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조선은 사람의 본명을 명이라 했고, 명을 직접 부르지 않았다. 그 명은 군(君) 사(師) 부(父) 만이 부를 수 있었다. 하여 어려서는 아명을, 성장해가며 자 혹은 호를 사용했다. 그리하여 조선은 명 자 호 라는 최소 3가지의 이름을 사용했다. 어쩌다가 수 십 개의 호를 가진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어째거나 상대가 스승님이라면 호도 제대로 부르지 못했다. 그냥 스승님, 하던지 불가피할 경우 호를 사용하거나 당호가 있는 경우에는 당호를 사용했다. 서양인들의 입장에서는 부르지 않을 이름을 대체 왜 지었냐 싶을 것이다. 어째거나 본명이 직접 거론되는 경우는 나라의 공식 행사 뿐이었다. 그러나 서양은 이름을 쉽게 사용했는데 심지어 자신의 이름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경우도 허다했다. 시대는 변하여 대한민국의 현재 정서는 이름을 사용한 법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우리의 과거 정서와는 달리 서양의 노래 가사에서 실제 인물들의 이름을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마돈나가 부른 'Vogue' 라는 노래는 무려 17명이나 되는 실제 사람의 이름을 사용했다. 그리고 킴 칸스(Kim Carnes)라는 미국인 가수가 부른 유명한 곡 역시 사람의 이름이 등장한다. 그 노래는 대한민국에도 잘 알려져있다. 원곡자는 따로 있는데 쉽게 히트를 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킴 칸스가 리메이크를 해서는, 전혀 색다른 느낌을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킴 칸스의 그 노래는 곧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1981년 신디사이저 효과를 도입하여 그 노래를 전혀 색다른 음악으로 탈바꿈시켰다고 한다.
그 노래는 바로 'Bette Davis Eyes' 이다. 노래에는 진 할로우 (Jean Harlow), 베티 데이비스(Bette Davis), 그레타 가르보(Greta Garbo) 등 세 사람의 실존 인물이 등장한다.
[[[ 그런데, 대체 왜 싸다구를 날리는거지?? ]]]
지금이라면 이름 사용권을 내라고 했을것 같지만 당시에는 저작권 상표권 지적재산권 등의 법률과는 큰 관계가 없던 시절이었으므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던듯 하다. 해적판이 대낮에 버젓이 돌아다녔고 그걸 법적으로 해석하지 않던 시절이었으니 말이다.
어째거나
가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여성이고 전세계에도 잘 알려진 인물들이며 배우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레타 가르보'는 들어본적이 있지만 '진 할로우'와 '베티 데이비스'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었기에 궁금해서 인터넷을 찾아봤다. 어떤 인물들이기에 가사에까지 등장하는지 말이다.
제일 먼저 가사에 등장하는
진 할로우 (Jean Harlow) (1911~1937)

[[[ 블로그 '감나무골 정식이'에서 퍼옴 ]]]
불꽃처럼 짧은, 26년 간의 삶을 뜨겁게 살다 갔다. 짧은 생이었지만 그녀는 내가 2,600년을 산다해도 넘어설 수 없는 강렬한 임팩트를 세상에 남기고 간듯하다. 짧은 기간 동안 26편의 영화를 완성했다고 한다. 그녀의 금발머리는 특히나 아름다워 모든 이들의 찬사를 받았다고 써있다. 안타깝게도, 그런 그녀가 영화를 완성하던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불과 27세의 나이로 말이다. 병명은 급성 신부전으로 알려져 있다. 꽃보다 더 아름다운 젊은 나이에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 있었던 것이다. 늦었지만 고인의 명복을 빈다.
두번로 째 등장하는
베티 데이비스 Bette Davis (1908~1989)

[[[ 위키백과에서 찾음 ]]]
이 분은 특히 크고 이쁜 눈을 가진 배우였다고 한다. 인터넷 자료에는 '아름다움을 연기하는 배우' 라는 소개글이 있다. 킴 칸스가 자신의 이름을 가진 노래로 세계를 강타하던 당시 베티의 나이는 73세 였다고 한다. 베티는 자신의 이름이 들어있는 이 노래를 무척 좋아했다. 친필로 작곡가와 킴 칸스에게 편지를 보낼 정도로 말이다. 킴 칸스가 이 곡으로 그래미상을 받을 때, 베티 데이비스는 축하의 장미꽃을 보냈다고도 전한다.
머지막 등장하는
그레타 가르보(1905~1990)

