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목련이 피었더라.

아침 출근 길 두 곳에 목련나무가 있다.

집앞 목련나무를 무의식적으로 바라보다 보니 우윳빛 꽃망울이 맺힌거라,

피지도 못하고 얼어 스러지면 어쩌나 걱정이 앞섰다.

집앞 목련나무만 그런 건가,

출근 길 중간에 있는 목련 나무를 일부러 찾아봤더니,

걔도 마찬가지, 더 많은 꽃망울을 솜처럼 눈송이처럼 매달고 있다.

 

누군가 '진눈깨비'가 내린다고 하면서 부산스럽게 들어온다.

오후에 비가 올 예정이라고  고운 알라딘 이웃님이 알려주셔서,

이제나 저제나 하면서 기다렸는데, ㅋ~.

창문을 살짝 열어보니,

비도 아닌 것이 눈도 아닌 것이,

이럴땐 뭐라고 해야 할까 싶게 만드는 그 무언가가 내린다.

분명 하늘에서 내릴때는 비처럼 보이는데, 바닥을 보면 눈이 녹은듯 질퍽거리는 거라~.

 

늘 그렇듯, 또 생각이 엉뚱한 곳으로 널을 뛰어 진눈깨비와 싸라기눈이 어떻게 다른 건가 궁금해졌다.

눈과 얼음이 섞여 내리는 것을 진눈깨비라고 하고,

빗방울이 갑자기 찬 바람을 만나 얼어 떨어지는 쌀알 같은 눈을 싸라기 눈이라고 한단다.

가만보면 눈이 내릴때는 덜 추운것 같더라.

정작 추우면 하늘도 얼어 붙어 눈도 못 내리나 보다, ㅋ~.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르신들은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인지, 당신들 끼리 나누는 대화인지 모르게,

"겨울엔 매섭게 추워야 하는데, 덜 추워서 이렇게 잡병이 유행인게야~."

하신다.

난,

"뭐가 잡병인데요?"

하고 말을 거든다.

"거 있잖아, 사람독감이랑 조류독감~."

"에이, 잡병은 짜잘한 애들이죠.

 독감은 독한 넘들이잖아요, ㅋ~."

수작이나 만담 수준은 아닌 것 같은데, 농이 독하거나 짙다, ㅋ~.

 

 

 

 

 옛 거울에 나를 비추다
 공원국 지음 / 샘터사 /

 2016년 12월

 

오늘은 공원국의 옛거울에 나를 비추다'이다.

'아우름시리즈15'라는걸 보니, 시리즈 총서인가 보다.

역사서라고 하면 새로울게 없다 싶어 시큰둥하였을지 모르지만,

(춘추전국이야기 10권이 아직 내 앞에 대기 중이다~--)

이 책은 '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은 한가지는 무엇입니까'하는 취지로 기획되었나 보다.

 

"흘러간 역사나 옛사람의 말이 오늘날 쓸모 있을까요?"

라고 묻고,

공원국은,

"정신의 근육도 매일 단련해야 필요한 순간에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역사와 고전은 단련의 장소를 제공하지요.

 옛 거울에 나를 비춰보고, 옳은 길을 가는 힘을 키우면 좋겠습니다."

라고 대답한다.

 

그러니까 올해 내가 사랑한 작가로 '공원국'이 제일 앞에 오른건 괜히 그리된게 아니었다, ㅋ~.

암튼,

"정신의 근육도 매일 단련해야 필요한 순간에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은 쩜 멋지다.

그런데, 생각은 또 엉뚱한 곳으로 널을 뛰어,

그렇게 매일 단련을 하다가 내성이 생기면,

우린 그걸 육체에 생기면 '굳은 살'이라는 이름으로 정신에 굳은 살이 박히면 '세뇌 또는 매너리즘'이란 다른 이름으로 부르니,

부위를 적당히 바꿔가면서 단련을 해야겠다, ㅋ~.

이'~이즘'이나 '~리즘'따위의 것들이 고약해서 빠지면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더라.

 

오늘의 1일1그림은 소재고갈이다, 다시 나로 돌아왔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장소] 2016-12-21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상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네요! 그런데도 분위기는 부드럽고요! 그림도 글도 잘보고 가요! ^^
동짓 날 밤이 길때 슥슥 그리는 그림 .. 좋겠네요~

양철나무꾼 2016-12-22 09:41   좋아요 3 | URL
다크서클이 눈두덩이를 타고 턱밑까지 내려왔습니다.
연일 송년회로 완전 피폐해져 갑니다~ㅠ.ㅠ

동짓날 기나긴밤을 ‘그냥‘ 잤습니다~ㅠ.ㅠ

[그장소] 2016-12-22 10:48   좋아요 1 | URL
ㅎㅎㅎ보기 좋네요. 송년의 밤들이 연일이라!^^
몸도 살펴가며 하시길~^^

cyrus 2016-12-21 20: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실제로 돼지독감이라는 병도 있습니다. 조류독감보다 위험성이 약해져서 크게 경계해야 할 병은 아닙니다. ^^

양철나무꾼 2016-12-22 09:43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제가 요즘 연일 송년회로 날이 갈수록 돼지와 유사한 체형으로 변화하는지라,
돼지독감도 무섭습니다~ㅠ.ㅠ

서니데이 2016-12-21 20: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들었어요. 겨울인데 추울 때는 추워야지!! 그래서 서로 공평하라고 오늘 저녁부터 추워지려나봅니다. 오후에 비오더라구요.
익숙해지면 덜 불편한 것도 있고 둔감해지는 것도 있겠지요. 익숙함을 편안하게 느끼는 부분도 적지 않겠지만, 가끔은 단조롭다거나 지루하다는 말을 하게 될 지도요. 하지만 그것도 개인차가 클 거예요.^^;
양철나무꾼님 오늘은 한번에 그림속 주인공을 맞췄어요. 실제로도 눈이 크고 얼굴이 계란형 분일 것으로 상상합니다. 즐거운 저녁시간 되세요.^^

양철나무꾼 2016-12-22 09:45   좋아요 3 | URL
저 그림은 사실화가 아니라, 희망사항을 잔뜩 담은 상상화랍니다.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것이,
어디 뜨뜻한 아랫목에 엎드려 짱박혀 만화책이나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로그인 2016-12-22 1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여기저기서 독감에, 감기환자들이 많이 있네요.
오늘 날씨가 추워지는데 감기 조심하세요.

양철나무꾼 2016-12-22 18:20   좋아요 1 | URL
반갑습니다, 천하무적 님.
아직은 비만 추적거리지 날이 추운 느낌은 들지 않는데,
이 비 그치면 한겨울일거예요.
챙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님도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 유의하시구요~^^.

푸른희망 2016-12-22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림도 좋구요 매일 거르지 않고 꾸준히 하신다는 점이 존경스럽습니다

양철나무꾼 2016-12-22 18:23   좋아요 1 | URL
자꾸 실력이 회자되는게 창피해서 졸업할까 하다가도,
뭐, 제가 좋아서 하는 건데...쫌 창피하면 어떻습니까?^^

제가 뭐 특별히 잘 하는 것도 없고, 자신 있는 것도 없는데,
좋아하는 걸 꾸준히 하는 거...이거 하나 자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