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휴식과 이완의 해
오테사 모시페그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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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동안 마음껏 쉴 수 있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소설은 이름이 없는 주인공이 26세였던 2000년 6월에 시작됩니다. 심한 우울증이 발생한 후, 그녀의 비전문가 정신과 의사인 닥터 터틀에 의해 처방된 진정제를 사용하여 일 년 내내 잠을 자려고 했습니다. 그녀의 우울증은 몇 년 전에 부모님의 사망으로 인해 부분적으로 발생했지만, 그들과 밀접한 관계가 없었습니다. 이 당시 주인공의 인생에서 유일한 사람들은 대학 친구인 레바와 그녀의 남자 친구인 트레버였습니다. 주인공은 첼시의 미술관에서 일하는 직업을 가졌지만 정기적으로 잠들어 해고당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가 대학에 있을 때 암으로 사망했고, 알콜 중독자인 그녀의 어머니는 몇 주 후에 자살했습니다. 그녀의 부모는 그녀에게 상당한 상속 재산을 남겼기 때문에, 일년 내내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p58 해야할 일도 없었고 대응하거나 보상할 일도 없었다. 존재하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으므로. 그 무엇도. 그런데 나는 그 무를 인식했다. 잠 속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깨어있었다. 기분이 좋았다. 행복하다고까지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다면 삶을 회복하고 새롭게 활기를 되찾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거의 일정한 수면을 계속 이어가고 몇 달 동안 좋아하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모든 방식의 정신병 치료제를 처방하고 보험료를 지불하는 미친 정신과 의사인 터틀 박사를 방문합니다. 터틀 박사는 수면제 대신 수면을 취하지만 한 번에 3일동안 그녀를 잠들게 하는 강력한 약물인 인페르미테롤을 처방합니다. 좀비처럼, 그녀의 마음은 사라졌지만 그녀의 몸은 살아 있습니다.

그녀는 잠에서 깨어나 온라인에서 낯선 사람과 성적으로 노골적인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무시한 것처럼 과거의 고통스런 추억을 떠올립니다. 그 후, 그녀는 전에 보지 못했던 옷을 입고 일어나 주문을 기억하지 못하는 테이블에 중국 음식을 먹었습니다. 깨어 난 직후, 그녀는 롱 아일랜드로 가는 기차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녀는 자기도 알지 못하는 여우 모피 코트를 입고 있었고, 리바에 대한 카드가 있는 흰색 장미를 들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어머니의 장례식을 위해 리바가 어린 시절 살았던 집으로 가는 길임을 깨달았습니다.

장례식 전에 리바의 방에서 쉬고 있을 때, 아버지의 죽음을 떠올립니다. 어머니는 그녀를 완전히 위로하지 못하고 대신 보드카 한 병을 마십니다. 얼마 후 그녀의 어머니는 자살합니다. 이 끔찍한 기억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여전히 슬퍼하지 않았고 리바가 어머니에게 그렇게 단순한 사랑과 슬픔을 가졌다는 것에 질투했습니다.

도시로 돌아온 화자는 또 다른 인페르미테롤을 가져 와서 3일 동안 먹었습니다. 이 주기는 며칠 동안 계속되었으며, 점점 더 많은 약을 복용하게 됩니다. 그녀는 트레버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에게 오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녀는 인페르미테롤를 먹고 그와 성관계를 가집니다. 트레버는 그녀에게 그것이 마지막이라고 말하고 떠납니다.

리바는 유부남 상사와 헤어지는 것에 대해 고민을 했고, 그 결과 직장을 세계 무역 센터의 새로운 부서로 옮깁니다.

주인공은 그녀의 약이 모두 사라졌음을 발견하고 일어났습니다. 리바가 가져간 것이라 생각한 그녀는 그녀의 아파트로 달려갑니다. 화장실에서 알약을 찾았지만 문은 안에서 잠겨있어서 리바가 돌아올 때까지 화장실에 갇혀있어야만 했습니다. 화장실에 갇혀있는 동안 계획을 세웁니다. 그녀는 4개월 동안 아파트에 갇혀 3일마다 나머지를 복용했습니다. 4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서 새로운 평화와 가능성에 대해 느낍니다.

