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뱅이의 역습 - 무일푼 하류인생의 통쾌한 반란!
마쓰모토 하지메 지음, 김경원 옮김, 최규석 삽화 / 이루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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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
아침 하늘에 걸린 낮달을 보는 심정이었다고 해야 할까?

인터넷으로 망토를 검색하다가,이 책을 사면 망토를 공짜로 준다는 걸 알게 되어 구입했다.
근데 주문시 클릭을 잘못했는지,망토 대신 보온병이 배송되었다.
보온병도 나름 괜찮다.(공짜니까~)
나의 공짜 정신이 이 책의 취지와 뭐 그리 다르지 않다,라고 하려는데...뭔가 다른 것 같다.

최규석의 그림,내가 필력을 의심치않는 김경원('국어실력이 밥먹여준다'의 저자)의 번역 되시겠다.
그런데,이 책의 책값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여느 주간지나 일간지,또는 인터넷 부자되기 카페 이딴데서 볼 수 있는 류의 그런 내용이기 때문일까?
물론 마쓰모토 하지메의 취지야 훌륭하다.
하지만,이 책에 나온 '가난뱅이 생활기술'을 과연 써먹을 수 있을까?
혹시 모르겠다.
우리 아들이 좀 더 커서 우리나라 방방곡을 무전여행한다던가,
치기어린 나이가 되어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모를까?
나 정도의 아즘에겐 얼토당토 않은 그런 방법들이다.

나는 자급자족을 가장 저급한 문화행태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더불어 사는 곳이기 때문에,
자기가 잠잘곳을 스스로 구하고,
자기가 입을 옷을 만들어 입거나 구해 입고,
뻥쳐서 비싼 음식을 얻어먹고,
이런 행태가 그리 좋아보이지만은 않는다.
꼬우면 배째의 심뽀는 더더욱이다.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가격이 터무니없이 싸거나 비싸도 어느 한쪽이 손해보기 마련이다.

누군가는 싸게 잘 샀다고 룰루랄라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원가를 나누어서 부담해야 할 다른 사람들이 존재하게 마련이니까 말이다.
난 가격의 형성원리는 잘 모르지만,사회 시간에 그렇게 배웠던 것 같다.

우리가 노동운동과 다른 점은,어떻게 하면 돈을 쓰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느냐를 고민하다는 거죠.다시말해 지금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어떻게 탈출하느냐 하는 이야기를 한다는 겁니다.노동운동은 현존하는 체제 안에서 임금노동으로 살아가는 것을 전제로 삼고 그속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대가를 받을까 궁리하잖아요.하지만 우리는 그런 건 웃기지도 않는 수작이니까 일체 아무 것도 안하겠다고 떠들어대죠."회사에서 일하지 않을거야.그냥 내멋대로 살아갈 거야."이렇게요.

이 책의 저자는 '과격하게'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근데 옮긴이만 하더라도 나와는 생각이 틀리다.
'솔직히 고백하건대,나는 애고 어른이고 까부는 것이 딱 질색이다.하지만 이 책을 통해 까부는 것도 하나의 절실한 표현이며 전략적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한국의 대학생들을 표현한다면,착하고 얌전하고 공부는 열심히 하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너드(nerd)'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대기업에 가고 싶어 하는 너드,공무원이 되고 싶어 하는 너드,그리고 아직 뭐가 되고 싶은 지 잘 모르는 너드 등 몇 종류의 전형적인 너드들이 있지만,어쨌든 그들 모두 정말 열심히 공부하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애 집착한다.하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특별히 잘 하는 것도 없어 보인다.남에게는 별 관심 없고 자기만 잘 하면 된다고 굳게 믿으려 하지만,사실 그런 믿음이 스스로도 잘 생기지 않는지 마음이 굉장히 허한,약간씩은 애정 결핍증이 있어 보이는 너드들.원래 너드들이 그렇다.

근데,책 뒤의 우석훈의 추천사는 꼭 내게 하는 말 같아서 찔린다.
너드-두뇌는 명석하나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을 지칭한단다.

암튼 G20관련 '마쓰모토 하지메'의 입국거부는 너무 유난스러운 것 같다.
단지 생각과 행동이 좀 독특한 사람 하나를,꼭 반체제인사 쯤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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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10-28 21:40   좋아요 0 | URL
왠일루 포토 리뷰를 다 했네?

그런데, 책보다 리뷰가 좋은... 이 딱 떠오르는 리뷰인걸요?
음,, 통쾌하지두 않나보네? 이런 혹독한 리뷰가 나온걸보니? ^^

양철나무꾼 2010-10-28 21:52   좋아요 0 | URL
흐,흐,흐...그동안 사람들이 포토 리뷰를 왜 쓰나 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어요~
첫째는 별점을 안 매겨도 되더이다.
둘째는 책의 내용보다는 그림이나 번역이나 편집상태나...
책의 외형이 현저히 나을 때...

다른 때 '책보다 리뷰가 좋은'이라는 칭찬을 받으면,
겸손모드로,"뭘요~헤헤^^"이런 시츄에이션이었는데...
이 책은 최규석이랑 김경원 때문에 리뷰 썼어요~^^

세실 2010-10-29 00:01   좋아요 0 | URL
아침 하늘에 걸린 생뚱맞은 낮달이긴 하지만 사진은 예쁜걸요.
전 너드가 아니라서 다행이예요~~~~

양철나무꾼 2010-10-29 18:56   좋아요 0 | URL
맞아요~
낮달,생뚱맞지만 나름 운치있는 것도 같아요.

