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폭력을 통해 피상적으로 타인을 다루는 삶은 강해 보이지만 사실은 가장 외롭고, 취약하고, 금방 허물어질 것처럼 텅 비어 있다. 그에게는 진짜 정보, 지식, 앎이 없고, 위선과 거짓으로만 삶이 채워져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해와 수용으로 타인을 대하는 삶은 꽉 찬 사람이 된다. 그는 진심으로 엮인 삶의 힘을 이해하고, 구체적인 관계 속에서 삶의 깊이를 받아들인다. - P92
그래서 이해는 때로 위험하다. 그 사람을 깊이 이해하면 이해할수록 그 사람을 용서할 수 밖에 없고, 사랑할 수밖에 없다. 명백하게도 이해는 사랑과 직결된다. 이해한다는 것은 그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본다는 뜻이고, 그의 몸 곳곳에 새겨진 상처의 흔적을 마치 ‘그가 된 것처럼‘ 경험한다는 뜻이다. 성경의 저 오랜 구절대로 타인을 내 몸과 같이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럴 땐 원수마저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 P96
삶이란 온콩 완벽함을 가장하는 타인들 속에서, 서로에게 여린 사람들 간의 연대를 만들어나가는 일이다. 그런 연대 속으로 진입할수록, 약해질수록 사람은 강해진다. 이미 약함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삶은 쉽게 부서지지도 않는다. 그런 관계와 삶은 유리 같음과 반대 편에 있는 진흙 같음이다. 진흙 같은 삶과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바로 강해지고 온당해지는 길임을 갈수록 믿게 된다. - P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