기억 상실증을 앓고 난 후에는 주인공은 행복한 결말을 얻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녀는 집을 팔아 부모의 유산을 버립니다. 그녀는 리바와 다시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합니다.

p207 리바는 내가 먹는 약과 같았다. 모든 것을, 심지어 미움과 사랑까지도 가볍게 쳐낼 수 있는 솜털로 변화시켰다. 내가 원하는 상태가 정확히 그런 것이었다. 내 감정이 지나가는 차의 전조등 불빛처럼 창문으로 부드럽게 들어와 나를 훑고 지난 뒤 어렴풋이 친숙한 무언가를 비추다가 다시 나를 어둠 속에 남겨두고 떠나가는 상태.

 

주인공은 겉으로 보이게 완벽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에 불만을 나타냅니다. 그녀의 인생은 어려울 수 있지만 피곤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성취되고 전체적인 피로입니다. 약으로 자급자족하는 그녀를 괴롭히는 것은 그녀의 해결되지 않은 슬픔과 부모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였습니다. 부모의 끔찍한 죽음과 그에 따른 생존자의 죄책감이었습니다.

또한, 그녀가 택한 잠은 더 이상 어떤 것을 향한 투쟁의 표현이 아니라 과거의 투쟁의 피할 수없는 고갈의 표현입니다. 인간이 영혼을 재충전하고 아름다움의 발견과 창조에 대한 우리의 감성을 깨우는 유일한 것이 수면일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아름답고, 부유하며, 문자 그대로 잠을 자고 싶은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하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평범한 인간의 슬픔과 고독에 대한 소설입니다. 또, 의도적으로 항우울제와 다른 치료제에 중독될 때, 그리고 수면에 과도하게 중독될 때 일어나는 일에 관한 것이기도 합니다.

p310 내 문제에 대한 해법이 떠올랐을 때, 그것은 절벽 위로 내려앉는 매처럼 내 머릿속에 안착했다. 마치 그동안 내내 저 위에서 선회하며 내 인생의 세부를 속속들이 주시하고 모든 조각을 맞추고 있었던 것처럼

대부분 환각적인 묘사와 회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우울하고 어둡고 냉소적이지만 궁극적으로 희망적입니다. 마치 깨어있는 것처럼, 충실한 삶을 사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심지어 행복이 무엇인지, 그리고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하고 ​​생각하게 합니다.

그러나 결말은 갑작스럽고 잔인합니다. 그것은 어쩌면 어느 정도의 고독이 현대 생활에서 필요한 부분이고, 주인공의 미래가 우리 자신의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잠들고 깨어나는 일이 한데 합쳐져, 구름 속을 지나는 잿빛의 단조로운 비행기 여행 같았다. 머릿속으로 혼잣말을 하지도 않았다. 말할 게 별로 없었다. 그렇게 해서 잠이 효과를 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삶에 대한 애착이 점점 사라졌다
- P110

‘모두에게 인기 있는 사람이 되려고 너무 안달하지마. 그냥 재미있게 살아’ 그 말이 정말 와닿더라. ‘모두에게 인기 있는 사람.’ 사실이거든 난 정말로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거든. 너도 내가 그렇다고 생각하니? 난 이만하면 괜찮다고 느낀 적이 없는 것 같아.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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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ddy Long-Legs (Paperback) - 『키다리 아저씨』원서
Webster, Jean / Puffin Books / 198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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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모님의 따스한 보살핌 아래 걱정없이 뛰놀며 한창 공부할 나이인 주인공 주디는 고아원에서 동생들의 코나 닦아주고 독살스러운 원장의 구박을 받으면서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 주디에게 어느 날 행운이 찾아옵니다.

