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걸어가는 인간은 모든 감각기관의 모공을 활짝 열어주는 능동적 형식의 명상으로 빠져든다.
첫 문장에 매료되었다. 어떻게 이런 문장을 쓸 수 있을까?
걷는 것은 자신을 세계로 열어놓는 것이다. 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한 감정을 되찾는다.
어떤 말이나 글의 맥락에 맞춰 적절한 책을 꾸며내는 일은 거기에 주체의 진실이 더 많이 실릴수록 그리고 그것이 그의 내면세계의 연장 선상에서 기술될수록 그만큼 더 믿을 만한 것이 될 것이다. 두려워해야 할 것은 텍스트에 대한 거짓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거짓이다.
우리는 "실재"하는 책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귀를 기울여야 하며-물론 실재 책은 모티브의 계기로 쓰일 수는 있다-, 이 일을 저버리는 일이 없도록 유념하면서 자기를 서술하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각각의 책이 자기 자신의 일부를 내포하고 있으며 그에게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훌륭한 독자, 그런 독자에게 책들에 멈추지 않는 지혜가 있다면 아마도 그는 바로 그런 ‘책 가로지르기‘를 행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