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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장봉군. 출처: 한겨레 5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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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하는 짓을 가만히 살펴보면 어처구니 없을 때도 많다.

특히 우리 아들이 조카들과 놀다가 수 틀린다 싶으면 하는 짓인데

동생들이 뭐라고 항의를 하면

두 손으로 귀를 막고 눈까지 감은 상태로 소리친다.

"뭐라구? 안 들려~"

우리 아들만 그런 짓을 하는 줄 알았더니 이 어른도 똑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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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괴담? 노동절 괴담?

‘실용의 정부’ 초기, 오렌지를 ‘아륀지’라고 발음하지 않으면 마치 과일도 못 먹을 것처럼 하더니, 이번엔 우리 생명을 담보로 한 중대한 국제 협상에서 번역을 잘못해 오류를 범했다 한다. 광우병 논란이 많은 쇠고기 협상에서 ‘…가 아니라면’(unless)을 ‘…라 하더라도’(even if)로 오역했다는 것. 그렇게도 영어 몰입 교육에 강박증을 보인 게 심리학에 나오듯 ‘열등감이 집착을 낳은’ 탓일까. 그러곤 한편에선 단순한 실수라 얼버무리려 했고 다른 편에선 이미 모두 알고 있었다 한다. ‘영어도 못하는 주제에 영어 교육을 강요하냐?’는 비난이 두려웠나?

그사이 ‘광우병 괴담’이 청소년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 정부는 비과학적 괴담이라 하지만, 청소년들은 과학적 현실이라 한다. 그리고 광장으로 나가 외친다. “투표권도 없는 우리가 왜 이 나이에 목숨 걱정을 해야 하나?”라고. 또 “광우병 쇠고기가 수입되면 학교 급식에 많이 들어갈 것”이라고. “내가 광우병 걸려 병원 가면 건강보험 민영화로 치료도 못 받고 죽을 텐데 화장을 해 대운하에 뿌려다오”라며 종합선물세트 같은 해학도 즐긴다. 교육청에선 청소년 안전 운운하며 문화제 참여를 저지하거나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고 재촉한다. 아이들은 “야간 자율학습도 밤 12시에 끝나는데, 언제부터 안전 걱정 했냐?”고 받아친다. 청소년을 ‘미숙아’로 파악하는 기성세대를 향한 통쾌한 한 방이다. 실제로 청소년은 미숙아가 아니라 ‘날마다 어른이 되어 가는 사람’이다. 그들 말을 괴담이라 회피하지 말고 경청하라.

광우병에 대한 두려움, 바로 이것을 아무것도 아니라고 치부하지 말자. 있는 그대로 껴안자. 실컷 두려움에 떨어보자. 그리고 그 두려움과 느낌을 있는 그대로 말해보자. 제발 배운 자들과 가진 자들, 힘 있는 자들이여, 내면의 두려움을 숨기지 말라. ‘어깨 힘부터 빼고’ 말하자. 그래서 어떻게 이 두려움을 생산적으로 이길 수 있을지 토론하자. 제발 다른 이의 말을 잘 들어보자. 당장 먹고사는 데 필요한 최소의 일만 하고, 더 많이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자. 광우병 쇠고기 문제는 단순한 무역 문제가 아니라 삶과 죽음의 문제다.

그런 면에서 나라 살림살이를 근본적으로 되돌아보자. 수출 많이 해서 달러 많이 벌고 값싼 쇠고기 많이 먹으면 국민이 행복할 거라는 논리 자체를 되짚자. 광우병 위험만 잘 차단된다고, 대운하만 안 한다고 다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청소년부터 다 분노하는 이유는 ‘삶의 비전’이 안 보여서다. 경제를 살려 사람답게 살도록 해 달라고 뽑은 정권이 희망은커녕 절망만 줄 때 분노는 폭발한다. 이미 대통령 지지율이 절반 이상 떨어졌다 한다. 불과 석 달 만에 이렇게 많은 학생들을 광장으로 나오게 한 정권은 없다. 정말 새 정권의 역사적 사명은 ‘잃어버린 10년’간 조용했던 학생운동의 부활인가?

같은 맥락에서 ‘노동절 괴담’도 잊지 말자. 새 노동부 장관은 메이데이 직전 외국 투자자들을 만나 “근로기준법이 근로자를 과보호하고 있다”며 “임금협상 주기를 2년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광우병 소를 두려워 말라는 말이 진짜 괴담이듯 이건 노동자에게 또다른 ‘괴담’이다. 돈벌이를 위해 인간적 삶을 계속 희생시키라니. 점수보다 건강이, 돈보다 삶이 먼저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괴담인지 헷갈리는 사회, 과연 희망은 있는가. 새싹들이 쫑긋쫑긋 치솟는 작은 텃밭에서 ‘어깨 힘 빼고’ 호미질하며 땅과 나눈 대화다. 행여 살아 있는 흙 속에 삶의 희망이 있지 않을까?


강수돌 고려대 교수·조치원 마을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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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통해 어김없이 전해오는 말은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어' 였는데

이젠 추가해야 할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은 어른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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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군 씨,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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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장봉군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속 시원하게 잘 긁어주시는구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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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출신의 폴 에르되시(1913~96)는 자신의 신발끈도 맬 줄 몰랐던 괴짜 수학자로 유명하다. 그는 평생 일정한 거처도 없이 지구촌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녔다. 그에게 강연료를 지급하려 해도 연락처를 알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정도였다. 그는 자동차 운전에 관심이 많았으나 운전을 배우지 못해 항상 다른 사람의 차를 얻어탔다. 샤워 꼭지를 잠그는 법을 몰라 그가 다녀간 목욕탕 바닥은 늘 흥건했고, 종이 팩을 따지 못해 가위로 옆구리를 뚫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가 수학자들에게 환영받은 것은 천재였기 때문이다. 그가 발표한 무려 1475편의 논문 가운데 상당수가 획기적인 것이다. 그의 이름을 딴 ‘에르되시 수’도 재미있다. 그는 가깝게 교류한 거의 모든 수학자와 공동논문을 썼다. 485명에 이르는 이들 공저자에겐 ‘에르되시 번호 1’이 부여돼 있다. 이어 이들 공저자와 함께 논문을 쓴 다른 수학자에게는 번호 2가 주어진다. 현역 수학자 중 가장 낮은 에르되시 번호는 7이고, 수학 논문을 써 본 적 없는 사람에게는 무한대(∞)의 번호가 붙는다.

그런 그도 나이가 들자 당시 수학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던 ‘치매 판정 3단계’를 자주 언급했다. 첫번째는 수학의 정리를 잊어버리는 것이고, 두번째는 바지의 지퍼를 올리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세번째는 바지의 지퍼를 내리지 않는 것이다. 다행히 그는 치매에 시달리지 않고 숨지기 직전까지 하루 19시간씩 수학 연구를 했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도 모르는 사이에 미국 쇠고기에 대한 검역주권을 포기하고 전면 수입개방 결정을 내려 큰 반발에 부닥치고 있다. 지퍼를 내릴 생각도 하지 않고 볼일을 본 꼴이다. 에르되시의 치매 판정 세번째에 해당한다. 에르되시처럼 천재도 아니면서 치매끼까지 있다면 누가 봐도 예삿일이 아니다.


김지석 논설위원 jkim@hani.co.kr  (한겨레 신문 5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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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와닿은 말이다.

에르되시처럼 천재도 아니면서 치매끼까지 있다면 누가 봐도 예삿일이 아니다.

암..그렇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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