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8 - 2부 4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8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8권은 서희 일행이 길상을 남겨둔채 평사리로 돌아가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용정에서의 이야기는 조국을 등진 사람들의 애환과 독립운동가들의 민중에 대한 이상과 같은 무거운 주제을 다루었습니다.

한 권 한 권 읽어갈 수록 박경리 작가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루에 1장을 쓰느라 허덕이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토지를 써 내려 갔는지, 그 원동력은 무엇인지 정말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시대에 담겨있는 시대상은 물론, 미시적인 디테일함을 배우고 싶어집니다.

또, 등장하는 어느 인물이든지 각각의 삶 속에서는 ‘조연’이 아니라 ‘주연’이자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토지’가 주는 감동은 “가장 무력한 상황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삶을 찾아나간 사람들”에 있을 것입니다. 한치 앞 안 보이는 순간에도 한 발 한 발 내디딘 그들의 삶을 놓고, 우리는 감히 그들의 삶을 재단할 수 없을 것입니다.


<줄거리>

공 노인은 하동으로 내려와 이 부사댁을 찾는다. 형편상 인삼 장수라 칭하고 억쇠에게 월선의 소식을 묻는 척하니 억쇠는 반가워하며 이상현의 처가 태기가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나릿선을 타고 평사리로 들어가니 마을은 조용하기만 하다. 공 노인은 영산댁이 가져다준 술잔만 비운다.

혜관은 윤도집의 집에서 자신이 간도와 연해주 등지에서 보고 들을 것을 밑천 삼아 윤도집과 환이의 거리를 좁히려 애쓴다. 하지만 윤도집은 수그려들지 않고 오히려 환이의 메마른 열정을 근심한다. 혜관은 공 노인을 운봉 노인에게 데려다 준 뒤 휑하니 가버린다.

공 노인은 영산댁에게 환이에 대한 소문을 듣는다. 그가 김개주의 아들이라는 것과 최 참판댁에 얽힌 이야기를 들으며 공 노인은 환이가 영웅의 아들임을 인정한다. 환이는 일이 끝나는 대로 회령으로 가는 공 노인과 동행하려 하고 함께 조준구의 집을 찾는다.

길상은 서희와 환국, 윤국 두 아들이 자신에게 있어 문어발이 되어 옥죄고 있다고 느낀다. 서희는 돌아갈 날만 손꼽고 있으나 길상에겐 의미없는 일이다. 권필응이 길상의 집에 묵고 있지만 길상은 어수선한 마음을 달랠 길 없다. 자유롭고 싶으나 서희와 두 아들이 사랑스럽지 않은 것도 아니다.

정호네가 연추로 이사간 후 두메는 용정에서 하숙을 하고 있다. 강 포수는 두메 학자금을 송장환에게 맡긴 후 산에서 죽는다. 오발사고라 하지만 미심쩍은 죽음이다. 열여덟의 두메는 어쩐지 쓸쓸한 마음이 들어 홍이를 찾아간다. 두메와 홍이는 강가에 나와 앉았는데 홍이가 서럽게 운다. 월선이 죽을 병에 걸렸기 때문이다. 사춘기인 이들은 모든 것에 예민해져있다.

서희 일가가 조선으로 돌아간다는 소문이 무성할 즈음, 권 서방은 서희가 내놓을 땅을 맡아 처분하고 싶어서 공 노인을 찾으나 공 노인은 조선에 나가고 없다. 늦장가에 자식들은 자꾸 생겨 권 서방의 앞날도 어둡기만 하다. 이 년 전 용정을 떠난 홍 서방도 별 수없이 돌아와 일을 찾고 있는 처지다. 박 서방도 손바닥만한 구둣방에서 하루 종일 일하지만 앞날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몇 년만에 나타난 송애의 차림은 여염집 아낙 같지 않게 번쩍인다.

송애는 서희가 타고 가는 인력거 앞에서 트집을 잡다가 서희에게 면박을 당하고 물러선다. 영사관 안채에서 일본인들과 다과회를 즐기고 있는 서희는 도무지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능수능란한 것이 그 옛날 윤씨 부인을 닮은 듯하다. 집에 돌아온 서희는 길상이 하얼빈에 간다는 이야기에 긴장하지만 자신의 계획에 차질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얼빈에서 송장환을 만난 길상은 서희와 함께 고향에 가진 않을 거라고 말한다. 송장환은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했지만 막상 길상의 입에서 직접 그 말을 듣고나니 기뻐서 어쩔줄 모른다. 길상은 옥이네를 만나 회령에서의 일을 사과한다. 옥이네는 미국인 목사의 집에서 옥이와 함께 살고 있었다.

회령 여관에 있던 공 노인은 그곳의 순사부장으로 있는 김두수의 부름을 받고 그의 집으로 가 술잔을 나눈다. 집에는 네살 된 아들과 하녀가 있다. 김두수는 공 노인의 조선 출입을 다 알고 있다는 듯 대화를 나누다 결국욕설을 하며 다투고 만다. 일이 거진 끝난 마당이어서 그런지 공 노인은 한결 늙은 듯하다. 서희는 공 노인을 치하하고, 월선의 병은 깊어만 간다.

