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로잡은 문장들
윤작가 지음 / 부크크(bookk)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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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경험한 사람들은 두 가지의 반응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다양한 층위가 있겠지만요. 먼저는 타인의 아픔에 진심으로 함께 슬퍼해주는 사람입니다. 이들은 고난의 순간에 다져지고 넓혀집니다. 너른 품이 되어, 힘겨워 울고 있는 사람과 함께 울어줍니다.


또 다른 반응은 오히려 차가워지는 겁니다. 냉소적인 반응이죠.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아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합니다. 상대방의 힘겨움은 자신이 경험한 고통에 비해 작다고 느낍니다. '내가 경험해 봐서 아는데, 그거 별거 아니다'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생각보다 이런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책 『나를 사로잡은 문장들』의 윤한나 작가는 너른 품을 가진 사람입니다. 이해하지 못하는 계속된 고통이, 때로는 그녀를 좌절시켰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오히려 더 단단해졌습니다. 삶에서 경험하는 비합리적인 사건들도 작가를 뒤흔들지 못했습니다. 더 너른 품으로, 울고 있는 사람들 곁에 가서, 그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리하여 작가의 문장은 힘이 있습니다. 먼저는 자신의 이야기이기 때문이지요. 작가가 말하듯 "좋은 글이란 자신의 이야기,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스토리여야만(13)"합니다. 그 어떤 삶도 똑같을 수가 없습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대처하는 방식이 다를 수도 있고요. 우리가 써 내려가는 문장은 우리의 이야기여야만 합니다.


작가의 문장이 힘 있는 이유는, 타인의 문장을 자신의 문장으로 끌어안는 힘 때문입니다. 책이나 영화에서 빛나는 문장은 그 자체로도 영롱합니다. 하지만 그 문장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그 문장을 보듬어 안고 살아내어 본 사람이 전하는 메시지이겠죠. 작가의 문장은 흩날리지 않고 고스란히, 아니 오히려 더 풍성하게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며, 타인의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힘뿐만 아니라, 주위의 소외되고 약한 자들을 바라보는 너른 품이 있기에 작가의 문장은 힘이 있습니다. 아픔을 겪은 사람이, 자신이 아닌 타인을 바라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작가는 주위를 둘러봅니다.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어줍니다.


'나'의 약함과 악함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사람만이, '너'를 바라보며 안아줄 수 있습니다. 독서를 통한 끊임없는 성찰과 자신과의 대면은 작가를 단단하게 하고 품이 넓게 만들었습니다. 우리에게도 그런 문장이 필요합니다. 나를 살리는 문장, 나를 지적하는 문장 말이죠. 그리하여 조금씩 더 '너'를 감싸고 보듬어가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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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된 나의 신앙이야기
이슬기 지음 / 지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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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한 세상에서 힘겹게 살아갑니다. 눈물과 아픔, 고통이 뒤따릅니다.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좌절할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눈물을 닦는 것은 자녀들 때문입니다. 이 아이들이 부모의 한숨보다 웃음을 기억해 주길 원해서입니다.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입니다.


무엇보다 자녀들이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악함과 사람의 약함이 더 크게 보일지라도, 결국은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이 더 위대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합니다. 그러한 삶을 부모가 살아내고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으면 합니다.


자녀 양육만큼 힘든 영역도 없습니다. 나의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끝없는 사랑과 긍휼이 필요하지만, 우리는 나약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따스한 위로가 필요합니다. 더하여 구체적인 신앙 교육의 방법까지 있다면 훨씬 더 유익할 것 같습니다.


이 책 『엄마가 된 나의 신앙이야기』의 저자 이슬기는 복음을 전하며, 가르치는 성도이자 사모, 엄마입니다. 저자는

자녀를 양육할 때의 어려움에 대해 깊이 공감합니다. 거기에 머물지 않고,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을 공유합니다.


저자의 문장들은 부모의 마음을 대변합니다. 아이를 잘 가르칠 수 있을지, 복음이 절실한데 왜 이렇게 부모 말은 안 듣는지. 넉넉하고 너른 품이고 싶은데 화부터 내는 우리가 부모 자격이 있는지, '소명으로 살기 위해 세상 공부도 중요할텐데 어떻게 균형을 맞출지'와 같은 말들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우리에게 들려주며, 자녀를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들려줍니다. 신앙의 주요한 개념과 오랜 신앙 전통들을 잘 녹여내어 지금 현재 우리 아이들에게 적실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함께 모색해 봅니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입니다. 자녀들은 부모의 모든 것을 배웁니다. 멋진 것만 따라 하면 좋겠는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완전한 모습으로 살아갈 수 없지만, 분투하는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함은 나를 보고 있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눈치 보며 주눅 들어 살 필요는 없지만, 위치에 걸맞은 삶의 태도를 갖긴 해야 합니다.


