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 무심코 읽었다가 쓸데없이 똑똑해지는 책
오후 지음 / 웨일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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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저자는 책 제목을 지었지만, 책에 나오는 이야기가 당연히 농담은 아니다. 문과생이라는 저자는 여러 주제에 대해 무척이나 재미있게 과학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TMI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여러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이런 저런 잡다한 과학 이야기를 읽으며 상식을 쌓을 수도 있고,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을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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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6-16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살까 말까 고민했는데 가볍고 상쾌한 마음으로 사보겠습니다~

blueyonder 2021-06-16 12:24   좋아요 0 | URL
네 즐거운 독서 하세요~~
 
Helgoland: Making Sense of the Quantum Revolution (Hardcover) -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영문판
카를로 로벨리 / Riverhead Books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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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의 관계적relational 해석을 제안하는 로벨리의 신간이다. 양자역학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그 기묘한 특성 때문에 이론의 의미에 대한 여러 ‘해석’이 있어 왔는데, 로벨리는 이 책에서 보어-하이젠베르크의 코펜하겐 해석을 더욱 확장한다. 이 세상은 ‘물질’과 물질의 ‘운동’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로 이해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개별의 ‘속성’을 갖는 물질이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관계(물리적인 용어를 사용하면 ‘상호작용’)에 의해 존재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질은 관계의 기점으로 작용하는 ‘마디node’일 뿐이다. 이로써 우주의 중심은 ‘물질’이 아니라 ‘관계’가 된다.


기존의 코펜하겐 해석에서는 ‘관찰자’가 핵심적 역할을 했다. 관찰—실험—에 의해 파동함수는 붕괴하고 물체가 특정한 성질을 띠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로벨리는 관찰자가 아니라 무엇이든—또 다른 입자이든, 고양이든—상호작용을 하는 순간 파동함수가 붕괴한다고 말한다. 왜 인간만이 파동함수를 붕괴시키는가? 이것도 일종의 인간중심주의일 뿐이라는 것이다. 


상호작용 하기 전의 또 다른 입자—또는 관찰자—에게 파동함수는 여전히 중첩되어 있다. 실재란 여러 층위로 존재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러한 그의 접근법은 극단적 반실재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는 그가 일급 물리학자라고 생각됐다. 이 책에서, 그는 철학자처럼 느껴진다. 물리학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책, 좀 더 자세히 설명한 책, 그리고 시간에 대한 책에 이어 무슨 할 얘기가 더 있을까 싶었는데, 조금 더 할 얘기가 있었다. 어쩌면 이 책이 그가 진정 하고 싶었던 얘기인지도 모르겠다. 그의 친구인 스몰린은 <Einstein’s Unfinished Revolution>에서 양자역학의 실재론적 해석을 끝까지 밀고 나갔는데, 로벨리는 반실재론적 해석을 끝까지 밀고 나간다.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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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인 헬골란트Helgoland는 하이젠베르크가 그의 양자역학("행렬역학")을 착안했다는 북해의 작은 섬 이름이다.


... I want a theory of physics that accounts for the structure of the universe, that clarifies what it is to be an observer in the universe, not a theory that makes the universe depend on me observing it. (p. 69)

  ... there is nothing special in the “observations” introduced by Heisenberg: any interaction between two physical objects can be seen as an observation. We must be able to treat any object as an “observer” when we consider the manifestation of other objects to it. Quantum theory describes the manifestations of objects to one another. (p. 77)

... reality is this web of interactions. Instead of seeing the physical world as a collection of objects with definite properties, quantum theory invites us to see the physical world as a net of relations. Objects are its nodes. (p.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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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1-06-14 13: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물리학의 실체 ‘관계’를 사회학이나 불교의 인간 ‘관계’ 등으로 비약하여 해석하면 안 된다고 하던데요, 그런데 현대 물리학책을 읽으면 자꾸 그러고 싶어지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ㅎㅎ

blueyonder 2021-06-14 13:36   좋아요 3 | URL
제가 언급 안 했지만, 실제 이 책에서도 2세기 경 인도의 승려-철학자인 나가르주나(龍樹) 얘기가 나옵니다. 그의 철학과 관계적 양자역학이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생각하는 ‘실체‘라는 것이, 불교나 양자역학이나 사실은 없다고 말한다는 것이지요. 양자역학과 불교와의 공통점은 늘 흥미롭습니다. ^^

