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선 관련,

우리 동네의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 중에 한명은 천호선이었고,

그의 상대는 여당의 대표주자 격인 '이재오'여서 다들 박빙의 승부니, 접전을 예상하니 했었다.

이제 총선이 끝났으니까 하는 말이지만,

선거운동 기간 중에 천호선이 보여준 모습은 내게 좀 실망스러웠었다.

 

이재오 측의 과한 고개 숙임으로 인하여,

어쩜 천호선 측이 목에 뻣뻣이 힘을 준 것처럼 보인 걸 수도 있었겠지만,

그랬다 하더라도,

시시각각 변하는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이미지 변신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했을텐데 싶은 마음에서이다.

물론 그의 사람 됨됨이나 그가 내세우는 선거공약 따위가 그의 한 순간 보여지는 태도에 다 반영되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순간적인 인상을 가지고, 그 사람의 전체를 미루어 짐작해 버리는 우리의 경향 상,

그에게 가해졌을 '마이너스 시너지 효과'를 완전 무시해 버릴 수는 없지 싶다.

 

지난 주 언젠가 아침 지하철 역을 지나다 보니, 그런 천호선이 낙선인사를 하고 있었다.

어깨에 힘을 빼고 고개 숙여 인사를 하는데, 뭐랄까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것 같아 '짜~안'했다.

그의 어깨라도 그러모아 쥐고 '가드올려~'하며 힘을 실어주고 싶었지만, 단지 마음이었을 뿐이고~ㅠ.ㅠ

 

진작 낙선인사 하듯이 제대로 마음이 담긴 인사를 했었다면, 지난  4ㆍ11 선거의 결과가 혹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으로 이어졌다.

"모두 '예'라고 할때 '아니요'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 하는 TV 증권 회사 광고를 본 적이 있다.

 

도떼기시장이나 전쟁터를 방불케했던 요번 선거판에서 이재오 측에서 보여준 전략이 바로,

'모두 '예'라고 할때 '아니요'라고 하는 그 전략'이었다.

목청높여 고래고래 소리 지르지도 않고,

그 잘하던 가두방송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떼거지로 몰려다니며 수(數)적 우위를 과시하던 선거운동도 한 명씩 흩어져 다니며 나지막이 고개 숙이는 걸로 대신했다.

선거때만 되면 가두방송에, 길거리 유세에, 떼거지 과대 공략에...정신이 없던 나같은 유권자들은 참신하다는 생각을 했고,

오히려 그의 선거공약이 무엇일까 찾아보는 수고를 하게 됐다.

이재오, 본인은 또 어땠나?

그는 수행원도 없이 허름한 점퍼 차림으로 지하철 역에 서서 허리를 깊숙이 숙였다.

 

전에 어느 페이퍼에선가 살짝 밝힌적도 있지만,

나를 비롯한 어떤(=일반적인) 사람들은 No라는 대답에 익숙하지 않다.

어떤 물음에 대한 대답이 때론 Yes가 될 수도 있고 때론 No가 될 수도 있는 건데도 불구하고, No가 되었을때 남는 각인이 더 뚜렷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선거판을 Yes의 상황이라고 놓고 본다면,

최대한 몸을 낮추고 조용히 고개 숙였던 이재오가 보여준게,

수많은 Yes의 상황들 가운데 '단 하나' No의 상황이어서 단연 두드러지고 돋보였던 거였을 지도 모른다.

 

만약 천호선의 그것이 이재오 같은 상황이었다면 Yes가 되었든 No가 되었든 간에,

단 하나 의 상황이어서 두드러지고 돋보이는 일 따위는 없었을테니...

처음부터 이재오에게 유리한 싸움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하늘이 주신 기횔 알아채고 잡아낸걸 보면,  하늘은 그의 편이었나 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중에,

'아니오! 라고 말하지 않는 청춘은 죽은 청춘이다!'라고 외치는 카피라이터, 정철의 책 <나는 개새끼입니다>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일개 기업을 위한 카피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카피를 써서 국민이 광고주인 카피라이터란 과분한 이름을 얻었다고 겸양을 부리는데,

촛불을 응원하고 물대포를 꾸짖는 카피를 써서 '촛불 카피라이터'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단다.

'나는 개새끼입니다', '5월은 노무현입니다' 등 노무현과 노무현재단에 관한 카피를 도맡아 쓰고 있는데,

이는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의 경계를 뛰쳐나와 세상과 소통하려는 시도를 보여주는 예란다.