우리가 연약하기에 하나님의 섭리에 기댑니다. 의지할 곳 그분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양육은 하나님께서 해주십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도 그분을 알아야 하겠죠. 하나님을 친밀하게 알기 위해서는 그분을 만나야 합니다. 소통해야 상대방의 마음과 뜻을 알 수 있습니다.


저자는 하나님과 만날 수 있는 은혜의 방편을 소개합니다. 그것은 기도와 말씀, 예배입니다. 자녀 양육은 일상에서 이루어져야 하기에 가정은 매우 중요한 은혜의 통로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도구들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합니다. 저자가 섬겨온 온라인 사역 공동체가 집중하여 가르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책이 소중함은 추상적인 말의 잔치로 끝나지 않아서입니다. 어찌 보면 건조하고 어려울 수 있는 교리교육을 현장에서 오랫동안 적용해 본 고백의 언어로 가득 차있습니다. 저자 자신이 직접 고민하고 싸워 온 삶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제 우리도 함께 은혜의 고백으로 동참해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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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의 힘, 듣기의 힘
다치바나 다카시.가와이 하야오.다니카와 순타로 지음, 이언숙 옮김 / 열대림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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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와 듣기는 큰 차이가 있는 듯하지만 비슷하기도 합니다. 눈으로 읽는 것과 귀로 듣는 것은 분명 다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 사람에 대한 이해를 하고자 할 때 그 사람의 전부를 읽고 듣습니다. 가령 그 사람의 행동이나 태도, 열정 등을 읽고 듣습니다.


읽기와 듣기는 이해하는 행위입니다. 읽고, 듣기 위해서는 만남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너'를 깊이 알기 위해 '너'를 위한 시간과 공간을 마련합니다. 그것은 관심이며 열정입니다. '너'를 읽고 듣는 시간을 통해 조금 더 깊게 '너'를 만나게 됩니다.


이 책 『읽기의 힘, 듣기의 힘』은 다른 영역에서 탁월한 성취를 이룬 세 명의 강연과 대담을 엮었습니다. '읽기'와 '듣기'라는 주제 아래 융 심리학자인 '가와이 하야오', 저널리스트 '다치바나 다카시',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가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가와이 하야오'는 자신의 상담 경험을 토대로 '들음'의 본질을 파악하려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지만 실제로 온전하게 끝까지 듣지를 못합니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하는 모든 말을 들어야만 합니다. 묵묵하게 듣는 행위이지만 내담자의 언어에서 그 사람의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이러한 행위는 큰 긴장과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하야오는 '읽기'의 행위도 결국 몰입하여 읽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온몸으로 듣고 읽는 자세가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태도는 표면적인 메시지 이상의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듭니다. 더욱 깊은 이해를 갖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80여권의 책을 써낸 '知의 거인'이라 불리는 사람입니다. 그는 다양한 분야의 글을 씁니다. 그에게 있어서 읽고 듣기는 새로운 결과물을 창작할 수 있는 필수적인 행위입니다. 그는 관련된 분야에서 100권의 책을 읽어야지만, 1권 정도의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다카시의 경험에서 '듣기'라는 '읽기'의 연장입니다. 과학 분야의 논문일 경우 연구의 극히 일부분만 실리게 됩니다. 따라서 그 사람을 직접 만나 진행하고 있는 연구에 대해 심층적인 질문을 해야만 연구의 규모나 진행 과정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게 됩니다.


시인인 '다니카와 순타로'는 읽기와 듣기 대한 자신의 시를 빼곡하게 실어놓았습니다. 시로 표현된 '읽음'과 '들음'은 또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논리보다는 감성을 자극하지요. '책'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는 그의 언어로 끝나지 않고 우리의 이야기로 확장됩니다. 잊어버린 책과 음악에 대한 기억을 떠오르게 합니다.


효율성을 강조하는 시대입니다. 빠르게 무엇인가 해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겠지만, 그만큼의 풍요와 깊이를 포기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읽기'와 '듣기'라는 급하게 달려갔던 우리를 잠시 멈추게 합니다. 생각하게 하고 돌아보게 하며, 기억하게 합니다.


