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워터 레인 아르테 오리지널 30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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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으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세상에나....! 여러 가지 감정이 오고 간다. 우선 다행이라는 것과, 그동안의 시간 동안 혼자 마음고생을 한 캐시가 너무 안타깝기도 했고, 배신감.... 하....!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캐시는 남편 매튜에게 전화를 한다. 매튜가 편두통이 심해 누워있다는 말에 캐시는 지름길인 블랙워터 길 숲을 통과해서 가겠다고 하지만, 매튜는 위험한 숲길로 운전하는 것을 만류한다. 하지만 비바람까지 일자 캐시는 조금이라도 집에 빨리 도착하고자 블랙워터로 들어선다. 집 가까이 왔을 때 반대편에 서 있는 자동차를 마주한다. 좁을 갓길에 비딱하게 서있는데다, 어두운 길에서 비상등조차 켜지 않고 서 있는 운전자를 째려보는 캐시. 차 안에는 여자가 타고 있었다. 혹시 고장이 난 게 아닌가 싶긴 했지만, 비도 많이 오고 귀찮기도 해서 캐시는 그냥 그 자리를 지나친다.

다음날 아침, 뉴스를 보고 캐시는 경악한다. 자신이 지난밤 지나온 블랙워터에서 한 여자가 숨진 채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캐시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서 있는 그 차로 다가가서 여자의 상태를 확인했다면, 그녀는 죽지 않았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친구 수지의 40번째 생일파티가 열리기로 한 날. 절친인 레이첼 바레토로 부터 피해자가 제인 월터스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제인은 수지와 레이첼과 핀츨레이커스라는 회사에 같이 근무하는 동료였다. 문제는, 제인이 얼마 전 사귄 캐시의 친구였다는 사실이다. 레이첼 회사 파티에 초대된 캐시는 우연히 제인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번호를 주고받은 둘은 얼마 후같이 식사를 하게 된다. 오랜만에 마음이 잘 맞는 친구를 만났다는 사실에 캐시는 제인과의 다음 만남을 기다렸는데, 제인이 피해자라니... 캐시의 죄책감은 더욱 커져간다.

한편, 제인은 얼마 전부터 자신의 기억력이 이상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레이철과 함께 수지의 생일선물로 사기로 했던 물건은 물론, 매튜의 출장 이야기도 까먹는다. 앤디와 한나 부부와 바비큐 파티를 하기로 한 약속도 기억하지 못한다. 사실 제인의 엄마는 젊은 나이에 치매 판정을 받고 투병을 하다 세상을 떠났다. 제인 역시 그런 엄마를 봤기에, 혹시 유전적으로 자신도 엄마처럼 치매에 걸린 건 아닐까 불안해진다. 그런 와중에 제인 사건의 장소에서 캐시의 집이 5분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과 범인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것, 얼마 전부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는 것 등은 캐시를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누군가 자신을 훔쳐보고 있고, 닫은 창문이 열려있는 것 등 석연치 않은 불안함 속에 매튜마저 며칠 일정으로 출장을 가자 캐시는 극로도 불안해져서 결국 호텔로 향한다. 그날은 레이철과 만나기로 약속을 한 날이었는데, 그조차도 깜박했다는 사실에 캐시는 더 좌절감을 느낀다. 그리고 매튜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오는데, 보안 업체와 계약을 하고 설치하기로 한 날 집을 비웠다는 사실을 듣고 경악한다. 분명 남편과 상의하겠다고 이야기했었는데 말이다. 문제는 계약서에 캐시의 필체와 동일한 사인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기억력에 대해 점점 불안을 느끼는 캐시는 약의 도움을 받게 되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간다. 그러던 중, 캐시의 집 창고에서 제인이 살해되었던 칼과 동일한 칼이 발견되는데...