[[[ 역시 위키 백과 ]]]
스웨덴 태생으로 무성과 유성을 넘나들며 존재감을 뚜렷하게 각인시킨 배우라고 한다. 영화에 무지렁한 나도 그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으니 월드 대 스타임에 틀림이 없다. 이 분은 투명한 눈동자를 가졌다고들 한다. 그녀의 영향력이 어찌나 지대했던지 그녀는 정해진 시간에만 촬영을 했다. 촬영장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못 박았던 대찬 배우였다.
그레타 가르보는 36세의 나이에 은퇴를 했다. 배우로서의 삶을 짧고 굵게 살다간 것이다. 그녀는 최정상에 있을때 홀연히 대중들의 눈 앞에서 사라졌는데, 84 세까지 잘 먹고 잘 살았다. 조국 스웨덴의 그녀에 대한 사랑은 지폐로 확인이 가능하다. 그레타 가르보의 얼굴을 스웨덴에서 현재 사용 중인 지폐 100크로나(한화 약 16,241원) 위에서 발견할 수가 있으니 말이다. 스웨덴에서 그레타 가르보의 위치는 우리 나라로 치면 세종대왕 이상의 인물인 것이다. (사실 신사임당 5만냥은 늘, 언제나 살짝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노래에 등장하는 인물, She는 과연 누구일까. 노래는 끝내 그녀가 누구인지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가사에 등장하는 진 할로우, 베티 데이비스 그리고 그레타 가르보의 각 장점을 합쳐놓은 인물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정작 그녀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모든 남자들은 그녀를 스파이라고 생각한다는 힌트는 주었다. 스파이가 누구인가. 정체를 알수 없는 사람이 아니던가? 한마디로 그녀가 누구인지 알려고들지 말라는 경고인가 싶다. 알려고 하면, 다쳐~!!!
가사를 살펴보다가,
"그녀가 그레타 가르보의 standoff sighs 를 가졌다" 는 대목에서 순간 난감해졌다. standoff는 어려운 말은 아니지만 sigh(한숨)의 앞에가서 붙어버리니, 이런? 뭐지? 순간 나를 당황시켰다. 우리말로 어떻게 번역하는 것이 좋을까 생각했지만 끝내 마땅한 뜻이 떠오르지 않았다. 하.... 명색이 영어를 전공했고 지금껏 영어로 밥벌어 먹고살았는데, 이걸 해내지 못하네 ㅠ. 작사가가 나를 아주 작살내고 있구나 하면서 "standoff sigh"를 넣고 핸드폰 AI에게 일을 시켰다.
핸드폰 AI는 나를 더 당황시켰다. AI는 "standoff sigh" 의 결과물을 보여주지 못했다. 대신 'standoff sighs, standoff sign' 등을 제시해주었다. 구글 AI가 무료로 일을 시켰다고 일을 대충하는게 아닌가 싶기는하다. 그러나 대략 짐작되는 것은, 'standoff sigh'라는 말이 향토색을 띈 말이거나 작사가가 신조어로 만들어낸 것이었구나 싶기는 하다. 아무리 싸구려 AI이기는 하지만 결과물이 너무 시원치 않아서 그렇게 생각해보는 것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AI가 제시해주는 standoff sighs를 검색했다. 결과물은 아래와 같았다.

이걸 다시 AI에게 번역을 시켜봤다. 결과는 아래와 같다. AI의 distant 번역이 또 어색하지만 말이다.
"standoff sighs"는 1981년 킴 칸의 히트곡 "Bette Davis Eyes"의 서정적인 구절로, "She's got Greta Garbo's standoff sighs"라는 가사에서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유명한 은둔 여배우 그레타 가르보를 언급하며, 멀고 냉담하거나 외로운 태도를 묘사합니다. 이 노래는 여성의 매혹적이고 신비로운 행실에 대한 시적 묘사로 유명합니다.
AI의 설명을 읽어봐도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력이 떨어지는 무료 AI의 한계인가 싶기도 하면서, 생각보다 가사가 어려웠다고 나의 무능력을 합리화했다 ㅠ 물론 노래는 마음에 들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