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자파 스트리트 - 행복유발구역
노나카 히이라기 지음, 권남희 옮김 / 예담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이토록 예쁘고 아기자기한 소설이 있을까.

행복유발구역이라는 해석을 달고 나온 프랭크자파 스트리트. 지구 어디엔가 숨어있다는 프랭크자파 스트리트에는 행복을 위한 모든이들이 복닥이면서 살아가는 곳이다.

영화감독 지망생 하루군, 그의 애인 웨이트리스 미미양, 특이한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펭귄 그레이스, 부동산업을 하는 퍼그 공골라씨, 테리어 커플 브브와 샤벳, 부자 노숙자 가면남과 그의 짝 고양이 베호, 수수께끼 형제인 파카라나 형제, 인기짱인 판다 와이와이~

 

행복이란 것은 늘 걸어다니기 때문에 항상 만날 수 있는 존재이다. 하지만 관심없이 무심코 지나쳐버리면 그것은 행복이 아닌 그저 지나치는 우연이 된다. 지나치는 우연을 깊은 관심과 진정한 마음으로 보는 자만이 행복을 멈추게 하고 그것을 나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또한 진정한 행복이다.

프랭크자파 스트리트는 행복이 가득한 거리다.

진정한 행복에 대해 결론을 내릴 수 없다면 7개의 에피소드 속을 뒤져보자. 맛있는 음식이 가득한 프랭크자파 스트리트의 에피소드 속에서 달콤한 행복, 고소한 행복, 그리고 펀치처럼 시원한 행복을 마음껏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함께 보여지는 삽화는 상상력을 충분히 발휘하게 한다.

평화로운 초록색 벽으로 둘러쌓인 따뜻한 침실에서 두 연인은 행복한 아침을 함께 해줄 맛있는 메뉴를 고르고 있다. 날씨가 좋은 날 선택한 프랭크자파 스트리트의 피크닉에서 아름다운 신랑과 신부가 탄생하고 그것을 바라보는 편안한 남자와 그의 무릎을 베고 있는 귀여운 연인의 모습도 있다. 갓 결혼한 신혼부부의 알콩달콩한 일상을 빼앗은 외로운 고독남에서 또다른 연인이 나타난다. 은근히 견주게 되는 인기남이 결국은 좋은 친구로 남게되던 책이 잔뜩 꽂힌 헌책방의 모습도 보인다.

 

때론 만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그림과 이야기들은 이게 뭐야?? 애들 책 아냐??라는 반문을 갖게 하지만 구성원들이 바라는 행복이란 결코 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채는 순간, 독자는 자신도 모르게 행복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행복이란 것은 크게 오는 것도 아니고, 잘 다져진 인생의 길목에서 만나는 것도 아니다. 나의 마음이 간절함을 원하는 어느 순간, 아주 작고 소박한 모습으로 다가옴을 말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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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화 속 현대 미술 읽기
존 톰슨 지음, 박누리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미술 작품을 만난다는 것은, 그리고 그것을 지나치지 않고 돌아보면서 차근차근 작품을 해석한다는 의미는 사실 전공자들에 한해서, 또는 미술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이들만의 관점으로 알고 있다. 대부분의 독자들이 동감하는 부분이기도 할 것이다. 직접적으로 미술 작품을 관람하러 가는 경우도 거의 없었거니와 방송매체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게 되는 화가와, 그의 작품들을 보게 될때 그저 그림과 색감 정도만 알게 되는 것이 나의 미술에 관한 관점이다. 어찌보면 그림을 그렸던 친정 아버지의 덕택으로 그림과 무척 많은 만남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을 감상하는 차원으로 들어서기 이전에 작품을 창조하는 작업이 얼마나 세밀하고 힘든가를 알기 때문에 아마도 나는 일부러 미술을 피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겟다. 하지만 보던 시선이 있어서 일까? 작품을 해석한다라는 것을 정확히 알고 싶은 마음은 늘 남아 있었나보다. <세계 명화 속 현대 미술 읽기>는 그런 나의 궁금증을 시원스레 해결해주는 역할을 해준다.

