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 지음, 강주헌 옮김 / 포이에마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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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



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



스위스의 내과 의사이자 정신의학자인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 상담을 공부할 때 그리스도인이었던 교수님께 여쭈어보았습니다. 상담 공부를 하면서 꼭 보아야 하는 기독교 상담 학자가 있는지 말입니다. 그때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분이 폴 투르니에입니다. 그 누구보다 그분의 책은 꼭 봐야 한다고 신신당부하셨습니다.



폴 투르니에는 『모험으로 사는 인생』, 『강자와 약자』, 『고통보다 깊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하여』 등으로 이미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더불어 성경적 인간관에 대한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졌습니다. 이 책 『인간이란 무엇인가』에서는 본격적으로 인간의 실제 모습에 대한 오랜 시간의 고민을 풀어냅니다.



불분명한 자아를 찾기 위한 여정은 생각보다 고됩니다. 급하게 가다 보면 길을 잃을 수 있습니다. 저자를 따라 차근차근 따라가면서 함께 질문하고 함께 답을 모색해야 합니다. 저자는 자신의 상담 사례들과 심리학과 의학, 신학 등을 동원해 인간의 참된 존재가 무엇인지를 찾아갑니다.



저자는 처음으로 지적 정보 교환과 영적 교감에 대해서 말합니다. 누군가에 대해서 아는 것과 그 사람 자체를 아는 것의 차이라고 할 수 있죠. 문제는 이것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다는 것에 있습니다. 정작 나 조차도 나의 진실한 존재를 모를 수 있습니다. '실제의 나'와 '현상의 나'는 서로 도움이 되긴하지만 통합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타인에 대해서는 명확하고 객관적인 판단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작 나 자신에 대해서는 그 선이 희미해지고 흐릿해집니다. 어떤 지점에서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착각할 때도 있습니다. '드러나는 나'에 대한 에너지에 비해 '진짜의 나'에게는 마음 다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저자는 실제의 인간과는 다른 거짓된 자아를 통칭할 때 '등장인물'이라 명명합니다. '등장인물'은 극 중에 역할을 부여받은 꾸며진 존재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현대 사회에서 등장인물로 살아갑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진정한 교감은 하기 힘듭니다.



우리들이 등장인물이 되는 이유는 개인의 욕망과 현대 사회의 비인간화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회에서 역할을 부여받는데, 우리 또한 그 역할을 충실하게 하여서 존중받고 인정받으려고 합니다. 또한 집단 사회는 정신없이 움직이며, 기계처럼 진행됩니다. 그러한 현대사회에서 정작 우리는 누구에게 마음을 열어야 하는지 알지 못한 게 됩니다.



의사나 상담사와 마찬가지로 목회자도 비슷한 고민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정작 그들의 존재에 깊이 관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뭔가 해결해야 할 하나의 문제로 치부할 때도 있습니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혹은 상대방이 선을 넘을 것 같다는 부담감으로 존재 자체로 대하는 것을 회피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참 모순된 존재입니다. 온갖 부조리 가운데서도 어느새 자연스레 익숙해져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다층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면서, 섣불리 사람을 평가하거나 판단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인간의 총체성과 모순에 대해 인식하고, 최대한 여유롭고도 넉넉하게 상대방에게 다가가야겠다 다짐을 합니다.