추수가 끝난 들판에서 용이는 가을걷이를 하고 있다. 월선이 아파 누운 것을 알면서도 벌목장으로 떠나는 용이의 마음을 영팔은 이해할 수 없다. 눈이 내리는 벌목장 오두막에서 일꾼들이 고단함을 나누고 있을 때 뜻밖에도 홍이가 찾아온다. 의아해하는 영팔에게 홍이는 월선이 죽어간다는 말을 전하나 용이는 벌목장 일이 끝나면 내려간다 하고, 영팔이가 홍이와 함께 용정으로 떠난다.

벌목장 일을 마치고 용정으로 돌아 온 용이를 월선은 기쁘게 맞이한다. 여한이 없음을 확인한 용이와 월선.

월선은 이틀을 더 살다 용의 품에서 죽는다. 예정된 죽음이라 장례는 차질없이 치루어지는데 서희가 찾아와 문상을 하며 눈물을 흘리니 모두 놀란다. 뒤늦게 달려온 임이네가 헛울음을 운다.

장례가 끝난 후 사흘동안 용이는 잠만 잔다. 임이네는 월선의 재산을 제것으로 만들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나 손에 넣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월선이 길상에게 맡긴 돈과 집은 모두 좋은 일에 쓰라는 용의 고집을 이길 수가 없어 임이네는 자리에 눕고 만다.

용의 가족과 영팔의 가족은 그리던 고향으로 떠난다. 공 노인의 객주집으로 환이가 찾아온다. 환의 정체를 안 길상은 경악한다. 둘은 사흘 내리 술을 마시고 강가에서 헤맨다.

길상은 김환에게 인사하라며 서희를 부른다. 서희는 윤씨 부인의 친정 조카뻘이 된다는 길상의 말에 얼떨결에 인사를 하지만 떠오른 의문이 지워지지 않는다. 서희가 보기엔 그 옛날의 하인 구천인 것이다. 그러나 그 구천의 얼굴이 윤씨 부인과 닮았다는 것 또한 풀 수 없는 수수께끼다.

길상은 환과 하얼빈에 착하는동안 내내 즐겁기만 하다. 하얼빈 역에서 김두수를 만난 이들은 조심하기로 한다. 김환은 송장환을 만나 담소하고 손님을 위해 금녀가 시장엘 가는데 김두수가 쫓는 걸 눈치 챈다. 금녀는 김두수를 유인하여 총을 쏘고, 김두수는 쓰러진다.

금녀를 기어이 제 아이의 어미로 만들려고 하는 김두수. 그러나 그 금녀에게 총을 맞고 병실에 누운 김두수는 외로움에 짐승 같은 울음을 토한다. 다리를 스친 가벼운 총상으로 일찍 퇴원한 김두수는 용정의 최 서기로부터 서희가 고향으로 돌아 갈 것이란 말을 듣는다.

길상과 환이는 훈춘에 도착해 추 서방 집에 가서 하룻밤을 보낸다. 환은 왠지 의기소침해있다. 권필응과 장인걸을 만난 일행은 연추로 이동하고, 연추에서 이동진을 만난다. 이동진은 김환에게 깊은 분노를 느끼나 이미 자신의 분노가 아무 쓸모없다는 것을 깨닫고 오열한다. 권필응과 김환이 조심스럽게 대화를 이어간다.

길상은 봄에 하얼빈을 다녀온 뒤 서희에게 김환에 대한 얘기를 한다. 길상이 다시 하얼빈으로 떠나자 용정에서는 길상이 옥이네를 못잊어 떠났다는 풍문이 돈다. 서희는 공 노인에게 지난 수고를 치하한 뒤 마음을 잡아 용정을 떠난다.

<밑줄긋기>

16장 안 살 사람도 사게 하는 것이 장사아니오

5편 1장 사람이 미치듯이 역사라는 것도 때론 미치니까. 예측할 수 없는 일이란 얼마든지 있는 거구

7장 어쨌거나 시간은 간다. 인간사의 격동이 무슨 상관일까

8장 으레 길흉사가 있을 때마다 사람들의 감정이란 확대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좋은 것은 더욱더 좋게, 나쁜 것은 더욱더 나쁘게, 슬픔이나 기쁨도 표준을 잃기 쉽다

12장 절반의 운이라도 운은 운이야

13장 세상엔 제 가족이 없는 사람이 젤 불쌍하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순한 열정 (무선)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9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9
아니 에르노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없을 때 그(그녀)의 전화가 올까 봐 그가 알고 있는 일정에 한해서, 일에 관계된 어쩔 수 없는 용건을 제외하고는 가능한 한 외출하지 않은 적이 있으신가요? 행여 전화 벨 소리를 못 들을까 봐 진공 청소기나 헤어 드라이어를 사용하는 일조차 하지 않은 적이 있나요?


