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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환경이야기 - 환경공학도 목사가 들려주는
손석일 지음 / 두란노 / 2019년 6월
평점 :

환경이라는 말을 들으면 솔직히 먼저 떠오르는 것은 분리수거, 일회용품 줄이기, 텀블러 사용 같은 일들입니다. 물론 이런 실천들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손석일 목사의 『성경 속 환경 이야기』를 읽다 보면, 환경 문제가 생활 습관이나 사회 캠페인의 차원에만 머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은 환경을 하나님을 믿는 신앙의 자리로 다시 데려옵니다.
저자는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에서부터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감탄하셨던 그 세계를, 지금 우리는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자연은 인간이 마음껏 쓰고 버려도 되는 자원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시고 기뻐하신 창조 세계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자연의 주인이 아니라, 잠시 맡아 돌보는 청지기입니다. 이 간결한 통찰 하나가, 우리가 환경을 대하는 방식 전체를 다시 묻게 만듭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깊이 남았던 대목은 오존층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하나님은 생태계를 위해 꼭 필요한 빛은 허락하시고, 해로운 자외선으로부터는 오존층이라는 보호막으로 우리를 지켜 주셨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조금 더 편리한 삶을 위해 그 보호막을 훼손하고 말았습니다. 저자는 “사람이 만든 물질이 결국 하나님의 은혜로 주신 것을 파괴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문장 앞에서 환경 위기가 과학과 제도의 문제이기 전에, 인간의 욕망과 교만의 문제라는 사실이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소리에 관한 이야기도 여운이 길었습니다. 저자는 “하나님이 만드신 소리에는 소음이 없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 그렇습니다. 바람 소리, 물소리, 새소리,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는 우리를 지치게 하기보다 쉬게 합니다. 반면 인간이 만들어 낸 많은 소리는 마음을 어지럽히고, 창조 세계의 리듬을 깨뜨리기도 합니다. 결국 소음의 문제도 우리가 창조 질서를 어떤 태도로 대하고 있는가와 깊이 이어져 있습니다.
더 인상적인 것은 저자가 이 소리의 이야기를 예배의 자리로 자연스럽게 연결한다는 점입니다. “하나님이 소리를 만들어 주시고 사람들에게 음악을 허락하신 것은 창조주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문장을 만나는 순간, 환경 이야기는 우리의 예배 이야기로 넓어집니다. 우리가 매일 듣는 소리, 우리가 만드는 음악,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의 공기까지도 하나님 앞에서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창조 세계는 인간의 편의를 위한 소모품이 아니라, 함께 하나님을 찬양하도록 우리를 초대하는 은혜의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환경에 관한 책이면서, 동시에 신앙에 관한 책입니다. 일회용 컵 하나를 덜 쓰는 일, 음식을 남기지 않는 노력, 에너지를 아끼고 지역 먹거리를 소중히 여기는 일들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구체적인 실천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기후 위기와 환경 오염의 피해는 늘 가장 가난한 이들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 세대에게 먼저, 더 무겁게 다가갑니다. 그러므로 창조 세계를 돌보는 일은 지금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이웃을 사랑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아직 한국교회 안에서 환경 이야기는 낯설게 들릴 때가 많습니다. 때로는 “굳이 교회에서까지?”라는 반응을 만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성경 속 환경 이야기』는 이 주제를 성경의 자리, 신앙의 자리, 교회의 자리로 다시 돌려놓습니다. 창조 세계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그 세계를 맡은 인간, 그리고 세상 속에서 책임 있게 살아가야 할 교회의 사명을 실제적이고 따뜻한 목회적 언어로 풀어냅니다. 창조 세계를 돌보는 일은 몇몇 사람들의 특별한 관심사가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 삶으로 드려야 할 마땅한 응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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