 

 

'5월은 노무현입니다'의 현수막, 작년 5월.

 

 

 

 

 

 

 

 

 

 

 나는 개새끼입니다
 정철 지음 / 리더스북 /

 2012년 2월

 정철의 블로그

 

 

암튼, 이 책의 첫장을 펼치자마자...언젠가 no를 refuse로 해석했던 내 해석이 얼마나 잘못되었던건가 깨닫게 되었다.

'no = refuse'의 엉뚱한 등식은 말끔히 지워버리는 계기가 되었다.

 

'아니오!'는 부정인가.

아니다.

부정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의 시작이다.

권력과 허위의식을 허물고

그 위에 새루운 세상을 세우는 가장 긍정적인 한마디다.

 

카피라이터야 원래 멋진 직업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이쯤되면 그의 기지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다람쥐

 

미안하네.

요즘엔 자네까지 미워보이네.

 

 

ㆍ역사를 배우게 될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면, 한나라 대통령의 별명이 쥐라는 사실은 슬프다 못해 화나는 일입니다.

 

유죄삼인

 

좌파.

 

왼쪽으로 걷고, 왼손으로 밥 먹고. 왼쪽머리로 생각하고, 왼쪽 눈으로 윙크하는 사람. 신체 사용이 한쪽에만 치우쳐 고른 성장에 지장을 주므로 유죄.

 

친북.

 

친척이 북에 있거나, 친구가 북에 있거나, 친정이 북에 있어 늘 북쪽 하늘 바라보며 한숨짓는 사람.남쪽에 있는 친구, 친척, 친정을 외롭게 하므로 유죄.

 

용공.

 

덧셈을 못하는 사람. 뺄셈을 못하는 사람. 곱셈을 못하는 사람. 나누셈만 유난히 잘하는 사람. 나눠 쓰고 나눠 갖자는 공산주의 사상을 닮았으므로 유죄.

나도 '좌파'가 될뻔 하였으나 어렸을 적 할아버지 밑에서 꾸중들어가면서 습관을 고쳐 양손잡이가 되었다.

그런데 아직도 왼손으로밖에 하지 못하는 게 딱 두가지가 있다.

퀴즈로 내볼까?

(맞히는 분께 소정의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웃프다

 

웃다 더하기 슬프다.

웃다 더하기 아프다.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라는 뜻.

웃고 있지만 가슴 한쪽은 아프다는 뜻.

 

왜 이런 말이 만들어졌을까?

왜 이렇게 상반된 두 가지 뜻을 단어 하나에 우겨넣었을까?

 

시대가 웃프기 때문이다.

 

이 시대는 웃프다라는

웃픈 말이 만들어질 정도로

 

충분히

웃프다.(54쪽)

이런 조어가 생성되는 현실이 웃프다.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내가 우는게 우는게 아니야~

내가 웃픈게 웃픈게 맞~아~

이런 노래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ㅋ~.

 

국가보안법

 

요거,

딱 한 글자만 바꾸면 안 될까?

국가보관법이라고.

 

어디 국립박물관 같은 곳에 보관해두면 될 텐데.

돌도끼나 청동검 곁에.(63쪽)

 

쉼표

청와대 직원이 쓴 위 문장에는 쉼표가 하나도 없습니다. 당신은 글을 읽으며 언제 쉼표 나오나 하며 숨을 참고 또 참가 하마터면 질식하할뻔 했을 것입니다. 쉼표 없는 문장은 나뿐만 아니라 남까지 피곤하게 합니다. 쉼표 없는 각하의 노가다정신 역시 청와대 직원들은 물론 국민 모두를 피곤하게 합니다. 좀 쉽시다.

언론은 이명박 대통령이 얼마나 국정을 열심히 챙기는지 중계방송을 합니다. 타고난 일꾼이라느니, 촌각을 아껴 쓴다느니, 왕이 들어도 낯간지로울 용비어천가를 거의 랩 수준으로 편곡하여 노래합니다. 하지만 휴일도 없고 휴식도 없는 이런 부지런은 오히려 일의 능률을 떨어뜨립니다. 제발 국가나 국민 생각하지 마시고 그냥 푹 쉬셨으면 좋겠습니다.(69쪽)

 

 

 

11년 12월 이상득 의원 보좌관 구속

형님

 

형님으로 살았다.

