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섭적 목회 패러다임
김신구 지음 / 나눔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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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는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해있습니다. 지속적으로 교인과 교회학교는 감소합니다. 반대로 가나안 교인은 점점 늘어납니다. 외적으로는 세속화와 개인주의, 이단의 공격적 전도 등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적으로는 건강한 교회론을 정립하지 못한 채 심각한 회의주의에 빠져 있습니다.


외적인 어려움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내적인 문제 해결만이 한국 교회를 살릴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내적으로 교회가 건강하게 서 나간다면 외적인 문제는 자연스럽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건강한 교회론이 필요합니다.


이 책 『통섭적 목회 패러다임』의 저자 김신구 목사는 교회 성장학과 선교적 교회론을 연구하여 이 둘을 실제적으로 통합한 모델을 만들어냅니다. 이 둘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건강한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이 둘이 필수적임을 강조합니다.


교회 공동체는 하나님 나라를 누리는 내적 변혁을 이루어 감과 동시에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시키는 외적인 변혁을 주도해야 합니다. 저자는 '교회론적 통전성'을 주장합니다. 즉 교회는 모이는 공동체이면서 동시에 흩어지는 공동체입니다. 이 둘은 유기적으로 조화가 되어야 합니다.


저자는 먼저 지상의 모든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표상과 표지임을 밝힙니다. 예수가 전한 핵심 메시지인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의 통치가 내세적인 것만이 아닌 세상의 모든 영역에 지금 현재 임하는 것임을 강조합니다. 하나님 나라는 그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의 사명임과 동시에 교회의 존재론적 본질입니다.


하나님 나라 공동체인 교회는 지금 임한 하나님 나라를 구체적으로 드러내야 합니다. 교회 공동체를 통해 해방과 자유, 치유와 샬롬을 경험해야 합니다. 더불어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세상을 향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교회는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해야 하는 사명을 지닙니다.


저자는 하나님 나라 복음과 하나님의 선교라는 큰 주제 아래에서 흥미로운 대화를 이어갑니다. 이는 교회 성장학과 선교적 교회론의 만남입니다. 이 둘은 하나님의 영광과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다는 공통적인 목표와 핵심이 있지만, 이들의 신학과 추구하는 방향은 차이가 있습니다.


전통적인 교회 성장학이 교회의 성장과 확장을 추구한다면, 선교적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성장과 세상의 샬롬을 목표로 합니다. 서로를 바라보는 비판적 시선은 서로에게 대안으로 작용합니다. 하나님의 선교라는 큰 그림에서 저자는 이 둘을 통합하는 통섭적 목회 패러다임을 제안합니다.


저자는 통섭적 교회 성장을 이루는 네 가지 기둥을 소개합니다. 이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주권성과, 교회 성장과 선교의 유기적 관계성, 성경적 세계관의 비판적 실재론, 종말론적 관점의 선교신학적 교회론입니다. 이를 통해 저자는 교회 성장과 선교의 통합, 적실한 사회과학적 방법의 활용, 내세와 현세의 균형을 주장합니다.


통섭적 교회 성장을 이루는 네 기둥은 통섭적 목회 원리를 도출해냅니다. 이는 소명과 사명의 성육신적 정체성, 의존과 변화에 의한 역동성, 양육과 번식을 통한 재생산, 복음전도와 삶의 균형을 통한 소통, 구분과 연대의 역설적 공존, 초문화와 상황화를 통한 변혁입니다.


