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es We Tell Ourselves: How to Face the Truth, Accept Yourself, and Create a Better Life (Paperback)
Jon Frederickson / Seven Leaves Press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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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고 말한 날, 가슴이 먼저 그 말을 거부한 적이 있으신가요?

이별 뒤에 “나는 이미 정리했어”라고 말하며 일에만 몰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쁘게 지내면 아픔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마음 한쪽은 계속 무겁습니다.

저자인 존 프레데릭슨은 대장간에서 일하던 소년에서 음악가를 거쳐 심리치료사가 되었습니다. 워싱턴 정신의학 학교에서 후학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이 바라는 모습에 매달리는 이유를 심리치료의 실제 사례를 통해 살펴봅니다.


1. 우리는 왜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할까?

아픈 감정을 피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삶에서 고통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고통을 마주하지 않으려고 만들어 낸 거짓말은 우리를 더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을 보호하는 방패처럼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현실을 보지 못하게 가로막는 벽이 됩니다.

흥미로운 대목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어딘가 고장 났다고 느끼며 도움을 구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가 반드시 고장 난 존재인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오히려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하는 환상과 자기기만이 고통을 키우고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책에 등장하는 한 어머니의 이야기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그녀는 자폐가 있는 아들이 평범한 아이가 되기를 오랫동안 바랐습니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자신이 바라는 아들의 모습과 실제 아들을 구분하고, 아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마음에 깊은 안도감이 찾아옵니다. 아들이 달라져서가 아니라, 아들이 달라져야 한다는 자신의 바람을 내려놓았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현실과 환상 사이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고통도 커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불안과 우울 역시 무조건 없애야 할 감정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가 외면해 온 마음을 돌아보게 하는 신호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약물 문제에서 회복 중이던 한 여성의 사례도 인상적입니다. 그녀는 죄책감과 수치심, 슬픔을 오랫동안 피해 왔습니다. 상담에서 그 감정을 따라가자 아이들을 돌보고 싶다는 마음이 드러났습니다. 고통 아래에는 자신이 외면했던 사랑과 소망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2. 거짓말은 어떤 모습으로 숨어 있을까?

책에서 자기기만이 여러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합니다. 그중 눈여겨볼 만한 세 가지는 도피, 투사, 가면입니다.

1) 도피: 감정을 느끼지 않으려는 마음

일에 지나치게 몰두하거나 술과 오락에 의존하는 행동은 때로 불편한 감정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 됩니다. 물론 일이나 취미 자체가 문제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바쁘게 지내지 않으면 견디기 어려운 감정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슬픔을 외면한다고 상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표현하지 못한 감정은 다른 방식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2) 투사: 내 감정을 타인에게 돌리는 마음

누군가의 행동이 유난히 못마땅하거나 특정한 사람에게 강한 분노를 느낄 때가 있습니다. 저자는 그 감정을 상대에게만 돌리기 전에 자신의 마음도 살펴보라고 권합니다. 내가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모습이 내 안에도 있는지, 혹은 과거의 상처가 지금의 관계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 돌아보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상대의 잘못까지 모두 내 책임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타인의 행동과 내 감정을 구분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3) 가면: 완벽한 나를 지키려는 마음

책에는 남편과 직원의 피드백에 분노로 반응하는 건축가가 등장합니다. 그녀는 완벽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지키느라 비판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합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순간 지금까지 쌓아 온 모습이 무너질 것처럼 느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가면이 진정한 관계를 가로막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는 모습만 지키다 보면 상대가 실제의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기회도 줄어듭니다.

4장의 제목은 '죽기 전에 죽어라(Die Before You Die)'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죽음은 육체의 죽음이 아니라 자신이 붙잡고 있던 환상과 가면을 내려놓는 일에 가깝습니다. 파혼의 상처를 안고 온 한 환자가 깨진 약혼에 상징적인 장례식을 치르는 장면은, 잃어버린 관계뿐 아니라 그 관계에 걸었던 기대까지 떠나보내는 과정으로 읽힙니다.


3. 진실을 마주하면 달라지는 것들

자신의 거짓말을 알아차린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한순간에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현실을 바라보는 태도는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첫째, 관계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됩니다. 상대가 내가 기대한 모습과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이상적인 모습에 맞추려는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관계에서 생기는 실망과 분노를 무조건 상대의 탓으로 돌리기보다, 내가 무엇을 기대했는지도 돌아보게 됩니다.

