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그런게 어딧나?, 형님의 말씀이다. 여기서 '그런거'란 '명리(命理)'를 뜻한다. 나름 음양가의 집안에서 태어난 나의 형님도 명리를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이다. (조부는 물론 선친께서는 지리地理를 일생동안 공부하셨고, 읽으신 중국의 지리서들은 셀수도 없었다. 대놓고 뻥을 좀 치자면 선친께서는 지리학에 달통한 분이셨다. 나름 대를 이은 음양가의 집안이라 할 수 있는 이유다)
공부 열심히해서 좋은 대학나오고, 좋은 직장에 취직을 하던지, 아니면 사업을 열심히하면 다들 잘 사는게 이치지, 아니그런가? 그리하다보면 누구나 좋은 배우자를 만나고, 잘 먹고 잘 살아가는 것 아니겠음? 이토록 노력한다면 이루지 못할 것이 무에있겠는가? 이 또한 형님의 말씀인데, 어디 형님 뿐이겠는가.
듣고보면 형님의 말씀은 지당한 말씀이자 곧 명리와 다름이 없다. '노력하면 다 잘 살수 있다'는 명제가 거짓인 경우를 상상하고 싶지는 않다. 이 명제는 참이고, 이 명제를 부인하려드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또한 분명 옛 어른들도 이와 같은 생각을 했을 터인데...
그럼에도 세상 만사는 계획한 대로, 마음 먹은 대로 형통하는 것은 아니어서, 저 유명한 주희 조차도 판단이 서지않는 순간이 오자 점괘에 자신의 명운을 물었다. 주희에게 주어진 점괘는 33번, '천산돈(天山遯)'이었다.
천산돈 혹은 천산둔은 '물러가 숨으라'는 뜻이다. 사족을 달자면 '괜히 잘났다고 나대다가는 땅을 치며 후회할 일이 생길 것이다'였던 것이다. 예상 밖의 33번을 손에 쥔 주희는 깜짝 놀랐다. 결국 자신의 목숨을 아끼기로 결심한다. 점괘 한방에 쭈그렁해지다니, 이런 한심한 인사가 다있나...싶지만, 천하의 주희라도 목숨은 하나였고 그무엇보다 더 귀했던 것이다. 만사가 뜻대로만 된다면 그 잘난 주희는 뭣하러 음양 오행의 이치에 자신의 명운을 묻고는 화들짝 놀랐겠는가.
음양 오행의 이치를 발견한 역사 이래로 동양 사람들은 주희가 주역으로 자신의 명운을 점치듯 '색은(索隱ㅡ은밀한 것을 찾아내다)'을 하기에 이르렀다. 조부였던 공자가 살아서 '색은'을 경계했노라고 자사는 중용(中庸) 11장에서 분명하게 밝혀두었거늘, 공자의 경계와는 달리 그 후예들은 어쩐 일인지 색은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글줄이나 읽는다는 조선 선비들은 오행의 이치를 탐했고, 속칭 천기를 알아내려 내심 애를 썼던 것이다.
음양가의 학문인은 명리는 무엇인가? 글줄을 꽤나 읽었다는 옛 어른들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명막도어오행 (命莫逃於五行)" 이라고. 이 말은 "사람의 명운은 오행에서 벗어날 수 없다" 는 뜻이다. 출전은 다재다능했던 당나라 명리학자 이허중선생의 이론을 후대의 학자들이 정리한 책, "이허중명서(李虛中命書)"이다.

[[[ 사진 출처 - 네이버 블로그 한여울, 이허중은 당나라 때 감찰어사였다고 한다. 암행어사 비슷한 일을 했던 것이다. 나중에는 전중어사대라는 직책을 맏았는데 감사원 수장급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는 천문, 역, 명운에 출중한 능력을 지녔다고 전한다. ]]]
'이허중명서'에 써있다고 허구가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때로는 진실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허구가 되기도 할 것이다. 내게는 진실이지만 형님에게는 허구이니 말이다. 어째든 하나의 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불구하고 셀수도 없는 명리서들이 존재한다. 또한 명리와 관련한 새로운 책들이 쉬지 않고 나오고 있다. 어떤 책들은 너무나도 수준 높은 전문 지식만 가득해서 읽어낼 수가 없다. 또 어떤 책들은 너무나도 밍밍해서 에세이 수준에 머무르기에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흔히 모 아니면 도, 이니 누구나 쉽게 읽어가며 명리란 이런 것이로구나... 싶은 책을 찾아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사정이 이러한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명리는 혼자서 습득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것. (물론 혼자 해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일반 적인 일은 아니다)
또한 누구나 알아보기 쉽게, 적당한 내용으로 명리를 서술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한 권의 책으로 독자가 자신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없는 이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려운 일을 해낸 한 사람이 있다. 김학목 선생 바로 그분이다. 그의 저서 '명리명강'은 내가 읽어본 책들 중에서 명리를 가장 쉽게, 게다가 정녕 '진정한 명리'를 설명한 책, 명리 안내서 이다.
