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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더 반짝일 거야 - 작은 행복을 찾아나서는 당신을 위한 짧은 메시지
남궁원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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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이란

주는 대로 다시 되돌아오는 게 아니라서.

당신이 아무리 잘한다 한들 신경도 쓰지않거나

당신을 중요한 사람이라 여기지 않는다면

관계가 더 좋아질 가능성은 없다.

인간관계는 참 어렵다. 그냥 옷에 먼지 털듯이 툭툭 털어버리고 쿨하게 살고 싶지만, 받은 상처를 곱씹고 또 곱씹어서 결국 내게 스크래치를 나게 만드는 일이 참 많다. 그때 필요한 게 에세이가 아닐까 싶다. 나와 같은 경험을 하고, 같은 상처를 받지만 의연히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 그래서일까? 나는 이렇게 어려운 인간관계를 누군가는 어렵지 않게 척척해내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하니 말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다양한 감정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물론 인간관계에 대한 범주 안에 사랑이라는 관계도 포함된다. 타인에게 늘 감정적 상처만 입고 퍼주기만 하는 감정적 호구들을 향해 저자는 쓴소리를 내뱉기도 한다. 때론 그 관계를 단호히 잘라내라고도 한다. 그렇게 상처받기에 내가 너무 소중한 존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관계 잘라내면 더 좋은 관계를 마주할 수 있다고도 한다. 살아보니 그렇다. 나 역시 자존감이 참 낮은 사람이다. 첫 연애를 하며 참 많이 힘들었다. 이 사람을 사랑하지만, 이 사람은 내게 그 정도의 에너지와 감정을 쏟아붓지 않는 사실이 야속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놓지 못했던 이유가, 이 사람만큼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결국 그 관계를 정리하고 나서도 참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밤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기도 참 많이 울었다. 하지만 그 사람보다 더 나를 사랑해 주고 아껴주는 사람을 만났고, 건강한 관계 속에서 예쁜 딸을 둘 낳고 잘 살고 있다. 저자의 말이 맞다. 하지만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이 말이 쉽게 와닿지 않는다. 설마요...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랬으니 말이다. 하지만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내 마음의 상처가 썩어가게 놔뒀다가는, 쓸데없는 데 내 감정들을 소모하다가는, 결국 내 삶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건강한 관계를 위해 필요 없는 가지는 잘라내는 게 맞다.

한편으로는 이 기준은 내게도 적용된다. 내가 타인을 그렇게 아프게 할 수 있다는 면에서 말이다. 인간관계 역시 어떤 면에서는 Give & Take다.

모든 단점마저 나에게 맞춰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면

혹시 외계인을 만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세요.

타인의 여러 노력의 산물을 그동안 야금야금 먹기만 했다면 되돌아보자. 내 마음을 100% 맞춰주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설령 맞춰줬다고 해도 언젠가 그런 비정상적인 관계는 결국 정리될 수밖에 없다. 당장은 상대가 나를 위해 감정적 희생을 할 수 있겠지만, 그 사랑의 감정이 소모된다면 결과는 뻔하다. 그러니 타인의 감정,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의 마음 또한 들여다보고 다독여주자.

책 속 이야기가 내게는 사랑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이 이야기는 연인 간뿐 아니라 지인들과의 관계에도 충분히 적용이 될 수 있다. 인간관계의 정답은 없겠지만, 기왕이면 조금 더 편안한 관계를 맺는 법을 마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오늘 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꿔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나부터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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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회사를 고소하기로 했다
이승준 지음, 박초아 그림 / 인문MnB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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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 년 다닌 회사를 그만 둔지 일주일. 막상 나오고 보니 왜 그동안 그런 말도 안 되는 대우를 받으면서 버텼던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찌 보면 나가라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을 했을 텐데, 내가 참 어리석었구나!라는 생각이 든 한편, 제대로 된 회사를 다녀본 적이 없던 터라, 다들 그렇게 다니나 보다! 하는 생각이었다는 것도 들고 여러 생각이 교차한다.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이미 퇴사 날짜가 확정되어 있었을 때였으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와 같은 경험(?)에 공감이 되기도, 한 편으로는 이래저래 도움이 되기도 하겠다 싶었다. 어떤 면에서는 결이 비슷하고, 어떤 면에서는 다르기도 했지만 역시나 공감 가는 부분이 상당했다.