둘째,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다른 사람의 기대를 충족시키느라 늘 '예'라고 대답했다면, 때로는 '아니요'라고 말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타인의 요구를 거절하는 순간 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분명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모든 질문에 서둘러 답을 내리지 않게 됩니다. 불편한 감정을 느끼자마자 없애려 하거나 모든 상황을 이해하려고 애쓰기보다, 아직 답을 찾지 못한 상태를 견디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당장 해결책을 찾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부터 변화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책의 접근을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감정을 마주하는 속도와 방법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고통스러운 기억을 억지로 파헤치기보다 현재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천천히 살펴보는 편이 좋습니다. 감정이 일상생활을 크게 방해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우리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괜찮은 척하고, 불편한 감정을 외면하며, 때로는 완벽한 모습 뒤에 자신을 숨깁니다. 하지만 그렇게 피한다고 해서 마음속의 아픔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책은 자신을 탓하기보다 그동안 외면해 온 감정과 마주하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는 책입니다.

늘 괜찮은 사람일 필요는 없습니다. 슬프면 슬프다고, 아직 아프다면 아프다고 인정해도 됩니다. 어쩌면 진정한 변화는 모든 것을 극복하는 순간이 아니라, 괜찮지 않은 나를 더 이상 외면하지 않는 순간부터 시작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이 반복해서 피하는 감정과 관계의 패턴을 돌아보고 싶은 분, 늘 괜찮은 척하느라 지친 분, 그리고 자신과 타인을 조금 더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싶은 분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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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ity (Paperback) - 콜린 후버『베러티』원서/<베러티> 영화 원작
Grand Central Publishing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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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싶었는데, 왜 저는 새벽까지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을까요?

누군가의 고백을 읽고 그것이 진실이라고 확신한 적이 있으신가요?

잠시 생각해 보셨다면, 이 책을 펼칠 준비가 된 것입니다.

로맨스 소설로 이름을 알린 콜린 후버가 선보인 《베러티(Verity)》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미완성 원고를 대신 쓰게 된 무명 작가가 저택에 숨겨진 비밀 원고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심리 스릴러입니다.

귀신이나 괴물 대신 사람의 마음속에 숨겨진 어두운 면을 파고드는 이 작품은 '기록된 진실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독자를 끌고 갑니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인물의 말과 행동을 의심하고, 내가 믿고 있는 것이 정말 진실인지 되묻게 됩니다.

주인공 로웬 애슐리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무명 작가입니다. 그러던 중 교통사고로 활동이 어려워진 베스트셀러 작가 베러티 크로퍼드의 남은 시리즈를 대신 집필해 달라는 제안을 받습니다. 자료를 조사하기 위해 로웬은 베러티의 가족이 사는 저택으로 향합니다. 그곳에는 사고 이후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는 베러티와 그녀의 남편 제레미가 있습니다. 제레미는 연이은 비극 속에서도 가족을 지키려는 다정한 사람으로 보이고, 로웬은 그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로웬은 집 안에서 베러티가 외부에 공개할 목적으로 쓰지 않은 자서전 원고를 발견합니다. 그 안에는 가족에 관한 충격적인 고백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문제는 원고의 내용이 너무나 생생하다는 것입니다. 마치 베러티의 내면을 직접 들여다보는 듯하지만, 그 고백을 사실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원고 속 이야기와 눈앞에 펼쳐지는 현실 사이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간극이 존재합니다.

로웬은 점점 더 깊은 혼란에 빠집니다. 제레미를 향한 마음이 커질수록 자신이 발견한 비밀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고민하게 됩니다. 진실을 밝혀야 할까요, 아니면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침묵해야 할까요?

이처럼 이 작품은 단순히 비밀을 밝혀내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인물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작품입니다.


진짜 공포는 사람의 마음에서 나온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초자연적인 현상 없이도 불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는 것입니다. 낯선 저택, 침묵하는 인물, 설명되지 않는 행동, 그리고 누군가의 손으로 기록된 고백이 긴장감을 쌓아 갑니다.

특히 말할 수 없는 존재와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관계가 만들어 내는 불안이 흥미롭습니다. 겉으로는 다정하고 평온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독자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누구를 의심해야 하는지는 쉽게 판단할 수 없습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강력한 장치는 바로 기록입니다. 글로 남겨진 이야기는 구체적이고 생생할수록 사실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글을 쓴 사람이 진실만을 이야기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기억을 왜곡할 수 있고, 누군가는 타인을 속이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독자는 원고를 읽으며 베러티의 진심을 추측하지만, 동시에 그 고백을 믿어도 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됩니다. 진실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의심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이 책은 독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일부 장면에는 성적 묘사와 폭력적이고 불편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가벼운 분위기의 스릴러를 기대한다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에 민감하다면 미리 고려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럼에도 인물의 심리와 반전, 그리고 진실을 둘러싼 의심이 맞물리는 전개는 강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책을 잠시 내려놓으려다가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다시 펼치게 만드는, 이른바 페이지터너의 매력을 지닌 작품입니다.