p11 작년 9월 이후로 나는 한 남자를 기다리는 일, 그 사람이 전화를 걸어주거나 내 집에 와주기를 바라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사랑에 빠진 사람이라면 이런 경험은 한번쯤은 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 소설은 1980년대 후반 매력적인 기혼 남성과의 2년 간의 연애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소설의 1인칭 서술자인 여자 주인공은 그를 사랑합니다. 언제나 그를 생각하고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무슨 일을 하건 그 남자만을 생각하고 대화에서도 그와 관계된 화제에만 흥미를 보일 정도입니다. 그는 유부남이어서 어쩌다가만 만날 수 있었고 그나마 몇 시간만 같이 있었지만 주인공은 세심하게 준비하며 그 순간을 기다립니다.


p33 때로, 그 사람이 내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건 아닐까 자문해보기도 했다. 나는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듯이 태연히 잠자리에서 일어나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하고 웃는 그 사람의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한시도 그 사람에 대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와의 차이 때문에 너무나 불안해졌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그와 함께 있을 때는 행복했지만 떠나고 나면 다시 불안해졌고 그와의 만남을 준비하면서만 불안을 잊을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에게 일상적인 일들은 모두 무의미해졌고 아들들도 방해가 될 뿐이었습니다. 그와 만나면서 예술 취향도 달라지고 만남을 기원하며 선행을 하는 등 그는 주인공의 삶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그의 실수나 그와 함께 있다 타버린 카펫 같은 것까지 아름답게 보일 정도였습니다.


p47 내가 그 사람을 떠올리는 행위와 환각 사이에,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한 나의 기억과 광기 사이에는 차이점이 전혀 없는 듯했다

주인공 여자는 그 남자 외에는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이 어떻게든 그녀에게 그를 상기시키거나 그와 공통점이 있지 않는 한 다른 어떤 것 또는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온종일 전화기 옆에 앉아 그의 전화를 기다립니다. 그녀는 남자에게 완전히 의존하고 있으며 다른 것들은 그들의 만남 외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녀의 약점, 그녀의 의존, 그녀의 욕망, 그녀의 집착. 마약 중독자의 이야기를 읽는 것과 같습니다. 그녀 자신도 그것을 알고 있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녀는 때때로 그가 같은 감정을 느끼는지 궁금해하지만 그녀는 전혀 모릅니다.


p31 그 사람의 질투는 나에 대한 사랑의 유일한 증거라는 생각에, 나는 그 사람이 하는 말 중에서 질투의 증거로 생각되는 것은 탐욕스럽게 기억해두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크리스마스 휴가에 여행 떠날 거야?"라는 그 사람의 물음이 그저 흔한 일상적인 물음일 뿐이지 내가 누구와 스키를 타러 갈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우회적으로 하는 질문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언제 전화가 올지 몰라서 전화를 기다리는 불안함을 포착합니다. 그리고 그가 떠난 후 그녀가 경험하는 압도적인 피로감, 곧 부재의 고통이 뒤따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의 기분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 즉 연인의 부재와 존재의 구분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p59 그런데도 나는 그 사람을 끊임없이 기다리고 갈망했던 지난해 봄 그 사람을 떠날 수 없었던 것처럼, 지금도 여전히 그 사람에게서 떠나지 못하고 있다. 이 글을 쓰면서 내가 바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나는 알고 있다. 글에는 자신이 남겨놓고자 하는 것만 남는 법이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글을 찬찬히 읽어보니 다른 사람에게 읽힐지도 모른다는 고통을 연장시키는 것과 같다. 하지만, 내가 글을 써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한, 그런 건 개의치 않는다

6개월 정도 지난 후, 주인공은 그가 다시 나타났을 때 그와 같은 방식으로 그의 사귐을 즐길 수 없을 정도로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됩니다. 사실, 그녀는 그가 결국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순간의 쾌락은 미래의 고통으로 물들게 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는 프랑스를 떠나 고국으로 돌아갑니다.


p74 어렸을 때 내게 사치라는 것은 모피 코트나 긴 드레스, 혹은 바닷가에 있는 저택 같은 것을 의미했다. 조금 자라서는 지성적인 삶을 사는 게 사치라고 믿었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한 남자, 혹은 한 여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사치가 아닐까

이 책은 삶, 사랑, 그리움, 기다림, 이별의 고뇌에 대한 화자의 생각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불륜을 해본 사람이나 심지어 사랑에 ​​빠진 적이 있는 사람에게도 깊이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모든 페이지에 아름다운 문장이 있습니다. 앉은 자리에서 읽었지만 아주 천천히 읽었고 아름다운 문장들에 여운이 남았습니다.

책 제목 그대로 ‘단순한 열정’ 그 자체를 보여줍니다. 솔직하게 내면의 심리와 감정, 생각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주인공이 남자와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없습니다. 사랑에 빠져드는 과정은 설명하지 않았지만, 사랑에 빠진 상태에 대해서는 아주 사실적으로 나열해 놓았습니다.

사실 줄거리 자체는 그다지 흥미롭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절대로 불륜을 미화하지는 않습니다. 소설의 끝 부분 역자 후기에서 이 이야기가 사실이었고, 이 소설이 발표될 당시 상당히 논란을 일으켰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 저자는 이 이야기를 책으로 왜 썼을까요?

육체적인 쾌락만을 위한 만남에 느껴지는 것이 논란거리가 된 것일 뿐이지, 그녀가 느낀 감정은 지극히 평범하고 아주 ‘단순한 열정’ 이었을 뿐이었습니다.