첫 회사에서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나온 나는 직업학교에 다니며 이력서의 반 넘게 채울 만큼의 자격증을 땄다. 그리고 오래 다녔던 직장을 다니게 되었다.(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원서를 넣지 않았던 것도 같다.) 창업한 지 얼마 안 된 회사였고, 직원이라고 해봐야 임원 3명과 직원 1명뿐인 회사... 그래도 내 자리가 있고, 전화기가 있고, 명함이 있다는 것에 괜스레 뿌듯했고 직장인들이 두려워하는 일요일 밤 9시를 나는 무척이나 기다렸다. 다음 날 출근하니까!!

물론 나름 재미있을 때도 있었다. 단, 입사 몇 년 후부터 퇴사할 때까지 이어진 대표의 가스라이팅을 진실로 믿기도 했고, 회사의 어려움 앞에 십시일반의 뜻에 나 또한 기꺼이 참여해야 하는 줄 착각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시간이 걸렸을 뿐이다.

책 속의 저자는 참 고생을 많이 했다. 입사했지만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고, 꿔다 논 보릿자루처럼 여기저기 기웃대며 앉아있을 때부터 시작해서 수습 기간임에도 승진을 하고(수습에도 승진을 할 수 있나?), 쌍욕을 기본으로 탑재한 본부장에게 멘탈까지 탈탈 털릴 정도로 언어적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던져만 놓고 흐지부지되는 계획서를 밤을 새우며 써대야 되었고, 결국 몇 달간 급여조차 받지 못하면서도 매일 밤 야근하고 새벽에 옷만 갈아입고 출근하는 상황을 오롯이 겪어내야 했다.

그나마 마지막에 함께 했던 팀원들 덕분에 지옥 같은 회사 생활을 버티고, 결국 회사를 상대로 고소를 해서 당당하게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사업도 해보고 이직도 해본 저자이기에, 자신의 상황에 그저 주저앉기 보다 노무사를 찾아가고 관련 증거를 모으기 위해 노력했던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모르게 감탄이 나오기도 했다. 보통은 그 작업이 귀찮아 포기하는 경우도 더러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니 나도 오래된 옛 기억이 떠오른다. 첫 주 월급을 교육비라는 명목으로 떼어먹은 그 회사. 노동부에 진정을 넣었더니 전무(상무인가?) 인가하는 사람한테 전화가 걸려왔고 안 받았더니 아주 쌍욕을 내 핸드폰에 메시지로 넣어놨던 그 일 말이다. 사회 초년생으로 쌍욕을 시전하는 그와 대면할 자신이 없어서 지레 겁먹고 포기하긴 했지만... 이 회사 악덕기업(?)이니 주시해달라는 말 한마디는 남겼다. 그래서 나름 통쾌했던 것 같다. 고소를 취하해 주면 좋겠다는 대표의 전화에 못 받은 돈을 다 주면 취하하겠다고 자신의 밥그릇을 제대로 챙겼던 그 모습도, 돈을 받고 취하하자마자 바로 안면몰수한 대표를 보며 역시 그의 선택을 맞았다고 고개가 끄덕여졌다.