고아원을 후원하는 낯선 신사가 주디를 대학에 보내주겠다고 자처한 것이었죠 직접 만나 보지는 못했지만 저녁 햇살을 받아 벽에 기다란 그림자만 던지고 떠난 그를 주디는 ‘키다리아저씨’라고 부릅니다. 원장 선생님은 그의 도움으로 주디가 대학에 갈 수 있다고 말해주고, 자신에게 한달에 한번씩 편지를 보내길 바란다고 말해줍니다. 주디는 편지를 잊지 않고 보내는데, 어느날 친구 줄리아의 삼촌인 저비스 씨를 만나게 됩니다.

주디는 그와 친하게 지내며 점점 그에게 마음이 끌리는 것을 느끼며 ‘키다리아저씨’에게 보내는 편지에 그것을 적습니다. 마침내 대학에 입학한 주디는 마음껏 공부도 하고 친구들을 사귀며 즐겁게 지냅니다. 그러나, 키다리아저씨에 대한 궁금증은 날로 더해만 가고 저비스씨와도 가까워집니다.

키다리아저씨가 위독하다는 내용의 편지에 주디는 처음으로 그를 만나러 저택으로 향합니다. 침대에 누워있던 사람은 바로 저비스씨이고, 그 때 주디는 후원자인 ‘키다리아저씨가’ 저비스씨임을 깨닫고 그의 청혼을 받아들여 결혼합니다.

고아원에서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고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주디의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가르쳐줍니다. 자신의 처지에 굴하지 않는 주인공 주디의 발랄하고 유머에 찬 문체, 독특하고 재미있는 구성은 자칫 우울할 수 있는 소재를 무색케합니다. 또, ‘키다리아저씨’에 대한 묘한 궁금증과 주디의 캠퍼스생활, 저비스씨와의 밀당하는 이야기는 흥미를 더해줍니다.

천방지축 주디가 여성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이 인상깊었습니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그녀의 믿음은 감동적이었습니다. 또한 배움과 독서가 이토록 한 사람을 성장시키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 그 중요성을 다시한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추억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책이라 읽는내내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어렸을 적엔 주인공 주디가 단순히 운이 좋은 신데렐라인 줄만 알았는데, 지금 다시 읽어보니 주디의 분수에 맞게 생활하고자 노력하는 점,자신에게 베풀어 준 금전적인 것은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늘 감사하는 점 등 본받을 만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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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Paperback) - 『허클베리 핀의 모험』원서 ㅣ Collins Classics 7
마크 트웨인 지음 / HarperPress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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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난한 작은 마을 ‘세인트피터즈버그’에 대소동이 일어납니다. 톰소여와 허클베리핀이라는 두 소년이 맥두갈 동굴에서 흉악범 ‘조’가 숨겨둔 많은 돈을 발견했던 것입니다. 조는 그 동굴에 거액을 숨겨두었지만 나오는 입구를 찾지 못하고 굶어죽고 말았던 것이죠

톰과 허크는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되었고, 허크는 미망인 더글러스부인에게 맡겨집니다. 비로소 교육을 받게 되지만, 허크는 그런 일상생활이 지루하기만 합니다. 게다가 죽은 줄만 알았던 포악한 술주정뱅이 아버지가 나타나 허크의 돈에 눈독을 들이고 착한 마을 사람들과도 자주 싸움을 벌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허크는 아버지에게 끌려가 강가의 낡은 오두막집에 갇히게 됩니다. 때마침 미시시피강이 범람기가 되어 물이 넘쳐올 때 잭슨섬으로 헤엄쳐갑니다. 그런데 그곳에는 놀랍게도 더글러스부인의 여동생 집에서 부리던 노예 짐이 숨어있었습니다.

그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바짝 다가옴을 느끼고 허크와 짐은 뗏목을 타고 모험을 시작합니다. 두 소년은 불량배들과 싸우기도 하고 악당들의 사기에 속는 등 여러 가지 사건에 휘말리기도 하지만 결국은 무사히 위기를 모면합니다.