 가끔은 기다림이 집착이 되고 그 집착이 상처가 되는 관계를 보게 됩니다. 정말 사랑하는 관계라면 상처가 없는 관계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정말 사랑한 것일까요? 정말 사랑했다면 그 사람의 빈자리가 아름답고 지나간 순간만으로도 가슴 벅찬 따뜻함을 느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약속시간을 알려올 그 사람의 전화 외에 다른 미래란 내게 없었다. 내가 없을 때 그의 전화가 올까봐 그가 알고 있는 일정에 한해서, 일에 관계된 어쩔 수 없는 용건을 제외하고는 가능한 한 외출을 하지 않았다. 행여 전화벨 소리를 못 들을까 진공청소기나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는 일조차 피했다.
- P13

그 사람과 사귀는 동안에는 클래식 음악을 한 번도 듣지 않았다. 오히려 대중가요가 훨씬 마음에 들었다. 예전 같으면 관심도 갖지 않았을 감상적인 곡조와 가사가 내 마음을 뒤흔들었다.
- P23

어느덧 4월이다. 이제는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곧바로 A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한다거나 영화를 본다거나 외식을 하는 등 ‘일상의 작은 기쁨‘을 누려보겠다는 생각에도 거부감을 덜 느끼게 되었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열정의 시간을 살고 있다. (잠에서 깨어나도 더이상 A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공언하게 될 언젠가에 비한다면 말이다.) 그러나 그 사람이 예전처럼 그렇게 내 일상을 집요하게 차지하고 있지는 않다.
- P5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캐털리스트 -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
조나 버거 지음, 김원호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변화는 삶과 비즈니스의 기본입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행동을 바꾸려고 했지만 완전히 실패한 적이 있습니까? 완고한 고객이 주문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사장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구식 기술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실패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풍부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명백히 잘못된 생각을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가 옳다는 것을 알면서도 누군가의 마음을 바꾸는 것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다른 관점에서 사물을 보기 어렵게 만드는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p20 누군가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다면 촉매처럼 행동하라. 변화를 가로막는 벽을 낮추고 장애물을 치우는 식으로 행동해야 한다

이 책은 사람들이 왜 그렇게 고집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고수하는지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저자는 감정, 사회적 압력 및 기타 요인이 우리의 결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면서 설득의 심리학을 탐구합니다. 마지막으로, 친구나 동료에게 우리의 방식대로 보도록 설득하거나 대규모 그룹이 새로운 정책을 채택하도록 설득하는 등 마음을 바꾸기 위한 실용적인 팁을 제공합니다.

p56 리액턴스 효과를 줄이려면 촉매를 통해 행위자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게 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거나 완전히 손을 떼는 게 아니라 중간 지대를 찾아야 한다.

1. 리액턴스 효과: 사람들은 타인의 설득에 저항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고 느낄 때 변화에 저항하는 경향입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느낄 때 우리가 하고 싶지 않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종종 그 반대로 반응합니다. 사람들은 설득에 반대하는 방어기제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설득하도록 격려함으로써 그것을 극복해야 합니다.


p134 새로운 것이 더 좋다고만 강조해서는 사람들의 변화를 이끌어내기가 어렵다. 사람들 스스로가 기존의 것을 그만두게 해야 한다. 사람들이 소유 효과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2. 소유효과: 사람들은 전부터 해오던 방식을 고수한다.

우리가 이미 소유하고 있는 어떤 것을 더 가치 있게 여긴다는 생각입니다. 이것이 사람들이 자신이 정말로 원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가진 것을 포기하는 것을 꺼리는 이유입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채택하도록 설득하려는 것을 이미 가지고 있거나 친숙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p192 큰 변화를 한 번에 요구하지 말고, 상대방이 받아들일 만한 수준부터 조금씩 진행하라

3. 거리감: 사람들은 수용 범위 밖의 정보를 거부한다.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든 가까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더 높다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사람들이 채택하도록 설득하려는 것을 더 가깝게 보이게 만드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그들은 그것을 고려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p225 '시험 사용 가능성'은 불확실성을 줄이기 때문에 효과적이다. 새로운 것을 직접 경험하고 평가하면 이에 좀더 쉽게 접근하게 된다.

4. 불확실성: 사람들은 불확실한 상황을 접하면 일시정지한다.

우리가 그것에 대해 확신을 느끼면 그것에 대해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더 높다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사람들이 채택하도록 설득하려는 것을 확실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그들은 그것을 고려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무료 평가판 및 사례 연구는 여기에서 유용합니다.


p274 더 많은 정보와 더 많은 구조적 요소, 혹은 더 많은 확신이 필요하다. 사람들을 변화시킬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

5. 보강 증거: 사람들은 더 많은 증거를 원한다.

