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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도 리필이 되나요? - 퍼굴이의 사계절 무한情 리필 프로젝트
지종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4월
평점 :
매 쪽 나오는 그림과 짧은 글들, 그게 이 책의 전부다. 글이 많지도 않고, 사건의 흐름 같은 건 없다. 그런데, 직장인이든 아니든, 그리고 기혼자와 미혼자 모두 공감하면서 읽게 된다. 가정생활이든 직장생활이든 여기 나타난 이야기들은 소박하면서도 밝지만은 않다.
“열심히 노력하고 정진하여 강력한 그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 힘드냐구요? 저에겐 보람이자 멋진 미래를 위한……”
“라고 말했던 그때는 어디가고 로또의 대박이나, 작은 편의점을 꿈꾸고 있는 우리를 발견하면 서글퍼진다.” (55p)
학창시절, 혹은 사회 초년생까지도 가졌을 꿈, 박노해 시인의 말처럼 '참혹하게 아름다웠던'
첫마음이 약간은 속물적인 목표로 변해버린 내 모습을 보는 일은 그리 유쾌하지 않다.
하지만 이런 무거운 이야기와 함께, 나를 웃게 하는 아내와 아이 이야기나 직장인들은 누구라도 생각해봤을 재미있는 아이디어(회사에서 부서 간 의견차이로 똑같은 이야기만 반복할 때는 주사위를 던저 해결하자는 등), 또는 모든 어려움을 이기게 하는 ‘월급 반지’ 직장인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일하기시러 병’ 등
누구나 공감하고 웃을 수 있는 재미있는 한, 두칸의 만화들로 이루어져 있다.
위에도 말했지만 물론 회사 일과 가정을 꾸려감에 대한 어려움을 아는 이들이라면 마냥 재미있게 읽기는 어려운 책이긴 하다.
하지만 토요일을 기쁘게 기다리거나, 맑은 하늘에 기뻐하고, 모든 걸 씻어주는 비에 고마워하는, 그리고 용서하는 하늘보다 벌주는 하늘에 대한 신뢰처럼 어려운 삶 속에 있는 기쁨, 아내와 가족에 대한 사랑처럼 그 속에 있는 아름다움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며, 그런 가족과 함께하는,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이 현실이 마냥 잔인하기만 하지는 않다.
[물론 가족을 아끼는 퍼굴이 또한
“나에게 한 달간 유급휴가를 준다면?” 질문에 ‘가족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겠다. 는 식의 이야기를 하다가도
“진짜로 한 달간 유급휴가를 준다면?”이란 질문에는
“씨불! 자유다! 튀어! 테크노마트! 용산! 다가는겨!”
정말 솔직한 답이 나온다. ^^
(안 그런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다. 있다면 한편으론 신기할 거 같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그 어떤 벽돌을 만들어내는 사람보다도 더 멋진 집을 지을 겁니다.” 그게 하루 하루 똑 같은 엇비슷한 인생만 찍어내는 우리 내들의 꿈 아닐런지…196p
이런 기약 없는 꿈을 믿고서 살아가다가 실패하고 좌절하는게 일상 아닐까?
그래서 우리 내들의 꿈은, 꿈일 뿐이고 저자가 말하는 이 꿈은 몇몇 사람들 제외하면 영영 이룰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간절한, 그러나 닿을 수 없었던, 그리고 닿을 수 없는 소박한 꿈들은 더 슬프다.
하지만
“최소한, 지는 해를 보면서 먼가 깨름직한 하루가 되지 않는 하루에 솔직한 일주일을 만들겠습니다. 오늘 지는 해 앞에서 떳떳하다면 내일 아침에 뜨는 해 앞에서도, 난 떳떳한 것을….
[마지막 페이지]
이 마지막의 다짐처럼 ‘하루하루’ 떳떳한 ‘하루’를 만들기 위해 이 험악한 ‘하루’를 살아가는 모두의 ‘하루’에 날마다 필요한 기쁨과 활기가 넘치길……
두손모아 기도해본다.
덧1: 24p에
- “말도 잘 안 통하거니와 본인이 어떻게 보이는지 절대 신경 안 쓰는 엄청난 방탄신공의 공력 보유자... 대체 그 공력은 어찌하면 쌓을 수 있단 말인가...
라면서 각종 욕설과 나무람에도
“쿠헐헐... 내가 좀 똑똑하긴 하지.. 쿠헐헐헐...”
이렇게 말하는 곰이 있는데, 작가는 분명히 그 곰에 대해 “그의 방탄 신공은 너무나 막강하여 마스터에게 아는 것 많고, 착한 인재로 오해받기도 한다.” 라면서 비판한다.
그런데 왜 나는 그 곰이 미우면서도 약간 부러워질까? ㅜㅜ
인용했던 부분들을 모아본다
"열심히 노력하고 정진하여 강력한 그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 힘드냐구요? 저에겐 보람이자 멋진 미래를 위한……"
"라고 말했던 그때는 어디가고 로또의 대박이나, 작은 편의점을 꿈꾸고 있는 우리를 발견하면 서글퍼진다." (55p)
"그 어떤 벽돌을 만들어내는 사람보다도 더 멋진 집을 지을 겁니다." 그게 하루 하루 똑 같은 엇비슷한 인생만 찍어내는 우리 내들의 꿈 아닐런지…196p
"최소한, 지는 해를 보면서 먼가 깨름직한 하루가 되지 않는 하루에 솔직한 일주일을 만들겠습니다. 오늘 지는 해 앞에서 떳떳하다면 내일 아침에 뜨는 해 앞에서도, 난 떳떳한 것을….
[마지막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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