이제 형을 살아야 한다.

 

형제는 용감하십니다.

 

 

지우개

 

잘못 쓴 글 한 줄을 지우지 않고 그냥 두면

그 한 줄의 체면을 위해 억지와 허세를 반복하게 된다.

 

부끄러운 건 잘못 쓴 역사가 아니라 이를 지우지 않고 그냥 두는 것이다.

 

우리 현대사에 나타나는 모든 억지와 무리와 허세와 과장과 고함과 통곡과 울분과 절망과 분노와 눈물은 잘못 쓴 근대사를 박박 지우지 않아서 생긴 일들입니다.(177쪽)

 

가위

 

분리.

분단.

분열.

분할.

분해.

 

가위는 단 한번도 누구를 껴안은 적이 없다.

맞아도 쌀 짓만 했으니 주먹을 겁내는 건 당연한 일이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편을 나누는 일에는 천재적인 소질을 발휘하는 우리. 통합이라는 값진 단어를 너무 오래 먼지 쌓이게 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186쪽)

 

 

 

 

 

 

 

 

 

 

 눈물이란 무엇인가
 심노숭 지음, 김영진 옮김 /

 태학사 / 2006년 5월

 


또 한명, '만약 살아있다면...분 모두들 'Yes'라고 할때 'No'라고 할 것 같은 사람'은 바로 조선 시대의 문인 '심노숭'이다.

그는 서른한 살에 아내를 잃고 환갑이 넘을 때까지 아내를 그리워하고, 그 절절함을 글로 남겼다는데ㆍㆍㆍㆍㆍㆍ.

(근데, 그런 그도 재혼을 하고 쉰이 넘어 아들을 낳긴 하는 걸 보면 아웅~ㅠ.ㅠ이다~.)

"눈물은 눈에 있는 것인가? 아니면 마음(심장)에 있는 것인가? 눈에 있다고 하면 마치 물이 웅덩이에 고여 있는 듯한 것인가? 마음에 있다면 마치 피가 맥을 타고 다니는 것과 같은 것인가? 눈에 있지 않다면, 눈물이 나오는 것은 다른 신체 부위와는 무관하게 오직 눈만이 주관하니 눈에 있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는가? 마음에 있지 않다면, 마음이 움직임 없이 눈 그 자체로 눈물이 나오는 일은 없으니 마음에 있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는가? 만약 마치 오줌이 방광으로부터 그곳으로 나오는 것처럼 눈물이 마음으로부터 눈으로 나온다면 저것은 다 같은 물의 유(類)로써 아래로 흐른다는 성질을 잃지 않고 있으되 왜 유독 눈물만은 그렇지 않은가? 마음은 아래에 있고 눈은 위에 있는데 어찌 물인데도 아래로부터 위로 가는 이치가 있단 말인가?"

 

"눈물은 눈에 있는 것인가? 아니면 마음에 있는 것인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하는 이 글 '누원(淚原)'은,

아내와 셋째딸(네살때)을 비슷한 시기에 잃고, 슬픔을 극복하고자 읽었던 많은 책들 중 '능엄경'의 영향을 받아 쓴게 아닌가 싶다.

능엄경 1권의 내용;

  제1권에서는 칠처징심(七處徵心)을 주제로 하고 있다. 석가모니가 제자 아난과의 문답을 통하여 마음을 어느 곳에서 얻을 수 있는가를 밝힌다. 마음은 몸안[在內], 몸밖[在外], 감각기관[潛根], 어둠으로 감춰진 곳[藏暗], 생각이 미치는 곳[隨合], 감각기관과 대상의 중간지점[中間], 집착하지 않는 곳[無着], 그 어느 곳에도 있는 것이 아님을 밝혔다.

 

내가 그를 그리 짐작하게 된 이유는,

요즘도 아니고 조선시대에 아내를 잃고 맨날 눈물 바람을 하는 걸로도 모자라,

누원(淚原)이라는 절절한 글을 쓸 정도로 감성 충만, feel 충만한 로맨티스트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조선 효종 때 영의정을 지낸 심지원(沈之源)의 7대손인데도 불구하고,

"유자 儒者의 의관 벗어버리고 불교의 계율을 받고 싶네"라고 시를  읊조릴 정도로,

궁함과 고통이 극에 달할 때면 유학이 아니라 불교에 의지한 문학인으로서 자유분망한 품성을 지닌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옥과 김려의 관계처럼 속마음을 털어놓고 왕래할 친구도 없었으며, 글을 함께 나눠 읽을 글벗도 없었다 한다.

