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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뒷조사 ㅣ 복음서 뒷조사
김민석 지음 / 새물결플러스 / 2016년 7월
평점 :
쉽게 술술 읽히면서도, 신학적으로 탄탄하고,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이 모든 목표를 하나의 책으로 달성하기란 쉽지가 않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전달하는 능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싶어하겠지만, 쉽게 획득하기 어렵다. 학문적인 내용을 현실의 삶 가운데 적절하게 조화시켜 적용시키는 것 또한 매우 어렵다. 저자는 이 모든 것을 능수능란하게 해낸다.
먼저 매우 쉽다. 웹툰이라는 형식과 대화를 통한 구성방식은 어려운 신학 내용이지만, 독자들이 흥미있게 다가가게 만든다. 첫인상 뿐만 아니라 책을 끝까지 읽어나가게 만드는 흡입력이 있다. 중간중간 삽입된 깨알같은 최근의 유행어들이나 멘트들은 자칫 지루해질수 있는 독자들을 배려한 흔적이 아닐까? 다양한 매체로 정보를 받아들이기를 원하는 젊은 세대와, 신학에 접근하기 어려운 많은 성도들에게 아주 유용하고도 적실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둘째로 신학적으로 탄탄하다. 쉽다고해서 내용이 가볍지 않다. 깊이 있는 내용으로 무장되어 있으며, 최신의 신약학을 반영하고 있다. 역사적예수 연구의 최근 연구동향을 머릿속으로 그려볼 수 있게 만드는 훌륭한 책이다. 참고도서를 보면 더욱 놀랍다. 사전이나 주석류를 제외하고서라도 제임스 던과 톰 라이트, 불트만, 리처드 보캄, 데이비드 웬햄, 리처드 미들턴 등 굵직한 신학책을 인용하고 있다. 역서를 기준으로 보면 대부분의 책이 500페이지 이상의 양장본으로 출간된 책들인데, 저자의 독서력과 신학적 사고가 대단하다. 신학을 전공하지 않았음에도 이 모든 내용을 종합하여 적실하게 풀어내는 그의 능력이 놀랍고 부럽기까지 하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감동적이다. 곧 구체적이며 실제적이다. 현실의 삶 가운데 적용가능하다. 사판검사의 삶과 그의 고민은 흡사 한국교회의 많은 성도들의 고민을 대변하는 듯하다. 우리가 살아가며 하나님과 성경, 신앙 등에 많은 질문이 떠오르지만, 정작 교회 안에서 그 해답을 속시원하게 듣기가 어렵다. 순수하고 정직한 질문 임에도 신앙이 없는 것처럼 판단하거나 비판하는 분위기를 만들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된다.
책의 제목만 봤을 때는 마가복음의 배경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마가복음의 저작 목적이나 방식 등이 잘 설명되고 있다. 하지만 마가복음의 배경 뿐만 아니라 이 복음서의 내용과 핵심 메시지까지 친절하게 전달한다. 특히나 하나님 나라의 관점으로 복음서를 해석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현실의 삶에서 어떻게 적용되어야하는지를 밝히는 부분에서는 큰 감동을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의 마지막 구절은 매우 심오하면서도 감격스럽다.
"오늘날 그 하나님의 행동이 개시되는 곳은 어디일까? 그곳은 십자가의 외형만 남은 성공과 번영의 현장일까? 아니면 때론 두려움에 흔들리고, 고독하고, 생채기가 나는 비루한 현실 속에서도, 끝끝내 견디며 예수 따르기를 포기하지 않는 자들의 그 '길 위'일까?"(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