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 물질과 공룡 - 우주를 지배하는 제5의 힘
리사 랜들 지음, 김명남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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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 물질과 공룡의 멸종이라는 별개의 주제를 연결한 책 제목은 꽤 주의를 잡아 끈다. 책은 암흑 물질과 태양계에 대해 설명하는 2개의 부분을 거친 후, 그가 제안하는 가설로 나아간다. 하지만 태양계가 우리 은하 평면에 존재하는 암흑 원반을 주기적(아마도 3200만 년의 주기)으로 지나가며 이것이 오르트 구름을 교란시켜 대멸절을 일으킨 혜성을 유도했다는 것은 아직 가설일 뿐이다. 심지어 논문이 유명한 과학 저널에 실렸다고 해도 말이다. 과학적으로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지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실제 우린 아직 암흑 물질이 무엇인지조차 모른다. 짐작만 할 뿐이다. 


암흑 물질이라는 신비한 가설적 존재와 태양계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볼만 할 것 같다. 여기까지는 좀 더 확립된 사실이니까. 여기에 더해, 요즘 입자 물리학과 우주론 분야에서 어떤 연구를 하는지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은 마지막 부분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설명된 것과 같은 연구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린다. 궁극적 지식의 탐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실험적 검증의 한계를 넘어선 영역에 대한 연구는 무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반드시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연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은 너무 편협하지만, 실생활과는 아무 상관 없이, 미래에도 도저히 실험적 검증이 안되는 연구도 궁극적 지식의 탐구라는 이름으로 밀고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도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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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6-08-17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물리학이 심오한 철학쪽에 가까운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과학책을 읽다보니 거 과학은 철학의 또 다른 사유에서 나온 분파이긴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버거워 리사 랜달같이 현대물리학자들의 이론이 정말 이상적인 사유일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실험검증이 불가능한 이론을, 리사랜들같이 숨겨진 우주나 끈이론같은, 평범한 독자인 내가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회의감이 자꾸 듭니다.

blueyonder 2016-08-17 17:39   좋아요 0 | URL
요즘 대중 과학 서적들이 많이 나오는 현상은 그래도 합리적인 과학이 세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사람들이 믿는다는 증거이겠지요. 특히 물리학 중에서도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꽤나 뜨거운 것 같습니다.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신기한 현상에 대해 얘기하니까요. 하지만 요즘 최신 이론으로 많이 언급되는 끈 이론이니 다중우주 같은 내용은 물리학계 내에서도 물리가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꽤 됩니다. 그동안 자연현상을 잘 설명했던 물리 이론을 계속 밀고 나가다 보니 실험적으로 검증할 수는 없지만 이런 이론이 된다는 건데, 말 그대로 이론일 뿐이지 검증된 사실은 아닙니다. 실험으로 검증될 수 없는 이론은 그럼 어떻게 진위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해 요즘 논의와 고민이 있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