전 두뇌가 명석한지에 대해선 자신 없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건 맞아요~ㅠ.ㅠ

순오기 2010-10-29 00:07   좋아요 0 | URL
나는 이 책 사놓기만 하고 읽지도 않았어요.ㅜㅜ
최규석 그림은 습지 주인공들을 그대로 옮겨놔서 좀 그래요~

양철나무꾼 2010-10-29 18:58   좋아요 0 | URL
그쵸~
그나마 최규석 그림이어서 다행이예요.
그림책 보듯 보고,
옮긴이 후기랑,추천사랑 열쉬미 읽었다니까요~^^

반딧불이 2010-10-29 00:48   좋아요 0 | URL
저는 리뷰의 내용보다 댓글을 읽으면서 리뷰와 포토리뷰의 차이를 공부하고 갑니다.

양철나무꾼 2010-10-29 18:59   좋아요 0 | URL
저도 서재생활 근 6개월만에 터득했어요.
리뷰와 포토리뷰의 차이,앞으로 글 쓰는 데 유용하겠죠?^^

2010-10-29 0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0-10-29 19:05   좋아요 0 | URL
저도 우석훈도 좋고,
88만원 세대도 좋았거든요~
그로 대표되는 유럽 유학파들도 다 좋아해요.

근데,이 사람의 방식은 맘에 안 들어요.
비싼 레스토랑에서 먹고 싶어 공짜 핸드폰을 놔두고 나온다던가,
냄새나는 고등어를 구워 영업을 방해한다던가,
선거때 시끄러운 것의 맞불 작전으로 의원출마해서 고성방가를 남발한다던가 하는 것들이요~

암튼,저는 님과의 견해 차보다는 님의 댓글이 마냥 반갑습니다~^^

글샘 2010-10-29 12:58   좋아요 0 | URL
음, 너드의 설명을 읽어보니, 딱 저군요. ^^

양철나무꾼 2010-10-29 19:07   좋아요 0 | URL
우석훈의 코멘트가요,아님 너드의 정의가요?

너드가 아니라고 해도,너드에서 완전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차좋아 2010-10-29 12:28   좋아요 0 | URL
세상물정에 너무 밝은 저는 너드는 아니군요. 두뇌도 명석하지 않고요 ㅎㅎ
그래서 이 책이 별로였나 봅니다.


양철나무꾼 2010-10-29 19:09   좋아요 0 | URL
님도 읽으셨군요.

세상물정 밝은 사람이 보기에는,이 책의 내용들이 너무 구태의연해서 시큰둥인가요~?

세상물정이 밝은 사람들이 보기에도...좀 따라하기 버거운 내용들 아닌가요?

차좋아 2010-10-30 21:33   좋아요 0 | URL
세상물정에 너무 밝은 이라고썼네요. ㅋㅋ 내가 왜 저렇게 썼지?ㅋㅋ
세상물정 모른다라고하기엔 좀 닳고 닳은 것 같아서 자조적인 의미로 강조한 거였는데 ㅎㅎ
무엇을 안다 모른다 스스로 말하는건 좀 웃기네요.훗.

예전에 떠들쳐 본 책이었어요. 자세히 읽지 않아 평가하기에는 좀 ㅎㅎ
하지만 좀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양철나무꾼님의 리뷰랑 좀 비슷한 느낌 아직 남아있구요 ^^

양철나무꾼 2010-10-31 10:06   좋아요 0 | URL
세상물정에 밝으셔도 좋고,아니어도 좋고...
제겐 그저 '차좋아'님이시랍니다.^^

단지,세상물정에 밝다셔서...
그렇담 비싼 레스토랑에서 먹고 싶어 공짜 핸드폰을 놔두고 나온다던가,
냄새나는 고등어를 구워 영업을 방해한다던가,
선거때 시끄러운 것의 맞불 작전으로 의원출마해서 고성방가를 남발한다던가 하는 것들이...따라하기 괜찮은가 여쭤보고 싶을 뿐이었는데...
것도 친절하게 대답해 주셨군요~^^

cyrus 2010-10-29 16:38   좋아요 0 | URL
너드라는 말에 공감이 가면서도 스스로 찔리네요(-_-)a
그리고 출판사의 광고와 저자의 입국 거부뿐만 아니라
원하는 상품 대신에 엉뚱한 상품이 발송되었으니 대략난감하셨겠네요.
나무꾼님이 좋아서 다행이지만요^^
역시 공짜는 좋은거 같습니다ㅎㅎ

양철나무꾼 2010-10-29 19:12   좋아요 0 | URL
대략난감할 일이 없었던게...
또 책을 구입할 것이고,또 사은품을 받을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었던 듯~^^

그쵸~
우리는 누구나 너드라는 말과 관련,조금씩은 자유롭지 못할 거예요~^^

꿈꾸는섬 2010-10-30 01:29   좋아요 0 | URL
어, 우리 아들 유치원 데려다 주다가 우리도 아침에 반달을 보았지요.^^ 나무꾼님도 보고계셨군요.ㅎㅎ

양철나무꾼 2010-10-31 10:07   좋아요 0 | URL
꿈섬님도 보고 계셨군요~^^
어쩐지 뭔가 누군가랑 통하는 느낌이더라니...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