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현대 사회 - 자기중심적인 현대 문화의 곤경과 이상
찰스 테일러 지음, 송영배 옮김 / 이학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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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대입니다. 자기중심성의 문화인 것이죠. 언뜻 보면 각자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듯 보입니다. 매우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기실현에만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의 퍽퍽함과 무례함을 경험한다면 이러한 문화의 파괴력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나'를 위해 사는 사람은 '너'에 대한 관심이 없습니다. 타인에 대한 진지한 의무에 의미나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지요. 평상시에는 큰 갈등이 없지만, 자신의 이익과 상대방의 상황이 부딪힐 때 결정적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너'에 대한 무관심이 무시와 무례함으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헤겔 연구가이자 정치철학자이며, 현대 공동체주의자로 잘 알려진 찰스 테일러 (Charles Taylor). 그는 이 책 『불안한 현대사회』를 통해 사회와 문명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경험하는 불안과 상실감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또한 그 원인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합니다.


저자는 현대 사회에서 자기실현을 인생의 주요 가치로 삼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 "나르시시즘의 문화"라 명명합니다. 자기중심적인 생활 양태는 자기 진실성의 이상에 비추어 본다면 정도에서 벗어난 삶이며, 매우 천박한 삶의 양태에 불과하다고 강조합니다.


저자는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불안의 원인을 세 가지로 제시합니다. 첫 번째는 개인주의의 만연으로 인한 삶의 의미의 상실입니다. 두 번째는 '도구적 이성'(주어진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을 경제적 논리로 생각하는 것)의 지배입니다. 셋째는 정치적 자유의 상실입니다.


옳고 그름의 기준에 대한 '자기 진실성'은 외부적 요인에서 내면의 원인으로 그 자리를 옮겼습니다. 즉,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죠. 테일러는 자기 진실성에 대한 문화를 전적으로 부정하거나 있는 그대로를 옹호하는 형식이 아닌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길 원합니다.


도구적 이성의 지배 또한 저자는 양극단을 피하여 제3의 길을 찾기를 원합니다. 그것이 바로 '실천적 온전의 윤리'입니다. 기술을 적절하게 활용하되 기술은 살아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온정의 윤리를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술은 인간존재의 진귀하고 경탄할 만한 성취입니다.


우리의 상황은 매우 복잡합니다. 사회는 점점 파편화되어 갑니다. 이러한 다층적인 투쟁에서 중요한 것은 현대 사회의 문화 속에 있는 위대함과 위험함을 동시에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위대함과 비참함을 모두 포용하며,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홀로 자신만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개별화된 존재가 아닙니다. 다른 인간들과 함께 상호 소통하며, 성장하고 발전하는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신의 목소리에 충실하면서도 다른 사람을 돌아볼 수 있는, 그 안에서 의미 있는 삶의 지평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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