blueyonder 2021-06-14 13:44   좋아요 3 | URL
또 하나, ‘관계‘란 과정이자 변화를 의미합니다. 이런 점에서도 양자역학이, 서구의 철학 전통에서 벗어나 동양적 사유에서 더 공통점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21-06-14 15:39   좋아요 3 | URL
참, 용수 승려는 참 대단한 분 같습니다.
겨우 2세기에 근현대 철학자나 과학자들이 ‘대단한’ 발견이라고 한 것들을 거의 이미 다 언급했던 분위기입니다.

blueyonder 2021-06-14 16:07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그 옛날에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
 










































2011년에 출간되기 시작한 Ian Toll의 태평양전쟁 3부작의 3권이 2020년 하반기에 나오며 거의 10년 만에 완간됐다. 위에 hardcover와 paperback 판들을 나열했다 (3권의 paperback 판은 올 해 7월에 나올 예정이다).


1권을 읽고 있는데, 3부작과 같이 긴 호흡이어야만 쓸 수 있는 상세한 내용이 나온다. 역사적 배경 뿐만 아니라 주요 인물에 대한 짧은 전기라고 할만한 내용까지 나온다. 한 권으로 요약된 책도 좋지만 이 책과 같은 3부작도 좋다. 특히 Ian Toll의 이 책은 정말 즐기며 읽고 있다.


예전에(40년 전?) 이호원의 '태평양전쟁'이라는 5권짜리 책이 있었다. 어린 마음이었음에도 뭐에 홀렸는지 세로로 쓰인 글을 끝까지 다 읽었던 기억이 있다. Ian Toll의 글을 읽으며, 왠지 옛날 생각이 났다. 나의 어린 시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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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제713호 : 2021.05.18
시사IN 편집국 지음 / 참언론(잡지)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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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좋은 기사가 많은 '시사인'. 요즘 많이 언급되는 '집단면역'에 대해 다룬다. 좋은 언론의 모범을 보여준다. 다음은 '11월에 마스크를 못 벗어도 너무 절망하지 말기, 왜냐면...' 기사의 일부분이다.


 지난 4월12일 백악관 코로나 19 대응 언론 브리핑에서 CBS 한 기자가 물었다. “현재 백신 주저율을 감안할 때 미국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예방접종을 하지 않고도 집단면역에 도달할 수 있을까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은 대답했다. “집단면역에 관해 다시 말씀드리자면, 저는 정의하기 매우 애매한(elusive) 것을 언급하는 이 개념에서 사람들을 벗어나게 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집단면역에 도달하는 인구 내 백신 접종 비율, 감염 회복 비율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70~85% 사이 어디쯤으로 추정하지만 우리는 사실 모릅니다. 그래서 파악하기 어려운 숫자에 집중하는 대신 가능한 한 빨리 많은 사람들에게 예방접종을 하도록 합시다.” 4월26일 브리핑에서 파우치 박사는 집단면역을 ‘움직이는 표적(moving target)’이라고 표현했다. 목표는 목표이되 고정돼 있지 않은 목표, 실시간으로 지점이 바뀌고 변수에 따라 움직이는 목표가 바로 ‘집단면역’이다. (12 페이지)

  펑! 하고 퍼지는 마법의 초대형 면역우산은 없다. 각자 자기 머리 위를 가리는 개인의 작은 우산이 모일 뿐이다. 하지만 그 우산들이 모이면 공동체의 우산이 된다. 몸이 아파서, 어려서,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우산을 펼치지 못하는 약한 사람들도 모여든 우산 아래에서 비를 피할 수 있다. 하나의 큰 우산이 펼쳐지지 않아도 서로가 젖지 않게끔 도와줄 수 있고, 좀 더 빨리 좀 더 많이 우산을 펼칠수록 모두가 안전하고 자유로운 세계에 한 걸음씩 더 가까워질 수 있다.

