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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ㅣ 청목 스테디북스 36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최명순 옮김 / 청목(청목사)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우연히 가지게 된 부활. 앉은 자리에서 읽게된 부활
하지만 아직은 부활을 읽었다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막심 고리키와 달리 말년에 종교에 심취해 박한 평을 받기는 하지만 이 작품은 톨스토이의 사상을 잘 보여준다. 네흘류도프란 귀족이 카추샤와의 사랑을 포기하고, 그동안 목격한 굴욕들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나, 노동자의 혁명이라는 더 큰 길을 가게 되는 과정에 더해 성경에 나타난 교훈의 인정, 그리고 주인공의 마음이 이 교훈을 실현하기 위한 노동자들과의 연대, 평등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바뀌는 장면들은, 평범한 인물이자 나약한 여인인 '어머니'가 사회주의 혁명가로 변해가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린 고리키의 '어머니'와도 얼핏 닮아 있다.
다만 종교가 사회주의 이념 보다 떨어지는 기존 질서로 그려지고 종교를 부정하진 않되 한계선을 분명하게 긋는 고리키의 어머니와 달리, 톨스토이의 작품들은 단편들이나 부활이나 모두 종교에서 적극적으로 사회주의의 정신을 찾고 있다.
이 대문호가 그리는 모습들은 사회주의의 실패 이후에도, 물질 만능, 보이지 않는 계층, 가진자의 권력의식처럼 구분이 있는 오늘날 적극적으로 생각해야 할 거리를 던져 준다.
'자본주의나 계급 질서는 분명 어느면에서는 실패 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려던 마르크스 주의도 실패 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가?'
청목에서 나온 부활은 어린아이들이나 중학생이 읽기 좋도록 쉽고 평이한 문체로 바꾸고, 조금이라도 어려울 것 같은 한자어는 모두 각주로 설명해주어 아이들이 읽기 좋게 해주고 있다. 다만 나같은 성인이 읽기에는 너무 많이 축약 되고, 풀어서 설명해놓아 원작이 주는 감정을 온전히 느끼기 어려웠다.
나는 아직 부활을 읽지 않았다. 다음에 다시 만날 부활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