이러한 통섭적 목회 원리는 이론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저자는 학문과 실천의 통합도 강조합니다. 즉 지금까지 다뤄왔던 신학적 원리가 목회 현장에 효과적으로 적용되도록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합니다. 저자가 소개하는 다양한 사역은 통섭적 목회 원리라는 굳건한 신학적 토대 위에서 다채롭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안팎으로 경험하는 고통 가운데서 보다 깊고 품이 넓은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사적이고, 내세적인 신앙에서 벗어나, 주위를 둘러보며 사회의 아픔에 공감하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통섭적 목회 패러다임'은 그러한 교회가 되기 위한 신학적 원리와 실천적 방법론을 다룬 소중한 자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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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의 언어들 - 나의 인생, 나의 하나님
김기석 지음 / 복있는사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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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른 언어가 난무합니다. 그러한 말은 '나'만을 향합니다. 나의 유익을 위하는 말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습니다. 진심이나 공감이 들어갈 공간이 없습니다. '나'만을 채우고자 하는 말은 '너'를 고갈시킵니다. 울부짖는 너의 목소리를 외면합니다.


자신만을 위하는 언어는 공허하고 둔탁합니다. 포장은 화려할지라도 속은 비어있습니다. '당신을 위해서'라고 말은 하지만, 진정 '너'는 없습니다. 뭔가 계획된 듯한 말 잔치에 마음은 헛헛합니다. 자연스럽지 않은 말들에 '나'의 탐심만 그득합니다.


마음 담긴 언어는 상대방과 잇닿습니다. 많은 말이 아니라도 울컥합니다. 진정 어린 공감에 마음이 열립니다. 그러한 언어는 자연스럽습니다. 서툴지만 진심이 담깁니다. 삶을 통과한 언어는 풍성합니다. 그러한 말은 '너'를 향합니다. 너의 존재를 보듬는 말이 됩니다.


문학적인 언어로 하늘의 이야기를 땅으로 고스란히 옮겨주었던 김기석 목사. 저자는 『고백의 언어들』을 통해 40여 년의 목회를 회고합니다. 일종의 고별 메시지와 같죠. 저자의 고백은 생동감 있는 언어의 향연입니다. 삶과 사역을 통해 채워놓은 언어의 창고를 이 책을 통해 들여다봅니다.


저자의 언어는 하나님을 위하며, 이웃을 향합니다. '신앙'을 가장 적실한 언어로 풀어내기 위해 마음을 다합니다. 인간과 하나님에 대한 앎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올바른 지식이야말로 옳은 삶을 살아낼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시와 소설, 철학과 미술 등이 한데 어우러져 성경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합니다. 성경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도구들은 하나님과 인간, 사회를 이해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을 줍니다. 저자의 해박한 지식으로 인해 우리는 새로운 관점으로 성경 이야기를 보게 됩니다.


성경은 모든 것을 이야기해 주지 않습니다. 세세한 부분에 대해 침묵할 때가 많이 있죠. 등장인물들의 감정 표현이나 배경 등은 빠르게 넘어갈 때가 많습니다. 저자는 창조적인 상상력을 동원하여 성경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선을 묘사하며, 그 가운데 담겨 있는 이면의 메시지를 잡아냅니다.


저자로 인해 성경의 이야기는 나의 언어로 바뀝니다. 상관없는 이야기의 나열로만 느껴졌던 거칠었던 장면들은 어느새 다채로운 나의 서사가 됩니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은 진정 나와 함께 하자고 손 내미시는 하나님이 됩니다. 이제 나의 하나님이라고 외칠 수 있게 된 것이죠.


저자의 삶을 통과한 묵직한 언어들은 공감과 배려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믿음의 선배들이 대면했던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신 하나님이십니다. 그분은 우리를 사랑과 평화로 안아주십니다. 철저하게 '너'로만 존재했던 우리들에게 자신의 품을 허락하십니다.