저자 존 톰슨의 설명은 화가, 작가, 그리고 큐레이터라는 직업에서 얻은 모든 지식을 바탕으로 현대 미술에 대한 요점정리를 확실하게 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1900년대부터 시작된 근현대미술의 미술사부터 시작한다. 본문에 소개되는 화가와 작품은 출품 시기별로 구분되어 있어 현대미술의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근현대미술이 발전하기 시작했던 19C초 이성의 규칙과 속박에서 벗어나 느낌에 따른 재현을 하고 있는 낭만주의, 즉 자연주의로 시작된다. 이런 낭만주의 정신에 전적인 반대 표명과 비판을 가하는 사실주의가 귀스타브 쿠르베(화가의 스튜디오, 1855, 본문12p)등을 중심으로 시작된다.

에두아르 마네(올랭피아, 1863, 본문 20p)는 최초의 근대 화가로 불리면서 사실주의와 인상주의의 관념적 연대를 제공한 화가이다. 마네를 기점으로 근현대 미술은 인상주의 미술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인상주의란 빛의 변화에 따른 순간적인 형태의 변화 색의 변화를 포착하려는 미술양식을 말한다. 본대로 그린다는 인상주의 정신은 빛에 따라 순간적으로 변화하는 깊이 없는 사물의 인상을 그린 것이다. 태양광선의 미묘한 조화를 쫓기위해 이들은 야외에서 그림을 그렸으며 튜브형 물감과 접히는 이젤의 발명은 그들의 야외작업을 가능케 해주었다. 인상주의 화풍의 대표 화가로 클로드 모네(루앵 대성당, 잿빛과 장밋빛의 교향곡, 1892~94, 본문 72p), 르느와르, 드가, 로댕등에 대한 설명을 더한다.

조르주 쇠라(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1884~86, 본문 54p)는 점묘주의의 이론과 수법을 이용한 화가로 알려진다. 인상주의가 본능적, 감각적이라는 표현에 반해 신인상주의라 일컬어지는 이들은 과학적이면 분석적인 화법을 담아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시대적 화풍의 유행에서도 그 양식의 한계를 만족하지 못하고 갖가지 방향으로 표현을 추구하는, 이를테면 인상주의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독자적으로 해결을 추구하던 세잔느, 고갱(마타 무아, 1892, 본문 70p), 고흐등을 후기인상주의라고 분류하기도 한다.

앙리 마티스 (음악, 1910, 본문 112p)는 순수 색채의 고양에 주력을 하는 미술운동의 주자가 되었는데 이는 채도가 높은 색채의 평평하면서도 서로 겹치는 채색면을 강조함으로써 유럽 회와의 색채에의 근대적인 접근을 정의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다.(이들을 야수파라 불리기도 한다.)

입체파 화가의 선두로 불려지는 파블로 피카소(아비뇽의 여인들, 1907, 본문 100p)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1900년대부터 나타났던 미술 혁신 운동으로 회화의 전통인 원근법과 명암법, 다채로운 색채를 쓴 순간적인 현실 묘사를 지양하고 자연의 여러 형태를 기본적인 기하학적 형상으로 환원, 사물의 존재성을 이차원의 타블로로 재구성하고자 한 화파가 바로 입체파인 것이다.

바실리 칸딘스키(녹색 중심부가 있는 회화, 1913, 본문 134p)와  프란츠 마르크(말이 있는 풍경, 1910, 본문 110p)처럼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로 절대 순수를 표현하고자 하던 표현주의를 이어 미래파, 다다이즘, 추상표현주의로 발전을 하게 된다.

이토록 많은 발전을 해오던 현대 미술은 1960년대에 이르러 미니멀 아트(미국의 젊은 작가들이 최소한의 조형 수단으로 제작했던 회화나 조각을 말한다)라는 표현을 만들어내고 프랭크 스텔라(페스, 1964, 본문 298p), 모리스 루이스(어디에, 1960, 본문 268p)의 계보를 갖게 된다.

