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 유언
구민정.오효정 지음 / 스위밍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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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이야기한다는 건 언제나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명랑한 유언』은 그 주제를 무겁고 음울하게 다루지 않습니다. 제목처럼 오히려 유쾌하고 명랑한 목소리로, 죽음과 삶을 동시에 바라보게 합니다.


이 책은 암이라는 현실을 마주한 오효정 작가와,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구민정 작가가 번갈아 글을 쓰며 엮어낸 기록입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의 시선과 그 곁을 지키는 사람의 마음이 교차하며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한쪽의 독백으로만 끝나지 않고, 서로의 감정을 비추어주는 거울처럼 읽힙니다.


오효정 작가의 글은 담담하지만 날카롭습니다. 암이라는 질병을 마주하면서도 절망에 함몰되지 않습니다. 때로는 명랑하게 웃고, 때로는 직설적으로 고통을 기록합니다. 삶의 끝자락에서조차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결연함이 느껴집니다.


반면 구민정 작가의 글은 곁에서 바라보는 이의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지켜보는 일이 얼마나 힘겹고도 귀한 것인지를 보여줍니다. 아픈 사람을 돌보는 일이 단순히 수고가 아니라, 함께 삶을 살아가는 또 다른 방식임을 알려줍니다.


두 작가의 문장은 서로를 비춰주며 깊이를 더합니다. 오효정의 고백이 눈물이라면, 구민정의 기록은 그 눈물을 닦아주는 손수건 같습니다. 번갈아 이어지는 글을 읽는 동안, 우리는 누군가의 삶과 죽음이 결코 혼자의 것이 아님을 배웁니다.


책은 유언을 단순히 마지막 말로 정의하지 않습니다. 살아가는 태도, 나누는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유언이 된다고 말합니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삶의 문장이 결국 우리의 유언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읽다 보면, 유언은 죽음의 문턱에서 쓰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삶 속에서 이미 쓰여지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내가 남기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지금의 삶은 어떤 흔적을 남기고 있을까, 자연스럽게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힘은 무겁지 않게 풀어낸 진지함입니다. 죽음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도 억지로 눈물만 강요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농담처럼 가볍게, 때로는 조용히 울림을 주며 독자를 삶의 자리로 다시 불러냅니다.


『명랑한 유언』은 죽음을 이야기하면서도 결국 삶을 더 명랑하게 살아내자는 초대입니다. 두려움 대신 오늘을 붙들고, 불안 대신 사랑을 나누라고 말합니다. 죽음을 담담히 마주하는 일이 오히려 지금의 삶을 더 깊이 사랑하게 만듭니다.


또한 질문합니다. 오늘 내가 남기는 말과 행동은 어떤 유언이 되고 있을까. 이 책은 우리 모두에게 조용히 건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늘을 더 명랑하게 살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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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우리를 가르치는 선생으로 부르신 것이 아니라 상대와 더불어 사랑하는 형제로 부르셨다. 말보다는 눈과 귀로 먼저 사랑하자. 해줄 수 있는 말보다 해줄 수 있는 행동에 더 마음을 쓰자. - P19

중요한 것은 실망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분이 누구인지 ‘잊지‘ 않는 것이다. 하나님은 불완전한 우리에게 실망하지 않으신다. 절대로 떠나지도 않으신다. 하나님은 연약할수록 실망하기보다 더욱 귀히 여기신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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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게 뭐라고 - 시크한 독거 작가의 죽음 철학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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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일이지만, 막상 떠올리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어쩌면 끝과 단절이라는 이미지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노 요코의 『죽는 게 뭐라고』는 죽음을 무겁게만 그리지 않습니다. 담담한 어조로, 때로는 농담처럼, 죽음을 삶의 또 다른 얼굴로 보여줍니다.


저자는 병을 얻고, 삶의 끝이 보이는 상황에서도 하루하루를 기록합니다. 소소한 일상, 스쳐 지나갈 법한 장면들이 오히려 더 빛을 발합니다. 죽음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더 선명해진 삶의 풍경들이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읽다 보면 죽음을 회피하고 싶었던 내 마음이 부끄러워집니다. 저자는 죽음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도 두려움에 매몰되지 않습니다. 물론 불안도 있고, 외로움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감추지 않고 꺼내어 놓음으로써, 오히려 삶을 더 진실하게 보여줍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죽음을 무시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죽음을 정직하게 바라볼수록, 지금의 삶을 더 깊이 사랑하게 되는 것이지요. 책 속의 저자는 그렇게 말합니다. 오늘의 작은 순간을 소중히 붙드는 일이야말로 죽음을 준비하는 길이라고.


그렇습니다. 붙들어야 할 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지금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은 늘 유한합니다. 그러나 유한하기에 더욱 귀합니다. 저자의 문장은 “죽음을 생각하라”가 아니라 “지금을 살아내라”는 초대처럼 들립니다.


책을 덮은 후 자연스레 내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나는 지금 얼마나 솔직하게 살아가고 있는가. 관계 속에서 사랑을 나누고 있는가. 오늘 하루를 감사하며 붙들고 있는가. 죽음은 결국 삶을 더 깊이 성찰하게 만드는 거울이 됩니다.


사노 요코의 글은 무겁지 않습니다. 담담하고, 때로는 유머러스합니다. 그러나 그 담백함 속에 담긴 생의 무게가 읽는 이를 흔듭니다. 억지로 희망을 말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희망이 느껴집니다. 그것은 죽음을 넘어 지금을 충만히 살아내는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죽음을 멀리 두지 않게 됩니다. 죽음은 두려운 것이지만, 동시에 삶을 밝혀주는 빛이 되기도 합니다. 죽음을 가까이 두고 바라볼 때, 살아가는 오늘이 얼마나 귀한 선물인지 깨닫게 됩니다.


『죽는 게 뭐라고』는 죽음을 이야기하면서도 결국 삶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삶의 끝에서 바라본 시선은 우리로 하여금 오늘을 더 사랑하게 하고,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더 소중히 여기게 만듭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우리가 걸어온 길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그 얼굴을 외면하지 않고 바라볼 때, 우리는 더 단단해지고, 더 따뜻해집니다. 이 책은 우리 모두에게 그 용기를 건넵니다. 그리고 오늘을 조금 더 사랑하며 살아가라고, 조용히 등을 떠밀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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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나 자신은 별것 아닌 존재죠. 마찬가지로 누군가 죽어도 곤란하지 않아요. 가령 지금 오바마가 죽어도 반드시 대타가 나오니까요. 누가 죽든 세계는 곤란해지지 않아요. 그러니 죽는다는 것에 대해 그렇게 요란스럽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내가 죽으면 내 세계도 죽겠지만, 우주가 소멸하는 건 아니니까요. 그렇게 소란 피우지 말았으면 해요.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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