그것이 사실이라는 증거가 있는 경우 우리가 어떤 것에 대해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더 높다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사람들이 채택하도록 설득하려는 것에 대한 증거를 제공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그들은 그것을 믿게 될 것입니다. 제품 또는 서비스의 동료 사용에 대한 리뷰, 평가 및 시연과 같은 사회적 증거가 여기에 적합할 수 있습니다


관성의 힘과 변화에 대한 저항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런 다음 사람들이 사고 방식을 바꾸도록 하는 더 나은 방법을 논의하고 이를 화학 반응과 관련시킵니다. 또, 인질 협상가와 행동 과학 연구에서 사용하는 성공적인 설득 기술을 활용합니다.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이러한 기술이 어떻게 성공적으로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예가 가득합니다.

상대의 마음을 바꾸고 싶다면 설득을 멈추고, 상대방이 스스로 자신을 설득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 P85

여러 사람이 똑같은 소리를 한다면 묵살하기가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순간에 한목소리를 낸다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 P28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토지 7 - 2부 3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7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7권은 서울과 용정을 두 곳을 주요 배경을 하며, 이 과정에서 두 공간적 배경을 이어주는 매개로 역할을 하는 것은 혜관과 기화(봉순이)입니다. 유난히도 ‘만남’이라는 요소가 많이 등장하는데 혜관의 여정에 동행하는 기화와 평사리마을 사람들의 만남이 그렇고, 강포수의 귀환(직접적 만남은 아니지만), 그리고 길상과 김두수의 대면까지 나옵니다. 거복이(김두수)가 주는 긴장감은 팽팽하여 이야기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줍니다. 무엇보다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항일투쟁을 벌이는 이들의 다양한 모습이며 이에 맞물려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서희의 공노인을 위시한 물밑 작업입니다.

서희와 길상을 중심으로 해서 토지를 되찾으려는 큰 줄기의 얘기와 함께 또 다른 이야기들이 함께 흐르고 있습니다. 특히 기화(봉순이)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서희가 용정으로 올 때 봉순이는 조준구를 유인하느라 함께 오지 못하고, 진주에서 기화라는 이름으로 기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서울에서도 술을 따르는 일을 했는데, 혜관 스님과 함께 용정에 와서 서희, 길상과 만납니다. 사랑하는 남자가 모시던 사람의 남편이 되었을 때의 마음이 어땠을지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줄거리>

환이는 혜관을 만나 서울로 가려는 도중 최 참판댁 별당에 이른다. 별당은 쇠락하여 볼품 사납게 변해있다. 새벽에 일어난 육손이는 환이를 보고 기겁을 한다. 환이는 병수가 혼인했음을 들었다. 영산댁 주막에서 혼자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환이를 봉기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이 몽둥이를 들고 와 덮친다.

혜관은 화엄사에서 만나기로 한 환이가 오지 않아 걱정이다. 기다리다가 진주 관수 집에서 하룻밤 묵는다. 혜관은 관수에게 석이를 공부시켜 보자고 제안한다.

환이는 마을사람들에게 몰매를 맞고 기다시피해 춘매의 오두막에 와 쓰러진다. 그나마 영산댁이 말려서 목숨이 붙어있는 것이다. 강쇠는 환이의 모습이 의외다. 강쇠 집으로 옮겨 온 환이는 심하게 앓는다.

혜관은 서울로 와서 봉순을 찾는다. 봉순은 함춘관을 운영하는 추산의 눈에 들어 상당히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 혜관이 봉순의 집에 가니 미리 기별을 받은 상현이 와 있다. 혜관은 두 사람에게 석이 일을 부탁한다. 봉순은 혜관이 간도에 간다는 말에 따라나서기로 작정한다.

혜관과 봉순이 찾아왔다는 전갈을 받고도 서희는 선뜻 일어나지 못한다. 길상과 혼인한 일이 서희의 권위 의식을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권위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생겼을 때, 서희는 혜관과 봉순을 맞아들인다. 혜관은 오는 길에 묘향산에 들러 별당 아씨 묘를 찾아보았노라 전하고 서희는 발끈한다. 서희와 봉순은 어린 시절로 돌아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고 혜관은 월선을 찾아간다.

서희와 결혼한 길상은 쓸쓸하다. 자유를 빼앗긴듯 하기 때문이다. 이대로 주판알을 퉁기며 살아야하는지 자문해보고 돌아보는 중이다. 서희는 남편에게 공손하게 대하지만 왠지 모를 벽을 느낀다. 회령에 온 길상은 여관에서 추풍을 만나 김두수가 아편장사와 밀정을 겸한데 대한 분노를 듣는다. 여관으로 찾아온 응칠에게 혜관과 봉순이 와 있다는 소식을 들은 길상은 마음이 착찹하다.

연추에 있는 윤이병은 금녀의 소개로 학교에 나가고 있다. 김두수는 윤이병에게 금녀를 데리고 나오라 하지만 이미 금녀는 윤이병에게 정이 없어진 상태다. 윤이병은 어쩔 수 없이 김두수의 손이 닿이 않는 곳으로 떠난다.

회령에서 돌아온 길상은 집으로 가지 않고 월선의 주막에서 술을 마신다. 주막에는 집을 지을 때 날품을 팔던 사람들이 앉았다가 길상을 어색하게 대한다. 길상은 집으로 돌아가 혜관과 봉순을 만난다. 이들은 서로 옛날의 감정에 빠지지 않으려 애를 쓴다.

