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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요리를 부탁해 - 화성에서 온 요리, 금성에서 온 요리
강명아.이언수 지음 / 타임POP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무척이나 독특한 책이다.
2in1 book 구성으로 되어 있어서 한쪽에는 금성에서 온 싱글요리, 한쪽에서는 화성에서 온 싱글요리를 소개한다.
오래전 한 TV프로에서 싱글족을 위한 가전제품을 소개하는 장면을 봤다. 1인분짜리 전기밥솥을 비롯해서 1인용 제품들이 무척이나 많이 생산되고 있다. 엊그제 뉴스로는 싱글족을 위한 치킨세트까지 나왔다고 하니 이젠 '싱글'이란 미래를 위해 준비를 하는 또는 자신의 인생을 만끽하는 아주 멋진 부류, 그리고 결혼을 '못한'보다는 '아직 안한'으로 구분되어지고 있다.
나를 위한 투자를 하고 나의 미래를 위해 계획을 세우는 싱글족들을 위한 요리책이다.
더구나 이 요리책은 나만을 위한 만찬의 요리책이라 더욱 알뜰하고 새로운 아이템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라 여겨진다.
금성에서 온 요리사 강명아. 그녀는 영문학을 전공햇지만 졸업 후에는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에서 요리를 배웠다. 또한 화성에서 온 요리사 이언수. 그는 푸전 일식 요리사로 일본에서 요리를 배우고 국내에서 10여년간 요리를 하더니 지금은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손님을 초대하고, 가족을 초대해서 그동안 갈고 닦은 주부의 요리 솜씨를 뽐낼때가 있다. 평소 익혀두었던 눈썰미도 동원하고 입맛에 손맛에 그리고 여기저기 인터넷을 뒤져가며 멋드러진 요리를 해낸다. 모두가 맛있다를 연발하고 그 말을 들은 주부는 또 한번의 뿌듯함을 느낀다. 모두 공감하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주부의 요리가 주부 자신의 노하우를 보여주는 것이라면 싱글요리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말 그대로 자신을 위한 요리를 하는 것이다. 싱글로서 사회에서 버텨나가기란 어찌보면 전쟁터에서 살아남기와도 같을지 모른다. 결혼한 친구들 앞에서는 나의 이상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어야 하고, 노처녀, 노총각이란 딱지를 붙이려고 하는 가족 앞에서는 나의 목표에 대한 확신을 도장찍어야 한다. 또한 내가 버티고 있는 사회 조직에서는 누구보다도 더욱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많다.
지친다. 외롭다. 또는 기진맥진하다.
사회라는 조직이 싱글로서 살아남기란 솔직히 버거울때가 많기 때문이다.
이럴때 기특한 자신을 위해 멋드러진 요리를 하는 것은 어떨까?
바로 이럴때 이용하라는 책이 『싱글요리를 부탁해』이다.
메뉴도 신선하고 독특하고 눈길을 끈다.
금성의 메뉴는 카도샐러드샌드위치, 치즈오믈렛, 크리스피갈릭피자, 오리지널비프스테이크, 초콜릿애플파이, 브라우니, 돼지등갈비바비큐 등등 보기만해도 군침도는 메뉴가 가득이다.
화성의 메뉴 역시 군침돈다.
참치와 낫토, 다시마기다마고, 우엉샐러드, 지라시스시, 삼치된장조림, 가츠동, 참치타타키, 데리야키파스타, 스파이시윙, 밤양갱 등등 소개한다.
먹고싶다..^^
이탈리안 음식과 일식을 두루두루 접해볼 수 있다.
물론 레시피는 1인분 기준이다. 장보기도 어렵지 않다.
일주일 내내 밖에서 바쁜 전쟁을 치뤘다면 하루쯤은 나를 초대해서 멋드러진, 맛깔스러운 요리를 대접함이 어떨까?
싱글요리라해서 싱글들만 이용하라는 법. 절대 없다.
사실 요리에 관심이 있는 나로써는 여기에 실린 모든 요리가 욕심이 난다.
싱글족을 위한 요리법이라 요리과정도 무척이나 간단하고 재료의 설명도 간략하게 되어있어 장보기도 쉽다.
만능일식재료라던가 조리도구에 대한 설명, 소스와 드레싱의 tip, 요리의 첫단계인 재료 고르기와 내가 제일 눈독을 들였던 일식 국물 내는 법까지 곁들여져있다.
이것뿐?? no!no!
이탈리안 소스와 드레싱의 비밀이 있고. 싱글녀들이 꼭 갖추어야할 부엌살림의 노하우도 알려준다. 그녀가 알려준 브런치 레스토랑과 카페는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장소로 기억된다.
남편과 아이들이 모두 각자의 일상을 향해 나가고 나홀로 식사를 할때 대충 먹지 말고 꼭 찬을 덜고, 국과 밥을 가지런히 놓고 식사를 하라는 친정엄마의 말이 떠오른다. 주부들이 귀찮다는 식으로 대충 국에 말아 먹는 습관은 결국 나 자신을 대접하지 않는 것이고 내가 나를 대접하지 않으면 남들이 나를 대접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는단다.
그래서 나는 점심에 라면을 끓이더라도 계란을 넣던가, 파를 송송 썰어넣고 끓이고, 상위에 반듯하게 놓고 반찬도 가지런히 덜어서 천천히 먹는다.
누가 봐주지 않아도 은근히 고상함을 떨면서 라면을 먹고 있다.
나를 사랑하는 것, 나를 대접하는 것, 나를 위하는 것..얼마나 멋진 일인가.
세상의 모든 싱글들은 자신을 사랑하면서 이 멋진 요리를 해주고, 싱글을 떠난 모든 이들도 가끔은 나 자신을 위한 요리를 해주는 것이 어떨까?
맛있는 요리를 먹고 또 한번 기운을 차릴 수 있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