  ‘11월 집단면역 달성’ 목표는 이루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곧 실패는 아니다. 지금 우리는 한 명씩 우산을 펼쳐 드는 아름다운 ‘집단면역 과정’에 있다. (17 페이지)


이번 호의 시사인 만화는 요새 화두 중의 하나인 반도체 얘기다: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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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5-15 13: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움직이는 표적이란 표현이 실감나게 다가옵니다.

blueyonder 2021-05-15 13:59   좋아요 2 | URL
네, 그렇지요. 아직도 우리는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그래도 백신을 개발해 이렇게 대응하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은 바이러스와 함께 살았고 앞으로도 함께 살 것이라는 사실이 정말 실감 나는 요즘입니다.

기억의집 2021-05-16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리스피가 온다라는 책 읽어보셨어요?? 저는 그 책 읽고 진짜 미국이나 유럽은 세상의 물음에 답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라는 것을 뼈져리게 느꼈네요 작가가 rdna를 기초적으로 설명하는데.. 그 구조를 완벽하게 꿰뚫고 있었어요. 그리고 나서 코로나 터지면서.. 어쩜 백신 미국이나 유럽에서 나올 수 있겠다 싶었는데.. 우리나라 대학 시스템 개편 진짜 해야 된다고 봐요. 위기가 닥칠 때 연구자료가 부족해 미국이나 유럽만 못 하잖아요. 그나마 정은경 본부장이 있는 게 신의 한수 였어요!!!

blueyonder 2021-05-16 19:44   좋아요 0 | URL
말씀하신 책 <크리스퍼가 온다>는 아직 못 읽어봤습니다. 읽어보고 싶네요. 우리나라가 코로나 19 대응을 비교적 잘 하면서 어깨가 으쓱한 점도 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대학도 그렇고 초중고 교육도 문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요...
 















1장 ‘영원함의 매력’을 보면, 우주 전체—과거, 현재, 미래—를 개관한 그린은 결국 생명이 아름답게 번성하는 지금, 현재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스타벅스에서. 그는 말한다.


... 생명과 정신은 우주의 시간표에서 볼 때 극히 작은 오아시스만에서만 존재한다. 우주는 다양한 종류의 경이로운 물리적 과정을 허용하는 우아한 수학 법칙에 지배 받지만, 단지 일시적으로만 생명과 정신의 집주인 역할을 할 것이다. 별과 행성과 생각하는 것들이 사라진 미래를 상상하며 이 사실을 곱씹어 보라. 지금 우리 시대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게 될 것이다.


여러 방향에서 도달하게 되는 '지금, 여기'의 소중함이, 어찌 보면 '진리'라고 얘기할만한 가장 중요한 사실인 듯 싶다.


다음은 좀 더 길게 인용한 원문이다.

... Life and thought likely populate a minute oasis on the cosmic timeline. Though governed by elegant mathematical laws that allow for all manner of wondrous physical processes, the universe will play host to life and mind only temporarily. If you take that in fully, envisioning a future bereft of stars and planets and things that think, your regard for our era can appreciate toward reverence.

  And that is the feeling I had experienced at Starbucks. The calm and connection marked a shift from grasping for a receding future to the feeling of inhabiting a breathtaking if transient present. It was a shift, for me, compelled by a cosmological counterpart to the guidance offered thorough the ages by poets and philosophers, writers and artists, spiritual sages and mindfulness teachers, among countless others who tell us the simple but surprisingly subtle truth that life is in the here and now... We see it in Emily Dickinson’s “Forever—is composed of Nows” and Thoreau’s “eternity in each moment.” It is a perspective, I’ve found, that becomes all the more palpable when we immense ourselves in the full expanse of time—beginning to end—a cosmological backdrop that provides unmatched clarity on how singular and fleeting the here and now actually is. (p.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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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1-05-16 1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거 읽다가 리얼리티 버블 잠시 흝어보다가 리얼리티 버블 너무너무너무 잘 써서 어제 다 읽고 이제 이 책 다시 시작하려고요. 저도 저 대목 읽었는데.. 스벅에서 공부가 되나?? 이러면서 읽었네요^^

blueyonder 2021-05-16 20:31   좋아요 1 | URL
아직 못 읽어봤지만 <리얼리티 버블>도 좋은 책인 것 같네요. ^^ 저널리스트가 쓴 좋은 과학책도 종종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쓴 대중과학서와는 다르게 또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