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어린, 어린왕자 - 어느새 어른이 되고 만 우리에게, 별에서 온 편지
어린왕자 지음, 오차(이영아) 그림 / 프롬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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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에 대한 내 기억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까칠하고 자신만의 생각이 뚜렷하다는 것이 처음 떠오르는 생각이다. 그리고 길들여진다는 단어도 떠오른다.

어린왕자 이야기를 처음 만난 것은 교과서였다. 당시 국어책에 어린왕자와 여우의 이야기를 통해서였다.

그리고 어른이 돼서 만난 어린왕자의 이야기는 그때와 다른 느낌이 들었다.

아마 어른의 입장에서 어린왕자를 보게 되어서 그런 걸까?

이번에 만난 어린왕자는 기존 어린왕자에서 등장인물이나 성격 등의 이야기는 가지고

왔지만, 조금은 다른 어른이 되어버린 그 시절 친구들에게 어린왕자가 하는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위로가 되는 글도, 친구로서 따끔하게 주는 조언들도 들어있다.

물론 조금은 까칠하고 에둘러서 말할 줄 모르는 어린왕자인지라, 따끔한 이야기가 더 많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 말이 상처가 되기보다는 부끄러움을 일으킨다면 그 이유는 어린왕자이기 때문이 아닐까?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이 있다.

엄마가 되고 나서 아이에게 많이 하게 되는 말이 바로 "~하면 ~해줄게"이다.

당장의 행동을 바로잡기 위해 조건을 걸면서 이야기했던 것이다.

근데 생각해보면 비교만큼이나 이런 말을 싫어했던 것 같다.

하기 싫은 데 보상이 달콤해서 할 수 없이 했었던 경우가 꽤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싫어했던 말을 엄마가 된 지금 내가 하고 있다는 사실... ㅠ

어린왕자가 아니었다면 나 역시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고 넘어갔을 내용이었다.

가끔은 어린 시절 내가 좋았거나 싫었던 것을 써놨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시간이 지나면 그때의 그 감정과 행동들에 대한 생각이 퇴색되기 때문이다.

어린왕자 덕분에 잠깐이나마 그때의 감정과 생각들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종종 이 책의 도움을 받아야겠다.

나는 변하지만 어린왕자는 늘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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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 죽음과 죽어감에 관한 실질적 조언
샐리 티스데일 지음, 박미경 옮김 / 비잉(Being)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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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 그대로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지나면 우리에게는 죽음이라는 단어가 붙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름 앞에 "고(故)"라는 글자가 붙는다.

며칠 전 중견 연기자가 자살을 한 사건이 있었다. 우울증이었다고 하는데, 그녀는 개봉을 앞둔 영화도 있었고, 다음 날 출연하기로 한 연극 무대도 앞두고 있었다.

죽음이 삶 위로 덮이는 순간 더 이상 그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

아마 죽음이라는 단어는 누구에게나 두려운 단어일 것이다.

한편, 누구나 죽지만 나이가 어릴수록 그 단어가 주는 부담감이나 두려움이 적어도 당장은 나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이 책의 소개 글 한 줄이 참 마음에 깊이 와닿았다.

죽음은 절대 IF 가 아니다 그것은 WHEN이다.

그렇다. 죽음은 누구도 비껴갈 수 없다.

하지만 죽음은 언제나 두렵다. 분위기적인 것도 있고, 경험해보지 않은 미래라는 것도,

막연한 두려움이나 죽음 이후의 일들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존재하지만 어느 것도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나 역시 어린 시절부터 죽음에 대한 무서움이 병적이었다.

동네에서 상(喪)이 나면 장례가 끝날 때까지 잠도 못 잤고, 밥도 못 먹었다.

지금이야 장례식장 혹은 병원 장례식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노란색 큰 등을 문 앞에 걸어놓고 집에서 장례를 치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마 내가 처음 경험한 죽음에 대한 기억이 어린 기억에(내 최초의 기억-시신을 본-은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충격적이어서 그런지 죽음은 나이가 든 지금까지도 두려움과 무서움을 동반한다.

이 책 역시 그 죽음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기록되어있다.

요즘 한참 이슈가 되는 연명치료나 존엄사에 대한 부분도 있고, 죽음에 이르는 단계(죽어감, 죽음)에 대한 설명도 있다. 물론 시신에 대한 이야기나 애도에 대한 이야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저자는 직업적으로 죽음을 자주 목도한다. 그럼에도 죽음은 절대로 익숙해지지 않는다.

특히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일수록 그(녀)의 죽음을 인정한다는 것은 정말 고통스럽다.