친구라고는 오로지 아내와 동생 노암 뿐이었는데,

아내마저 일찍 세상을 떠나고, 동생 심노암은 일찌기 정통 유학자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거문고 소리만으로 상대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친구를 지음이라 했던가.

세상에 그런 사람을 만나기도 쉽지 않지만, 그런 사람을 만난 행운을 지금 누리고 있다면 감사하고 볼 일이다.

심노숭처럼 일찌감치 지음을 잃고 "모두 '예'라고 할때 '아니요'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고 하며 다소 까칠하게 살아갈게 아니라면 말이다.

 

지난 금요일 날, 해피바이러스 코알라를 만났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친구의 딸내미 해피 바이러스를 만나기 위해서 피곤을 무릅쓰고 무리를 했다고 하면 친구가 서운해 하려나?

이 친구를 향하여 아직 '지음'이라고 할 수 있는지 감은 못잡고 있지만, 이 친구도 "모두 '예'라고 할때 '아니요'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의 부류에 넣어도 전혀 손색이 없겠다.

가면서, '너무 우울하고 기운이 없다'고 문자를 남기자...

'코알라도 그렇다는데, 우리 맛난거 먹고 훌훌 떨쳐버리고 기운 내자.'이런 답 문자를 보내왔다.

 

막상 코알라를 만나자, 맑게 웃으며 지가 어른인양 곰살맞게 챙긴다.

'코알라'라는 닉도 그럴싸하지만, 내가 즐겨부르는 '해피 바이러스'가 딱이다 싶었다.

뷔페여서 엄마가 음식을 가지러 간 사이, 둘이 남게 되자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너무 예쁘고 조곤조곤한 거다.

언젠가 읽은 '나니아연대기'의 한구절이 생각났다.

'넌 가정교육을 잘 받은게 틀림없구나. 사물의 긍정적인 점을 볼 줄 아는 눈을 가진 걸 보니...'

잘 생각나진 않지만, 뭐...이런 뉘앙스의 구절이었던 것 같다.

 

코알라가 해피 바이러스인 이유는,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줄 아는데...

우리 어른들처럼 무조건 '안돼~'하고 부정을 한번 먼저 하고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견을 조리있게 전달할 뿐더러, 그 방법에 있어서도 지극히 긍정적이어서...

가만히 바라보면 눈꼬리가 점점 내려오고 입꼬리가 점점 올라가는 것이...서서히 행복함에 물들어가는것 같다.

다시말해, 해피바이러스에 전염되는 것 같다.

 

해피바이러스, 코알라도 지금...때때로 "모두 '예'라고 할때 '아니요'라고 소신껏 얘기해서" 고초를 겪고 있기도 한가 보다.

하지만, 그런 고초를 겪으면서 부딪히기도 하고, 그 관계 속에서 한뼘 성장해 가기도 할터이다.

 

해피바이러스, 코알라는 이런 얘기를 내게 들려주었다. 

 "정말로 호일에 싸오는지 아닌지 물어보셨어요?"

전에 아들의 김밥을 싸면서 호일에 둘둘 말라는 아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가 다 풀러서 다시 쌌던 '하이데거, 기획투사'랑 관련해서 였다.

 "정말로 호일에 둘둘만 김밥을 가져오는 아이들이 있니?"

 "네, 거의 다요."

옆에서 코알라의 엄마가 거들었다.

 "아마 버리기 편해서 그렇겠지. 다들 그렇게 가져오는데 자기만 안 그러면 왕따당하는 느낌도 들고 말야~

  그렇지, 코알라?"

 "?"

나는 반 아이들, 거의 전부 호일에 둘둘 말아온다는 것 자체를 상상할 수 없었다.

 "그게 아니구요, 그렇게 예쁘게 싸오면요.

  자기 스스로는 아무것도 못해서 부모님께 의존하는 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스스로 할 수 있는 걸 부모님께 의존한다는 게 좀 쪽 팔리는 일이라는 거죠."

내가 호일에 둘둘 말아오는 김밥을 상상할 수 없었던 것과는 좀 다른 이유로,

나의 아들과 코알라는 부모로부터 자립과 독립을 하나씩 배워나가고 있는 중이었다.