집안 내력도 있고, 벌어지는 상황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캐시를 보고 솔직히 모든 상황들이 의심스러웠다. 블랙워터 길에서 벌어진 제인 사건조차 과연 캐시의 기억이 제대로 된 것일까 의심스럽기도 했다. 거기다가 제인이 살해되기 전, 캐시가 그 길을 지났다는 사실을 범인을 알고 있을 것 같다는 상황이 캐시의 눈을 통해 여러 정황들을 통해 보이면서 의심을 넘어 불안감까지 이어졌던 것 같다. 마지막을 앞두고 팽팽하게 당겨졌던 서사가 확 풀려나간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물론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큰 반전을 마주해야 하는데, 이 또한 책을 읽으며 캐시와 동일한 감정을 품었던 독자들에게 캐시만큼이나 큰 상처가 될 것 같기도 하다. 만약, 캐시가 제인의 차로 다가갔다면 이야기를 달라졌을까? 물론 달라질 수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 배신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없지만, 이미 그렇게 마음을 먹었다면 설령 상황이 바뀌었다고 해도 언젠가는 또 벌어질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슬프다. 꽤 오랜 시간을 함께했던 가족과 같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가스라이팅의 무서움이, 지속적인 가스라이팅이 한 사람을 어떻게 바보로 만드는지 읽고 나면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참고로 이 책은 브레이크 다운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책의 리커버 작품으로, 제목만 브레이크 다운에서 블랙 워터 레인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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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좀 그만 버려라
강철수 지음 / 행복에너지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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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마당 있는 집에 살면서 이사를 하기 전까지 개를 키웠다. 그래봤자 몇 마리 되지 않긴 하지만, 기억에 남는 개는 아무래도 첫정이 든 레이디와 이사를 하면서 시골로 보낸 뽀삐와 다롱이다. 도사견이라고 불리는 강아지 한 마리를 외가에서 얻어와 키웠다. 원체 큰 개였던 터라, 결국 엄마는 개를 팔았다. 개를 팔고 나서 동생과 나는 밥도 안 먹고 개를 찾아오라고 엉엉 울었다. 두 자매의 울음에 엄마도 같이 울다 연락을 했지만, 레이디는 이미 떠나고 없었다. 뽀삐는 큰 아빠네 개였는데, 아파트에서 키울 수가 없어서 우리 집으로 왔고, 다롱이는 태어난 지 8일밖에 안된 강아지가 감기에 걸려서 죽을 것 같다고 하셨는데 엄마가 살려보겠다고 데리고 왔다. 그리고 건강하게 잘 자랐다. 집을 재건축하게 되어 뽀삐와 다롱이는 작은아버지의 차에 실려 친할아버지 댁으로 갔다. 명절 때마다 내려가서 뽀삐와 다롱이를 만났는데, 어느 해인가 내려갔더니 보이지 않았다. 다롱이는(생긴 것도 잘생기고, 엄청 똑똑했다.) 늘 강둑으로 해서 반대편으로 건너갔는데, 그날따라 횡단보도도 없는 찻길을 지나다 교통사고가 나서 죽었다고 하고, 뽀삐는 아는 집에 팔았다고 하셨다. 그 이후 반려동물을 키우지는 않지만, 한 번씩 생각이 난다.

이 책의 화자는 유기견이다. 이장 할아버지 댁에서 태어난 8마리 중 용돈벌이를 하라고 동네 할머니에게 준 강아지 3마리 중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아이가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이다. 꼬마가 사 갔지만, 엄마에게 꾸중을 듣고 택배아저씨에게 개를 판다. 택배아저씨와 잘 살았으면 좋았을 것을, 그놈의 호기심이 문제다. 조금 열린 문 사이로 밖으로 나온 개는 동네 고양이에게 큰 봉변을 당해 부상을 입고 보호소로 간다. 하지만 개도 외모를 본다고, 우리의 개는 인기가 없었다. 이런저런 주인들을 만나지만, 자의로 때론 타의로 그곳을 뛰쳐나온다. 주사가 심한 아가씨, 소령 출신 할아버지, 대학생 남자 등 여러 주인을 거치며 개는 마치 삶의 경험을 쌓아가듯 상황들을 잘 모면한다. 이 개의 특징 중 하나가 사람들의 말을 잘 알아듣는다는 것이다. 물론 알아듣긴 하지만, 의사소통이 되는 건 아니다.