그럼에도 저자는 이야기한다.

객관적으로 죽음을 이야기하고, 이런 단계를 거친다는 지식적 이야기와 함께 나의 죽음(그리고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에 대해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한다.

또한 결혼이나 삶의 계획처럼 나의 죽음이 어떤 모습이었으면에 대한 이야기도 전한다.

물론 죽음과 가까이 있는 연명치료나 장기기증 혹은 조력사(존엄사)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특이점이라면 작가가 불교도라서 그런지 관점 자체가 불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꽤 되었다.

죽음은 쉽지 않다. 하지만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누구나 무조건 겪어야 할 부분이다.

단지, 그때가 언제일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많이 무거운 주제임에도 꼭 필요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죽음에 대해 한번 즈음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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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딱지 대장 버티 3 - 트림 편 코딱지 대장 버티 3
데이비드 로버츠 그림, 앨런 맥도널드 글, 고정아 옮김 / 아이들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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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딱지에 대한 기억은 누구나 있겠지만, 나 역시 코딱지에 대한 기억이 상당히 오래다.

태어나길 비강이 좁게 태어난 관계로(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 숨쉬기가 불편해서 입으로 숨을 쉬고 콧속 이물질을 다른 사람보다 훨씬 불편하게 느낀단다.

덕분에 코딱지 파기는 습관 아닌 습관이 되어버렸다.

어린 시절은 그 짭짤한 맛(?)을 좋아해서 꽤 오래 먹기도 했던 것 같다.

이런 흑 역사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코딱지 대장 버티의 3권이 드디어 나왔다.

1.2권을 이미 읽어보았기에(https://blog.naver.com/grace83724/221527760212 참고),

물론 장난의 정도가 좀 더 세졌다고 할까?

여전히 버티는 창의적이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무한대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어른들의 눈으로 보자면 지저분하고, 당황스럽고, 때론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지만

아이의 눈으로 보자면 유쾌하고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는 친구일 것이다.

트림에는 작은 이야기가 4개 들어있다.

급식 반찬이 맘에 안 들어서 급식 거부를 외치다 외면받자 강행한 샐러드 업그레이드(?) 이야기,

버티가 좋아하지 않는 누나의 친구의 등장으로 방을 빼앗기게 된 버티가 벌이는 기상천외한 이야기,

그리고 버티만이 만들 수 있는 엄청난 위력의 발명품까지...

이제는 아이의 입장이 아니라 엄마의 입장이라서 그런지, 버티의 행동들에 대해 사실 웃고 넘길 자신이 없긴 하다.

아무래도 어른이 되면 그 상황의 즐거움을 보기보다는 외부의 인식해야 할 눈이 상당하기 때문이겠지만...

그럼에도 버티를 응원한다.

버티이기 때문에 불의하고, 불편하고, 부당한 상황에 대해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기에 말이다.

자신들도 싫어하는 음식을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아닌 척,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강요하는 어른들의 이중적 모습이나, 압수한 간식을 나눠먹으면서 험담을 하는 모습, 친구의 집에 왔으면서도 자신의 집인 양 무례하고 예의 없이 구는 모습, 버티의 의견 존중 없이 일방적인 통보나 강요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이 모든 것에 대해 버티는 괴상한 행동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를 이야기하는 것일 수 있다.

단지 조금 더 기발하고 아이답게 표현한다는 것뿐.

아마 나이가 들수록 버티의 모습이 부담스럽고, 걱정되고, 때론 불쾌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더 틀에 갇히고 아이보다는 어른에 모습이 되었다는 뜻이겠지만 말이다.

여전히 버티는 사랑스럽고, 유쾌하고 말릴 수 없는 아이다.

그 기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어른이 되어서도 유쾌하고 창의적인 사람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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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푸가 - 철학자 김진영의 이별 일기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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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작에는 끝이 있다.

사랑도, 만남도, 연애도, 결혼도 말이다.

끝이 없는 시작이 과연 있을까?

졸혼이나 헤어짐, 이혼 등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인생은 유한하지 않기에 언제가 될지 모를 끝을 향해 하루하루 다가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물론 모든 시작에 끝을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그 끝은 그 모든 때가 지나고 끝을 경험한 후에나 느낄법한 이야기니까 말이다.

어쩌면 인생의 끝을 경험한, 이제는 그리워해야 할 위치에 있는 그의 글인지라 더 끝이 진하게 다가오는 것은 아닐는지...

사랑의 기억은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사랑의 때, 한참 좋을 때를 보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공감할 만한 것이 많다.

