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 - 말씀에 붙잡힌 사람
토마스 카우프만 지음, 공준은 옮김 / 대한기독교서회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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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이면 종교개혁이 5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개신교에서는 여러 행사들을 계획하며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하는 것은 종교개혁의 정신이며, 본질이다. 종교개혁의 중심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 개혁의 중심인물을 조명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물론 그는 ‘루터’다. 아무래도 장로교회가 대다수인 한국에서는 칼뱅에 비해 루터에 대한 저서나 관심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종교개혁에 결정적인 역할을 감당했던 루터의 삶과 신학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종교개혁 500주년 이후에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의 괴팅엔 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인 토마스 카우프만(Thomas Kaufmann)은 학자적 치밀함과 균형감각을 가지고 루터에 대해 이야기한다. 짧은 분량이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루터의 1차 문헌을 토대로 치열하게 싸운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저자는 ‘루터’를 두 본성의 인물로 규정한다. 이를 통해 그는 루터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평가를 아우르며, 통합한다. 루터는 내성적이며 외향적이었다. 루터는 깊은 해석자이며 관조적이고 추론적이면서도 대화에 열려 있는 설교자요 논쟁가였다. 그는 진보적이었으며, 또한 보수적이었다. 

 

 총 세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1장은 루터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준다. 그리고 이 연구를 어떤 방향과 방법으로 진행할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루터는 그 무엇보다 자신을 기독교인으로 생각했으며 이해했다. 그의 신학적 토대는 ‘세례를 받은 자“였다. 루터에 대한 다양한 이미지와 묘사는 그의 단면을 모두 보여주는 것이다.


  2장에서 본격적으로 루터의 삶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루터의 유년기와 청소년 시절, 대학시절을 거쳐 수도회에서의 회심, 수도사이자 교수로서의 삶을 다룬다. 개혁 이전에 이미 ‘하나님의 의’에 대해서 어떻게 해석했는지는 아주 흥미롭다. 저자는 이미 루터가 개혁 이전에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평가한다. 한 사람의 삶을 단면적으로 보지 않고 그의 삶의 여정과 신학의 형성과정을 살펴보면서 그의 사역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보게 된다. 이후에 그의 개혁과 가톨릭으로부터의 극렬한 반대와 공격으로 이단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3장에서는 루터의 신학에 대해서 말한다. 루터는 하나님의 말씀을 굳건하게 믿었고, 모든 영역에서 말씀의 중심성을 붙들었다. 그로 인해 루터의 신학은 분명했고, 확고했다. 하지만 반대 급부로 세상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의 아쉬움을 보이고 있다. 그의 성경번역은 유럽 교회 전체를 바꾸어 놓았고, 그 정신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그의 보수적 세계관과 정치와의 결탁(어쩔 수 없는 현실적 선택이었다고 말하고 있다)은 현재도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한 사람의 삶과 신학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그 사람이 현재 이 세상에 없다면 더욱 그러하다. 당시의 정황에서 자신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어떤 의미와 영향을 미칠지 모르기에 더욱 그러하다. 루터는 다양한 평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판을 전체적으로 뒤흔든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음을 그 누구도 부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에 대해 더욱 깊이 연구하길 원하거나, 작은 관심을 가지거나 어떠하든지 이 얇은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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