앤디 워홀(커다란 전기의자, 1967, 본문 322p), 로이 리히텐슈타인(또는 로이 릭텐스타인)(타카 타카, 1962, 본문 276p)등으로 유명해진 아트는 1960년대 초기 미국에서 발단한 구상 회화의 한 경향으로 흔히 발견되는 일상적인 이미지나 물체를 미술 작품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란체스코 클레멘테(물과 포도주, 1981, 본문 358p)가 표현하고 있는 포스트 모더니즘 미술가들의 주된 특징은 모더니즘 문화와 사고 방식이 세워놓은 엄격한 지배의 틀을 거부하는데 있다. 포스트 모더니즘은 소통이 불가능한 정치, 문화, 전문화의 영역을 깨뜨리고, 삶과 문화의 경계를 무너뜨리기 위해 예술에 정치와 이데올로기를 끌여 들여 비판적으로 다룬다는 특징을 볼 수 있다.

몇몇 작품과 작가만 언급했지만 마로니에북스의 <세계 명화 속 현대 미술 읽기>에는 130명 작가의 200여점의 현대 미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어디서 그 많은 작가들의 특징을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어디서 그 많은 작품을 한눈에 보고 비교 그림까지 볼 수 있을까. 그런점을 생각해본다면 무척이나 편하게 앉아서 근현대 미술사를 꿰뚫수 있는 안목을 얻게 되는 장점이 있는 책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 책의 장점은 화가와 작품에 대해 마치 직접적으로 설명을 들으면서 관람을 하는 듯 하다.

이 책에는 역사가 있다. 예술가가 살아냈던 시대가 있다. 우리에게 예술가의 삶에 대해, 그들의 작품에 어떤 교육이나 경험이 나타나 있는지 알려주는 전기가 있다. 미술사가 있다. 예술가의 작품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다른 예술가들이나 그들의 작품과 어떻게 교류하였는지, 그리고 대중과 주류가 그들의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보여준다.(-서문 5p) 

서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따분하게 여길지도 모르는 미술사라는 학문을 무척이나 쉽게 이해시키는 책이다. 또한 대표작외에 손꼽은 2-3개의 작품까지  첨부하고 있어서 근현대 미술에 대한 갈증을 충분히 풀 수 있는 컬렉션 모음이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작품과 그에 곁들인 좋은 설명과 함께 편안하게 앉아서 미술을 관람하였다. 미술 작품의 결론을 말하기 보다는 나의 이해를 끌어내는 저자의 설명 덕분에 현대작품이 매력적이라는 말을 이젠 같이 공감할 수 있으며, 미술사를 논하는 대화속에 충분히 나의 견해를 밝힐 수 있는 안목을 갖게 하는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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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공주와 기사 올리버 사계절 1318 문고 58
김수경 지음 / 사계절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하얀 성 위에서 방패를 들고 칼을 뻗은 한 소년,  다 낡아빠진 옷을 입고 느긋한 모습으로 노래를 하는 듯한 흑인, 공주 왕관을 쓰고 구석진 자리에 오롯이 앉아있는 소녀..
표지에서 보이는 하얀 성에서 어울려야 하는 인물이다.
외국소설같은 제목이지만 청소년 소설이란다.
"열 다섯 살 소년이 커다란 개를 칼로 찔러 죽였다."라고 시작되는 책 소개를 보면서 청소년기 아이들의 무서운 방황을 그려냈나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폈다.

아하~이래서 추천의 글에 그 문장이 있었구나. 절대로 손에서 책을 놓기가 쉽지 않다. 그 다음이 궁금하고 또 그 다음이 궁금하고~날밤을 꼬박 새면서 한 순간에 다 읽어버린 책이다.
전혀 다른 공간에서 만나는 성장소설이다. 우리가 흔히 보게되는 청소년의 방황만을 그린 소설이 아니다.  어찌보면 엉뚱하다고 말할 수 있는 글감이다.