길상은 혜관을 모시고 김 훈장께 간다. 혜관이 김 훈장의 양자 한경의 소식을 들려 준다. 이미 두 아들을 낳아 바지런히 잘 살고 있다는 아들 소식에 김 훈장의 얼굴에 모처럼 환한 웃음이 피었다. 그동안 서희와 결혼한 길상을 못마땅하게 여긴 것은 사실이나 지금은 길상에게조차 따듯해지는 심사다.

서희는 봉순을 데리고 절에 간다. 봉순은 서희에게 왜 군자금을 도와주지 않느냐고 묻고, 서희는 고향에 가기 위해서라고 잘라 말한다. 서희의 집념은 단 한 가지. 최 참판댁의 모든 것을 되찾는 것이다.

월선은 홍이 손을 잡고 봉순과 함게 통포슬로 간다. 홍이는 봉순을 누님이라 부르며 자랑스러워 한다. 용이와 영팔 내외는 봉순을 보고 눈물을 흘린다. 임이네와 임이는 월선이 가지고 온 보따리로 시끄럽다.

통포슬에 남은 봉순은 영팔의 집에 묵으며 하루에 한두 번 용의 집에 들른다. 마침 아무도 없는 집 부엌에서 무엇을 먹던 주갑은 봉순을 보고 무안해 한다. 솥안에는 월선이 가지고 온 고기가 양념되어 들어 있다. 주갑의 말을 빌면 임이네가 고기를 감춰두고 혼자 먹는 것이 괘씸하여 고기를 다 먹고 솥을 부술 작정이라는 것이다. 봉순은 웃고 주갑도 한바탕 웃는다.

한밤중, 주갑은 식은 땀을 흘리며 방안을 맴돈다. 급체다. 용이와 영팔은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하는데 임이가 노 대인집에 와 있는 의원을 모셔온다. 의원은 침을 몇대 놓고, 급체가 가라앉은 주갑은 의원의 말을 깊이 새겨듣다가 함께 길을 나선다.

강 포수가 아들 두메를 데리고 공 노인 객주집에 나타난다. 강 포수는 두메나 자신의 과거가 드러나지 않기 위해 자신의 생명도 단축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공 노인에게 두메를 부탁하자 공 노인은 흔쾌히 머물 곳을 알아봐주겠다고 한다. 송애는 두수에게 매달리고 두수는 송애와의 정사 중에도 윤이병의 마지막을 생각하며 금녀에 대해 이를 간다.

송영환은 부친의 장례가 끝나자 장씨를 더욱 혹독하게 다룬다. 집안은 어수선하여 차츰 한 일가가 망해가는 징조가 나타난다. 송장환은 두메 문제를 의논하러 온 공노인에게 송애가 누군가에게 이용당하고 있다고 귀뜸한다. 강가 주점에서 김두수와 송애가 함께 있는 걸 안 공 노인은 길상과 함께 가서 김두수를 붙든다.

이동진과 장인걸은 쉐리판 심의 집에 왔으나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금녀는 교사로, 학생으로 차근히 변모해가고있다. 장인걸은 술집에서 이동진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더 애국이라고 일갈하고 이동진은 조용히 장인걸의 뺨을 친다. 자신이 사내장부임을 내세우며. 이튿날 이들은 담담한 마음으로 공 노인과 혜관을 만나 서희의 생남 소식도 듣는다.

서의돈은 기화가 소리 공부하기 위해 전주로 내려가는 것이 서운하지만 말리지는 못한다. 추산은 은근히 황태수와 기화가 인연 맺기를 가다렸는데 볼 품없는 서의돈이 기화와 관계 한 것이 못마땅한 차에 운삼의 독려로 기화를 전주로 내려보낼 작정을 한 것이다. 서의돈은 임 역관에게 공 노인을 만나 달라고 부탁한다.

공 노인은 두 번 임 역관을 만나서 일이 거진 성사된 것을 알고 호기롭게 여관으로 돌아온다. 여관에는 봉순이와 석이가 기다리고 있다. 석이는 공 노인에게 아버지 원수를 갚을 수 있게 조준구 집에서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조른다. 공 노인은 일의 전모를 발설한 봉순을 야단친다. 서의돈은 봉순에게 함께 일본에 가자고 하고, 봉순은 함께 만주로 가자고 해보지만 실상은 둘다 이야기 일 뿐이다. 화류계의 사랑은 이렇듯 남자에게나 여자에게나 소나기 같은 것을 서로 느끼는 것이다.

조준구의 기생첩인 향심은 홍씨에게 불려가 매를 맞고 생각에 잠긴다. 조준구에게 정이 있어 첩노릇하는 것도 아니나 달리 수가 없으니 조준구가 내치지만 않는다면 굳이 나가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조준구가 임 역관과 공 노인의 술책에 넘어가는 것을 보면서도 나서지 않는 것은 그런 사이기 때문이다. 조준구는 공 노인의 입담에 속아 폐광을 사들일 작정이고, 공 노인은 능청스레 임 역관과 더불어 조준구를 망하게 하려고 일을 도모한다.

