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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라 윤리 - 우리 시대의 산상설교
데이비드 거쉬.글렌 스타센 지음, 박규태 옮김 / 비아토르 / 2024년 1월
평점 :
서재가 없고, 책장도 많지 않아 책을 자주 나누어줍니다. 그래서 제 책장에 오랜 시간 남아있는 책은 제 나름의 기준에서 소장 가치가 분명한 책입니다. 『하나님의 통치와 예수 따름의 윤리』가 그러한 책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윤리와 산상수훈 해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책이기 때문입니다.
2011년 8월에 읽은 책이니, 벌써 13년 정도가 지났습니다. 책을 읽을 때 중요한 부분에 색연필로 동그라미를 하고 인덱싱 처리를 합니다. 곳곳에 인덱싱이 되어있는 것을 보니 어떤 마음으로 읽었을지 짐작됩니다. 참으로 감격하고 감탄하며 읽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번에 여러 부분에서 개정 확장하여 새롭게 『하나님 나라 윤리』로 나왔습니다. 10여 년의 시간 동안 빠르게 세상은 변했고, 저자들은 자신들의 책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지 않았나를 돌아봅니다. 그리하여 이번 책에서는 그러한 반성과 더불어 세상을 완전히 뒤집는 변화보다 일상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하나님 나라 윤리』를 다 읽고 이전 책과 다른 새로운 점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전에 『하나님의 통치와 예수 따름의 윤리』를 읽고 적은 서평이 전체적 흐름을 파악하고, 초판의 논지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될 것 같아 아래에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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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통치와 예수 따름의 윤리]
최근 복음을 하나님 나라 관점으로 정리하고 소개하는 책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전에도 하나님 나라에 대한 개론서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해하기가 어렵거나, 쉽게 접하기 힘든 책들이 많았다. 하나님 나라가 새롭게 조명되고 관심이 집중되면서, 이 하나님 나라 복음에 대한 조금 더 쉬운 접근의 노력들이 많아지고 있다.(예를 들어 웰컴 투 하나님 나라, 성경은 드라마다, 세계관은 이야기다 등)
하나님 나라 복음에 대한 관심이 깊어질수록, 하나님 나라 복음에 대한 오해도 많아지고 있다. 그중에 하나는 하나님 나라가 거대담론이라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는 너무 추상적이며,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인가 구체적인 실천이나 삶의 적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에 대해 알면 알수록 하나님 나라 복음이 훨씬 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임을 알게 된다. 하나님의 통치는 삶의 전 영역에 선포되는 하나님의 사랑이며, 회복이기 때문이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의 주권과 하나님의 통치, 하나님의 다스림이라는 능동적 개념이다. 하나님의 다스림이 있는 곳에는 하나님의 회복과 샬롬, 화목이 도래하게 된다. 일그러지고 깨어진 우리들과 만물에 하나님의 통치가 도래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사건이다.
이 책은 우리의 복음이 삶의 실제와 동떨어져있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즉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신앙과 윤리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실제적이고 구체적이며, 실천적이라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들은 통전적인 성품 윤리를 개발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들은 이러한 근거를 복음서의 산상수훈에서 찾고 있다. 우리는 예수의 도덕적 가르침을 높은 이상이나 어려운 말씀, 완전함에 대한 요구, 또는 죄성에 대한 증거로 읽기 싶다. 하지만 예수의 본래 의도는 변혁적 주도 행위이다. 이 변혁적 주도 행위는 하나님의 통치 가운데 있는 제자들이 마땅히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이며,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을 가로막는 악순환을 깨뜨릴 수 있는 행위이다.
이러한 큰 원칙에서 저자들은 기독교 윤리의 세부사항을 하나씩 살펴보고 있다. 살인과 폭력, 평화, 낙태, 안락사, 성 역할과 성, 정의와 사랑, 진실을 말하는 것, 창조세계를 돌보는 것, 기도와 정치, 실천 등 삶의 모든 영역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이 책 자체로 의미를 가진다. 바로 기독교 윤리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 책을 통해 더 다양하고 깊이 있는 연구로 나아갈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많은 연구 자료들과 책을 인용하고 있다. 특히 존 요더, 톰 라이트, 리처드 니버, 스탠리 하우어워스 등이 많이 언급된다. 이 책을 통해 다른 저자들과 만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적지 않은 분량(700여 쪽)이지만, 읽을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