내가 아들에게 김밥 싸는 법을 가르칠게 아니라면,

그리하여 스스로 김밥을 싸먹는 묘미를 터득할 게 아니라면,

어쩜 난 아들이 김밥을 호일에 둘둘 말아가든, 김으로 주먹밥을 버무려가든...하고싶은 대로 하게 놔두었어야 했다.

이제 어느 정도 성장하여 김밥을 호일에 싸달라고 했으면, 난 딱 그만큼만 준비해주면 됐을텐데...

내 기준으로, 내맘대로 상상하여 판단하여 버리고는...아들을 완전 마마보이로 만들어버린 꼴이 된거다.

 

코알라는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상대방이 알아듣기 쉽도록 조곤조곤 전달하고 있었다.

"?"

나는 놀라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6학년인 저희가 그런데...고1인 오빠는 더 더욱 그렇겠죠?"

아들녀석이 진작 이렇게 얘기했다면 새벽같이 일어나 '하이데거, 기획투사'해가며 김밥을 싸지도 않았겠지만,

김밥을 내맘대로 싸서 담아놓고, 성의를 무시했다고 서운해 하며 눈물바람을 하지 않아도 좋았을텐데 말이다.

자기가 하고싶은 얘기와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얘기의 접점을 찾아, 조율해가며 예쁘게 얘기할 수 있는게 코알라를 해피 바이러스로 느껴지게 하는 달란트였다.

 

부디 코알라의 장점을 잃지말고, 여기저기 해피바이러스를 퍼뜨려가며...그렇게 그렇게 예쁘게 자라줬으면 좋겠다. 

 

 

 

아웅~ㅠ.ㅠ

제가 그동안 바빠 댓글 관리나 알라딘 마실을 등한시 해서 그런가요?

선물을 드리겠다고 퀴즈를 냈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저조하여서...의욕상실입니다여~

퀴즈는 답을 발표하고 조기마감합니다.

댓글을 달아주신 하늘바람, 차트랑공,된장,마녀고양이,북극곰 님은 원하시는 책 한권과 주소 3종 세트 남겨주시면,

책 보내드리겠습니다.

 

퀴즈의 답은, 지폐 세기, 화투 섞기와 화투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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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4-23 20:08   좋아요 0 | URL
저도 해피바이러스 만나고 싶네요
저도 얼마전 김밥 싸면서 낑낑 끙끙 대었는데 언제 은박지 김밥을 원할지~
웃프네요^^

양철나무꾼 2012-04-24 09:41   좋아요 0 | URL
태은양도 많이 컸겠죠?
태은양도 함 보고싶은데 말이죠~^^

언제 은박지 김밥을 원할지~
그건 아무도 모른다, 가 정답 이겠죠~.
하늘바람님이 웃프시다니, 저도 웃프네요~^ㅠ.

차트랑 2012-04-23 20:35   좋아요 0 | URL
선거 전에는 목의 기부스 완전 풀고,
선거 후에는 목에 다시 완전 기부스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셔요^^

선거 전이나 후 에나 한결같은 분 어디 안계셔요??
그런 분 계시면 소개좀...ㅠ.ㅠ

양철나무꾼 2012-04-24 09:44   좋아요 0 | URL
저어기 천호선 님이 선거전에 고개 빳빳이 들고 어르신 들에게 손 흔들어 카퍼레이드 인사하는 등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셨었죠.
트윗 보니, 이제 좀 정신을 차리신 것 같던데 말이죠~
좋은 경험은 힘이 되기도 할테죠~^^

숲노래 2012-04-23 22:54   좋아요 0 | URL
오늘도 따스하고 좋은 하루가 저뭅니다~
저녁나절 아이들과 예쁘게 쉬셔요~

양철나무꾼 2012-04-24 11:53   좋아요 0 | URL
된장님~
저, 저녁나절 같이 예쁘게 쉴 아이들 없는데...
하나뿐인 아들 고1인데 밤 11시나 되어야 귀가한다는~ㅠ.ㅠ

전 된장님의 사금벼리, 산들보라와의 지금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는~^^

보통은 지나고 있을때는 따스하고 좋은 줄, 그래서 소중한 줄 모른다는데...
된장님은 그 모두를 제대로 만끽하고 계신 듯 하여마냥 부럽습니다.