아무리 노동자의 권리가 신장되었다고 떠들어도, 회사 앞에서 직원은 을이다. 특히 사회 초년생들의 경우는 회사가 하라는 대로 하다가 자신의 것을 도둑질 당하는 경우도 많다. 나처럼 다른 사람도 그렇겠지...라는 생각에 갇혀 소중한 권리를 빼앗기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직원들을 상대로 사기 치고, 당연한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게 하는 너희 소위 갑들아!! 너희들이 한 그 백배로 다시 돌려받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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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 - 해양생물학자의 경이로운 심해 생물 탐사기
에디스 위더 지음, 김보영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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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내게는 자연스레 "미지의"라는 단어가 동격처럼 떠오른다. 깊은 바닷속은 인간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미지의 땅이기 때문이다. 바다 깊이 내려갈수록 수압도 오르고, 여러 가지 고통이 동반된다고 들었기에 여전히 조사를 하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저자는 이 정도로 기술의 발전을 이룩했는데 왜 심해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 지 모르겠다는 말로 심해 탐사가 지지부진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심해 생물 하면 떠오르는 것은 초롱아귀다. 얼마 전 아이의 책을 통해 만난 심해 속 생물들의 습성과 생김새 등에 대해 간단하게나마 알게 되었다. 심해 생물 중 스타급이라 할 수 있는 초롱아귀의 경우 이제 상당히 많이 알려진 생물이 되었다. 이 책을 통해서는 어떤 심해 생물을 만날 수 있을까? 내심 기대가 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전문용어가 다수 등장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되었다. 빛으로부터 상당히 떨어진 심해 속 생물들의 특징과 함께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 싶기도 했으니 말이다. 다행이라면, 이 책 속에는 딱딱하고 어려운 내용을 본인의 이야기와 곁들여 설명해 주기에 한결 편안함을 넘어 흥미를 돋우었다는 사실이다. 심해 생물 중 처음 등장한 생물은 짝눈 오징어였는데, 우리가 보기에 큰 눈이 더 큰 역할을 할 거라는 생각과 달리, 작고 움푹 들어가 있는 바닷속을 내려보는 눈이 짝눈 오징어가 심해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었다. 심해 생물들의 경우 가장 중요한 생존도구는 바로 발광기다. 캄캄한 바닷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발광기관이 있어야 하는데, 짝눈 오징어의 경우 작고 움푹 들어간 눈이 바로 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저자는 실명을 했던 과거의 기억을 예로 끄집어낸다. 담담하게 표현하지만, 실제로는 생과 사의 갈림길 속에서 유일한 생존자가 되었던 병원 입원기를 통해 눈과 빛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곱씹게 만든다. 그 경험이 그녀를 심해 생물 연구로 이끌었다고 할 수 있으니 어찌 보면 개인사에서는 고통스러웠겠지만 또 다른 업적을 이루어낼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단연 책의 가장 중요한 단어라면 역시 "빛" 즉, "발광"이다. 심해 탐험을 하면서(얼마 전 타이타닉 호를 보기 위한 잠수함이 실종되면서 전원 사망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저자 역시 잠수함을 타다 큰 사고를 겪었던 내용도 등장한다. 나였다면 바로 포기했을 텐데, 그만큼 심해가 주는 매력이 큰 가보다.) 마주한 연구의 결과들과 그 과정들 또한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다.

무궁무진한 심해 탐사와 함께 해양 오염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내용도 함께 만날 수 있었는데, 역시나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책을 접하며 아쉬움이 있었다면, 글로써는 충분히 흥미롭지만 실제 사진이 담겨있었다면 더 좋았겠다 싶었다. 그랬다면 한층 더 흥미롭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심해에 대한 매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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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네버랜드
최난영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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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 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단연 피터팬이다. 늙지 않는 네버랜드에 사는 그와 달리 카페 네버랜드의 직원들은 노인 4인방이다. 그중 가장 어린 직원이 65세라니... 나이를 넘어서는 그들의 경력을 보자면 정말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럼에도 이 일은 꼭 성공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이원시에서 지급하는 예산 전액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미류동주민센터 7급 주무관 한연주. 민원실에서 큰 소리 한번 안 내고 맡겨진 일을 확실히 처리하는 능력자인 그녀의 별명은 찔피노다. 혹시나 했던 그 뜻이 바로 그녀의 별명이었다. 자기에게 주어진 일은 똑바로 처리하는 똑순이지만, 내부에서는 그런 그녀가 영 탐탁지 않다. 일을 넘어선 인간관계를 맺는 것에 도통 관심이 없는 그녀인지라 동료들과의 관계도 쉽지 않은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나이다. 대학교 3학년 재학 중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연주는 그 길로 대학을 그만둔다. 10년가량의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30대 초반이기에 경력에 비해 나이가 어린 축에 속한다. 그런대다 일을 그렇게 처리하니 시기를 받을 만도 하다. 그녀 역시 지금의 상황이 쉽지 않다. 얼른 이곳을 떠나기 위해 낸 사업계획서가 덜컥 채택된 것이다. 상당한 금액의 예산이 지원된다. 그녀가 낸 계획은 공공형 노인 일자리를 창업형으로 추진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카페 네버랜드가 열린다. 문제는 일 번(이원시장)이 온다는 소식 때문에 급하게 개소식을 하게 되었다. 아직 일할 노인들의 면접조차 보지 못한 상황에서 급하게 노인복지과의 도움으로 4명의 노인과 연결이 된다. 사안이 급해서 면접 다운 면접조차 보지 못하고 급하게 열게 된 카페.