뜨거운 남아프리가공화국의 크리스마스 즈음이다. 교회의 구석진 지하실에서 전혀 다른 세 사람이 만났다.
들떠있는 크리스마스와 뜨거운 아프리카가 싫은 수현, 할머니가 들려준 하얀 성을 지키기 위해 지하실로 숨어든 모자란 아이 올리버, 그리고 누더기 옷을 걸치고 천하태평으로 노래하는 흑인 타보.
'유색 인종과 백인과 흑인'
'이민 온 새로운 사람과 원래 살던 원주민과 그 원주민을 밀어낸 백인'
'여유있는 자와 가난이 싫은 자와 아무 것도 없는 자'
세 사람을 표현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아파르트헤이트'라는 단어가 전해주는 인종차별의 잔존이 남아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라는 공간적 배경과 추운 겨울에 맞이 하는 크리스마스는 따뜻함을 연상시키지만 더위에, 땀에 어쩌면 서로 뜨거운 열기에 멀치감치 떨어져야 하는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라는 시간적 배경에서 전혀 다른 극과 극의 모습을 연상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이 공공유해야하는 공간이고 시간이기에 전혀 다른 세 사람은 공존을 해야만 하고, 그것을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늘 우월하다고 표현되는 백인이 오히려 흑인을 따르게 되고, 자신과 다른 유색인종을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흑인을 보여주고, 한국에서부터 얼어있던 마음이 모자란 백인과 새까만 흑인의 진심으로 먼 이국땅에서 조금씩 녹여가는 한국 여자아이의 모습은 인간은 결국 서로 똑같다는 존재감을 알려주기에 충분하다.
이런 이야기의 흐름에는 흑인 타보가 있다.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인종 차별을 직접 겪었고, 그로 인해 오랜 세월동안 사라진 친구를 찾아 헤매는 타보는 친구를 찾기 위해 수많은 곳을 돌아다니고, 수많은 인간을 만났을 타보는 우리 어른들의 한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피부의 색이 우선이 아니고, 태어난 장소가 우선이 아니고 종족의 우위를 따지는 것이 아닌 인간 본연의 모습만이 진실된 결과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것이다.
엄마의 부재와 아버지의 무심함으로 외로움이 극도에 달했던 수현이 마음을 풀어가는 과정은 한단계의 어른으로 성장하는 성장통의 하나이다. 아이들이 어른으로 커가는 과정은 누군가 억지로 붙들어놓고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생각지도 않던 사건을 겪고, 동화되고, 마음아픔과 고통과 슬픔과 그리고 안도감 이 모든 것을 지나야만 진정한 한단계 위로의 어른이 되는 것이다.

청소년의 아이들을 불러다놓고 이건 이래서 인생을 살아야 한다. 저건 저런 이유로 이렇게 나아가야한다라고 가르침을 주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생활속에 인생속에서 수많은 일을 겪고 또 겪어야만 나의 진정한 어른이 되는 밑거름을 얻을 수 있음을 알아야한다.
단, 어른이 이 책을 읽는다면 이것만은 알아두어야 할 포인트가 있다. 아이와 똑같은 시선으로 아이의 성장점을 보려 하지 말자. 어려운가? 아니 아주 쉬운 답이다.
아이와의 시선을 맞추되 아이보다 더 한단계 나아간 시점을 기억하고 아이와의 시선을 맞추자는 것이다.
흑인 타보가 아프리카가 싫다고 소리를 지를 때 똑같은 시선으로 수현에게 답변을 한다. 그리고 곧 스스로 반성을 하는 장면이 있다.

   
 

"돌아가라고? 좋아! 나도 그렇고 싶다. 누군 뭐 여기 오고 싶어서 온 줄 알아? 돌아갈 수만 있다면 나도 진작 돌아갔다고!"
수현은 기름 먹은 불꽃처럼 활활 타올랐다.
타보는 그제야 퍼뜩 정신이 들엇다.
'이런, 내가 지금 누구를 상대하는 거야? 상처 입은 아이한테 불을 지피고 있잖아?'
숨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입을 열었다.
"수, 미안하다. 내 말이 좀 지나쳤구나. 아프리카가 너에겐 낯선 땅이니 적응하기 힘들 수 있겠지. 그런데 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게 화가 난 거냐?"
타보가 목소리를 낯추고 자분자분 이야기하자, 수현 마음속의 불길도 잦아들었다. 수현은 실이 끊어진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그만 고개를 툭 떨어뜨렸다. 덩달아 어깨도 축 늘어졌다. 

 
   

청소년이라는 존재가 그렇다. 금새 불길처럼 활활 타오르고, 줄 끊어진 인형처럼 축 늘어진다. 상처가 있는지도 모르면서 상처 때문에 거칠어진다. 상처를 조금만 달래주면 더 큰 전환점을 스스로 찾게 되는 것이   청소년기이다.
내가 청소년 소설, 성장소설을 즐겨 읽는 이유가 이것이다.

