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안의 공부한다는 것 -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 삶으로 형성되는 지혜의 영성
강영안.최종원 지음 / 복있는사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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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안의 『공부한다는 것』은 공부를 기술이나 전략으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이 책에서 공부는 삶의 방향을 바꾸는 사건입니다. 정보를 더 많이 갖는 일이 아니라, 존재의 결이 달라지는 일입니다. 공부하기 전과 후가 같다면 그것은 아직 공부가 아니라는 단호한 전제가 이 책을 관통합니다. 배움은 결국 사람을 새롭게 빚는 과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저자는 공부를 ‘자기 변형’이라 부릅니다. 익숙한 세계를 낯설게 바라보고, 당연하게 여겼던 생각을 다시 점검하는 과정 속에서 사람이 새로워진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공부의 핵심은 지식의 양이 아니라 인격의 깊이입니다.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더 성숙해진 사람이 되는 것에 무게를 둡니다. 공부는 결국 사람을 다루는 일입니다.


이 책에서 인상적인 대목은 ‘읽기’에 대한 설명입니다. 읽기는 저자의 생각을 받아 적는 행위가 아닙니다. 텍스트와 긴장 속에서 마주 서는 일입니다. 동의와 반박, 이해와 비판이 교차하는 자리에서 사유가 자랍니다. “왜?”라는 물음이 멈추는 순간, 공부도 함께 멈춘다고 그는 말합니다.


저자는 또한 ‘듣기’를 강조합니다. 공부는 타인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데서 출발합니다. 이미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태도는 배움의 문을 닫습니다. 경청은 단순한 예의가 아니라 배움의 조건입니다. 이 점에서 공부는 지적 활동이면서 동시에 윤리적 태도입니다.


공부는 혼자만의 고립된 행위가 아닙니다. 스승의 가르침과 벗과의 토론은 생각의 경계를 넓혀 줍니다. 서로 다른 관점과의 만남 속에서 편견이 드러나고 사고의 틀이 수정됩니다. 더 나아가 공부는 사회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타인의 고통과 시대의 질문에 응답하지 않는 배움은 온전하지 않다고 그는 말합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공부와 삶의 분리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머리로 이해한 것을 삶으로 옮기지 못할 때 앎은 공허해집니다. 실천이 동반될 때 비로소 앎은 힘을 얻습니다. 공부는 특정 시기의 과제가 아니라 일상을 살아가는 태도입니다. 배움은 삶 속에서 증명됩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결국 앎은 단순한 정보의 축적이 아니라, ‘무지’로부터의 자유, ‘무능’으로부터의 자유, ‘무감’으로부터의 자유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문장은 이 책의 중심을 드러냅니다. 앎은 인간을 가볍게 만드는 장식이 아니라 묶여 있던 상태에서 풀어내는 힘입니다. 자유로 향하는 변화가 공부의 본질이라는 선언입니다.


참된 앎은 인간을 더 자유롭게 하고 더 공감하게 하며 더 책임 있게 만듭니다. 모름에서 앎으로, 무감에서 공감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곧 배움의 여정입니다. 『공부한다는 것』은 공부를 경쟁의 수단으로 축소하지 않습니다. 인간을 새롭게 빚는 긴 과정으로 자리매김합니다. 공부는 결국 존재의 방향을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


공부는 살아가는 방식과 맞닿아 있습니다. 어제와 다른 오늘을 향해 자신을 단련하는 일입니다. 비교와 속도에 매이지 않고 스스로를 깊게 하는 과정입니다. 이 책은 그 방향을 차분하면서도 분명하게 제시합니다. 배움이 삶을 바꾸는 힘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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