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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방이 너희를 몸짱 되게 하리라! - '빠삐봉' 정봉주의 맨손 헬스
정봉주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그러니까 난 사춘기때도 하지 않던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사춘기때 아이돌 스타들을 따라 다니며 '악~'소리 한번 질러보지 않았고, 그들의 사진을 코팅하여 책받침이나 부채로 써보지도 않았다.
하긴 애들이 하이틴 로맨스 소설에 빠졌을때, 난 무협지를 탐독한걸 보면...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분명 늦된 거였는데,
그때 애들의 눈에는 '쫌' 유니크해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암튼 내가 지금 하려는 얘기는 내가 늦되고 덜떨어졌었다는게 아니라,
(난 책 사는데 들이는 돈은 하나도 안 아까워 하는데,
브로마이드 화보집을 내 돈 주고 사본 적이 없을 정도로...
연예인 얼굴이 실린 사진집을 사는 걸 이해 못하는 부류였다~--;)
내가 브로마이드 화보집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할게 없는 이 책을 내돈 주고,
게다가 리뷰나 페이퍼 안내글조차 없어서 '땡스투'조차 못 눌러 적립금마저 포기하며 샀다는 거다.
나는 깔때기 정봉주의 그것이라는 사실 하나면,
그렇고 그런 브로마이드 화보집이었어도 과감하게 구입해 주셨겠지만,
20여년을 사람 뼈다귀랑 살, 지방 덩어리 등을 공부하고 지낸 내가 보기에도,
책 안의 내용이 사실적이고 책이 주는 파급 효과는 컸다.
무엇보다 이 책의 모델이 '정봉주'라는 사실이 그러했는데,
내가 맨날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우리 대장보다 겨우 한살 적은 나이이기 때문이다.
우리 대장 또한 머리는 둘째 가라면 서럽고,
한번 마음 먹은 일은 꼭 끝을 봐야 하고,
건강과 몸매 가꾸기에 있어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하지만,
결과적으로 정봉주에는 미치지 못했다.
우리 대장이 가지지 못한, 오늘 날의 빠삐봉 정봉주를 있게 한 그 하나는 '긍정에너지'이다.
그의 말마따나 억울하게 간 감옥이라고 하여 요즘 유행하는 '힐링서적(?)'을 읽고 읽는다고 한들,
모든 얘기가 결국엔 자기 잘났다로 귀결되는 깔때기 정봉주의 성격 상 얼마나 힐링이 되겠는가 말이다.
차라리 감옥에서 나갈 그날, 보여줄 몸을 만들며 기다리는게 한결 수월하였을 것이다.
그니까 가능한 일이다.
'긍정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꾸준히 하여 조금씩 나아지는데서 희열과 만족을 느끼고,
누군가 잘한다 잘한다 칭찬해주면 신 나서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그런 성격의,
그니까 가능한 일이었지...모두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해보기 전에 지레 겁먹을 일도 아니다.
왜냐하면 옛날이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옛날이 아니고 1년전, 감옥에 들어가기 바로 전의 '정봉주'의 몸매되시겠기 때문이다, ㅋ~.
암튼, 내가 설레발을 치면서 이 책을 리뷰를 써주는 이유 중 하나는,
그에게서 '긍정에너지'를 전수받고 싶어서라고 위에서 애기했었고...
또 하나는 '운동을 하자'는 흔한 얘기나, 정봉주처럼 빠삐봉이 되자는 얘기가 하고 싶어서가 결코 아니다.
운동을 하기는 하되,
오랫만에 한번씩 먹는 특식 먹듯 하지 말고,
매일 밥을 먹었으면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화장실을 가듯 일상적으로 할 수 있도록 습관을 들이자는 것이다.
아무리 진수성찬 맛난 것이라도 매일 먹으면 물리니까 말이다.
일주일에 하루정도 출근 안하는 날 세수를 거르기도 하고,
저녁에 음주가무로 정신없이 널브러져 잠이 들면 이 닦는걸 까먹을 수도 있듯이,
그렇게 가끔 까먹을 수 있게 운동을 습관을 들이자는 거다.
일단 준비물이 거창하거나, 날씨에 좌우되는 운동은 우리같은 사람들에게는 적당하지 않겠다.
마라톤을 하는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 하나.
ㆍㆍㆍㆍㆍㆍ
"정 의원님. LSD( Long Stead Distance)를 할때 어느 구간이 가장 힘든지 아세요?"
"언제가 가장 힘들어요? 몸 속 에너지가 다 고갈되는 30km지점인가? 그쯤에서 죽을 것처럼 힘들다고 하던데."
"큭큭, 그렇지 않아요. 제일 힘든 구간은요ㆍㆍㆍㆍㆍㆍ.신발 신고 현관을 나서는 그 구간이에요."
깔때기 정봉주가 책의 첫머리에서 힐링서적을 읽는다고 무슨 힐링이 되겠나 해서...
책은 전혀 읽지도 않았나보다 했더니 그건 또 아닌가 보다.
그럼 그렇지...
힐링은 차치하고라도, 사람의 행동이나 생각의 깊이는 읽는 책의 양이랑 무관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물론 설정이겠지만, 책 제목들도 궁금해 죽겠다~--;
책 곳곳을 이 잡듯이 뒤져 몇권의 제목은 확보했다, ㅋ~.
책 제목은 알아서 뭐할려고 하냐고 묻는다면 말이다.
나도 정봉주처럼 운동할때 벽돌 대용으로 쓸려고...라고 대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제목을 확보한 '중용한글역주'와 '논어한글역주'는 비슷한 건 본적이 있어도 같은 것은 못봤고,
'공감의 시대'와 '3차 산업 혁명'은 전혀 보지도 못한 책이다~--;
내가 이러고 앉아 있으면 누군가는 그럴 것이다.
책에 욕심내지 말고, 차라리 트레이닝복 메이커가 어디 것인지 쳐다보고,
옷이라도 걸쳐입고 바깥으로 나갈 생각을 하라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