최고참인 70대의 똑딱 악어 신기복, 화가이자 시인인 피터팬 백준섭, 흥신소 사장으로 날렸던 후크선장 오만영

그리고 교사 출신 팅커벨 이석재까지... 하지만 이름과 달리 네버랜드는 매일매일 문제투성이였다. 심각한 난청을 가지고 있지만 바리스타 학원을 다녔다는 이유로 합류하게 된 신기복은 학원에서 5일 만에 쫓겨났고 커피 원두 이름까지 암기하고 있지만 커피는 내리지도 못하는 상황이고, 5번의 결혼과 이혼으로 불륜 현장을 잡아내는 것으로 한참 날렸던 흥신소 사장 오만영은 얼마 전 부상을 입어 오른팔에 깁스를 한 상태인데다 지각을 밥 먹듯 한다. 교사 출신 이석재는 과거 제자가 친 큰 금전사고 때문에 불미스럽게 옷을 벗게 되었는데 그날의 일이 큰 트라우마가 돼서 억울한 상황이 오면 요실금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조용조용한 백준섭은 궂은일을 도맡아 하지만 남들과 관계를 맺는 것을 힘들어한다. 그저 승진을 위한 발판 정도로 생각했던 카페 네버랜드였는지라 크게 마음을 쓰지 않았던 연주는 동갑의 계약직 웬디 이루리의 합류로 조금씩 마음이 돌아선다. 제대로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동네 무지개 어린이집 참새반 아이들의 우연한 등장으로 노인들 사이에도 작은 시너지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개점 이후 매일 카페에 들르는 조 군 역시 한몫을 한다. 연주와 함께 다시 바리스타 학원에 다니며 커피 내리는 것을 배우는 기복과 함께 잘 하는 것을 하자는 이야기에 연주는 네버랜드의 메뉴로 과일청을 이야기한다. 아내 옆에서 과일청 담그는 일을 수시로 했던 준섭은 이 일을 통해 자신감을 얻게 되고, 화투점을 봐주는 만영, 많은 자격증에 비해 더 많은 해고를 당한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기복, 그리고 이들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하는 석재까지... 이들의 이야기는 참 따뜻했다. 이렇게 따뜻하게 계속되었으면 좋았겠지만... 6급으로 승진해 연주가 떠난 후, 카페 네버랜드에는 한 인물로 말미암아 돌풍이 몰아치기 시작하는데...

