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만나는 성경
김신구 지음 / 서로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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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종교는 경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집단의 일치를 위해서는 필수적이죠. 문제는 하나의 텍스트를 갖고 있지만, 해석과 적용을 달리한다는데에 있습니다.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에서 여러 분파들의 다툼과 갈등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성경은 매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세계의 3대 종교인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교는 성경의 일부분을 공유합니다. 창세기에 등장하는 아브라함의 신앙을 각자가 계승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종교의 비슷한 점보다는 차이점을 더 빨리 알아차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성경은 어떤 관점과 자세로 보는지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합니다. 주의 깊게 분별하며 보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성경에 대한 많은 안내서가 있지만, 통찰력과 함께 균형을 가진 성경 개론서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거기에 누구나가 쉽게 읽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신학적 안목과 깊이를 가진 동시에 목회적인 감수성과 유연함이 있는 김신구 목사는 이 책 『쉽게 만나는 성경』에서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합니다. 목회자로서 성도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섬세함과 함께 신학자로서 성경에서 말하고자 하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성경 개론은 신학적 초점에 맞추어 성경 이야기를 풀어가거나, 성경 각권의 주제와 메시지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나누어집니다. 흔히 성경신학(성서신학), 성경 개론(성서 개론)으로 거칠게 분류가 가능하죠. 하지만 이 책은 성경신학적인 내용과 함께 성경 개론서의 성격도 가지고 있습니다.


총 10장의 내용 중, 제5장은 구약성경 개론, 제10장은 신약성경 개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66권의 내용을 두세 문단으로 요약하여 한눈에 성경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1~4장, 6~9장은 성경신학적인 내용으로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핵심적인 주제들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의 깊게 보아야 할 곳은 제4장 '하나님의 거룩한 의지 Ⅰ'와 제8장 '하나님의 거룩한 의지 Ⅱ'입니다. 성경 전체를 신학적으로 풀어나가면서, 가장 적절한 위치에 배치한 저자의 의도가 보입니다. 이를 통해 구약과 신약을 잇는 하나님의 마음은 하나님의 백성들의 마음과도 이어집니다.


또 하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책에서 볼 수 있는 교회론과 선교에 관한 저자의 관점입니다.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인 "교회성장학과 선교적 교회론에 기초한 통섭적 목회 패러다임 연구"가 자연스럽게 녹여져 있습니다. 오랫동안 고민하고 연구한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균형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느 한쪽으로 기대어 서지 않고, 여러 의견을 통합하려고 노력합니다. 이 책의 여러 부분에서 그런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창세기를 다루는 1장부터 3장까지에서 더욱 고심한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익숙하게 들었던 교회의 가르침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최근에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신학적 목소리들도 입체적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것도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말입니다.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으로 읽기를 원하는 교회와 성도들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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