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학창시절을 참 재미없고 무미건조하게 보냈다.
'응답하라,1997'이나 뭐 그런 종편의 드라마를 봐도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이나 스포츠 선수가 있어서,
길게 줄을 서고 밤을 지새워가며 팬심을 발휘하고 하던데,
나는 학창시절 뭘 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기억력이 제법 되는데도 불구하고,
생각날만한 굵직한 뭔가 한방이 없더라~--;
고딩 시절 못했던 걸, 난 다 커서...
그러니까 결혼하고나서,
책이랑 연애를 하고, 작가들을 향해 열을 올린것 같다.
암튼 내가 애정한 책, 나를 거쳐간 작가는 하도 많아서 두손과 두발을 모두 사용해도 부족할 판인데,
비교적 최근을 꼽으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철학자 강신주에 열을 올릴때 실은 난 강유원을 좋아했었다.
뭐, 강유원을 좋아한다고 해서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거나 우비를 유니폼으로 맞춰입어주신건 아니고,
전작주의자가 되는 정도인데,
이 마저도 철학자의 그것은 어려워서리~
읽었어도 읽었다고 명함을 내밀기는 좀 민망스러운 지경이었다, ㅋ~.
여기서 한가지 집고 넘어갈게 있다.
강유원은 직장생활을 하다가 철학공부를 다시한 사람이다.
기존에 차근차근 공부하여 철학을 전공한 사람들과는 다르다.
우리가 문학, 역사, 철학을 흔히 인문학이라고 얘기하게 되는데,
그렇게 정적인 학문으로 접근하게 되는 것이 아니고,
그에게는 생활이고 실천인 학문인 것이다.
그것이 그동안의 철학자들과 직업인이었던 철학자 강유원과의 큰 차이점이다.
암튼, 하려고 했던 얘기는 그게 아니고, ㅋ~.
어젠가, 이곳 알라디너 '붉은돼지' 님께서 <곁에 두는 세계사>를 추천하시는데,
강유원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당근 반가울 수밖에 없었고~.
원래 자식 자랑하는 넘은 팔출출에 속한다고,
가진 책 자랑은 하면 안된다지만,
(나 지금 뭐래니, 응~(,.))
너무 너무 기꺼운 마음에 이렇게 몇장 올려본다.
좋은 책이고,
좋은 사람들이 좋은 의도로 기힉한 거니까 말이다.

곁에 두는 세계사
수요역사연구회 엮음 /
석필 / 2007년 7월

먼저 책의 크기를 비교하기 위해서 나란히 인증샷~^^






두쪽이 펼쳐진 한장으로 되는데,
왼쪽에 한국사, 오른쪽에 동양사와 서양사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되어있고,
기원전부터 현대사까지 꼼꼼하게 다루고 있다.
이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을 가상하게 여기고 존경의 박수를 보내지만,
한편으론 무모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2001년, 젊은 혈기의 그들이었으니까 가능했을 것이라 사료되는 부분을 책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머리말의 이런 구절은 지금 다시 봐도 가슴이 뜨거워진다.
ㆍㆍㆍㆍㆍㆍ낱낱이 대조하고 종합해서 새로 정리해내는 작업에 많은 시간을 소비할 수밖에 없었다.
ㆍㆍㆍㆍㆍㆍ역사학자들이 흔히 쓰는 용어나 술어 중에 비논리적인 것이 많이 발견되었다. 필자 같은 사람들이 읽어도 그 분명한 뜻을 모를 표현들을 연구자들은 크게 괸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지금까지 사용했던 표현들을 크게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ㆍㆍㆍㆍㆍㆍ연표는 정확성이 생명이기 때문이다.ㆍㆍㆍㆍㆍㆍ두고두고 갈고 다듬을 생각이다.
전진하는 세계고, 성찰하는 인간이라지만,
다른 이들은 아무 관심도 없을지도 모를 책들이지만,
그런 책들 얘기를 멍석깔아 놓은 듯 맘껏 할 수 있으니,
내가 좋아하는, 책 얘기를 맘껏 할 수 있으니,
내가 알라딘서재 이곳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저 위의 돌출 부분과 관련, 이런 비밀 댓글이 달렸습니다.
쓰신 내용 중에 ˝강유원은 직장생활을 하다가 철학공부를 다시한 사람이다. 기존에 차근차근 공부하여 철학을 전공한 사람들과는 다르다.˝ 는 내용은 사실이 아닙니다. 잘못 알고 계신것 같아 철학자 강유원에 대한 위키백과 내용을 덧붙여 드립니다. ˝ 1980년에 동국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했다.[1] 홉스 연구[2] 로써 석사학위를 받은 이후, 1992년 헤겔에 관한 연구[3] 로써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모교인 동국대학교에서 강의하다가 그만둔 이후 회사원으로서 일하면서 번역가와 서평가로 활동했다. 이때 ˝회사원 철학자˝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아마도 `회사원철학자`라는 예전 별칭 때문에 오해가 있으신듯 하네요. 강유원씨는 철학전공 학부-석사-박사를 중단없이 공부해 학위를 받은 사람입니다. 모교인 동국대학교에서 98년까지 강의 하다가 그 이후에 회사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06년부터는 전업철학교사로서 시민교육을 하고 있구요. 이 글을 읽을 사람들에게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잘못된 내용은 수정하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직장 생활을 하다가'부분이 '직장생활'을 하면서'로 바뀌어야 하겠네요.
제가 힘주어 얘기하고 싶었던 부분은 '직장생활을 했느냐'는 부분과
직장생활을 해서 직장인의 애환을 몸소 느꼈었느냐 하는 부분이었었습니다.
암튼, 비밀 댓글 달아주신 분의 의견도 소중하여, 이렇게 꼬리말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