나 역시 청소년을 힘들게 거쳐왔지만, 지금의 시선대로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꽁꽁 감춰왔다. 어릴 때의 상처는 어른이 된 후에 꽁꽁 숨겨져 있기 마련이다. 숨겨놓은 듯 하면서도 아주 힘들 때 가끔 존재를 나타내는 것이 청소년기의 상처다. 그 상처를 치유하는 것, 그 상처를 보듬어주고 긍정적으로 풀어나가야하는 것은 어른의 몫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장 소설을 즐겨 읽으면서 상처를 보듬고, 또 보듬는 방법을 배워 나간다.

<망고 공주와 기사 올리버>는 큰 의미로 보자면 인종 차별로 유명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이라는 소재가 있다. 단순한 인종 차별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소설이 아니다. 인종차별이라는 것은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하나의 못된 행태일 뿐이다. 그 속에서 부대끼고 살아가는 수현과 올리버는 인종차별이라는 단어가 굳이 와닿지 않는다. 그저 내 속에 있는 아픔만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아픔은 서로의 아픔을 보면서 조금씩 조금씩 스스로 치유한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아이들은, 청소년들은 잘 보듬고 잘 이끌어야 한다는 또 다른 의미를 갖어본다. 가르쳐주는 그대로 답습하는 가능성 때문에 인종차별이라는 바탕 위에서도 서로의 인간됨과 인간 내면의 진정성을 볼 수 있게끔 하는 소설이 바로 <망고 공주와 기사 올리버>다.

240여페이지의 청소년 소설이 뭐 그런 큰의미가 있을까라고 되물어 볼 수도 있지만, 청소년 소설, 성장 소설이라는 것이 이런 묘미가 있기 때문에 읽게 된다. 작은 사건으로 나의 아이들에 대한 시선과 나의 어릴적  치유받지 못한 아픔을 다시 치료하고 보듬어 줄 수 있는 시간을 잠시 갖게 된다는 것. 이것이 소설의 묘미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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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청소년들의 부자가 되는 공부
마크 빅터 한센 지음, 장인선 옮김 / 명진출판사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글로벌 시대인 21세기를 이끌어가는 중심적인 인물과 그것에 동반되는 성공의 위치와 그에 따른 경제적 안정은 모든 부모들이 내 아이들의 미래에 꼭 포함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다.
똑같은 공부를 하더라도 좀더 현실에서 좋은 위치에 있기를 바라고, 똑같은 직업을 가져야 하는 상황에서도 나의 아이가 우선이기를 부모는 간절히 원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탄탄한 성공의 길과 함께 부자로 살기를 바라는 것이 정답일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생각은 자신만만함을 갖고 현실을 향해 열심히 달려왔던 어른들이지만 세월이 지나고 성공과 실패를 겪고, 점점 안전함만 찾게 되는 부모 스스로의 모습에서 자신이 이루지 못했던 성공의 길을 아이들이 대신 이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이런 마음이 아이들의 교육에 적용된다고 솔직히 인정한다. 하지만 요즘의 부모들은 우리 부모들의 세대와 크게 다른점이 있다. 바로 배웠기 때문에 더 나은 배움을 받아들이는데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좀 더 진지한 생각을 하고 있는 부모라면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아이들의 꿈에 대해, 그리고 아이들이 하고 있는 학습에 대해 동기부여란 단어를 적용시키면서 대화도 하고, 생각도 할 것이다.

내가 <글로벌 청소년들의 부자가 되는 공부>를 택한 이유는 동기부여라는 단어때문이다.
나의 자녀들도 청소년기의 아이들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성장소설을 더 많이 읽으려고 하고, 아이들의 미래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책, 그리고 아이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고하면 우선순위로 선택하곤 한다.
늘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는 아이들이지만 가끔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이상과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대답이 다를 때가 종종있다. 나 역시도 부모의 참견을 때론 싫어라 할 때가 있었으면서도 부모의 입장이 되어보니 좀 더 나은 미래, 좀 더 탄탄한 미래를 향해 아이들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다른 면으로 생각해보자.
과연 내가 이끄는 방향이 아이들은 이해를 하고 스스로 하고 싶은 마음에 따라오는 것일까?
부모가 내보이는 미래이기 때문에 그냥 행동만 따라오는 것은 아닐까?
<글로벌 청소년들의 부자가 되는 공부>를 읽어 갈수록 이에 대한 질문을 수없이 하게 되면서 아주 속시원한 결론을 얻게 된다.

