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정작 중요한 건 따로 있었지요. 현재 하는 일에 온전히 집중하기. 진실을 말하기. 서로 돕기. 쉼 없이 떠오르는 생각보다 침묵을 신뢰하기. - P81

"갈등의 싹이 트려고 할 때, 누군가와 맞서게 될 때, 이 주문을 마음속으로 세 번만 반복하세요. 어떤 언어로든 진심으로 세 번만 되뇐다면, 여러분의 근심은 여름날 아침 풀밭에 맺힌 이슬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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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쓰기 - 나의 단어로
대니 샤피로 지음, 한유주 옮김 / 마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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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뜩이는 글, 멋들어진 글을 쓰고 싶습니다. 생각하고 느낀 바를 자유자재로 적실하게 풀어내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책상 앞에 앉으면 막막합니다. 어떤 단어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스치듯 지나갔던 생각들은 다시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적습니다. 끙끙대며 자판을 두드립니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 봅니다. 생각과 감정 말이죠. 이상적인 글에 대한 기대보다 현재 상태를 풀어나가려고 합니다. 넋두리부터 시작하는 것이죠. 그렇게 매일 씁니다. 억지로라도 하루에 한 편의 글은 쓰려고 노력합니다.


미국의 소설가 대니 샤피로(Dani Shapiro)는 이 책 『계속 쓰기: 나의 단어로』를 통해 글 쓰는 모두에게 큰 힘과 용기, 위로를 건넵니다. 저자는 글 쓰는 자의 탁월한 재능이나 글쓰기 방법만을 논하지 않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는 그 자체의 힘을 말합니다.


저자는 누구나 해볼 수 있는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조언을 던져줍니다. 그저 적어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다른 그 무엇도 글쓰기보다 우선될 수 없습니다. 심지어 글쓰기의 자료를 찾아보는 것도요. 지금 현재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모든 것들은 부차적입니다. 지금 당장 글쓰기에 집중하세요.


작가라면 대부분 경험하는 어려움에 대해 저자는 솔직하게 말합니다. 우리 안의 검열관은 지속적으로 우리에게 속삭입니다. 이제 그만해. 너무 지루한 글이야. 이런 글이 다른 사람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어. 검열관은 우리를 멈추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단호하게 거부해야 합니다. 시작해야만 합니다.


우리는 거창한 무엇을 써보고자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위대한 글 말이죠. 하지만 그러한 글도 작은 한 페이지부터 시작했습니다. 한 단어로부터 문장이 시작하며, 그러한 문장이 모여 한 문단이 이루어집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겠지만 일단 써야 합니다.


때로는 고통스러운 사건이나 배신의 경험을 지나쳐서는 안 됩니다. 잊고 싶고 지우고 싶겠지만, 그러한 기억은 소중한 자산이 됩니다. 물론 기쁨의 순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를 들썩였던 강하고 깊은 감정에 집중해 본다면, 의외로 그 안에 많은 흔적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흔적들이 훌륭한 이야깃거리가 되는 것이죠.


사실 글쓰기가 쉽고 재미있지만은 않습니다. 그럼에도 글쓰기의 근육을 키워가야 합니다. 습관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 말을 들어야 할 한 사람을 생각해서, 그 사람에게 글을 적어도 좋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글을 적어야 합니다. 그러한 일이 반복될 때 자신만의 리듬을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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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에세이&
백수린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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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행복이란, 우리의 일상에 비밀스레 숨겨져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적극적으로 찾지 않으면 보이지 않거든요. 갑작스레 짠하고 나타나는 경우도 드문 것 같아요. 주변에 꼭꼭 숨어 있어 쉽게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네요. 그래서 신중하게 찾아보고 있어요.


참으로 신기한 것은 행복이란 것이 상황과는 상관이 없다는 거예요. 물론 비극적인 순간에 행복을 느끼기는 어렵겠지요. 풍족하고 만족스러운 순간에 행복을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더라고요. 힘든 와중에도 행복을 느낄 수가 있거든요.


절망의 순간 함께해 준 위로와 응원이 그 어떤 상황에서보다도 더욱 벅차게 느껴졌어요. 물론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실타래이긴 하지만, 분명 그 어디쯤에서인가 '행복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비합리적인 강요와 압박, 교묘한 술수 속에서도 여전히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것이 참 큰 힘이 되더라고요.


백수린 작가의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은 누구나 느끼는 행복한 환경을 말하지 않아요.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보이는 행복함, 쉽게 휘발되는 만족을 말하지 않아요. 힘겹고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그 안에서 경험하는 끈끈하고 농도가 매우 짙은 행복을 저자의 글에서 발견하게 돼요.