개의 입장에서 쓰인 책이라서 그런지, 개가 주인들을 평가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도저히 버티지 못할 것 같으면 개는 미련 없이 그곳을 떠난다. 생의 시작이 유기견이었던 터라, 전전긍긍하지 않는다. 마치 자기 힘으로 삶을 개척하는 듯한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개 팔자가 상팔자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개들이 더 많다는 사실. 특히 책에 등장했던 한 가족 이야기는 화가 날 정도였다. 그렇게 좋다고 키우던 어느 날, 개를 버리기 위해 길을 나선다. 이미 집에서부터 밥도 제대로 못 얻어먹고, 서로 핑계만 대던 가족이었기에 그럴 수밖에 없다 싶긴 하지만 그래도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낸 생명을 그렇게 쓰레기 버리듯 버리는 건 너무한 거 아닌가? 백구처럼 돌아올까 봐 그런지, 주인들은 무인도 같은 섬에 개를 버리기도 하고, 먼 곳까지 가서 개를 두고 오기도 한다. 집에서 자란 개들은 그러다 보니 로드킬을 당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주인공 개는 그런 면에서 참 성숙(?) 하다고 해야 할까? 버리는 것 까지는 이해하는데, 제발 밥이라도 제대로 얻어먹게 사람들이 좀 사는 곳에 버려달라는 하소연은 씁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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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본 것 - 나는 유해 게시물 삭제자입니다
하나 베르부츠 지음, 유수아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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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런 농담을 즐긴다는 게 무척 아이러니한 일이라는 것도 아주 잘 알고 있고요.

플랫폼에서 이런 단어들을 삭제하느라 온종일 시달리는 상황에서 말이에요.

하지만 우리가 이런 농담에 웃어대는 건 무슨 도덕적 비판이라기보다

금지된 것을 갖고 노는 희열에 더 가까웠어요.

어쩌면 우리가 얼마나 강하고 회복력이 좋은지를

우리 자신과 서로에게 증명하는 방법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p. 57

서비스직 종사자의 스트레스가 사회문제가 된 지 상당히 오래되었다. 이제는 웬만한 콜센터에 전화를 하게 되면, 직원 보호 조치에 관한 멘트가 들려오고 녹음이 되는 경우도 상당수다. 그럼에도 언어폭력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서비스직 종사자는 여전히 많다. 여기에 유해 게시물에 대한 문제에서 우리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인기 연예인들이 서울의 한 장소에서 벌인 버닝썬 게이트를 비롯하여, 불법 촬영물을 버젓이 공유된 웹사이트에 올리는 등의 문제 등은 이미 사회 문제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무분별하게 퍼져 나가는 유해 게시물에서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원본만 지운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순식간에 리트윗 하고 퍼져나가는 영상들 때문에 결국 자살을 택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낯설지 않다. 이 책의 소제목을 읽고 사실 처음 든 생각은 '다행이다.'였다. 적어도 유해 게시물을 삭제하는 일을 하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나아가 유해 게시물은 어느 누가 봐도 유해한 영상들일 텐데, 그 영상을 삭제하기 위해서는 영상을 볼 수밖에 없고, 그런 영상에 장시간 노출되는 직업을 가진 그들 또한 앞에서 언급한 서비스직 종사자처럼 크나큰 스트레스와 트라우마에 시달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까지 미치게 되었다.

책 안에는 화자이자 주인공인 케일리는 대규모 플랫폼의 하청업체인 헥사에서 근무한다. 케일리가 하는 일은, 유해 게시물을 보고 판단하여 삭제와 유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이 일을 택한 이유는, 흥청망청 돈을 써대는 애인 때문에 생긴 빚을 청산하기 위해서였다. 기존에 하던 직장에 비해 더 많은 보수를 주었기에 케일리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처음 면접을 보고, 업무능력을 평가하는 자리에서 다행히 케일리는 합격하게 된다. 하지만 일을 할수록, 케일리와 동료들은 각종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일일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화장실에 가는 것도 쉽지 않다. 자리에서 일어나면 초시계가 작동할 정도니 말이다. 물론 그들이 평가한 정확도는 97% 이상이 되어야 했다.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행동을 하는 직원들이 생겼다. 케일리의 동료 중에 로베르트는 감수 팀원인 제이미에게 테이저건을 겨눌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했다. 문제는 단지 스트레스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일상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었다. 중독자 수준으로 끔찍하고 잔인한 영상에 노출된 직원들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판단조차 쉽지 않고, 잔인한 상황들에 대해 잔인하다고 느낄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진짜 끔찍한 것은 유해 게시물을 유해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 아닐까?