결국 악당들에게 속아 톰소여의 큰어머니댁으로 팔려간 짐을 허크와 톰이 구출하여 도망치지만, 도중에 짐이 다치는 바람에 다시 체포됩니다. 그러나 그는 이미 자유의 몸이 되어있었습니다.

언뜻보면 톰소여 모험의 속편 같지만 실은 톰소여보다 훨씬 더 유명하고 미국 문학의 고전으로 남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참 순수하면서도 거짓말도 잘하고 모험심 강한 어린 소년 같으면서도 어른들보다 세상 사는 법을 더 통달한 것 같은 악동들의 모험기였습니다.

‘허클베리핀’이라는 소년을 통해 어른들의 잘못된 사회관습, 위선적 행동에 대해 풍자하고,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강한 자유의 열망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허크에게는 기지도 있고 양심과 동정심, 정의감도 넘쳐흐르고 있습니다. 정신을 잃어버리고 금전만 쫓는 현대사회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순수한 아이들이 주인공이지만 순수하지 않은 어른들의 혼란스럽고 어두운 사회를 꼬집어내면서도 유머감각을 잃지 않고, 모험의 재미와 자연의 아름다움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성장도 놓치지 않고 곳곳에 보이는 풍자와 그 시대상을 소설 속에서 느껴보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내용이 길긴 하지만, 대화가 많고 전개가 빠르고 재미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읽은 것 같습니다. 어릴적 읽었을 때나 지금이나 너무 즐거운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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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복의 성자
아룬다티 로이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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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책을 덮었을 때, 책 한 권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수많은 고통, 기쁨과 사랑, 전쟁과 죽음과 삶 등 인간의 여러가지가 한데 들어있어서, 책 한권을 읽었지만 다양한 삶을 살아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작 ‘작은 것들의 신’을 처음 읽을 때에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지만, 이번 책은 그 때와는 좀더 다른 혼란스러운 감정의 그림자를 느꼈습니다.

‘작은 것들의 신’ 이후 두 번째 소설을 발표하기까지 장장 20년의 시간을 기다렸지만, 그만큼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었습니다.

이야기는 인도 델리의 좁아진 지역에서 시작하여 새로운 대도시로, 또 다른 곳으로 계속 시점을 옮겨갑니다. 두 명의 주요 인물로 이야기는 펼쳐집니다. 하나는 델리에서 자신을 위해 목숨을 걸기 위해 애쓰고 있는 안줌이고, (히즈라, 또는 트랜스 우먼입니다), 다른 하나는 가시적이고 견딜 수 없는 건축가로 변신한 틸로 (로이 자신을 모델로 한 것으로 보여집니다)입니다. 두 인물들의 눈을 통해 칸막이를 깨고 사회를 복잡하지만 세밀하게 묘사하며, 인도의 삶을 해부합니다.

P201 우리의 세계에서 정상성은 삶은 달걀과 약간 비슷하다. 그 단조로운 껍질 속 중심부에 지독한 폭력성을 지닌 노른자가 들어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저자는 사회에서 자주 존재하는 비극적인 아이러니에 대해 예리한 감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종종 계급, 종교적, 정치적 전쟁에서 가장 억압 받고 학대받는 여성과 아이들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사회 논평의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이야기는 간단하지 않으며 대부분의 독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많은 것들을 언급합니다.

 

 또한, 힌두교에서 가장 치명적인 사건인 1969년 구자라트 폭동과 같은 잔학 행위를 드러냄으로써, 피로 얼룩진 격변의 시대를 현실과 거의 비슷한 눈부신 이야기로 구성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이 소설은 전혀 논증을 하지 않지만, 현재 세계에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현대 델리의 거리만큼 혼란스럽고 활기찬 미로 여행을 독자들에게 안내합니다. 안줌과 틸로의 이야기는 사회 변두리에 존재하는 두 사람의 개별적인 사랑 이야기로 비춰질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인도와 다른 국가의 국가 지도자의 중대한 단점에 빛을 비추는 것이기도 합니다.

