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을 거치며 열강이 어떻게 재편되는지를 그린 폴 케네디의 신간이다. 전쟁 전 상황과 해전의 양상을 따라가며 여러 그래프와 표를 이용하여 힘의 균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전쟁사 책답게 지도도 많다[1]. 이 책의 특징으로 다음의 2가지를 얘기할 수 있다. 


1. 일러스트레이션: 스코틀랜드의 화가 이언 마셜(1933~2016)의 수채화 53개(펜화 1개 포함)가 수록되어 있다. 그림의 예를 여기서 볼 수 있다. 국문판에 수록된 그림은 좀 실망스럽다.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흐릿하다. 영문판에는 국문판보다는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지만, 어쨌든 수채화라서 호불호가 갈릴 듯 싶다. 참고로, 국문판보다 영문판의 판형이 더 크다[국문판: 150x225 mm (740페이지), 영문판: 178x254 mm (544페이지)]. 


2. 폴 케네디(1945~ ): 영국 태생의 역사학자로서 미국 예일대학 교수이다. 국제관계가 어떻게 경제력, 그리고 이에 따른 군사력에 의해 변화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주는 연구로 유명하다. 가장 유명한 책은 <강대국의 흥망>이다. 정통 군사사를 연구하는 학자는 아니며, 이 책에서도 주로 많이 알려진 역사적 사실들을 버무려 전쟁이 진행됨에 따라 힘의 균형이 어떻게 달라지며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떠오르는지에 대해 개관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내용이 반복되며 역사적 사실에 대한 오류가 많다고 지적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실망스럽다는 평이 많다. 


지적되는 예 하나를 원서에서 찾아본다. 1939년 미국에 5척의 정규 항모가 있었다는 내용이다.


Still, in sheer material terms, the US Navy, like the IJN, probably did possess a totally new form of sea power within its ranks here. There were five full fleet carriers in 1939: the two converted battle cruisers, the Lexington and Saratoga; and three late-design vessels, the Enterprise, Hornet, and Yorktown. (p. 58)  


여기서 언급되는 항공모함의 취역 시기는 다음과 같다: 렉싱턴(CV-2) 1927년 12월, 사라토가(CV-3) 1927년 11월, 요크타운(CV-5) 1937년 9월, 엔터프라이즈(CV-6) 1938년 5월, 호넷(CV-8) 1941년 10월[2]. 그러니까 호넷은 1939년에는 아직 취역 전이다. 


2차대전의 해전사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는 Craig Symonds의 <World War II at Sea: A Global History>가 많이 추천된다. 사실적으로 정확하고 2차대전 해전사의 핵심을 잘 요약한다는 평이다. Symonds는 미드웨이 해전에 대한 책인 <The Battle of Midway>도 썼다. 둘 다 아직 국문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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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도 16개, 그래프 13개, 표 14개.

[2] CV-1 랭글리, CV-4 레인저, CV-7 와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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