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생각하는 수학 - 개념으로 읽는 수학의 역사
야노 겐타로 지음, 정구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사실 이 책은 내 독서 기록 보다 ‘난잡한 독서’ 기록에 적당할 지도 모르겠다. 수학 공식 이해나 큰 통찰을 얻지도 않았고 정말 몰입하지도 않았다.
사실 이 책은 제목이 ‘생각하는 수학’이기에 수학적인 사고방식을 길러주거나 어떤 수학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탐구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라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다.
[생각과는 달랐지만 나쁘진 않다.]
그러나 이 책은 정확히 말하면 ‘개념으로 읽는 수학의 역사’라는 부제처럼 ‘재마있게 읽을 수 있는 수학사’ 정도로 생각하면 좋은 책이다. 이전에 읽은 ‘멜론 수학’보다 각 공식에 대한 설명은 좀 더 자세한 편이었고, 수학이 어떤 순서로 변해왔는지 알아보기도 쉽다.
작도 불가 문제, 손가락 계산, 한붓그리기 등처럼 어딘가에서 들어본 흥밋거리가 많으면서도, 단순한 재미 충족 내용만이 아니라 아주 간단한 미적분이나 집합 예시, 또는 순열과 조합 문제에 대한 설명이 있어, 수학 공식 이해에도 도움을 준다.
[책의 목적을 이루는 데에 보다 충실한]
그러나 세세한 계산이나 기교를 가르치는 데에 매달리는 것 같다면서 학교 수학 교육 현실을 비판하는 저자는
수학의 기원과 발달을 돌아보면 그 본질은 세세한 계산이나 기교의 역사가 아니라, 오히려 생각하는 방법과 개념 원리의 역사라고 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장차 과학이나 공학 분야로 나아갈 사람에게는 수학의 자잘한 계산법이나 기교가 꼭 필요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보통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 6쪽 수학자가 띄우는 편지 중 -
이라 말한다. 현대의 수학 발전 위해 옛 사람들이 쌓아온 과정을 살피고 수학에 대한 흥미를 일깨우는 데 적절한 책으로, 수학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들과 ‘수학적 개념과 원리의 흐름 이해’를 위한 ‘공식 설명’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고 있다.
다른 책들은 흥미를 충족시키다보면 수학사적인 내용과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많이 있지만, 정작 어떤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사용할만한 내용이 없거나, 반대로 단순히 공식들만 나열해서 전체를 보는 눈은 기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물론 수학 독본이나 각종 전공서적들처럼 사고방식과 공식에 얽힌 이야기들까지 배울 수 있는 많은 책들이 있지만, 수학 독본만 예로 들어도, 이 책의 2배가 훨씬 넘는 책들이 6권이다. 그래서 분량과 수준을 고려할 때, 꽤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뭔가 모호한]
하지만 수학사적인 내용과 개념 이해를 돕는 내용을 아주 작은 책 안에 담다보니 ‘차라리 개념의 흐름에 집중하는 편이 사고력을 기르는 데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반대로 집합 등을 따로 묶지 않고 ‘수학사’나 ‘흐름’에만 더 집중했다면 할 수도 있다.
[아쉽지만 아깝지는 않은 책]
그러나 작은 책에서 이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어려울 게 분명하다. 먼저 다 읽고 나서 개념 이해나 사고력 증진, 그 어느 것도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 보다 조금 두꺼운 한 권으로 일정 수준의 수학 개념들을 쉽게 읽을 수 있는 공식 해설(설명) 서적들이 많은 지금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앉은 자리에서 금방 볼 수 있을 정도의 시간으로, 각 개념들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하고, 이 만큼 생각할 거리를 주었다면 만족한다.
이 작은 책을 잠깐 읽어서 이 만큼 얻었다면 나쁘진 않다.
별은 3개 반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