동기부여를 필요로 하는 곳이면 전세계 어디든지 달려간다는 저자는 이런 말을 하고 있다.
세계 모든 청소년들은 두 가지로 분류한다. '꿈이 있는 친구들'과 '꿈이 없는 친구들'이 있다. 꿈이 있는 친구들은 매우 활기찬 모습으로 하루하루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간다. 그러나 꿈이 없는 친구들은 하루하루가 재미없고 지루하기만 하다. 그래서 재미를 찾기 위해 나쁜 짓을 저지르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더 강한 재미를 찾게 되고, 폭력이나 마약에도 서슴없이 접근하는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
대부분의 청소년들과 그들의 부모들이 생각하는 '학교 우등생이 곧 인생 우등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저자도 그런 명제를 두고 글로벌 시대에 움직여야 할 인생 우등생들에 대해 조목조목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의 청소년 CEO들의 경우를 바탕으로 무엇이 아이들의 미래를 성공의 길로 이어줄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 하는 책이 바로 <글로벌 청소년들의 부자가 되는 공부>다.
웹디자이너이면서 디자인 회사를 설립한 18살 소녀 애쉴리 퀘일스, 미국 '뉴포트 비치의 공식 제과'인 '원더랜드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23살의 앨리슨 에임즈, 18살로 '매리앤스오운 보디케어 에센셜스'라는 화장품 브랜드를 만든 매리앤 배롯, 백만 달러 자산가치의 기독교 의류업체 '페이스풀 피쉬'의 CEO인 21살 첼시 유뱅크등 14명의 젊은 인재들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에게 꿈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동기부여를 세세하게 전하고 있다.(각각의 홈페이지를 적어놓고 있어서 직접 그들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꿈이 없는 아이들은 꿈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갖고 있는 꿈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 꿈을 찾기 위해 <글로벌 청소년들의 부자가 되는 공부>가 알려주는 것은 다음과 같다.
청소년들은 자신 속에 숨겨진 세 가지 재산-창의성, 열정, 실행력-을 찾아야 한다.
완전한 성인이 아닌 청소년들이 꿈을 찾아가는 여정에는 평탄한 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가 생기고 내가 꼭 찾아내야 할 표적이 있고, 그것을 찾아가기 위한 지원군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도움을 청하는지에 대한 방법도 미래를 향해 나가는 배움의 하나이다.
<글로벌 청소년들의 부자가 되는 공부>에 나오는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일찌감치 경제력을 갖게 된 경우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학업을 뒤로하고 자신만의 창의성을 믿고 무조건적으로 어린 사업가의 길로만 가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어린 사업가라고 봐주는 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공부를 해야함을 강조한다. 모든 면에서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하고, 한정된 시간을 잘 나누어 써야함은 기본적인 자세이고, 수없이 일어날 좌절에서도 내가 나에게 보내는 믿음이 중요하며, 내가 가진 것을 나눔할 줄 아는 배려의 마음이 있어야 겸손함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부자라는 단어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답이 바로 금전적인 여유를 가진 부자이다. 하지만 진정한 부자는 잠깐의 금전적 풍요로움이 아닌 내 인생이 원하는, 내가 즐거워서 하는 일에서 얻는 성취감이 바로 진정한 부자라고 할 수 있다.
너무 표면적인 답이라고 답하는 독자가 있다면 이렇게 설명하고 싶다.
<글로벌 청소년들의 부자가 되는 공부>은 바로 고기를 낚아주는 것이 아닌 고기 낚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왕하는 공부는 즐겁게 하고, 이왕하는 노동은 열심히 하라는 말들을 한다. 타인에게 충고의 말이되기도 하지만 스스로에게는 다짐의 말이 되기도 한다. 이왕 달려가야 하는 아이들의 미래라면 좀 더 열정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일에서 자신의 재능을 충분히 발휘 할 수 있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글로벌 시대에 부자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이고, 공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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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골 빨강머리 루비
루스 화이트 지음, 이혜선 옮김 / 봄나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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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위한 배려, 남들을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혈연이 아니라도 가족의 구성원으로 이어주는 그 끈끈함을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가요? 더구나 요즘은 입양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고 그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전해듣게 된답니다. '입양'이라는 단어에 어떤 생각이 먼저 떠오를까요? 아마도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 또는 새로운 가정에서 힘겹게 적응하고 살아가는 아이와 양부모가 우선적으로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왜 이렇게 힘든 느낌이 먼저 떠오를까요. 아마도 새엄마, 새아빠 그리고 새로운 부모라는 것에 대한 인식을 따뜻한 시선으로 충분히 바라보지 않는 우리들의 내면의 눈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가족과 똑같은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입양에 대한, 새부모에 대한 그리고 입양된 아이에 대한 시선은 무척이나 따뜻하게 바뀌지 않을까요?