케일리는 변호사인 스티틱에게 자신이 헥사에 근무하며 보고 느꼈던 부분을 전달하는데, 스티틱 말고도 케일리의 주변 인물들은 이 책에 제목과 같은 질문을 수시로 던졌다. 그녀가 그곳에서 무엇을 보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어찌 보면 헥사라는 회사의 부당함을 고발하는 것 같지만, 그런 영상을 아무렇지 않게 찍어올리는 사람들의 문제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처음부터 그런 유해 게시물을 올리지 않았다면 케일리와 동료들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책 안에는 다양한 유해 게시물에 대한 언급이 등장한다. 차마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영상들은 글로 읽는 나 역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소설임에도, 실제적인 이야기들 안에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소설 속 상황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며 환기를 시킨다. 그리고 생각할 여지를 던진다. 과연 그들이 본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들은 다시 평범한 일상을 살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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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의 배신 - 원치 않는 집중을 끊어내는 몰입 혁명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23
한덕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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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은 여행의 끝을 의미하지만,

몰입은 여정의 시작이다.

꾸준히 읽는 시리즈 중 하나는 인생명강이다. 벌써 23번째 만난, 인생명강의 핵심 키워드는 집중력이다. 이미 다른 책을 통해 만난 적이 있는 저자인지라, 이번에도 어렵지 않으면서 흥미롭게 책을 이끌어가는 위트가 대단하다. 덕분에 흥미롭게 책을 읽어나갔다. 집중력이란 무엇일까? 단지 의자에 엉덩이를 오래 붙이고 않는 게 집중력을 의미할까? 그렇다면 10시간 넘게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마주했을 때, 그들 역시 집중력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저자는 단연코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집중력은 좋아하는 것이 아닌, 싫어하는 것에도 끈기 있게 해낼 수 있는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오래 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문제는, 싫어하는 것에도 그런 끈기를 발휘할 수 있느냐다. 그러면서 몰입과 중독, 집중력과 충동성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해 준다. 사실 몰입과 중독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알다시피 중독은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비해, 몰입은 의미가 긍정적이다. 중독과 몰입의 이미지가 다른 이유는, 중독의 경우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하지만 그 결과가 상당히 부정적이고, 시작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반면, 몰입은 에너지와 시간을 투자해서 투자 전보다 더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낸다. 물론 포커스가 어디냐에 따라 몰입이 아닌 중독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한다. 그 밖에도 책에는 세 가지 유형의 폐인에 대한 이야기와 ADHD, 우울증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사실 학부모라면 내 아이의 집중력에 관심이 많은데, 바로 도파민과 연계하여 게임처럼 재미있게 공부를 할 수 있는 이야기도 등장한다. 아무래도 중독하면 떠오르는 여러 가지 중 하나가 게임이 아닐까 싶다. 특히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 중에는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10여 시간씩 게임을 하는 소위 게임폐인인 아이가 뛰어난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을까? 저자는 안타깝게도 그런 경우를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바로 게임폐인인 아이의 뇌와 프로그래머의 뇌를 비교했을 때 차이가 있다고 한다. 그 밖에도 뇌를 활성화시키는 방법, 뇌의 발달과 관련된 부분도 흥미로웠다.

집중력은 결국 결과로 나타나야 한다. 집중하기 전보다 더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그 변화가 과거에 비해 더 성장해야 한다는 사실 말이다. 특히 나이가 든다고 뇌가 퇴화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변화된다고 한다.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려 할 때, 가장 나쁜 것은 과부하라고 한다.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생각의 전환이 여러 부분에서 일어났던 것 같다. 특히 성공과 실패에 대한 저자의 정의는 충분히 상황을 환기시킬만한 내용이어서 기억하고 싶다.

결국 성공이란 시작이 되는 어떤 원인이 있고

이 시작이 목표를 향해 중간 점검을 반복하면서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실패란 무엇일까?

중간에 있는 목표가 사라지거나 길을 잃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실패란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잠깐 멈추거나 시도를 반복하는 목표 달성 과정의 하나로 봐야 한다.


결국 성공이란 시작이 되는 어떤 원인이 있고

이 시작이 목표를 향해 중간 점검을 반복하면서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실패란 무엇일까?

중간에 있는 목표가 사라지거나 길을 잃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실패란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잠깐 멈추거나 시도를 반복하는 목표 달성 과정의 하나로 봐야 한다.