저자는 등장인물과 실제 인간의 관계를 말합니다. 우리는 둘의 통합을 꾀하기도 하고, 자기 성찰을 통해 자신의 실제 모습에 다가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시도 자체가 큰 문제를 야기한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우리는 등장인물과의 관계를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성경에서도 하나님은 우리가 등장인물을 떠안으시기를 바라십니다. 성경은 자연을 아름다운 하나님의 창조물이며, 무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우리를 표현하는 여러 도구들 조차도 아름답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만 실제의 자아를 만날 수 있을까요? 저자는 이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다시 한번 말합니다. 하지만 포기하기는 이릅니다. 진실성과 책임감이 함께 할 수 있는 진정한 대화를 통해 진정한 실체로서의 인간과 인간이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간적 삶을 되찾기 위한 대화는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많은 두려움과 장벽들이 존재합니다. 진정한 대화를 가로막는 장벽과 방해물이 매우 많습니다. 우리는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바로 '책임감'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우리의 참 존재와 대면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저자는 진솔한 대화를 통해 존재와의 만남과 존재의 변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진솔한 대화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도 가능하며, 궁극적으로 하나님과의 만남, 즉 기도를 통해 가능합니다. 이 점을 통해 우리는 기도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인용하는 학자나 저서들이 생소하여 빠르게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사례와 더불어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한층 더 깊게 만들어줍니다. 또한 진정한 자아를 찾을 수 있는 통찰을 얻게 됩니다. 저자와의 여정은 참 자아와 대면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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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 - 고난과 고통 속에서
해럴드 센크바일 지음, 김태형 옮김 / 구름이머무는동안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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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잘 내색하지 않는 편입니다. 말할 수 없는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기 때문입니다. 혹여 우리의 고난 이상으로 지나치게 관심받을까 봐 두렵기도 합니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어려움을 주시겠거니 생각하며 묵묵하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신음 소리에 반응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아셨는지 저보다도 더 자주 저의 아이가 있는 병원에 방문해 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보호자를 위해 커피를 사고, 아이를 위해 선물을 사서 말입니다. 심지어 집에 있는 아이를 잊지 않고 맛있는 음식도 배달해 주십니다.



끊이지 않는 사건들 앞에 지칠 때가 많습니다. 어떤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일이 불쑥 튀어나옵니다. 지나간 일에 후회는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편이지만, 고통의 강도가 높을수록 한숨이 늘어나긴 합니다. 이랬다면, 저랬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요.



주변에 소중한 분들이 계셔서 어려움 가운데 기쁨을 느낍니다. 쉴 틈 없이 집과 병원, 직장을 오가야 하기 때문에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풍성합니다. 진심이 느껴지는 그들의 위로와 끊임없는 관심으로 우리 아이들은 참으로 넉넉한 사랑을 받으며 크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이 주는 위로도 이러할진대, 우리 하나님이 주시는 하늘의 위로는 어떠하겠습니까? 짜증과 원망, 무력감이 우리 안에 가득 찰 때 갑작스레 주님이 주시는 평안을 맛볼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무엇인가가 주어지는 성취감으로 인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주님이 내려주시는 한없는 사랑입니다.



이 책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는 고통과 고난의 순간에 하나님은 어디에 계신지를 묻습니다. 저자인 해럴드 센크바일(Harold L. Senkbeil)는 50여 년의 오랜 목회 경험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가장 어려운 순간에 그곳에 함께 하시는 예수님을 만나도록 도와줍니다.



실제로 고통의 문제 가운데 있는 사람들에게는 위로하는 대상자와 그들의 태도가 아주 중요합니다. 해박한 지식으로 고난의 문제를 설명한다고 해서 이해되는 것이 아닙니다. 적절한 논리도 필수적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따뜻하고도 진심 어린 마음입니다.



이 책은 한 사람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위로할 수 있는 넉넉한 품이 느껴집니다. 깊은 묵상과 오랜 기도 가운데 말씀과 치열하게 싸웠던 목회자의 마음이 듬뿍 담겨 있습니다. 그리하여 독자를 눈물로 안내하며, 드넓은 주님의 품으로 함께 인도합니다.



우리는 너른 품 안에서 조곤조곤 이야기를 듣습니다. 우리는 불신했지만, 하나님은 항상 신실하셨습니다. 가장 힘겨운 순간, 나 혼자라고 느꼈던 그 순간이 결코 혼자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당신 또한 고난의 그 순간 우리와 함께 하셨음을 느끼게 됩니다.



기쁘고 즐거운 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는 듯합니다. 우리네 삶은 오히려 슬픔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럼에도 사도는 "항상 기뻐하라"했으니, 조금 더 적극적으로 기쁨을 모색해야겠습니다. 그것은 세상이 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신뢰할 수 없는 상황에 신실하신 하나님을 발견한다면 그때는 우리의 슬픔이 기쁨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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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은 언제나 우리가 불안을 극복하고 믿음의 확신을 가지고 하나님을 신뢰할 것을 요구한다. 바로 불안과 염려가 넘치는 그때 말이다. 그 고난이 개인적인 것인지 아니면 그 사회 전체에 주어진 것인지는 상관없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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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하라 죽이기 - #퍼뜨려주세요_이것이_진실입니다
도미나가 미도 지음, 김진환 옮김 / 라곰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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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에 근거한 정보보다는 잠깐의 흥미로운 가십이 더 주목받는 시대입니다. 진실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재밌고 흥미로우면, 다른 사람이 어떤 고통을 받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논란에 '사람'은 없습니다. 그저 둥둥 떠다니는 소문뿐입니다.



