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히스토리big history'란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있기까지 우주의 탄생부터 별과 지구의 생성을 거쳐 생물의 진화까지 생각해 보는 접근법을 얘기한다. '히스토리'가 단순한 역사-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역사-라면 '빅 히스토리-거대 역사'는 지금까지 자연과학이 알아낸 우주와 생명의 진화까지 포괄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책을 읽을수록 우리가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깨닫게 된다. 거대 역사의 메시지 중 핵심은 역시, 칼 세이건도 얘기했듯이, 우리는 '별 먼지star dust'라는 것이다. 우주적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나는,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가. 하지만 우주의 기원을 생각하는 별 먼지는 또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가. 하찮으면서 대단한 존재인 우리의 의미를 깨닫는 것, 이것이 빅 히스토리가 우리에 전해주고자 하는 바라고 생각한다. 















데이비드 버코비치는 예일대의 지구물리학과 교수인데, 그가 강의했던 내용을 재미있게 책으로 엮었다. 짧지만 핵심을 잘 강조하며 과학적 지식도 잘 기술되어 있다. 어느 학자도 빅 히스토리가 담아내는 모든 내용의 전문가일 수는 없다. 지구과학 전공자는 그래도 괜찮은 위치가 아닌가 한다. 버코비치는 겸손하게, 하지만 훌륭하고 유머 넘치게 빅 히스토리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빅 히스토리 책 한 권만 읽는다면 이 책을 추천하겠다. 
















짐 배것은 <퀀텀스토리>로 우리에게 익숙한 작가인데, 매우 진지하게 위와 같은 빅 히스토리 책을 냈다. 버코비치의 책보다는 훨씬 딱딱하고 엄밀하다. 버코비치 책의 내용보다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빅 히스토리'를 처음 주장했던 학자들이 보여주는 좀 더 전통적인 관점-인간의 역사까지 비교적 자세히 다루는 접근법-을 알고 싶은 사람은 데이비드 크리스천이 쓴 위의 책을 보면 좋겠다. 오른쪽 원서는 국문판의 정확한 원서는 아니고, 2018년 5월에 출간된 책이다(그래서 페이퍼백이 아직 없다). 데이비드 크리스천은 자연과학자가 아닌 전통적인 역사학자로, 인류 역사를 좀 더 강조하는 편이다. 비슷한 접근법을 취하는 신시아 브라운의 책도 있다.


 


 












아마도 교재로 사용하고자 만든 우리나라 저자들의 책도 있다(대상은 중고생?). 이 시리즈는 (세상에나) 20권까지 있다! 다음에는 4권만 리스트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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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8-07-05 2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괜찮으시다면, 빅 히스토리 원전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시간의 지도>...^^

blueyonder 2018-07-05 22:09   좋아요 0 | URL
추천 감사합니다.^^ 국내에 2013년에 나왔군요.
 
그래픽노블 제1차 세계대전 - 1914-1918, 프랑스 국민만화가 자크 타르디의 1차 세계대전 연대기
자크 타르디 그림, 장 피에르 베르네 글, 권지현 옮김 / 서해문집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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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에서 사병으로 싸우며 온갖 비참함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던 프랑스 선반공이 화자이다. 담담하지만 있는 그대로 전쟁의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두리뭉실한 만화 그림이 잔인함을 조금 완화한다. 연도 별로 진행되지만 전쟁의 자세한 전황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뒤에 글로 된 보충 설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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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18-06-26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담가병˝이란 말은 처음 들어본다. 다음 사전 찾아보면 ˝들것으로 사람이나 물건을 나르는 병사˝라고 나온다. 영어로 stretcher bearer인 모양인데, 그냥 후송병 아니면 환자운반병 정도가 어땠을까 싶다.
 
E=mc² -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방정식의 일생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희봉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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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방정식으로 알려져 있는 “E=mc^2의 전기”를 쓴다고 저자인 데이비드 보니더스는 말한다. 에너지 E, 등호 =, 질량 m, 빛의 속도 c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사이사이에 과학자의 일화를 풀어놓는다. 에너지를 살펴볼 때는 패러데이, 질량을 설명할 때는 라부와지에를 말하는 식이다. 언급하는 과학자들이 식상하지 않아서 좋다. 물론 주인공인 아인슈타인을 빼놓을 수 없다. 뉴턴으로 시작할 법한 역학 얘기를 연대기와 상관없이 이렇게 펜이 가는대로 풀어놓으니 “자자 에너지란 말이야, 어떻게 시작했느냐면...” 하는 식으로 그냥 삼촌이 조카를 위해 해주는 이야기처럼 읽히기도 한다. 과학책을 이렇게 풀어 놓으니 부담 없이 읽기에 좋다. 들어 있는 과학자들의 삶과 일화는 과학이란 딱딱함에 인간적 면모를 불어 넣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야기는 원자와 핵분열(방사능), 원자폭탄, 그리고 블랙홀로 마무리된다. 이렇게 살펴보는 현대물리학의 발전사도 괜찮다. 고등학생들이 과학에 흥미를 붙이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 아닐까 싶다. 특히, 살펴보는 현대물리학의 '영웅들'- 리제 마이트너, 로버트 오펜하이머, 세실리아 페인, 프레드 호일 등-이 어떻게 과학적, 성적, 성격적 편견과 어려움을 극복했는지 읽으며 나의 편견과 어려움을 돌아보게 한다.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 2차 세계대전 당시 행적과 정상우주론을 주장했던 프레드 호일-이 책에서는 그의 전혀 다른 업적, 즉 별 안에서의 핵 합성necleosynthesis을 조명한다-의 이야기도 매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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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쉬운 베이즈통계학 입문 세상에서 가장 쉬운 시리즈 (지상사)
고지마 히로유키 지음, 장은정 옮김 / 지상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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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을 잘 짚어 서술한 베이즈 통계학 입문. 베이즈 통계학 뿐만 아니라 기존 통계학(네이만-피어슨 통계학)의 핵심도 설명되어 있다. 요즘 많이 언급되는 베이즈 통계에 관심은 있지만 통계의 ‘통‘자도 몰라 고민인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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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히스토리 1 : 세상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 우주의 탄생, 우주.생명.인류 문명, 그 모든 것의 역사 빅 히스토리 Big History 1
이명현 지음, 정원교 그림 / 와이스쿨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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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팽창의 발견과 빅뱅 우주론 등을 다루는 현대 천문학에 대한 훌륭한 입문서이다. 현대 천문학의 역사를 차근차근 짚으며 중요한 사건과 과학적 지식을 잘 전달해준다. 다른 책에서 보지 못했던 허블 상수 측정에 대한 논란은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아쉬웠던 부분은, 현재에도 잘 모르는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고등학생 정도를 대상으로 하는 책의 한계인지도 모르겠다.


표준 우주론이 확립은 되었지만 아직도 우리가 우주에 대해 모르는 것은 매우 많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도 과학은 계속될 것이다. 이 책은 요즘 많이 회자되는 ‘빅 히스토리’를 다루는 시리즈의 1권인데, 그 이상의 역할을 해냈다고 생각한다. 천문학자로서 이 보다 더 좋은 계기를 찾기는 어려웠으리라. 개인적으로 ‘빅 히스토리’와 같은 시도를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이렇게 빅 히스토리로 쓰여진 내용이 완결되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빅 히스토리’는 과학과 역사에서 지금까지 연구된 사실을 반영할 뿐이다. 역사가 계속 다시 쓰여지듯 과학도 조금씩 다시 쓰여지고 있고 ‘빅 히스토리’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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