불안과 두려움, 배제의 세계에서 우리는 사랑을 노래합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평화를 몸소 보이기를 원합니다. 타자에게 그어졌던 선을 지우고, 환대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그렇게 당신의 고백은 우리의 고백으로 변합니다. 한결같이 살아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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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누추한 삶을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는 일을 그칠 때 비로소 새로운 길이 열립니다. 자신의 나태와 무력을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는 사람일수록 자만심이 강합니다. - P110

지평이 넓어질 때 사람은 비로소 겸손해집니다. 겸손이란 짐짓 다른 이들 앞에서 자기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작음을 깨닫고 새로운 세계를 향해 자기를 개시하는 태도입니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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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창조주로 믿는 이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것도 우연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이들입니다. 세상 모든 것 속에 하나님의 숨결이 깃들어 있습니다. 정말 그렇게 믿는다면, 세상의 그 어떤 것도 함부로 대할 수 없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다 하면서도 사람들을 존중하지 않는 이들은 이율배반 속에 빠져 있는 것입니다. 다른 이들은 존중하지도 않고, 아끼지도 않고, 멋대로 배척하고 혐오하고 따돌리는 이들은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내가 존중받아야 하는 것처럼, 다른 이들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대하는 것이 모든 그리스도인의 윤리적 실천의 토대입니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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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일기가 하늘에 닿으면 - 30년, 10,950일, 38권의 기도일기
이화정 지음 / 선율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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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는 분이 있다는 것은 은혜입니다. 그분이 엄마라면 축복입니다. 쉬지 않고 끊임없이 자식들을 위해 기도하는 엄마들의 기도는 그 자체로 매우 힘이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이 닥칠 때마다 '기도할게'라는 그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습니다.


실은 엄마의 기도로 인해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이 아닐 때도 있었지만, 한참이 지나고 보니 모든 것이 응답되어 있습니다. 인생의 고비마다 금식하시며 며칠이고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 앞에서 최선으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엄마의 일기가 하늘에 닿으면』은 30년간 기록했던 기도입니다. 저자인 이화정 목사는 신학자이자 목회자, 선교사로서의 직분을 성실하게 감당하시는 분이십니다. 힘겨운 순간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이겨낼 수 있었던 근원적 힘이 어머니의 기도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저자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때, 병원에 입원한 부모님이 비워둔 고향 집을 정리하던 중, 38권의 일기장을 발견하게 됩니다. 엄마의 일기는 무려 10,950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쓰여 있었습니다. 이 일기는 치열하게 몸부림쳤던 삶의 흔적이며, 끊임없이 하나님과 소통했던 기도의 자취입니다.


가난, 사고, 배신, 조롱. 온갖 어려움 가운데서도 저자의 부모님은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아오셨습니다. 그 어떤 상황도 성실과 믿음의 삶을 꺾지 못했습니다. 어떠한 어려움도 간절한 기도의 끈을 끊어놓지 못했습니다. 고통의 신음은 어느새 하나님을 향한 찬양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저자의 부모님은 그야말로 고난의 삶을 몸소 겪으셨습니다. 경제적, 육체적, 정서적 어려움은 그들의 삶을 옥죄었습니다. 그럼에도 저자의 부모님은 최선의 삶을 사셨습니다. 좌절과 포기는 그들에게 어울리는 단어가 아닙니다. 그렇게 어려운 가운데서도 주위를 돌아보는 넉넉한 품을 가진 분들이셨습니다.


'인내'는 그들을 대변하는 단어입니다. 그들은 소망을 품고 믿음으로 인내했습니다. 결코 고통을 대물림하지 않으리라는 확고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울부짖음이 기도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엄마의 눈물과 신음은 일기에 스며들어있습니다.


엄마의 기도는 모든 어머니들의 모진 삶을 대변합니다. 가난한 삶 가운데서도 영적으로 풍성하기를 원했던 어머니들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때로는 응답되지 않은 듯 보일지라도 끝까지 하나님만을 신뢰하며 나갔던 어머니들의 믿음을 고스란히 볼 수 있습니다.


기도를 받는 자에서 기도를 하는 자로 자라가야겠습니다.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넉넉하게 흘려보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그 기도는 오늘도 꾹꾹 일기에 담기어집니다. 아프고 힘들지만,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일을 보기 원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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