'명리명강'에는 명리의 이론 뿐 아니라 저자의 철학이 담겨있다. 아니, 명리의 진정한 본질을 담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명리명강은 명리를 술사의 것이 아닌 도가(道家)의 것으로 바라보게 한다. 술사와 도인! 그 간극이 너무나도 커서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이 둘은 같은 명리이지만 대척점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녕 명리는 김학목선생을 통해 도가의 경지에 이르고 있다.
김학목선생이 내놓은 도서들은 그가 노장(老莊)의 대가임을 알 수 있게 한다. 노장에 관련한 책을 많이 내놔서 대가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차원이 다르기에 대가라고 말하는 것이다. 진정한 老莊은 김학목선생의 '장자, 곽상주 해제', '노자 도덕경과 왕필의 주', '초원 이충익의 담노 역주', '도덕지귀'등을 통해 깨닫게 될것이다. 기타의 노장 관련 도서들과는 분명 차원이 다르다. 나는 대한민국에서 김학목선생 만이 노장을 제대로 알고 있다고 감히 생각하는 바이다. 다른 분들께는 죄소옹~~!!
그래서일까, 그의 저술 '명리명강'은 알기 쉬운 명리에 도가의 철학을 담아 차원 높은 명리론을 완성시켰다. 이런 고급진 명리 안내서는 세상에 또 없다. 물론 지극히 사적인 견해이지만 말이다. 명리에 앞세울 분명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철학이다. 명리 자체가 철학이지만 그 철학을 제대로 가르치는 책은 거의 만나 본 적이 없다. 명리의 고전들도 마찬가지다. 이유인 즉슨 고전들 대부분 철학을 생략하고 본론만 언급했기 때문이다. 명리명강은 철학이라는 오행의 알맹이를 담고있는 책이다.
[[[ 위 네 권의 책은 참으로 빼어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책들은 노장에 대한 그간의 오류를 해체하고, 비로소 노장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줄 것이라 확신하는 바이다. ]]]
이 글을 읽고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르겠다, "읽어보니 페이퍼의 내용과는 달리 쉽지 않던데요?" 라고. 이 글은 이 책을 읽으면 명리를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결단코, 한 권의 책으로 명리를 이해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아! 명리란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명리의 실체를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는 뜻이다. 활용 단계에까지 이르기에는 쉽지 않지만 오행의 이치가 그러함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더 없이 귀한 책이 '명리명강' 이다. 설사 이 책을 절반만 읽는다 해도 정말 괜찮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절반만 읽어도 좋은 책이 바로 명리 명강이다. 물론 뒷쪽 절반만 읽어도 좋다. 이거 순 뻥 아니냐고? 뻥 아니다!
사실, 그간 내다버린 명리서들이 한 두권이 아니다. 명리 명강은 내용이 쉽지만 결코 분리수거 대상이 될 수 없다. 그 철학이 너무나도 귀하기 때문이다.
명리명강은 명리를 나름 이해하고 싶다거나 명리를 공부할 생각이 있는 사람에게 최고의 책이 되어줄 것이다. 명리를 스타트 하고자 한다면 최소한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직언을 서슴치 않는다. 공부법도 자세히 설명을 해주고 있으니 더 없이 좋은 책 아니겠는가.
마지막으로 페이퍼에 한 마디를 더한다면, '획죄어친 무소도야(獲罪於天 無所禱也) 이다. 논어 팔일(八佾) 3장에 나오는 말로,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다' 라는 뜻이다. 명리를 알고 쓸줄 아는 자는 반드시 명심해두어야 하는 말이다. 명리 명강은 논어의 팔일 3장이 가르치는 이 말을 스스로 깨닫게 할 것이다. 김학목선생의 명리명강을 매우 높이 평가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참고 ㅡ팔일(八佾) : 8명의 무인 8줄, 모두 64명의 무인이 추는 춤, 황제의 제례 의전에서 사용한 의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