읽기 전과 읽은 후, 스스로에게 던져 볼 질문

책을 읽기 전에는 다음 질문을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나는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털어놓으면 쉽게 믿는 편일까요, 아니면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편일까요? 그리고 선과 악이 분명하지 않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심리 스릴러에도 몰입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들은 책을 읽는 동안 인물들을 바라보는 나만의 기준이 되어 줍니다.

책을 덮은 뒤에는 조금 더 복잡한 질문들이 남습니다.

첫째, 아무리 생생하게 기록된 고백이라도 그것을 완전한 진실이라고 믿을 수 있을까요? 우리는 구체적인 묘사와 솔직해 보이는 문장에 쉽게 설득됩니다. 하지만 생생함과 진실성은 반드시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둘째,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집착과 자기기만은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을까요? 작품 속 인물들은 각자의 욕망과 두려움에 따라 행동합니다. 그들의 선택을 따라가다 보면 사랑이 언제든 소유욕이나 자기합리화와 뒤섞일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됩니다.

셋째, 내가 믿고 싶은 이야기를 진실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사람은 때로 복잡한 사실보다 자신이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를 선호합니다. 누군가를 좋은 사람이라고 믿고 싶다면 그의 행동을 유리하게 해석하고, 반대로 의심하기 시작하면 모든 행동에서 수상한 점을 찾기도 합니다.

저는 이 마지막 질문이 가장 서늘한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실을 알아내는 일만큼이나 내가 무엇을 믿고 싶어 하는지 돌아보는 일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은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만큼이나 진실을 믿는 우리의 태도를 돌아보게 하는 소설입니다. 한 편의 고백이 독자의 판단을 흔들고, 인물의 다정한 모습마저 다른 의미로 해석하게 만듭니다.

읽는 동안에는 누구를 믿어야 할지 고민하게 되고, 책을 덮은 뒤에는 내가 내린 판단이 과연 옳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쉽게 하나의 결론으로 정리되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모든 의문에 명쾌한 답을 얻어야 만족하는 독자보다는,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여러 가능성을 떠올리고 스스로 해석하는 과정을 즐기는 독자에게 잘 어울립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 책을 읽는다면 누구의 이야기를 믿게 될까요?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뒤에도 처음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까요?

이 작품은 바로 그 확신을 흔들어 놓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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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 of Noticing : Rediscover What Really Matters to You (Hardcover)
롭 워커 / Ebury Publishing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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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걷던 길인데, 왜 저는 아무것도 못 봤을까요?

어제 출근길에 본 것을 딱 세 가지만 떠올려 보세요.

무엇이었는지 바로 생각나지 않으셨다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매일 눈을 뜨고 주변을 바라보며 살아가지만, 정작 세상을 제대로 보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늘 지나던 길, 매일 마주치는 사람, 익숙한 소리와 풍경은 너무 당연해서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져버립니다.

롭 워커의 『The Art of Noticing』은 바로 이 ‘보지만 보지 못하는’ 일상​에 질문을 던지는 책입니다. 저자는 거창한 명상이나 특별한 여행을 권하지 않습니다. 대신 평범한 하루 속에서 잠시 멈춰 주변을 바라보고, 듣고, 느끼고, 낯선 방식으로 관찰해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방법을 131가지 작은 관찰 실험으로 제시합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어쩌면 새로운 것을 보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미 보고 있었지만 놓치고 있던 것들을 다시 발견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1. 정해 두면 보입니다

롭 워커는 『뉴욕타임스』 등에 글을 써 온 저널리스트입니다. 소비와 문화, 일상의 사소한 디테일을 오래 관찰해 온 사람입니다. 이 책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알아차림 실험집'입니다.

1장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합니다. 저자는 어느 날 도시의 보안 카메라만 찾아보기로 합니다. 그러자 평소엔 한 번도 못 본 카메라가 곳곳에서 눈에 들어옵니다. 같은 길이 전혀 다른 길처럼 느껴졌습니다.

