분이 적잖게 담겨있어서 나름 뿌듯하다.

우선 반야심경의 풀 네임이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이라는 사실이다. 이건 상식으로 알고 있어도 좋을 것 같은데, 그중 마하와 반야의 의미 또한 놀라웠다. 기독교의 경전인 성경과 공통점도 마주할 수 있었다. 성경 역시 우리나라의 이야기가 아닌지라,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비롯하여 성경에만 있는 용어들이 있다.(가령 아멘이나 샬롬, 할렐루야 같은) 이 단어들 역시 원어 그대로 옮겼기에 실제 우리나라의 존재하지 않는 말이라 할 수 있다. 반야심경에 제목에 등장하는 마하는 크다는 의미인데, 왜 대가 아닌 마하로 옮긴 것일까? 반야 역시 지혜라는 뜻인데, 지혜가 아닌 반야로 옮긴 것일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반야심경은 서유기의 삼장법사의 모델인 현장법사가 옮겼다고 한다. (원래 반야심경은 산스크리트어로 쓰였다고 한다.) 현장법사는 중국인인데, 중국어의 큰 대가 아닌 마하로 옮긴 이유는 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뜻을 나타낼 단어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런 면에서 반야 역시 그런 맥락으로 접근할 수 있다.

궁금했던 내용 중에 또 하나는 석가가 태어나면서 했던 말이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온 세상에서 나보다 존귀한 사람은 없다. 즉 내가 제일 존귀하다.라는 뜻인데, 누가 읽어도 다분히 거만함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위인전을 통해 본 석가모니는 왕자로 출가하지 않았다면 평생을 편하게 살 수 있는 금수저였는데, 그 모든 걸 버리고 깨달음의 길을 간 사람으로 알고 있다. 그런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는 게 늘 이상했었는데, 이 책 덕분에 궁금증이 풀렸다.

저자는 이 책을 시작하면서 물리학의 양자역학과 반야심경의 공통점을 이야기한다. 반야심경과 건너가는 자는 과연 무슨 공통점이 있을까? 양자역학과 반야심경은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을까? 석가는 반야심경을 통해 인연과 머물러 있지 않고 움직이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한곳에 안주하고, 변하지 않고 머물러 있는 것은 진정한 지혜가 아니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건너가는 것. 머물기 보다 변화를 꾀하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한 지혜이자 석가가 의미하는 반야라 할 수 있다.

어디에 서 있건 지금 이 자리에서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해서 다음을 도모하는 것,

익숙함을 뒤로하고 낯설면서도 위험하고도 해석되지 않은 곳으로 건너가는

용기 있는 동작, 이것이 바라밀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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