실제로 경험해 보지 않으면 우리도 비슷할 수 있습니다. 남의 일이고, 나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 않을 때는 방관할 때가 많습니다. 적극적인 형태의 가해는 아니지만, 무관심은 때로 더 큰 상처로 다가올 때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어느 정도 친밀한 관계이면 더욱 그러합니다.



우리는 많이 목격합니다. 소문은 또 다른 오해를 낳고, 그러한 잘못된 사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억측을 낳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문제의 핵심은 사라진 채, 몇몇 사람에 대한 비난만 남습니다. 어떠한 식으로의 해명도 전체적인 판도를 바꾸지 못합니다.



더 큰 문제는 잘못된 정보가 검증 없이 공적 담론으로 흘러들어올 때입니다. 공중파 방송이나 신문기사, 공인의 입에서 이런 거짓 정보가 오르내리기 시작하면, 마치 진실로 탈바꿈하여 거침없이 퍼져나갑니다. 이미 사건의 시시비비는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피해자는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실제적인 해를 입습니다.



출판사 편집자와 디자이너, 카피라이터 등의 일을 했으며, 이제 작가로서 그 첫걸음을 내디딘 도미나가 미도. 이 책 『A하라 죽이기』는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더불어 실제로 현실에게 경험할 법한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을 빠져들게 만듭니다.



평범한 직장인이자, 성실하고 꼼꼼하게 일했던 극 중의 주인공 "아이하라". 그녀는 누구보다 웨딩플래너인 자신의 직업을 소명으로 여기며 즐겁게 일하는 사람입니다. 계획적으로 일을 처리할 뿐만 아니라, 따뜻한 마음으로 신혼부부들에게 매우 인기 있는 플래너이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갑작스레 다가옵니다. 전혀 자신의 의도와 계획과는 상관없게 말입니다. 무능력한 직장 동료인 "미노"로 인해 결혼식은 아수라장이 됩니다. 함께 일하던 모든 사람들은 "미노"로 인해 일이 그르쳤으며, 여타 다른 부서와의 소통까지도 문제가 되어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사실 정직하게 실수를 인정하고, 진정 어린 사과를 하면 문제는 생각보다 빨리 해결됩니다. 그럴만한 용기가 없거나,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인해 우리는 문제를 회피합니다. 그로 인해 발생할 불이익을 감당하기 싫어서 어물쩍 넘어가고자 할 때가 참 많습니다.



이 소설의 "미노"뿐만 아니라 이들의 회사의 책임자들은 정당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그저 문제가 소멸되기를 기다릴 뿐입니다. 오히려 전혀 잘못이 없는 "아이하라"에게 모든 문제를 떠넘깁니다. 스리슬쩍 자신들의 잘못을 전가합니다. 원활한 일 처리를 도와주려 했던 사람이 이제는 공공의 적이 되어버리는 순간입니다.



이기심과 안이함, 정직하지 못한 모습 등이 어우러져 일은 엄청나게 부풀려집니다. 솔직하게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하면 쉽게 해결되었을 일이 점점 미궁으로 빠집니다. 작가는 이 모든 일에 있어 어떤 한 사람의 과오를 지적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사건에 함께 참여하고 있음을 은연중에 보여줍니다.



우리의 인생과도 참 닮았습니다. 어떤 문제 앞에 정직하게 마주하면, 의외로 쉽게 그 문제는 해결됩니다. 하지만 나의 체면과 위신을 지키려고 어물쩡거리다 문제가 크게 됩니다. 진실은 올바르게 전해져야 합니다. 그 누구의 이해관계가 스며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진실과 대면할 때 불이익이나 손해가 있다면 그것을 기꺼이 감당하고 감수할 수 있는 용기가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진실'을 자신의 인생에서 우선적인 가치로 삼아야겠습니다.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한 걸음씩 시작하다 보면, '진실한 사람'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리뷰는 라곰출판사(@/lagom.book)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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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라 윤리 - 우리 시대의 산상설교
데이비드 거쉬.글렌 스타센 지음, 박규태 옮김 / 비아토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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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가 없고, 책장도 많지 않아 책을 자주 나누어줍니다. 그래서 제 책장에 오랜 시간 남아있는 책은 제 나름의 기준에서 소장 가치가 분명한 책입니다. 『하나님의 통치와 예수 따름의 윤리』가 그러한 책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윤리와 산상수훈 해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책이기 때문입니다.