비결은 '마음속 검색 이미지'입니다. 알렉산드라 호로위츠가 소개한 개념으로, 찾을 대상을 미리 정해 두면 뇌가 그것을 먼저 찾아 줍니다. 저자는 이를 '의식적 알아차림'이라고 부릅니다. 공중전화나 동네 감시 표지판처럼 평범한 것이면 충분합니다.

1장에는 이런 연습이 담겨 있습니다.

색깔 산책: 오늘의 색을 정하고 그 색만 찾아 기록합니다.

숫자 세기: 눈에 보이는 숫자를 하나씩 세어 봅니다.

위를 보기: 고개를 들고, 다시 더 위를 봅니다.

그려 보기: 사진 대신 그리면 더 오래, 더 자세히 봅니다.

느리게, 반복해서 보기: 같은 창밖이나 같은 그림을 여러 번 봅니다.

'아이처럼 보기', '역사학자처럼 보기', '거리 예술가처럼 보기'처럼 시선 자체를 바꾸는 연습도 있습니다. 같은 골목도 누가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장면이 됩니다.

특히 인상적인 건 '날마다 새로운 것 하나 찾기'입니다. 한 학생은 출퇴근길에서 매일 새로운 것을 하나씩 찾았습니다. 도구는 필요 없었습니다. 관광객 같은 마음만 있으면 됩니다.

2. 소리와 걸음이 감각을 깨웁니다.

2장은 '감각'을 다룹니다. 시작은 1952년 존 케이지의 〈4분 33초〉입니다. 피아니스트가 피아노 앞에 앉아 4분 33초 동안 아무 연주도 하지 않았습니다. 관객은 그동안 주변의 소리를 듣게 됩니다. 케이지의 의도는 분명했습니다. 소리는 이미 곁에 있으니, 들을 기회만 만들면 된다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연습은 이렇습니다.

조용한 곳 따라가기: 주변에서 가장 조용한 곳을 찾아가 소리를 들어 봅니다.

소리 목록 만들기: 잠들기 전에 오늘 들은 소리를 떠올려 적습니다.

깊이 듣기: 폴린 올리베로스는 '듣는 것'과 '들리는 것'은 다르다고 했습니다.

냄새 산책: 도시의 냄새를 하나씩 기록합니다.

감각 지도: 소리뿐 아니라 질감, 맛, 냄새까지 지도에 담습니다.

3장 '장소 찾아가기'로 가면 시선이 밖으로 넓어집니다. 위스콘신대학의 윌리엄 크로넌 수업은 풍경 속 '유령'과 '폐허'를 찾게 했습니다. 버려진 도로나 이상하게 자란 나무처럼, 과거가 남긴 흔적입니다. 그러면 익숙한 동네가 한 겹 깊어집니다.

그 밖의 연습도 재미있습니다.

서 있기: 사구아로 선인장 곁에서 한 시간 서 있는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카메라 없이 사진 산책: 찍지 않고 눈으로만 프레임을 잡습니다.

동전 던져 길 정하기: 맥스 호킨스는 무작위로 움직이며 뜻밖의 경험을 모았습니다.

안내판 읽기: 매번 지나친 표지판에 의외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다른 길로 가기: 매일 가는 길을 한 번만 바꿔도 충분합니다.

3. 사람과 혼자 있는 시간이 시선을 넓힙니다

4장은 '타인과의 연결'입니다. 잘 듣는 것도 알아차림의 기술이라고 말합니다. 소개된 'SLANT 방법'은 바르게 앉고,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질문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말하는 사람을 눈으로 따라가는 것입니다. 대화나 회의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습니다. 낯선 사람에게 가볍게 말 걸기, 어르신 인터뷰하기, 질문 다섯 개와 칭찬 다섯 개 건네기도 있습니다.

5장은 '혼자 있는 시간'입니다. 저자는 '유니태스크', 즉 한 번에 하나만 하라고 권합니다. 게임 디자이너 이언 보고스트는 잔디 깎기 같은 허드렛일에 온전히 몰입할 때 새로운 의미를 발견한다고 말합니다. 공공장소에서 혼자 식사하기도 있습니다. 불안할 수 있지만,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에게 집중하는 기회가 됩니다.

조르주 페렉의 '장소 소진하기'도 소개됩니다. 한 곳에 앉아 보이는 모든 것을 적어 나가는 방식입니다. 공항에서 기다리는 시간도 흥미로운 관찰 시간으로 바뀝니다. 돌 하나를 오래 들여다보기, 마음챙김 샤워, 나 자신과 약속 잡기도 같은 맥락입니다.