 안줌의 이야기에 주로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사회의 여러 지역에서 온 다양한 인물을 포함합니다. 작가는 특정 정치 운동, 사회 충돌 또는 파괴적인 재난과 관련된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이들은 주로 ‘잔타만타’라고 불리는 광대한 곳을 ​​중심으로 합니다. 이 곳에서는 아기가 버려지고 납치됩니다. 이 아기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왜 그녀가 떠났으며, 그녀에게 일어난 일이 점차 수백 페이지에 걸쳐 설명됩니다. 그러나 그녀의 이야기는 국가, 종교적 전쟁, 특히 인도대륙의 최북단 카슈미르 내에서의 갈등에 대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P259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는 인간이라는 종 전체의 문제다. 우리 중 누구도 예외가 아니다. 그리고 요즘 아주 크게 부상한 다른 문제도 있다. 사람들-공동체,계급,민족, 그리고 심지어 국가까지도-은 자신들의 비극적인 역사와 불행을 트로피처럼, 혹은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는 상품처럼 지니고 다닌다

민주주의의 진정한 척도는 가장 소외되고 취약한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입니다. 미국의 경우, 주로 노숙자, 유색인, 무슬림 및 여성이 소외됩니다. 따라서 여성과 유색인종이 민주주의 제도를 파괴하고 있는 자국인의 독재자 및 부유한 소수 민족에 대한 저항을 이끌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인도에서는 시위대와 운동가들이 훨씬 더 다양하며, 미국과 마찬가지로 모든 인도인을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편협한 힌두교의 편견과 소수에 대항하여 투쟁하고 있습니다.

 

정체성은 최대한의 행복의 핵심입니다. 인도의 정체성이나 카슈미르의 정체성 뿐만 아니라 종종 소외된 것으로 여겨지는 개인의 정체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공개 담론에서 고려되는 것처럼, 고정된 범주, 생물학적 표식 또는 특성은 겉으로 나타나는 것에서 변경될 수 없습니다. 소설에서 삶에서와 마찬가지로 정체성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경계에 저항하는 인간의 것입니다. 안줌은 남자도 여자도 아니고, 정확하게는 히즈라도 아닙니다. 그녀는 자웅 동체와 어머니입니다. 여러가지 면에서 그녀는 자신의 정체성으로 인해 행복이 제한되었습니다.

퀴어, 중독자, 무슬림, 고아 및 인도를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국가 프로젝트의 다른 사상자는 서로를 찾고 소란스러운 공동체를 형성합니다. 그리고 이 소설은 그들에 대한 것입니다.

P487 “우리에게 가장 힘든 일이 뭔지 알아? 가장 싸우기 힘든 상대가? 연민이야. 우린 자기 연민에 빠지기가 너무 쉽지…… 우리의 사람들에게 그런 끔찍한 일들이 일어났으니까……집집마다 끔찍한 일을 당했어……하지만 자기 연민은 너무도…… 너무도 심신을 쇠약하게 만들어. 너무 굴욕적이고. 이제 싸움은 아자디보다도 존엄을 위한 거야. 우리가 우리의 존엄성을 지키는 길은 맞서 싸우는 것뿐이야.

 

저자는 인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 거대한 역사, 복잡한 정치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세상의 연약하고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사랑이 피부나 국가의 경계를 넘어 실제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현대 인도 문학이 본질적으로 우울한 분위기와 난해한 스토리로 점철되긴 하지만, 흥미롭고 매력적입니다. 이 인도주의 소설은 모든 페이지에서 ‘스토리텔링의 기적’을 보여줍니다.

