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가 피아노 5중주를 쓴 시기는 그가 가곡 '송어'를 쓴지 2년 후인1819년, 그의 나이 22세 때의 일이다. 슈베르트는 친애하는 요한 포글을 포함한 동료들과 오스트리아 북부 산악 지대로 연주 여행을 자주 갔던듯 하다. 그 여행 중 알프스의 손을 베일듯 차가운 강물에서 힘차게 뛰노는 송어들를 관찰하게 되었고 가곡 송어를 작곡하기도 했던 것이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송어들 외에도 슈베르트가 연주 여행 중에 알게된 사람이 있었다. 상대방은 오스트리아 음악 애호가였다. 그는 슈베르트에게 실내악을 작곡해 주기를 부탁했다. 파움가르트너라는 인물이 바로 그였는데, 그는 부유한 음악 후원가 이기도 했으며 첼로 연주를 잘했다고 한다. 파움가르트너는 자신이 동료들과 함께 연주를 즐기고 싶어했다. 실내 악단은 구성했으니 연주할 곡이 필요했던 것이다.



나아가 파움가르트너는 슈베르트의 가곡 '송어'의 음을 사용해 달라는 부탁을 함께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가곡 '송어'의 인기와 성공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좋은 단서라 할 수 있고, 요한 포글이 슈베르트에게 그 얼마나 큰 긍정적 효과를 불러왔는 지를 알 수 있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하여 슈베르트는 그의 주문에 따라 '피아노 5중주, Op. 114 (667)'를 완성하기에 이르른다. 악장은 모두 5개이고 현대의 연주 시간은 짧게는 35분, 길게는 44분 정도이다. 이 정도의 차이라면 리더에 따라 연주 시간의 차이가 큰 편이라 할 수 있겠다.




[[[ 4악장이다. 전체의 곡으로 보아 피아노의 독립된 연주 장면이 많은 편이다. 또랑 또랑하고 맑은 피아노가 도드리질 수 밖에 없다. 이 곡에서 피아노 연주가 만만하지 않은 이유이다. 피아노가 다른 악기들과 덤으로 함께가면 부담을 살짝 덜어낼듯도 하지만 슈베르트는 송어와 맑고 시린 알프스의 강물을 피아노로 잘 표현하고자 작심한듯 하다. 역시나 피아노의 선율이 정말로 탁월하다. 더운 여름, 가슴의 온도를 알프스의 빙수로 시원하게 해준다. ]]]



예를 들어 정명훈은 '슈베르트 피아노 5중주'를 35분 대에 끝을 내고, 리히터와 보로딘은 거의 44분까지 끌고 간다. 개인적 선호도는 템포 루바토(Tempo Rubato ㅡ자유로운 템포)로 시간을 질질 끌어 늘어뜨리는 연주를 좋아한다. 사적으로는 느린 연주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 보편적인 현악 4중주는 바이올린 1과 2, 비올라, 첼로를 썼다. 현악 4중주에 피아노가 참여하면 피아노 5중주가 된다. 슈만, 브람스는 흔히 이러한 구성을 선호했고 이것이 표준 편성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슈베르트는 바이올린을 하나만 쓰고 나머지 하나는 콘트라베이스 (더블베이스)로 대체한다. 어찌보면 파격적인듯 보이는 그의 결정을 나로서는 기똥찬 슈베르트의 발상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덕분에 슈베르트 피아노 5중주는  훨씬 더 낮은 저음의 아주 매력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 레오폴트 쿠펠비저가 1814년에 그린 슈베르트, 이미지 출처 - 슈베르트 평전 (풍월당) p.90. 그의 나이 17세 이다. 상당한 미남이다!! 이쯤되면 제임스 딘도 울고가게 생겼다!! ]]]  



베토벤의 초기 실내악은 베토벤 특유의 음감과 갑작스러운 전조등으로 난이도가 높은 반면, 슈베르트의 Op.114(슈베르트 피아노 5중주)는 상대적으로 높은 난이도를 가진 곡은 아니다. 슈베르트가 아마추어 애호가들이 즐겁게 연주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곡을 썼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슈베르트의 음악성과 동시에 그의 섬세함과 깊은 배려심을 잘 느낄 수 있는 곡이라고 보면 된다. 사적으로 이 곡을 특별히 다정하게 느끼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슈베르트가 자신의 어떤 마음을 얹어 작곡했는지를 잘 느낄 수 있으니까.....





[[[ 위 연주 팀도 슈베르트를 무척 사랑하고 있나 보다. 단체 이름이 슈베르트 앙상블이다. 이들은 영국에서 창단한 전설적인 연주 단체이다. 이들은 35년 간 연주를 이어갔고, 2018년 해산했다. 그리고 실내악의 전설이 되었다. 모든 악기가 다 좋지만 역시나 피아노가 귀에 띈다 ]]]   



그리하여 이 곡을 연주하는 당사자들 뿐 아니라, 듣는 청자들도 한층 편안한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전혀 부담없는, 밝고 맑은 음색을 즐길 수 있게된 것이다. 송어의 넘치는 힘 자랑도, 퍼덕이는 물소리도, 맑고 푸른 강물 만큼이나 하늘도 맑고 푸를 것이다. 동시에 더블베이스의 차분함은 청자의 마음이 넘치지 않도록 잡아준다. 지나침이 없는 차분함, 유쾌함, 즐거움은 건강에도 좋을 것이다. 슈베르트 피아노 5중주에서 더블베이스의 출현은 이러한 멋진 정서적 효과를 모두에게 준다. 



22세의 젊은 슈베르트가 이토록 성숙한 면모를 가진 실내악을 썼다는 것에 정녕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돌이켜보면 그의 나이였을 때 나는 그것이 무엇이든 내가 가진 것을 자랑하고 뽑내고 싶어했던 것 같다. 나의 건방은 하늘을 찌르고, 나 없으면 세상이 돌아가지 않을 것만 같은 착각의 연속 속에서 20대를 보냈으니 말이다. 사실은 내가 죽어도 세상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을텐데도 말이다. 이 얼마나 시건방지고 미성숙한 시절을 살았더란 말인가. 돌이켜보면 부끄럽고 아우~! 진짜 쪽 팔리는 일들의 연속이 나의 20대 였던 것이다. 그러나 20대의 슈베르트를 보라! 슈베르트가 동네 형님이었다면 그의 심성을 보면서 배우고 자랐을듯 싶다.



22세의 슈베르트는 작곡가로서 인정을 받기 시작한 시점이었으니 더더욱 자신을 드러내고 싶을 때 겠지만 그는 결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늘 겸손했으며 결코 자신을 뽑내지 않았다. 그에게 커다란 경의를 표하며 특별히 친애하는 이유이다.


안타깝게도 작품번호는 Op. 114 (D. 667)는 슈베르트 생전에 출판하지 못하고 슈베르트가 세상을 등진 바로 다음 해에 출판이 이루어졌다. 이 아름답고 친근한 곡을 인류에게 남기고 간, 친애하고 경애하는 슈베르트 형님께 깊이 감사드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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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6-08-06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사진 뽀샵한 거 아닙니까??? 그래도 전 제임스 딘에게 한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