결국 『The Art of Noticing』은 집중력을 높이는 책이라기보다, 세상을 다시 바라보는 책에 가깝습니다. 저자 롭 워커는 131가지 작은 관찰 연습을 통해 그 시선을 다시 우리에게 돌려줍니다.

이 책에서 제가 발견한 메시지는 3가지였습니다.

첫째, 모두가 보는 것만 바라보면 나만의 것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익숙한 풍경에서도 남들이 지나치는 것을 발견하는 나만의 시선을 가져보세요.

둘째, 내가 어디에 주의를 기울일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정보가 내 시선을 끌어당기는 세상에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의도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 작은 것을 발견하는 호기심은 세상과 연결되는 시작입니다. 평범한 사물과 풍경, 사람을 조금 더 자세히 바라보는 순간 우리는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관계와 의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책을 덮고 나면 특별한 장소에 가고 싶어지기보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을 조금 더 자세히 보고 싶어집니다. 아마 이 책이 말하는 ‘주의를 기울이는 법’이란 결국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이미 내 주변에 존재하는 것들을 놓치지 않는 태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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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ight to Write (Paperback, First Edition)
Tarcher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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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노트를 펼치고 첫 문장을 쓰다가, 지우고 다시 쓰다가, 결국 노트를 덮은 적 있으신가요? 마음속에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분명히 있는데, 막상 손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는 이렇게 결론 내립니다. "나는 글을 못 쓰나 봐." 그런데 줄리아 캐머런은 『The Right to Write』에서 정반대의 이야기를 합니다. 문제는 실력이 아니라, 쓰기도 전에 시작되는 평가라는 것입니다. 이 책은 글쓰기 기술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라, 글쓰기를 어렵게 만드는 생각의 습관부터 내려놓게 하는 책입니다.


글쓰기를 어렵게 만드는 건 실력이 아니다

우리는 글을 쓰기 전에 너무 많은 것을 따집니다. "이 문장 괜찮을까",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 "더 멋있게 써야 하지 않을까." 문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쓰기도 전에 이미 채점을 하고 있으니, 첫 문장이 나오지 못하는 것입니다. 캐머런은 이런 태도가 대부분 학창 시절 교육에서 비롯된다고 말합니다. 학교는 글쓰기를 '정확하게' 쓰는 법으로 가르쳤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자유롭게 쓰던 어린 시절의 감각을 잃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캐머런은 글쓰기를 특별한 재능이 필요한 일로 보지 않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관찰하고, 그것을 언어로 옮길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멋진 문장을 만드는 기술보다, 실제로 손을 움직이게 하는 연습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아침에 검열 없이 세 페이지를 써 내려가는 '모닝 페이지'가 대표적입니다. 잘 썼는지 못 썼는지 판단하지 않고, 그저 손이 가는 대로 적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캐머런은 강조합니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무엇을 써야 하지"가 아니라, "지금 내가 느끼는 것은 무엇이지"입니다.


완벽한 문장보다 솔직한 문장이 오래 남는다

이 책이 인상적인 이유는 글쓰기를 결과물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방식으로 확장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글을 쓰려면 특별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캐머런은 오히려 지금 내 주변을 자세히 보라고 말합니다. 오늘 마신 커피의 맛, 출근길에 스친 표정, 이유 없이 떠오른 어린 시절의 기억. 이런 사소한 것들이 글의 재료가 됩니다. 글쓰기는 없는 상상력을 억지로 짜내는 일이 아니라, 이미 내 안과 주변에 있는 것을 발견하는 일이 되는 셈입니다.

흥미롭게도 캐머런은 '잘 정돈된 글'보다 오히려 '엉성한 글'이 더 진짜에 가까울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문장에는 그 사람만의 리듬과 감정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지나치게 다듬은 문장은 매끄럽지만 개성을 잃기 쉽습니다. 그래서 그는 글을 쓸 때 완성도보다 솔직함을 먼저 지키라고 권합니다. 물론 소설의 구조나 캐릭터, 플롯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은 독자에게는 이 접근이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목적은 기술 교육이 아니라, 글쓰기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낮추고 실제로 쓰게 만드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완벽한 순간을 기다려서다

많은 사람이 "시간이 없어서 못 쓴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캐머런은 이것도 하나의 착각이라고 지적합니다. 글쓰기는 커다란 통짜 시간이 아니라, 조각난 순간들로도 충분히 쌓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몇 분, 커피가 나오길 기다리는 잠깐. 그는 이런 순간을 "붙잡으라"고 표현합니다. 완벽한 컨디션과 충분한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정작 쓸 수 있었던 문장들은 계속 미뤄지고 있었던 셈입니다.