<밑줄긋기>

10장 도둑이라도 사람이니 죽이면 살생이요, 아니 죽여도 살생인 것이오. 도둑으로 인하여 죄없는 백성이 얼어죽고 굶어죽는다면 그 도둑을 죽이지 아니하였던 자는 도둑의 손을 빌려 백성을 살해한 것이오!

4편 2장 도대체 운명의 실꾸리를 어디다 숨겨놨기에 얽히고 설키고

8장 언젠가는 돌아가야지요

13장 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도시 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 한두 번

15장 뉘우침 말고는 악이란 결코 용서받을 순 없는 게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토지 6 - 2부 2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6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일제강점기라면 모두가 다 독립운동을 위해서 싸워야하고 희생해야할 듯 보이지만 실상 등장인물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나라보다 그저 개인의 저마다의 삶 속에서 아등바등하며 살아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도 사랑하지만 함께할 수 없는 그래서 더 아쉽고 안타깝기만 한 사랑이 있었습니다. 용이는 월선이를 위해서 홍이를 두고 떠났었죠

또, 좋아하는 여인을 가질 수 있지만, 이성과 윤리에서 갈등하는 길상의 모습도 안타까웠습니다. 그의 모습은 일제강점기 시대에서 먹고 사는 것이 중요한지 아니면, 나라를 지켜야 하는 것이 옳은지 생각하게 했습니다.

큰 사건은 없었지만, 그동안 소식이 궁금했던 환이와 기화로 이름을 바꾼 봉순이가 등장하여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합니다.

<줄거리>

길상은 이동진에게 보낼 편지를 받아들고 송 선생을 찾는다. 송 선생 집에 권필응이 와 있기 때문이다. 윤이병은 금녀로 인해 김두수의 하수인이 되었다. 길상의 마음은 갈 바를 모르고, 회령에 가서는 옥이네를 찾는다.

주갑은 홍이를 데리고 냇가로 간다. 냇가에서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한 뒤 하얀 무명옷을 입은 주갑은 어린 홍이가 보기에도 한 마리 슬리로운 학 같다. 빨래를 마친 주갑은 목청껏 노래를 한다. 기막힌 명창이다. 이튿날 용이는 통포슬로 이사를 한다. 홍이를 월선에게 맡긴 채.

이동진과 권필응은 훈춘에 들른다. 연추에서 편지를 받았으니 용정에도 가봐야 한다. 이들은 오득술의 집에서 하룻밤 묵는다. 오득술은 청국에 귀화하였으나 제 국적을 버린 일을 불미스럽다 여겨 독립지사들에게 떳떳하지 못하다. 그러나 이들 내외는 음양으로 동포들의 편리를 봐주고 있으며 독립지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오득술과 허묵과 함께 밤새 술판을 벌인다. 허묵은 거만한 사내로서 이동진과 시중의 일들을 논하다. 그러나 권필응에게 호되게 당하고 만다.

이동진은 용정에 와서 길상과 함께 김 훈장을 찾아간다. 가는 길에 두 사람은 뭔지 모를 벽을 느끼며 침묵으로 일관한다. 이동진은 아들 상현에게는 길상이보다 더 좋은 신랑감은 없을 것이고 단언했지만, 막상 길상을 대하고 보니 상현의 심정과 일맥 통하는 감정이 남아 있는 것이 괴롭다. 김 훈장은 이동진을 반갑게 맞이하나 이동진이 길상과 서희의 혼인 문제를 꺼내자 흥분한다. 길상이 자신에게는 다른 여자가 있다고 말하자 이동진과 김 훈장 모두 안도하는 분위기다.

서희는 길상과 둘이서 회령으로 떠난다.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간다는 서희를 길상은 어쩌지 못해 동행하지만 마음은 착찹하다. 서희는 여관에 들면서 길상에게 옥이네를 만나고 싶다고 한다.길상은 서희 곁을 떠나야지 하면서도 떠나지 못한다.

서희는 옥이네가 살고 있는 오막살이를 물어 찾아간다. 옥이네 벽에 걸려 있는 길상의 목도리를 본 서희는 길상의 슬픔을 보는 듯하다. 옥이네는 길상이 혼인하고 싶어하더라는 서희의 말을 믿지 않는다. 서희는 거리로 나와 고급 목도리를 하나 산다. 여관에는 길상이 술에 취해 서희에게 주정을 하고 서희는 울면서 목도리를 던진다. 이튿날 길상과 서희는 어색한 채 용정으로 돌아오다가 마차 사고를 당한다.

길상은 병실 의자에 앉아서 잠이 든다. 꿈에 귀마동이란 동네를 지키고 있는 노인을 만나는데 그 노인은 우관 스님이 된다. 서희는 회령의 병원에 누워있다. 서희의 간병을 위해 용정에서 월선이 온다. 월선은 길상에게 윤이병과 김두수에 관한 얘기를 한다.

회령 여관에 든 김두수와 윤이병은 훈춘에 있는 금녀를 끌어내기 위한 계책을 세운다. 윤이병은 김두수의 하수인이다. 김두수는 용정에 평사리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이 못내 불안하다. 밀정일 망정 살인죄인의 자손이 아니라 번듯한 무관의 자손이 되기를 원했던 김두수였기 때문이다. 김두수는 양 경부에게 윤이병의 자리를 부탁한다.