<오목골 빨강머리 루비>는 바로 이런 입양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법원앞에서 발견된 루비는 혼자 사는 아뷰터스 아주머니와 함께 살게 되죠. 아뷰터스 아주머니는 세상과 조금은 단절된 삶을 사는 무뚝뚝한 여자로 보이지만 사실은 사랑이 가득한 분이예요. 루비를 지극정성으로 키우게 되죠. 그렇다고 루비가 그런 상황에서 흔히 보이는 버릇없는 그런 아이는 아니랍니다. 아뷰터스 아주머니를 도와 여관 루스트의 살림살이를 도와주죠.

아뷰터스 아주머니와 루비가 사는 루스트 마을은 오랜 세월을 이어온 작은 마을입니다. 여러 성격의 여러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곳이지만 그들의 특징이 있어요. 바로 따뜻한 마음입니다. 어떤 불행한 일이 생기거나 그것을 행하는 사람이 있으면 상황이 너무너무 좋지 않아 그런 일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라는 해석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아이들과 먹고 살기 위해서 강도짓을 한 밥 아저씨를 마을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그의 가족들이 정착하는데 뒤에서 많은 도움이 되어주는 그런 마을입니다.
이런 따뜻함이 가득한 마을에 사는 루비지만 자신의 뿌리를 찾고 싶어하죠. 매일밤 잠자리에 들면서 엄마, 아빠에 대한 간절함을 기도하게 됩니다. 어느날 갑자기 루비는 자신의 뿌리에 대해 알게 됩니다. 너무 어릴적의 일이라 기억을 못하는 루비는 형사 홀런드씨의 도움으로 뿌리를 찾아 루스트 마을을 떠나게 됩니다.

또 다른 곳에서 살게되는 루비와 새로운 가족과 알고 싶어했던 엄마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가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입양아들의 뿌리를 찾게 되면 그에 대한 사랑이 더 뜨거울거다라고 결론을 갖게 되죠. 하지만 루비는 아니예요. 오히려 자신의 뿌리 속에 살수록 루스트 마을을 그리워하게 되죠. 왜 그럴까요? 몇 년 만에 만난 루비의 삼촌과 할머니가 계시지만 루비의 마음은 왜 여관 루스트를 떠올릴까요?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작가 루스 화이트가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이랍니다. 온 마을이 힘을 합쳐 루비를 돌보아왔죠. 그뿐인가요? 해마다 어린이날을 정해서 축제를 갖는 루스트 마을의 느낌은 바로 마을 전체가 아이들을 돌본다는 의미가 있어요. 이젠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 아시겠어요?

루비가 루스트 마을에 오게 된 아뷰터스 아주머니의 고백은 반짝이는 은하수를 타고 멀리멀리 날아가는 예쁜 아기 공주를 떠올리게 합니다.
사랑은 이런거예요. 핏줄로 이어진 가족도 물론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이지만, 배려하는 마음 그리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그 마음은 모두가 가족이 될 수 있는 따뜻함을 만들 수 있는 거죠.
아이들의 상상력을 동원하면서 아이들이 더 많이 갖게 될 배려심과 따뜻함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책이었어요. 나와 다른 존재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랍니다. 그 방법은 이 책에 있답니다. 우리 아이들이 그런 배려와 사랑을 많이 배웠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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