이 소설을 제대로 읽으려면 헌신과 인내와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나긴 여정에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모든 곳에 죽음이 있었다. 죽음은 모든 것이었다. 경력.욕망.꿈. 시.사랑.젊음 그 자체. 죽음은 또다른 방식의 삶이 되었다 - P415

안줌은 기도를 올린 후 사르마드에게 젊은 부부를 축복해달라고 간청했다.
그리고 사르마드-지복의 성자이자, 위로받지 못한 자들의 성인이며, 정확히 규정될 수 없는 자들, 신자들 속의 신성모독자, 신성모독자 속 신자의 위안인-는 그렇게 해주었다
- P544

나는 우리가 다시 한번 그들을 무너뜨릴 수 있을 거라고-그리고 그렇게 될 거라고-확신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게 결국 무엇으로 귀결되겠는가? 전쟁 혹은 핵전쟁. 그것이 가장 현실적인 답변일 것이다. - P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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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집 짓기 - 이별의 순간, 아버지와 함께 만든 것
데이비드 기펄스 지음, 서창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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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많지만, 죽음에 대해서만큼은 도무지 배울 수가 없습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임사체험의 경험담이 있지만, 죽음에 대해서 누구도 죽음을 미리 겪고 그 경험에 대해 논할 수 없습니다.

지금의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과학의 틀로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죽음입니다. 이러한 죽음의 모호함은 살아남은 자들의 아픔의 씨앗이 됩니다.

인생에서 부모의 죽음만큼 힘든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극심한 상실의 아픔을 견뎌 내야 하는 동시에, 자신이 생각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의미있고 따뜻하고 풍요로운 가족간의 유대를 가졌을 때, 어떠한 빈자리나 헤어짐은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은 괴로움이 됩니다.

P25 아버지와 내가 뭔가 거창한 것을 만들고자 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실 진짜로 원했던 것은 아버지와 함께 뭔가를 만든다는 행위 자체였다.

 

저자는 이러한 주제에 대해 호기심으로 접근합니다. 그와 그의 아버지는 저자의 관을 짓기 위해 목공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그때쯤, 저자의 오랜 벗인 존은 치명적인 식도암을 진단받습니다. 관을 만드는 것에 관한 글을 쓰는 중에 어머니도 돌아가십니다. 이 사건들은 작가의 삶뿐만 아니라 그의 인생의 궤도를 영원히 바꿔 놓았습니다.

저자는 자신이 보여준 등장인물의 삶으로 독자를 이끌어줄 수 있는 재능이 있는 듯 합니다. 저도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인 존을 오래전부터 알고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운이 좋으면 우리 모두 존과 같은 친구가 있고, 그가 사라졌을 때의 상실감과 깊은 슬픔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글쓰기는 감정적으로나 객관적으로 쓰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저자는 저자특유의 따뜻한 유머 역시 잃지 않고 무거운 주제를 이끌고 나갑니다.

친구에 대한 상실, 슬픔보다 어린 시절의 우정, 특히 수십 년 동안 지속되는 남자들의 우정과 유대관계에 대해 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P185 슬픔은 콜라주다. 명확한 순서 없이 한꺼번에 던져진 생생한 이미지, 그것을 해독하는 일이 보는 사람에게 맡겨진 이미지다. 하지만 그걸 보는 사람은 각각의 이미지가 새로운 이미지를 낳고 새로운 이미지가 또다른 이미지를 낳으면서 끝없이 잡히지 않고 빠져나간다는 것을 발견했을 뿐이다

 

또, 부모와의 헤어짐은 용서와 화해, 사랑만 이야기할 만큼 아름답지 않다는, 현실적인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거나 앞둔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부모님을 잃을 때마다 이런 일이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불멸적이지 않다는 것을 갑자기 깨닫게 됩니다. 물론, 우리는 이미 그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이 일어날 때까지 현실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소중한 사람들의 삶을 더 초점에 맞추기 때문에 죽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당신 곁에 있는 가족이지만, 언젠가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게 될 이들입니다. 아련한 기억의 조각으로만 추억할 수 있습니다. 참으로 우리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한 번 떠난 이는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 더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더 큰 의미에서, 누군가와의 삶은 우리가 현재 존재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존과의 우정, 어머니와의 시간, 은퇴한 아버지와 보낸 건설적인 시간은 궁극적으로 작은 상자에 들어갈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삶에 대한 사랑입니다.

