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틀 선생의 바다 여행 네버랜드 클래식 27
휴 로프팅 지음, 소냐 라무트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굉장히 시끄럽고 정신없는 배우 에디 머피가 주연했던 영화


'닥터 둘리툴'과 관계가 있냐고 물어보면


 "네!"


그렇지만 동물의 말을 알아듣고,


동물의 말을 할 줄 안다는 점만 빼면 닮은 점이 없는 책이다.



1차 세계대전 중에 동물들이 아무 치료도 못 받고


죽어가는 것을 마음 아파 했던 작가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담아


아이들에게 그림과 함께 편지를 쓰기 시작했고


이런 편지를 모아서 책으로 펴낸 것이


<둘리툴 선생이야기>의 시작이었다.


그후 열한 권의 후속작이 나올 만큼 대단한 인기를 모았다고 하는데 나는 그중 한 권을 읽어보는 행운을 누린 것이다.



온화하고 친절한 둘리툴 선생은 박물학자지만


너무나 동물들을 사랑해서 그들의 말을 배우고


그런 사실을 안 동물들은 시도때도 없이 선생을 찾아와


아픈 곳을 치료해달라고 하기도 하고,


주인이 보낸 편지를 개의 언어로 읽어달라고 하기도 한다.



책의 화자인 토미는 가난한 구두 수선공의 아들인데


어느날 다친 다람쥐의 다리를 고쳐주려하다가


둘리툴 선생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우연히 만나


둘리툴 선생의 옆에서 그를 도우면서 지낼 수 있게 된다.


개를 증인으로 세워 재판에서 한 사람을 구해내는가 하면


세계제일의 박물학자라 칭찬해 마지않는 '긴화살'이


행방불명되었단 소식을 듣고 바다로 여행을 가게 되면서부터


이야기는 흥미진진해진다.



"나도 동물들의 말을 배울 수 있을까?"


"새나 동물들에 대해 작은 것까지 눈여겨보는 거지.


어떻게 걷고 머리를 움직이고 날갯짓 하는지,


어떻게 공기의 냄새를 맡고, 수염을 씰룩거리고,


꼬리를 흔드는지 알아차리는 것 말이지.


동물의 언어를 배우고 싶다면 그런 작은 것들을 볼 줄 알아야 돼."


토미의 질문에 앵무새인 폴리네시아가 해준 말이다.



생각해보면, 같은 언어를 쓰는 인간들끼리도  말이 안 통하는 건


서로의 감정을 들여다보려 하지 않고 겉으로 드러난 말만 듣고


그것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 아닐까?


조금만 더 신중하게 귀기울여주고, 얼굴 표정도 살펴주고


따뜻한 마음으로 들으려 한다면 싸울 일도 없을 텐데 말이다.


하긴, 몰라서 여태 못한 것도 아니라


그저, 잊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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