마녀고양이 2012-04-24 03:34   좋아요 0 | URL
울 코알라를 이렇게 이쁘게 묘사해줘서 너무 고마와...
이 밤에 잠 못 이루어 다시 컴터 켠 보람이 있네. 울 코알라도 나무꾼 이모가 좋대...
이모 이모 하고 부르지 않았어, 그날? 만나기 전에 연습하던데... ^^

즐거운 하루 되기를.

추가로.. 왼손으로 할 수 있는 것, 공 던지기, 과일 깎기.
내가 그렇거든.. 왼손잡이를 어거지로 오른손잡이로 만들어도 두가지는 오른손이 안 됩니다.

양철나무꾼 2012-04-24 11:58   좋아요 0 | URL
코알라, 자기가 키운게 아닌게지.
지 스스로 알아서 큰게지~^^
암튼 참 이뻐, 해피 바이러스야.

코알라가 먹는 걸 보고 있어도,
조곤조곤 하는 얘길 듣고 있는것도,
시시각각 풍부한 얼굴표정이 각양각색으로 바뀌는 걸 보고 있는것도...너무 행복할 것 같애.

자긴 조~오켔다.
(솔직히 자기라고 밝힐 맘까진 없었는데...^^)

마녀고양이 2012-04-24 12:32   좋아요 0 | URL
코알라라고 쓰여있으니.... 머..... 이미 밝혀진거였지. ^^
밝힐 맘이 없었으면 다른 이름으로 쓰지 그랬어, 홍홍.

그런데, 답이 뭡니까? 궁금~

북극곰 2012-04-24 09:43   좋아요 0 | URL
왼손으로만 할 수 있는 것: 가위질, 과일깍기

(간만에 나타나서 정답맞추기 놀이만 하고 사라집니다. 하하하)

양철나무꾼 2012-04-24 12:01   좋아요 0 | URL
우와, 반갑!북극곰님~^^
가위질, 과일깎기, 다 양손가능합니다여.
오히려 오른손이 더 이쁜것 같기도 하다는~.
왼손으로밖에 안되는 건, 저 두가진데...
어른이 될때까지 경험을 못한 것들이라서,
오른손으로 익힐 시간이 없었다는~ㅠ.ㅠ
순전히 왼손으로만 할 수 있는 건 저 두가지 뿐이네요.^^

북극곰 2012-04-24 12:42   좋아요 0 | URL
오홍... 그렇다면, 술 따르기, 술잔 받아 마시기로군요. ㅎㅎㅎ

(또 점심시간에 들어와 이러구 있답니다요. ㅋㅋ)

차트랑 2012-04-24 19:56   좋아요 0 | URL
어구, 북-큭-콤-님~^^ 반갑심더~!

2012-04-26 0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26 1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26 1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26 15: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28 09: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30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26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2-04-28 09:47   좋아요 0 | URL
이거 삐치기 있기 없기...'있기' 그 버젼이죠?
모두 '예'라고 할때 '아니요'라고 하시는 분, 님 혼자 뿐이신 거 알까요?

며칠 후도 기약할 수 없는 우리들인데, 몇 년후는 더더욱 장담할 수 없지만여~
암튼, 마지막으로 한번 더 권해보구요, 싫으심~--;

2012-04-27 1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2-04-28 09:48   좋아요 0 | URL
알라딘은 5월 2일 발송여서, 따로 구해 보내드릴게요~^^

2012-04-27 1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2-04-28 09:48   좋아요 0 | URL
--;

2012-04-28 2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29 14: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4 1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2-05-07 15:35   좋아요 0 | URL
전, 여행 다녀왔어요~^^

아프셨나 보네요? 저런~--;
건강이 젤 중요해요, 잘 챙기세요.

2012-05-06 0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2-05-07 15:37   좋아요 0 | URL
님이 좋아하시니, 오히려 제가 더 기뻐요~^^
왠지 제가 센스쟁이가 된 것 같고 말이죠.
님한테 필요한 색일 것 같아 골랐는데, 잘 어울릴지는 장담할 수 없어...
좀 망설였다는~~~.

하늘바람 2012-05-08 04:29   좋아요 0 | URL
망설이셨을거 같았어요. 원래 그렇잖아요
어울릴지, 좋아할지,
센스쟁이 당근 맞으세요
사실 저도바 옆지기가 더 탐을 낸답니다.^^
주황은 에너지가 넘치는 따뜻한 색이어서 그 색의 에너지가 제게 온 것같아 정말 좋답니다.
저도 님꼐 그런 센스를 드릴 수 있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