책을 읽으며 실화 에세이인 한 작품이 생각났다. 치매 노인들이 직원인 한 음식점의 이야기였는데, 이곳을 찾는 손님들 역시 이들의 상황을 공감해 주고 설령 주문과 다른 음식이 나오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식사를 하는 곳이었다. 물론 이들과는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치매 노인들이 일자리를 통해 조금 더 사회 속으로 들어오고 스스로의 필요성을 인식함으로 병을 조금씩 극복하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던 기억이 있다. 카페 네버랜드를 통해 100세 시대라고 불리는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의 우리 사회의 모습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아무리 정년이 길어도 60세 중반이 끝인 우리 사회에서 20년 이상은 삶을 영위해야 하는 노인들의 삶은 재정적으로 무척 팍팍해 보인다. 출근길 버스 안에서 보는 한 무료 급식소 앞에는 9시 오픈임에도 8시부터 긴 줄이 늘어서 있다. 대부분이 노인들이다. 소설 속 이야기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인들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면 좋겠다. 조금은 서투르고, 조금은 오래 걸릴지 모르지만, 우리 또한 그런 노인이 될 테니 말이다. 오랜만에 가슴이 뭉클해지는 작품을 마주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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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번째 공룡 이야기 나의 첫 번째 과학 이야기
에린 워터스 지음, 아날리사 두란테 외 그림, 박은진 옮김 / 미래주니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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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을까? 공룡에 관심을 갖고 공룡을 좋아하게 되었다. 키덜트까지는 아니었지만, 공룡 피규어를 비롯해서 공룡 책을 사 모으고, 공룡영화는 무조건 극장형! 티브이에서 방영이라도 한다면 몇 번이라도 볼 정도다 보니 여동생이 새로운 공룡 아이템이나 공룡 관련 정보를 알게 되면 스리슬쩍 알려줄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남자아이들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공룡에 대한 애정이 딸에게도 전해졌다. 덕분에 함께 공룡 이야기를 하거나, 공룡 책을 볼 기회가 종종 생겼다. 내가 좋아하는 공룡은 브라키오사우루스이고 큰 아이가 좋아하는 공룡은 안킬로사우루스, 작은 아이는 티라노사우루스를 좋아한단다.(큰아이와 공룡 이야기를 하는데, 두 돌 조금 지난 둘째가 달려오더니 자기는 티라노사우루스를 좋아한다고 굳이 이야기를 해준다ㅎㅎㅎ) 아이에게 건넨 나의 첫 번째 공룡 이야기를 다시 받았는데 표지와 안에 뭐가 쓰여있었다. 알고 보니 이 책이 시리즈였나 보다. 제일 뒷장에 4개의 시리즈가 출간되었는데, 공룡 이야기가 4번째 책이었다는... 덕분에 표지에 4라고 써 놓은 의미를 알게 되었다. 물론 한 장을 넘겨 이름 적는 곳에 얼마나 또박또박 이름을 적었는지, 뒷장에 배겨나올 정도다.

공룡이 얼마나 다양했을까? 나름 공룡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하는 나조차 낯선 이름들이 곳곳에서 보인다. 책 제목에 "나의 첫 번째"라는 의미가 궁금했는데 아이들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도록 잘 정리되어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공룡의 이름과 그 공룡의 발견 당시의 이야기나 특징들이 가볍게 설명되어 있고, 살던 시기와 발견된 장소, 몸길이와 높이 몸무게가 표로 정리되어 있다. 공룡의 복원도와 함께 기억하면 좋을 특징이 간략하게 말풍선 형태로 담겨있다.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상당수다. 익룡이 공룡이 아니라는 사실과!(익룡의 룡이 당연히 공룡이라 생각했기에 나름의 큰 충격이었다.) 육식공룡 중 동족을 잡아먹은 공룡이 있다는 사실, 육식 공룡이면서 이빨이 없는 공룡이 있다는 사실도 나름 놀라웠다. 신기했던 공룡 중 하나가 무스사우루스였는데, 이름의 뜻은 생쥐 도마뱀이라고 한다. 이런 이름을 갖게 된 이유는 과학자들에 의해 처음 발견된 뼈가 어린 공룡의 뼈였는데 손바닥만 해서라고 한다. 실제 성인이 되면 6미터에 달할 정도로 큰 공룡이었는데 이런 이름을 갖게 된 이유가 신기했다.

 

 

 

공룡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공룡을 말하자면 단연! 티라노사우루스가 아닐까? 근데 책 속의 티라노는 쥐 같은 느낌이 가득해서 비위가 좀 상했다.(내가 제일 무서워하고 싫어하는 동물은 쥐다. 설치류는 다 싫다ㅠ) 큰 아이 역시 이게 무슨 티라노사우루스냐고 할 정도로 털이 가득했는데, 털 유무로 이렇게 이미지가 달라질 수 있다니...! 아무리 봐도 폭군 도마뱀의 이미지가 아니다. 정말 티라노사우루스가 이렇게 털이 나 있었을까? 바나나만큼 큰 이빨을 가진 티라노라지만 이렇게 털을 입혀놓으니 애완동물 느낌이 들기도 하다. 티라노사우루스 뿐 아니라 책 속에는 털이 보이는 공룡들이 더러 있었는데, 그 공룡 역시 새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 책의 강점은 두 페이지 안에서 공룡의 기본적인 특징을 그림으로 알기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글 밥 자체도 많지 않기에 아이들과 함께 읽을 수 있고 다 읽은 후 내용을 가지고 퀴즈놀이를 해봤는데 무척 재미있어하고 흥미로워했다. 관련 용어가 마지막 장에 정리되어 있기에 용어가 낯선 아이들에게 한결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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