결국 '읽음'과 '들음'은 '만남'입니다.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배려이자 관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혜는 갑작스럽게 주어지지 않습니다. 지혜는 오랜 시간 분투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축적되는 것입니다. 읽고 듣는 아주 작은 행동은 이후에 우리에게 크나큰 선물을 안겨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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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리란, 하나님이 우리 가정에게 고통과 아픔을 주실 리가 없다는 생각이 아니라 때때로 찾아오는 고통과 아픔조차도 하나님의 일하심 아래 있다는 확신입니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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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법, 말하는 법 - 교양인을 위한 대화와 설득의 기술
모티머 J. 애들러 지음, 박다솜 옮김 / 유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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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연결되기 위한 '나'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그러한 소통은 쓰기와 말하기를 통해, 다른 한편으로는 읽기와 듣기를 통해 가능합니다. 비언어적 요소들도 중요하게 작용할 때가 있지만, 결국 우리는 언어를 통해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주고받습니다.


소통의 네 가지 방법은 두 쌍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쓰기와 읽기, 말하기와 듣기입니다. 서로는 상호보완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쓰지 않으면 읽을 수 없고, 말하지 않으면 들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능력은 타고나겠지만, 효과적인 교육을 통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대중을 위한 인문학 교양 보급에 힘쓴 철학자인 모티머 애들러(Mortimer J. Adler). 그가 생각하는 대중의 교양은 이러한 의사소통 기술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독서법의 고전인 『독서의 기술』을 통해 대부분의 학교와 대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기초 수준 이상의 읽기 기술을 지도하고자 했습니다.


쓰기 교육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는 것에 비해, 말하기와 듣기에 대한 학습과정은 거의 없습니다. 쓰기와 읽기의 기술에 비해 말하기와 듣기의 기술은 습득하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또한 저자의 평가에 따르면, 읽기와 쓰기의 수준이 매우 낮으며, 그보다도 말하기 수준이 못하며, 듣기 수준은 형편없다고 주장합니다.


이 책 『듣는 법, 말하는 법』이 『독서의 기술』 이후 40년이 되어서야 출간된 것은 그만큼 듣기와 말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어렵기도 하며, 더 이상 지체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사회적인 필요에 의해서입니다. 저자는 말하기와 듣기를 세 가지 분류로 나눕니다. 즉, 일방적 말하기, 일방적 듣기, 대화입니다.


일방적 말하기는 설득 혹은 가르치는 말 하기로 광고나 강연, 강의, 설교 등에서 사용될 수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수사법이 가장 필요한 영역이죠.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사용합니다. 설득의 핵심 요소는 에토스와 파토스, 로고스인 것이죠. 이를 통해 각각의 요소가 어떻게 설득하는 효과를 낳는지를 설명합니다.


듣기는 그 중요성에 비해 과소평가받습니다. 그저 조용히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하지만 듣기는 매우 적극적 행동입니다. 저자는 효과적인 듣기의 원칙은 효과적인 읽기의 원칙과 본질적으로 똑같다고 강조합니다. 청자나 독자는 표현되는 단어 이면의 의도와 정신에 닿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책에서는 마지막 부분이 결론이자 핵심이죠. 이 책에서의 마지막 장은 양방향 대화입니다. 즉, 소통인 것이죠. 저자는 대화가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이유를 명확하지 않은 단어 사용으로 봅니다. 누군가가 사용하는 단어가 우리의 정의와 다를 때 생기는 오해가 매우 많이 발생합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교양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그가 오랫동안 인문학 교양 교육에 매진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일정 수준의 교육을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단어의 의미에 대해 동일한 수준의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한 사회의 대화와 소통의 수준을 극적으로 높이게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화자나 청자 모두 대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보통 자신에게 어떤 유익이 있을 때에만 대화에 열심을 다하는 경향을 저자는 지적합니다. 마음을 나누고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려면, 단어 사용에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나의 의도가 상대방에게 닿을 수 있는 언어를 구사해야 합니다.


서로가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대화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나'만을 위한 대화가 아니라 '너'를 품는 소통으로 발전했으면 합니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아주 실제적이며 구체적인 대안과 방법들을 제시해 줍니다. 이 책에서의 가르침을 조금씩만 적용해 본다면, 서로를 끌어안는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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