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딱지 대장 버티 3 - 트림 편 코딱지 대장 버티 3
데이비드 로버츠 그림, 앨런 맥도널드 글, 고정아 옮김 / 아이들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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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딱지에 대한 기억은 누구나 있겠지만, 나 역시 코딱지에 대한 기억이 상당히 오래다.

태어나길 비강이 좁게 태어난 관계로(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 숨쉬기가 불편해서 입으로 숨을 쉬고 콧속 이물질을 다른 사람보다 훨씬 불편하게 느낀단다.

덕분에 코딱지 파기는 습관 아닌 습관이 되어버렸다.

어린 시절은 그 짭짤한 맛(?)을 좋아해서 꽤 오래 먹기도 했던 것 같다.

이런 흑 역사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코딱지 대장 버티의 3권이 드디어 나왔다.

1.2권을 이미 읽어보았기에(https://blog.naver.com/grace83724/221527760212 참고),

물론 장난의 정도가 좀 더 세졌다고 할까?

여전히 버티는 창의적이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무한대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어른들의 눈으로 보자면 지저분하고, 당황스럽고, 때론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지만

아이의 눈으로 보자면 유쾌하고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는 친구일 것이다.

트림에는 작은 이야기가 4개 들어있다.

급식 반찬이 맘에 안 들어서 급식 거부를 외치다 외면받자 강행한 샐러드 업그레이드(?) 이야기,

버티가 좋아하지 않는 누나의 친구의 등장으로 방을 빼앗기게 된 버티가 벌이는 기상천외한 이야기,

그리고 버티만이 만들 수 있는 엄청난 위력의 발명품까지...

이제는 아이의 입장이 아니라 엄마의 입장이라서 그런지, 버티의 행동들에 대해 사실 웃고 넘길 자신이 없긴 하다.

아무래도 어른이 되면 그 상황의 즐거움을 보기보다는 외부의 인식해야 할 눈이 상당하기 때문이겠지만...

그럼에도 버티를 응원한다.

버티이기 때문에 불의하고, 불편하고, 부당한 상황에 대해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기에 말이다.

자신들도 싫어하는 음식을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아닌 척,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강요하는 어른들의 이중적 모습이나, 압수한 간식을 나눠먹으면서 험담을 하는 모습, 친구의 집에 왔으면서도 자신의 집인 양 무례하고 예의 없이 구는 모습, 버티의 의견 존중 없이 일방적인 통보나 강요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이 모든 것에 대해 버티는 괴상한 행동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를 이야기하는 것일 수 있다.

단지 조금 더 기발하고 아이답게 표현한다는 것뿐.

아마 나이가 들수록 버티의 모습이 부담스럽고, 걱정되고, 때론 불쾌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더 틀에 갇히고 아이보다는 어른에 모습이 되었다는 뜻이겠지만 말이다.

여전히 버티는 사랑스럽고, 유쾌하고 말릴 수 없는 아이다.

그 기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어른이 되어서도 유쾌하고 창의적인 사람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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