여기서 사랑이란 단지 남녀 간의 사랑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우정도, 가족의 사랑도, 호감이나 관심도 모두 포함하는 감정이다.

사실 어려운 내용들도 상당했다.

인용되는 부분도 많고, 철학자의 글이라서 그런지 생각을 하게 하는 깊이 있는 글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그 안에 들어있는 글을 읽다 보면 내가 그동한 했던 많은 끝과 이별의 이야기와 겹쳐지는 것이 많았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여럿이었는데, 그중 여운이 제일 많이 남는 이야기가 있었다.

사랑을 하게 되면 내 존재는 두 개가 된다.

원래의 나와, 너와의 만남으로 인해 너의 영향을 받은 나.

너와의 이별은 그렇게 만들어진 나와의 이별이기도 하기에 네가 떠나고 나면 그 부재의 자리에 두 존재가 남겨진다.

그래서 내게 오래 영향을 미친 사람일수록 그 끝은 더 큰 상실감을 준다.

시간이 흐른 후에 돌아봐도 너에 의해 남겨진 나는 이별을 머금고 있다.

살면서 경험하는 많은 이별과 끝에서 담담해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저 그 감정 그대로 오롯이 안고 참아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은 오랜 상실감을 가진 누군가뿐 아니라 끝을 경험한 누구라도 공감이 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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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만이 뽑은 에어프라이어 맛보장 요리 - 요리 만능키 에어프라이어로 새로운 키친 라이프 시작 700만이 뽑은 요리
만개의 레시피 지음 / 만개의레시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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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못하는 사람이 연장 탓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일을 하려면 어느 정도의 괜찮은 연장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맞는 이야기다.

나도 요리 한번 제대로 해볼까? 좀 더 칼로리 낮은 음식을 먹어볼까?라는 생각으로 한참 에어프라이어가 열풍일 즈음 작은 것을 하나 구입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식은 치킨 데우기나 냉동감자튀김이나 김말이 등을 구워 먹는 정도였다.

근데 주변에서 에어프라이어로 빵까지 굽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실 반신반의했다.

출퇴근 시 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버스 앞에 달려있는 티브이에서 종종 만개의 레시피라는 요리 레시피가 나오는 경우가 있었다.

오늘 뭐 해 먹어야 하지?라는 고민을 달고 사는 주부인지라 레시피가 나오면 종종 보던 책을 덮고 시청할 때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간단하게 요리하는 걸 보고 가끔 한 번씩 해보기도 했다.

그런 만개의 레시피와 에어프라이어가 만난 이 책은 생각보다 볼거리도, 요리할 거리도 상당했다.

우선 대부분의 요리가 에어프라이만 있어도 되는 요리다.

(프라이팬이나 다른 열을 가할 조리도구가 특별히 필요하지 않다.)

또한 각 요리의 테마가 나누어져 있어서 좋았다.

반찬, 술안주, 아이들 간식, 빵, 다이어트, 럭셔리 요리...

에어프라이어를 처음 사용하는 초보자도 따라 할 수 있도록 특징이나 사용법, 청소법이나 계량 법까지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에어프라이어를 처음 써보는 사람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또한 각 레시피에 걸리는 시간이나 분량, 온도나 그밖에 필요한 재료 등이 정말 한눈에

보기 쉽도록 되어 있어서 개인적으로 재료나 시간으로 요리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 나에게는 최적화된 책이었다.

그리고 레시피가 사진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따라 하기 수월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서비스 탭이 있었는데...

곁들여 먹으면 좋을 무침이나 장아찌가 별도로 나와있어서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다.

느끼해질 수 있는 음식과 조화도 잘 맞았고, 무엇보다 생각보다 간편하지만 오래 보관할 수 있어서 반찬 걱정도 덜 수 있다는 점이 참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 인덱스(색인)가 있어서 요리 이름으로 찾기도 수월했다.

대부분 에어프라이어는 튀긴 음식을 데우는 정도로만 활용을 하는데, 이 책에서는 반조리 제품뿐 아니라 실제 1차 요리도구로 사용할 수 있어서 참 흥미로웠다.

잘 활용하면 여러 가지 조리도구의 역할을 한 번에 할 수 있는(가스레인지, 오븐, 전자레인지, 토스터...) 효자 제품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참고로 웬만한 요리(고기 요리 등)를 하려면 조금 큰 단위에 에어프라이어가 필요한 것 같고(나는 2.3l 짜리를 구매했었는데, 미니 김말이 6개 넣으니 바닥이 꽉 차서 결국 좀 더 큰 에어프라이어를 구매했다.), 종이 포일은 모든 요리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도구이기에 하나 비치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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