중독은 여행의 끝을 의미하지만,

몰입은 여정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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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단장해드립니다, 챠밍 미용실
사마란 지음 / 고블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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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오컬트나 호러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끌렸던 이유는 무엇일까? 제목만큼이나 흥미로웠고, 개개인의 사정과 상황들이 적절히 섞여있는데다가 우리나라 사람만 느낄 수 있는 감정선이 얽혀있어서 꽤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의 배경은 서울 인근에 위치한 현월동이다. 서울 근교인지라, 서울의 재개발 붐은 이곳까지 영향을 미쳐서 외국인 노동자 등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살던 이곳도 재개발 붐이 일어나고 집값이 치솟기 시작한다. 하지만 현월동 중에서도 낙후된 건물인지라, 그나마 시세가 비싼 편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집값이 오르는 추세인지라 챠밍 미용실에까지 월세를 20만 원 올라달라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이 소식에 한숨을 내쉬는 챠밍미용실 원장.

사실 차밍 미용실은 좀 독특하다. 낮에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머리를 손질해 주는 이곳은, 밤이 되면 간판에 불빛이 들어오며 죽은 자들을 위한 미용실이 된다. 이곳의 손님들은 망자들로, 그들을 떠올리거나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때론 과거의 모습으로, 때로는 본인이 원하는 모습으로 단장하여 꿈으로 그들을 찾아간다. 물론 모두가 죽은 누군가를 그리워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영일 슈퍼 할머니의 경우는 남긴 유산을 가지고 싸우는 아들들의 성화로 그들을 찾아가기 위해 챠밍 미용실을 찾았기 때문이다.

물론 미용실을 찾는 망자들은 사람뿐 아니라 동물도 있다. 바로 해피가 그 주인공이다.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덫에 걸려 한쪽 다리가 잘린 해피는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길을 가다 불이 밝혀진 곳으로 향했고, 그곳이 바로 챠밍 미용실이었다. 챠밍미용실 원장(대부분 그녀를 챠밍이라 부른다.)은 송아지만 한 해피를 보고 깜짝 놀라 도깨비를 호출한다.(이 둘은 무슨 관계일까? 책을 읽고 나면 알게 된다.) 그리고 마음이 약한 챠밍은 미용실을 찾는 손님들의 딱한 사연을 듣고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오지랖(?)을 가졌기 때문에, 해피의 소원을 들어주고자 판(챠밍과 도깨비의 사용자(?)라 볼 수 있다.)까지 소환하게 된다. 해피는 어린 시절 수연이와 행복했던 당시(꿈)로 돌아가 수연을 만나고 싶다. 하지만 살아있는 사람이 그리워하고 기억해야 꿈에서라도 만날 수 있는 법인데, 수연이는 해피에 대한 기억이 부모 때문에 왜곡되어 있어서 해피를 기억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실 실제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수연이와 해피는 정말 친하게 지냈지만 몸이 커지는 해피를 키우기 힘들었던 수연의 부모는 해피를 유기한다. 해피를 찾아오라고 우는 수연에게 작은 강아지를 해피인 것처럼 말해서(당시 수연이는 4살이었기에 가능했다.) 새로운 강아지를 키우게 한다.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해피가 상처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인지라 챠밍과 도깨비는 고민이 되지만, 결국 해피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다.

챠밍 미용실 외에 또 하나의 장소는 바로 챠밍 미용실이 자리한 건물인 펠리치따 오피스텔이다. 낡은 오피스텔에 세 들어 살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또 다른 축을 차지하고 있다. 201호에 이사 오게 되는 의명 역시 그중 한 사람인데, 의명은 남다른 데가 있었다. 바로 죽은 사람을 감지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의명의 이야기와 도깨비, 챠밍의 이야기가 어우러지면서 여러 이야기가 등장한다. 과거에도 현재처럼 미용업에 종사했던 챠밍의 과거(참잉) 이야기와 왜 챠밍과 도깨비가 앙숙 아닌 앙숙의 관계가 되었는지도 드러난다. 사람보다 더한 중노동에 시달리면서, 차라리 죽기를 원하는 챠밍은 500년 동안 판과 강제 계약을 맺고 있는데 그에 얽힌 사연은 과연 무엇일까? 흥미로운 챠밍 미용실. 후속작이 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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