P199 나는 아버지를 지켜보고 흉내 내며 배웠고, 아버지에게 물어보며 배웠고, 어떻게 물어볼지 생각하면서 배웠다. 이제 내 나이도 쉰에 가까웠고, 그래서인지 나는 아버지를 결코 따라갈 수 없을 것이며, 이러한 일에 대한 안내자로 언제나 아버지를 필요로 하게 되리라는 것을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어느 날엔가는 그럴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한 인식이 늘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우리가 절대 치료할 수 없는 빈자리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가슴속의 이 구멍과 함께 살아가고 좋은 기억, 사진,  마음에 언제나 간직할 이야기들로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이 상실과 슬픔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아버지와 함께하는 목공프로젝트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파노라마적인 회고록이자 평범한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우리에게 지혜와 유머로 가장 어려운 질문에 직면하고 희망을 찾는 시간을 갖게 해줍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다가올 가까운 미래이자, 누군가는 이미 지나갔을 과거이거나 현재일 것입니다.

P316 나는 뻔뻔스러워보이는 이 관을 통해 피할 수 없는 죽음과 대면하면서 중간 지대 같은 어딘가로 나아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비록 내적으로는 그 같은 대면에 대해 사적인 저항감을 품고 있었지만 말이다. 관은 거의 마무리 되었지만, 그럼에도 나는 아직 그 안에 자리 잡고 누운 나를 상상할 수 없었다.

 

 한 인간이 태어나 살다 죽는 일련의 생의 시간 속에서 사실상 가장 존엄하고 의미 있게 지켜져야 할 죽음을 준비하는 시간들입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죽음은 삶의 너머에 있는 어떤 아득한 것이 아니라,일상 속에 나란히 존재하는 ‘또 다른 일상’이라는 사실을 더는 미루지 말고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인간으로 태어나 자신의 마지막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죽음에 대한 고찰은 우리 모두에게 가장 필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책 덕분에 꽤 오랜 시간 나 자신의 죽음에 대해 묵상할 수 있었습니다.

살다보면 우리는 우리가 잃을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과 이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오늘 나눈 사랑은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하며,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 최선을 다해 사랑하며 살아가야 겠습니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잠자는 아버지의 모습에는 나를 화나게 만드는 어떤 것이, 심지어 괘씸한 생각이 들게 만드는 어떤 것이 있었다. 아버지가 저랬어? 천하무적이 아니었단 말이야? - P16

그러나 내 노력의 목표 가운데 하나는 아버지에게서 배우는 것이었다. 실용적인 기술 뿐 아니라 그 이상의 것도 배우고 싶었다. 아버지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 말이다.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여분의 시간을 보내는 이유를 만들고 싶었다 - P167

우리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었다. 동시에 각자 자신의 삶을 바쁘게 꾸려가면서 많은 시간을 따로 보내고 있었다. 우리가 종종 ‘관의 시간’이라고 부르는 관짜기 작업의 일정을 세우는 것이 흔히 서로의 시간을 방해하는 것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 P245

나 자신의 관을 만든다는 것은 한 때는 매우 매혹적인 은유처럼 보였지만, 다 만들어진 관의 모습은 자신의 진실을 가식 없이 드러내 보였다. 아버지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진실이었다.
그것은 하나의 상자일 뿐이었다
- P335

아버지는 관심받는 것을 좋아하는 은밀한 사람이었다. 이 말은 모순적인 것처럼 들릴지 모르나 아버지는 그런 사람 아니었던가? 모든 아버지들이 다 그렇지 않은가? 이 세상 아버지들의 작은 세계에 거듭 되풀이되는 특이한 수수께끼이다. - P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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