2011년 8월에 읽은 책이니, 벌써 13년 정도가 지났습니다. 책을 읽을 때 중요한 부분에 색연필로 동그라미를 하고 인덱싱 처리를 합니다. 곳곳에 인덱싱이 되어있는 것을 보니 어떤 마음으로 읽었을지 짐작됩니다. 참으로 감격하고 감탄하며 읽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번에 여러 부분에서 개정 확장하여 새롭게 『하나님 나라 윤리』로 나왔습니다. 10여 년의 시간 동안 빠르게 세상은 변했고, 저자들은 자신들의 책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지 않았나를 돌아봅니다. 그리하여 이번 책에서는 그러한 반성과 더불어 세상을 완전히 뒤집는 변화보다 일상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하나님 나라 윤리』를 다 읽고 이전 책과 다른 새로운 점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전에 『하나님의 통치와 예수 따름의 윤리』를 읽고 적은 서평이 전체적 흐름을 파악하고, 초판의 논지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될 것 같아 아래에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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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통치와 예수 따름의 윤리]


최근 복음을 하나님 나라 관점으로 정리하고 소개하는 책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전에도 하나님 나라에 대한 개론서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해하기가 어렵거나, 쉽게 접하기 힘든 책들이 많았다. 하나님 나라가 새롭게 조명되고 관심이 집중되면서, 이 하나님 나라 복음에 대한 조금 더 쉬운 접근의 노력들이 많아지고 있다.(예를 들어 웰컴 투 하나님 나라, 성경은 드라마다, 세계관은 이야기다 등)



하나님 나라 복음에 대한 관심이 깊어질수록, 하나님 나라 복음에 대한 오해도 많아지고 있다. 그중에 하나는 하나님 나라가 거대담론이라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는 너무 추상적이며,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인가 구체적인 실천이나 삶의 적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에 대해 알면 알수록 하나님 나라 복음이 훨씬 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임을 알게 된다. 하나님의 통치는 삶의 전 영역에 선포되는 하나님의 사랑이며, 회복이기 때문이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의 주권과 하나님의 통치, 하나님의 다스림이라는 능동적 개념이다. 하나님의 다스림이 있는 곳에는 하나님의 회복과 샬롬, 화목이 도래하게 된다. 일그러지고 깨어진 우리들과 만물에 하나님의 통치가 도래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사건이다.



이 책은 우리의 복음이 삶의 실제와 동떨어져있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즉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신앙과 윤리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실제적이고 구체적이며, 실천적이라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들은 통전적인 성품 윤리를 개발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들은 이러한 근거를 복음서의 산상수훈에서 찾고 있다. 우리는 예수의 도덕적 가르침을 높은 이상이나 어려운 말씀, 완전함에 대한 요구, 또는 죄성에 대한 증거로 읽기 싶다. 하지만 예수의 본래 의도는 변혁적 주도 행위이다. 이 변혁적 주도 행위는 하나님의 통치 가운데 있는 제자들이 마땅히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이며,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을 가로막는 악순환을 깨뜨릴 수 있는 행위이다.



이러한 큰 원칙에서 저자들은 기독교 윤리의 세부사항을 하나씩 살펴보고 있다. 살인과 폭력, 평화, 낙태, 안락사, 성 역할과 성, 정의와 사랑, 진실을 말하는 것, 창조세계를 돌보는 것, 기도와 정치, 실천 등 삶의 모든 영역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이 책 자체로 의미를 가진다. 바로 기독교 윤리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 책을 통해 더 다양하고 깊이 있는 연구로 나아갈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많은 연구 자료들과 책을 인용하고 있다. 특히 존 요더, 톰 라이트, 리처드 니버, 스탠리 하우어워스 등이 많이 언급된다. 이 책을 통해 다른 저자들과 만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적지 않은 분량(700여 쪽)이지만, 읽을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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