김두수는 윤이병의 편지를 미끼 삼아 송애를 윤이병의 하숙으로 유인한다. 김두수는 윤이병이 보낸 거라며 금반지를 내밀고, 송애가 반지를 끼는 사이 송애를 덮친다. 월선옥에 온 길상은 송애에게 윤이병을 조심하라고 이르지만 김두수에게 이미 당한 송애는 길상에게 아는 척 말라 한다. 길상은 송애가 이미 당한 것이라 짐작하고 서글퍼한다.

상현이 서울의 이 판서댁에서 기식하고 있는데 하동에서 혜관이 찾아온다. 혜관은 상현에게 간도의 소식을 조목조목 따져 묻고 상현은 생각나는 대로 들려 준다. 서희 소식을 묻자 상현은 길상과 혼인을 할 거라는 얘기는 뺀다. 상현은 혜관으로부터 봉순이 기생이 되어 진주에 있다는 말을 듣고, 진주에 한번 갈 것을 작정한다.

혜관은 산으로 가기 위해 나룻배를 탄다. 배 안에서 봉기와 농부들은 두만이가 막딸이와 서울댁을 함게 얻은 이야기를 나눈다. 두만네는 진주로 이사를 했다. 산속에 온 혜관은 환이를 만난다. 환이는 간도에서 잘 살고 있다는 서희 소식을 전해 듣는다.

환이는 억쇠와 함께 목기를 짊어지고 산청장에 간다. 대낮, 사람들이 득실거리는 장터에서 왜순사 한 명이 등에 칼이 꽂힌 채 죽는다. 혐의는 용줏골 화적떼들에게 돌아간다.

임명빈을 선생으로 황태수, 서의돈, 이상현이 일본말을 배우고 있다. 황태수가 그의 아버지 집으로 간 사이, 세 사람은 술판을 벌인다. 임명빈은 일본에도 무당이 있어 천황까지 참배하는데 우리나라 민족 고유의 것은 무엇이나 미개하다며 없애버리려는 일본의 속셈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열을 낸다. 서의돈과 이상현은 곯아 떨어진 임명빈을 황태수의 사랑방에 둔 채 명빈의 누이동생 명희를 보러 간다.

상현은 집에 돌아와 있으나 새댁과의 사이는 "예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며칠 집에 머물더니 억쇠와 함께 진주 봉순의 집을 찾아간다. 봉순은 기생 기화가 되어 번듯한 기와집에 살고 있다. 상현을 본 봉순은 울음을 터트린다.

정한조의 아들 석이는 봉순이 집에 물을 길어주고 두만이 작은댁이 하는 식당에도 물을 길어준다. 두 모자가 부지런히 품을 팔아도 어린 누이동생들과 배불리 먹을 수 없는 고단한 살림이다. 길거리에서 관수를 만난 석이는 관수가 사 주는 국밥을 얻어 먹지만 서울댁의 괄시가 이만저만 아니다. 관수는 서울댁을 나무라고 석이에겐 저녁에 집에 오라고 이른다.

석이네는 이른 아침을 먹고 봉순이한테 간다. 석이네가 봉순이 집에 가는 날이면 아이들의 얼굴이 밝아진다. 석이네가 먹을 것을 넉넉하게 가져오기 때문이다.

관수는 석이를 데리고 구례 윤도집의 집으로 간다. 윤도집과 혜관은 석이를 마음에 둔다. 석이는 이들이 시키는 대로 하리라 작정하고 관수와 아비 묘소를 찾아가는데 배 안에서 야무네를 만난다. 야무네는 떡을 사다가 석이에게 쥐어준다.

환이와 강쇠는 죽은 인이 집에서 묵는다. 강쇠는 인이 처에게 마음이 있으나 말을 꺼내지 못한다. 환이는 별당아씨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마을 밖으로 빠져 나와 앉아 있다. 인이 처 선산댁이 따라 나와 애정을 고백한다. 환이는 매몰차게 거절하고 선산댁은 목을 맨다.

구례 윤도집의 집에 사나이들이 모여 환이를 기다리리고 있다. 그림자 같이 숨어 있던 환이를 궁금해 하던 참이다. 사나이들은 동학의 앞날과 자신들의 처신에 관해 이런 저런 의견을 나눈다.

<밑줄긋기>

9장 미움은 자꾸자꾸 피어오른다. 뭉게구름 같이 부풀어 오른다. 억울하고 괘씸하다

11장 신발이란 발에 맞아야 하고 사람의 짝도 푼수에 맞아야 하는 법인데

14장 그들은 더 깊은 고뇌를 안고 돌아가는 것이다. 흔들리는 마차 속에서 때론 절망이, 때론 희망이 교차하는 마음은 끝없이 방황하면서

4편3장 악락한 왜놈들이 노리는 게 바로 그것. 민심이 깨어지고 흩어지고 종래는 왜병들에게 협력하는 사태까지 빚어진다. 생각할 수 있는 일이지요

8장 천한 백성들은 그렇기 자파하고 살아왔다. 그러나 꿈이라고만 할 수는 없제. 세상이 한 번 바뀔 뻔했거든. 왜놈만 아니었이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