이 메시지는 글을 쓰지 않는 사람에게도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는 일에서도, 관계에서도, 새로운 시작 앞에서도 완벽하게 준비된 다음 움직이려 합니다. 하지만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면 시작은 계속 미뤄질 뿐입니다. 필요한 건 더 좋은 문장이나 더 많은 시간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첫 문장을 쓰는 행동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노트를 하나 펼쳐, 5분 동안 검열 없이 떠오르는 문장 하나만 써보세요. 잘 쓸 필요도, 완성할 필요도 없습니다. 글을 잘 쓰는 사람과 못 쓰는 사람을 나누기 전에, 먼저 쓰는 사람이 되어보는 것. 그것이 『The Right to Write』가 건네는 가장 현실적인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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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a Man Thinketh (Paperback) - Including, Morning and Evening Thoughts
Allen, James / Dover Pubns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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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읽는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는 사실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됐습니다. 1903년, 

제임스 앨런(James Allen)이라는 무명의 작가가 단 몇 페이지짜리 에세이로 쓴 책, 

『As a Man Thinketh』입니다. 짧지만 지금까지 자기계발서의 원형으로 불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마음은 정원이다: 생각이 곧 운명이 되는 이유

제임스 앨런의 핵심 주장은 하나입니다. 마음은 정원이고, 생각은 그 안에 뿌려지는 씨앗

이라는 것입니다. 정원사가 씨앗을 골라 심고 가꾸듯, 우리도 어떤 생각을 반복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정원을 방치한다는 데 있습니다. 의식적으로 

좋은 씨앗을 심지 

않으면, 잡초 같은 부정적 생각이 저절로 자리를 차지합니다. 앨런은 이 과정을 두고 "생각은

 습관이 되고, 습관은 성격이 되며, 성격은 결국 운명이 된다"고 말합니다. 즉, 지금의 삶은 

우연보다 반복된 생각의 결과라는 것이죠

이 개념이 특별한 이유는 '노력'이나 '의지'보다 먼저 '생각의 방향'을 강조했다는 점입니다. 

많은 자기계발서가 행동 전략에 집중하는 반면, 이 책은 행동보다 앞서는 내면의 패턴, 즉 

사고방식 자체를 바꾸라고 말합니다.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의 차이는 재능이나 운이 

아니라, 오랜 시간 축적된 '생각의 습관'이라는 것이 앨런의 결론입니다.


왜 100년이 지나도 여전히 통하는가

이 책이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이후 등장한 수많은 자기계발서의 뿌리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나폴레온 힐, 데일 카네기, 노먼 빈센트 필 같은 후대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원류가 

바로 이 책입니다. 특히 나폴레온 힐은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에서 앨런의 사고

방식 이론을 발전시켜 부와 성공의 공식으로 확장시켰습니다. 결국 지금 우리가 접하는 대부

분의 '마인드셋' 담론은 이 짧은 책 한 권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한 이 책이 오래 살아남은 이유는 심리학적으로도 설득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인지

행동치료(CBT)나 긍정심리학에서 강조하는 '생각-감정-행동'의 연결 구조는, 앨런이 100년 

전에 직관적으로 설명한 개념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습니다. 과학적 언어로 포장되지 

않았을 뿐, 핵심 메커니즘은 지금의 연구 결과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부터 정원을 가꾸는 법

이론은 좋지만, 결국 중요한 건 실천입니다. 앨런의 메시지를 삶에 적용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첫째, 하루 중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부정적 생각의 패턴을 관찰합니다. 둘째, 그 생각이 지금의 

상황을 만든 '씨앗'이었는지 스스로 질문해봅니다. 셋째, 원하는 결과에 맞는 새로운 생각을 

의식적으로 반복해서 심습니다. 환경을 바꾸는 가장 빠른 방법은 외부 조건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생각을 먼저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 책이 짧다고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짧기 때문에 하루 만에 완독하고, 곧바로 

자신의 생각 습관을 점검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자기계발서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이미 여러 권을 읽은 사람에게도 원점으로 돌아가 생각의 뿌리를 점검

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오늘 실천할 단 한 가지

지금 이 순간부터, 오늘 하루만이라도 자신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을 적어보세요. 그 한 문장이

 1년 뒤의 당신을 만드는 씨앗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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