작가는 자신의 공간과 시간을 추억해요. 그곳은 서울이지만 세련된 건물이 없는 곳이에요. 좁은 골목과 비탈, 낡은 집으로 이루어진 동네예요. 주민들은 이곳의 속도와 리듬을 즐겨요. 작가도 이러한 질서를 존중해요. 그러면서 주위를 둘러봐요.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와 노을의 아름다움을요.


작가가 그려내는 세상에서는 부와 가난도 뒤바뀌어요. 타인에게 자신의 것을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끊임없이 자신의 손익을 계산하며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사람보다도 더 많이 가진 사람인 것이죠. 에어컨이 없어도 함께 웃고 떠들며 마음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는 것이 더 행복한 사람인 거예요.


인근에 사는 친한 언니와의 식사 자리에서 했던 말이 떠올라요. "사는 건 자기 집을 찾는 여정 같아... 타인의 말이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나 자신과 평화롭게 있을 수 있는 상태를 찾아가는 여정 말이야." 각자가 다른 방식으로 목적지를 향해 가지만, 어쩌면 우리는 같은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는 여행자인 것 같아요.


행복을 발견하는 삶은 마냥 기쁨 가운데 있지는 않아요. 슬픔을 안고 살아가죠. 그럼에도 작가는 마주하는 일상에서 의미를 찾아요. 능동적이고 주체적이지만, 그러한 삶의 의미가 선물이라는 것도 잘 알아요. 내가 쟁취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이 울부짖고 싸웠던 것들이었어요.


맞아요. 우리네 삶은 여전히 골치 아파요. 분투하는 삶이지요. 뭔가 딱딱 맞아들어가지를 않아요. 한쪽이 맞춰지면 다른 쪽은 무너져요. 그럼에도 주변을 둘러보면 곳곳에 여전히 사랑이 움트고 있어요. 아직은 살만해요. 오랜만에 느끼는 행복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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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건 자기 집을 찾는 여정 같아."
"타인의 말이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나 자신과 평화롭게 있을 수 있는 상태를 찾아가는 여정 말이야."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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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나를 깨부수는 망치
지식공동체 Meta 지음 / 북포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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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이나 성품의 변화는 매우 더딥니다. 실상 거의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최소한의 배려나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했다가 번번이 실망한 적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유익과 손해를 재빠르게 계산하지만, 상대방의 상황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수년 전의 첫 만남에서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간혹 긍정적 변화를 보이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의 공통점은 배움에 있습니다. 배움의 통로는 만남입니다. 사람과의 관계나 책과의 만남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삶의 지혜를 깨닫게 됩니다. 자신을 정직하게 돌아보아 자신의 허물과 그릇된 세계관을 깨뜨릴 준비가 된 사람만이 변할 수 있습니다.


책과 사람을 통해 자신을 뛰어넘고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원하는 지식공동체 Meta. 이곳에 소속된 11명의 저자는 이 책 『독서, 나를 깨부수는 망치』를 통해 자신의 변화를 각자의 언어로 풀어냅니다. 함께 읽고 나누며 움트게 된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독자들에게 들려줍니다.


지혜로운 사람(혹은 그런 사람이 쓴 책)을 만나면서 우리는 조금씩 성장하고 성숙하게 됩니다. 일차적으로 자신을 정직하게 돌아보게 됩니다. 진지하고 진실한 자신과의 대면은 자신의 부족함과 약함, 악함을 인식하게 합니다. 그 과정은 매우 고통스럽습니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삶이 무너지는 경험을 동반합니다.


만남(독서)은 자기 직면 이후의 우리에게 공감할 수 있는 힘을 선물합니다. 그동안 자신의 삶을 반추하며, 억울함과 분노를 넘어서 타인과 그의 삶을 이해하는 지경까지 나아가게 합니다. 깊은 감정 이입을 통해 나에게만 맞추어져 있었던 시선이 타인에게로 향하게 됩니다. '나'의 고통에서 '너'의 슬픔을 읽어냅니다.


가령 윤한나 작가의 '인생아, 안녕'에서는 최명희의 대하소설 『혼불』을 통해 어머니의 삶을 반추합니다. 어머니가 경험했던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혼불』에 나오는 여자들의 삶을 통해 이해하게 됩니다. 그러한 공감은 우리에게 새로운 힘을 더하여 줍니다. 인생을 살아지게 하는 놀라운 능력입니다.


자신을 대면하고, 타인을 공감한 사람은 세상을 사랑하게 됩니다. 탐욕에 지배당하지 않고, 자기 안에 갇혀 있지 않습니다. '너'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입니다. 자연을 느끼고, 주변을 돌아보아 '함께'를 고민합니다. 사랑으로 가득 차 있는 세상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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